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게 추천할 만한 스포츠카 10
작고 앙증맞은 경차나 소형차를 타고 다니는 여성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합니다. 해외로 좀 눈을 돌려보면, 엄마들은 아이들 등하교를 책임지며 방과 후 스포츠 활동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여러 명이 탈 수 있는 SUV 등을 많이 끌고 다니기도 합니다. 가끔씩은 럭셔리카를 몰고 다니는 여성들을 보게도 되죠.
개인적으로는 하얀색 아우디 A6 왜건을 운전하고 가던 젊은 독일 아가씨와 벤틀리 컨버터블을 끌고 아우토반을 달리던 금발의 여성들의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스마트 포투와 같은 작은 차를 타고 다니는 직장여성들도 무척 예뻐 보이고요. 또 폴로 GTI나 오래된 마쓰다 MX-5와 같은 로드스터를 타고 달리던 나이 지긋한 할머니의 모습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자동차가 남자들의 장난감이라고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조합을 통해 여성들의 삶에도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습니다. 그나마 가장 낯선 그림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스포츠카 부분이 아닐까 해요. 실용성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성들에게 스포츠카는 여전히 다른 자동차에 비하면 거리감이 느껴지는 녀석들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스포츠카 역시 여성들에게 충분히 매력을 어필할 수 있고, 여성들 또한 매료될 수 있는 자동차입니다.
문제는 역시 누구나가 쉽게 살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니라는 거겠죠. 하지만 이는 남자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자가 스포츠카를 꿈꾸는 게 사치이며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고 한다면 남자들에게도 같은 논리가 적용돼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스포츠카는 현실을 뛰어넘어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남녀) 모두에게 로망이자 아드레날린으로 다가온다는 점이 아닐까 해요. 서론이 좀 길었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여성용 자동차 잡지가 선정한 10개의 Cars
자동차의 나라라고 할 수 있는 독일에서도 자동차 매체는 남성들이 득실거리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작년인가요? 독일 최대 출판 언론 그룹인 악셀 스프링어에서 여성들을 위한 자동차 전문 온라인 잡지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카아미아(caramia.de)라는 인터넷 매체인데요. 악셀 스프링어는 독일 최대 타이블로이드지 빌트와 역시 유럽 최대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아우토빌트를 발간하고 있는 곳이죠.
편집장부터 글 쓰는 칼럼니스트까지 대부분이 여자로 구성돼 있습니다. 내용도 여성들에게 어울릴 그런 것들로 가득합니다. 저 개인적으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또 클래식하고 펑키한 문화적 관점이 녹아 있는 잡지를 늘 꿈꾸고 있어서 그런지 이런 잡지가 등장한 게 여간 반가운 게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여성들에게 어울릴 만한 스포츠카 10개를 추천했더군요.
카아미아 홈페이지 캡처 화면
스포츠카라고 했지만 스포츠카의 느낌을 주는 차라고 하는 게 좀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과연 여기서는 어떤 차들을 여성들에게 추천했을까요? 그 추천모델들을 간단한 그들의 멘트와 함께 만나보시겠습니다. 참, 소개 순서는 순위와는 상관없습니다.
♥골프 GTI
사진=골프 GTI
" 적은 비용으로 즐기는 커다란 즐거움. 35년 넘게 감성을 충족시키고 있다."
골프가 독일에서 정말 많이 팔려도 GTI나 GTD 등은 상대적으로 판매대수가 많지가 않죠. 역시 가격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골프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운전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아주 훌륭한 선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GTI를 모는 그녀라...매력적이죠?
♥토요타 86
사진=토요타 86
"일본 차는 지루하다? 하지만 86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
토요타 86의 판매량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눈에 많이 띕니다. 평가도 매우 좋고요. 독일에선 GTI에 비해 기본가격이 좀 더 비싸지만 옵션 등을 더 적용해야 하는 GTI에 비해 깡통 모델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모델인지라 더 저렴한 느낌까지 주죠. 당분간은 판매에서 계속 좋은 결과를 얻지 않을까 합니다.
♥아우디 TTS
사진=아우디TTS
"272마력의 이 차는 포르쉐의 카이맨 등과 경쟁 관계에 있다."
