주간묵상 23-37
<아니 벌써>
벌써 9월의 문턱이 닳고
시야를 가리던 아카시아 잎이
강풍에 못 견디고 날아간
앙상한 가지사이로 비치는
짙푸르던 들판
누군가 벌써 노란 물감을
뿌리기 시작 했구나!
지네처럼 괴롭히던
폭우, 폭염, 장마, 태풍도
와셔가 한번 휘저은 유리창처럼-
높고 맑고 푸른 하늘아래
내일의 황금들녘이
며칠 앞서 보인다.
인생 황혼들녘도-
추석을 손꼽으며
쌀밥을 그리던 시절
주머니에 올기쌀이
어찌 그리 고소했던지
그 시절 유일한 간식
그나마 좀 사는 집 친구들
나는 그 축에도 못 들고
병아리 모이만큼
애걸해 얻어먹던 그 맛
눈만 감아도 고소하다.
언제나 보이는 들판
어제의 느낌이 다르고
오늘의 생각이 다르다.
어제는 어서 빨리-
오늘은 아니 벌써-
인생 황금벌판 그려보며
역시 아니 벌써-
할 일은 너무 많은데
마음이 조급해진다.
평생을 하루같이
머리 싸매며 궁리하며
칠십여 년 가꿨으니
칠십여 년은 거둬야?
십자가의 능력으로
노적봉을 쌓아보자!
오대양육대주 황금벌판
고개 숙인 알곡들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
하늘 곡간으로 옮기자!
한 톨도 우주보다 귀하니
주님의 심정으로
지혜롭게, 조심스럽게,
허실함이 없도록
세심한 준비를-
천광으로 만든 기계
성령으로 받은 연장
알곡은 곡간에
가라지는 유황불에-
혹이라도 실수하지 않도록
안경을 바꾸자!
모두는 하나님의 자녀들
검불에 휩쓸리지 않도록
눈을 부릅뜨고 골라내자!
하나, 하나를 위해서
그토록 십자가에서
부르짖지 않으셨던가!
그분의 심정으로
일어나 들녘으로 나가자!
오대양육대주 아버지의 농장
뛰자! 달리자! 쓰러질 때까지
하루를 천년처럼
천년을 하루처럼
하늘의 119 대기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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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목사(평생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