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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전하는 두봉산에 대한 전설도 은근히 재미있다. 자은도는 태초에 세상이 만들어질 때 바다 속에 잠겨 있었다고 한다. 다만 한 말(斗=두) 가량의 땅덩어리가 솟아 있었는데, 세월이 흘러 바닷물이 줄며 섬이 만들어지고 두봉산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바로 옆 암태도에는 두봉산보다 조금 작은 한 되(升=승) 가량의 땅덩어리가 솟아 있었는데, 이것은 나중에 승봉산(355.5m)이 되었다고 전한다. 지금도 두봉산 산정의 바위에는 조개껍질이 발견되어 이 산의 생성설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두봉산에 전해오는 또 하나의 전설은 산 이름과 관련된 것이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 이여송 휘하에 두사춘이라는 병사가 있었는데, 그가 탈영해 이곳 자은도에 숨어 지냈다. 그는 은신하는 동안 이 산에 올라 “큰 산이라고 해서 올라와 보니 발아래 있다”면서 이를 기념해 산 이름을 두봉산으로 지었다고 한다. 또, 두봉산 남쪽 해발 126m 지점에 천혜방(天惠房)이라는 자그마한 방 모양의 바위굴이 있는데, 이곳이 두사춘이 숨어 지냈던 장소라고 전해진다. 명나라의 원정군이 회군하자 그도 이곳을 떠나며 감사하는 마음에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두봉산은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육로가 발달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뱃길 확보는 물류는 물론 군사적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었다. 실제로 자은도와 북쪽의 증도 사이의 해협은 한반도 남쪽과 중부를 잇는 대단히 중요한 항로였다. 고려 우왕 3년(1377년)부터 조선 세종 23년(1441년)까지 이곳에 수군영이 위치했고, 또한 일제 강점기에는 해로를 확보하기 위해 섬 북쪽에 많은 땅굴 진지를 만든 흔적이 남아 있다.
면소재지인 구영리가 조선시대 당시 수군영이 있던 자리다. 기록에 따르면 종사품 벼슬의 관리가 수군 400여 명을 거느렸다. 막사는 두봉산 북서쪽의 성제봉(225m) 아래에 있었고, 현재 자은초교가 있는 곳이 병사들의 훈련장이라고 전해온다. 지금도 성제봉 부근에는 돈대 규모의 성터가 남아 있고, 도자기 조각들이 많이 발견된다.
가파른 산길이 결코 만만치 않아
두봉산으로 가려면 여객선이 닿는 암태도 남강 선착장에서 찻길을 타고 자은도로 이동해야 한다. 암태도와 자은도를 잇는 은암대교를 건너기 직전 건장한 풍채의 두봉산이 잠깐 모습을 드러낸다. 한눈에도 두봉산은 단순히 높기만 한 산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뼈를 드러낸 정수리의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수행을 견뎌낸 도인처럼 위풍당당하다.
두봉산 산행은 면소재지인 구영리에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통이 편하기 때문이다. 면사무소 앞의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200m쯤 가니 왼쪽에 커다란 두봉산 등산로 안내도가 보인다. 이 안내도 바로 옆에 곧바로 산으로 진입하는 소로가 나 있다. 무선기지국을 통해 주능선으로 오르는 길이다.
“여기서 올라가면 좀 돌아 가구요, 자은초등학교 뒤쪽으로 오르는 길이 더 낫습니다. 그쪽으로 가시죠.”
자은면사무소에서 공익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토박이 박상범(23)씨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저수지 위에 자리 잡은 자은초등학교는 자은도에 있던 여러 곳의 초등학교를 통폐합해 만든 것이라 규모가 상당했다. 학교 정문 왼쪽으로 난 산길을 따라 잠시 오르니 곧바로 수풀이 가득한 급경사 임도가 앞을 가로막는다.
“성제봉에 정자를 만들면서 길을 새로 정비했는데, 몇 달 사이에 완전히 풀이 우거졌네요. 길이 생각보다는 나쁜 것 같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기 힘든 섬산은 아무래도 길이 좋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도 자은도의 경우 신안군과 면사무소에서 적극적으로 산길 관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습하고 따뜻한 이곳 날씨는 식물 생장에 유리한 환경이다. 산길 정비작업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시 풀이 무성하게 자란 것이다.