현재 아우디 TT도 예쁘지만, 새로 나올 녀석에 대한 기대가 워낙 크기 때문에 좀 더 아우디 TT에 여성들이 관심을 가져도 될 것 같습니다. 작고 단단한 이 예쁘장한 녀석은 확실히 여성 친화적인 디자인을 하고 있죠.
♥BMW Z4 sDrive 35is
사진 BMW Z4
" 벌써 2세대를 맞았다. 하지만 조금은 슬프게도 전 세대에 비해 운전의 재미는 떨어졌다."
Z4가 앞으로 하드탑 형태의 지붕을 포기하고 천으로 된 소프트탑으로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때는 운전의 즐거움도, 그리고 가격의 즐거움도, 그리고 여성 운전자들에게 더 많은 즐거움을 전해줄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그래도 예쁘긴 예쁘죠?)
♥포르쉐 카이맨
사진=포르쉐 카이맨
"예전, 가난한 이들의 포르쉐였던 카이맨이 이제는 911에 거의 다가섰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포르쉐이고 뭐고 저는 스타일에선 911보다 카이맨이 더 낫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 카이맨 중에서도 이 노란색은 최고의 조합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성능까지 911에 거의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면, 이제 카이맨은 911의 기분 좋은 대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멋집니다.
♥BMW M3
사진= BMW M3 세단
사실 M 시리즈야말로 여성들에겐 멀게만 느껴지는 스포츠카가 아닌가 합니다. 마초적 이미지가 상당히 강한 모델인데요. 이런 차를 몰고 가는 여성은 왠지 더 카리스마가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매거진에서는 쿠페를 선정했지만 저는 조금 더 실용적이라고 4도어 세단으로 사진을 올려 봤습니다.
♥재규어 F타입
사진= 재규어 F타입
"오랜만에 샤프한 재규어가 등장했다. 핫하게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포르쉐의 대체자로도 손색이 없는 성능을 보여준다."
작년 한 해 참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받았던 재규어 F타입입니다. 최근엔 F타입 쿠페까지 등장해 그 스타일로 사람들의 숨을 턱턱 막히게 하고 있죠. 그러나 역시 여성들에겐 카브리오가 더 어울려 보이네요.
♥메르세데스 C 63 AMG
사진= 메르세데스 C 63 AMG 에디션 507
" 457마력의 AMG의 강력한 무기! 더 쎈 걸 원한다면 C 63 에디션 507과 블랙 시리즈가 있다."
안락함과 안전한 차라는 벤츠의 이미지도 AMG라는 꼬리표를 달면 무섭고 강하게 변신하죠.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힘이 느껴지는 이런 녀석을 운전하는 여인은 과연 어떤 이일까요? 궁금 또 궁금~
♥닛산 GT-R
사진= 닛산 GT-R 호주 스펙
"500마력 리그에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의 모델은 없다. 독일 스포츠카와 당당히 맞서는 차!"
어려운 스포츠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닛산의 철학이 잘 반영된 GT-R. 스타일에서는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하지만 일단 이런 차를 좋아하는 여성이라면 자동차 좋아하는 남성들에겐 천사와 다름없이 보일 것입니다.
♥콜벳 스팅레이
사진= 콜벳 스팅레이
"드디어 유럽에서도 콜벳 스팅레이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예전보다 더 좋아진 인테리어까지!"
지금까지 소개된 차들 중 가장 다루기 어려운 녀석이 마지막으로 소개가 됐네요. 과연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이 녀석에게 매력을 느낄지 모르겠지만, 스팅레이와 함께하는 그녀와 함께라면 자동차 이야기로 평생을 함께할 수 있겠죠?
얼마나 여기 소개된 자동차들이 여성들에게 현실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포츠카는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현실을 뛰어넘는 로망이며 고단함을 잊게 해주는 아드레날린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차를 보고 꿈을 꾸는 자체가 우리에겐 즐거운 일이 아니겠어요? 조용하고 멋진 숲길을 와인딩하는 나의 그녀를 잠시 상상해 보는 건 또 어떨까요? 지금까지 조금은 달달했던 자동차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