성제봉 정상에서 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최근에 만든 정자가 서 있었다. 북쪽의 두모 마을 일대와 3km가 넘는 긴 해안선을 자랑하는 둔장 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멋진 전망대에서 운해가 깔리는 바다를 바라보며 후미를 기다렸다. 잠시 후 오랜만에 취재산행에 함께한 사진기자 이상선 선배가 온몸이 흠뻑 젖은 채로 나타났다.
“아이고 사람 잡겠네. 이런 몹쓸 길이 어디 있어. 구간이 짧았으니 망정이지, 조금만 더 길었으면 낙오하겠어요.”
정자에 걸터앉아 얼음물을 마시며 열을 식혔다. 햇살은 한 여름처럼 따가웠지만, 산 위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아직도 서늘했다. 잠시 앉아 있는 사이 추위를 느낄 정도로 몸이 식었다. 서둘러 배낭을 꾸려 정상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정상 직전 1km 구간이 백미
성제봉에서 남쪽으로 뻗은 주능선은 한껏 고도를 낮췄다. 이정표가 없다면 하산로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내리막길이 길었다. 10여 분 동안 그늘이 짙은 숲길을 따라 내려섰다. 내리막이 끝나고 나니 제법 주능선 분위기가 나는 산길이 나타났다. 바지를 잡아끄는 가시덤불과 키 큰 시누대가 숲을 이룬 것이 특이했다.
능선길을 따라 잠시 나아가니 벤치까지 만들어 둔 널찍한 안부에 도착한다. 이곳은 구영리에서 대율리로 이어지는 산길이 지나가는 고갯마루로, 이름은 대율재다. 이곳에서 서쪽 하산길을 따르면 자은초교 밑 저수지 방면으로 내려설 수 있다.
별다른 조망이 없어 곧바로 정상 방면의 산길을 따른다. 서서히 고도가 높아지는 능선길을 타고 다시 15분쯤 진행하면 오른쪽으로 구영저수지로 내려서는 갈림길이 보인다. 면소재지에서 두봉산을 오르는 최단 코스로 이용되는 산길이다.
이 삼거리에서 정상까지 약 1km 구간이 두봉산 산행의 하이라이트다. 두루뭉술한 암반 위로 이어지는 능선길 어디서나 조망이 뛰어나다. 자은도 북쪽의 한운리와 바다 건너 증도의 우전 해수욕장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구명리 일대의 드넓은 논밭은 햇살을 받아 푸른 빛을 쏟아내고 있다. 어디를 둘러봐도 수려한 경관이 펼쳐졌다.
정상에서 휴식을 마치고 곧바로 하산을 시작했다. 코스는 급경사 바위지대를 통과해야하는 도명사쪽으로 잡았다. 산길이 다소 거칠기는 해도 산행기점인 면소재지로 돌아가려면 이 코스가 제일 무난했다. 초반부터 절벽 같은 단애가 앞을 가로막는다. 가파른 곳에 난간과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진땀을 흘려야 할 정도로 경사가 급했다.
경치만큼은 자은도에서 제일로 칠만했다. 산길 좌우로 도열한 바위지대는 설악산의 일부를 축소해 옮겨 놓은 듯하고, 벼랑 위에 처연하게 서 있는 해송은 멋들어진 그림을 만들어냈다. 20분 정도 유격훈련장 같은 구간을 지나면 다시 산길은 숲으로 숨어든다. 나무가 가득한 자그마한 지능선을 타고 잠시 내려서면 왼쪽 도명사 방면의 산길이 나타난다. 이곳에 이르면 본격적인 산행은 모두 끝난 셈이다.
두봉산은 그리 서두르지 않아도 3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산이다. 산세가 아름답고 조망이 좋다고는 하지만, 단지 이 산만 오르기 위해 바다를 건너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을 즐기며 섬 여행과 산행을 같이 한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
명소
일제강점기 땅굴
자은도 북쪽 해협 장악하려 건설
자은도 한운리 북쪽에 솟구친 깃대봉(150.3m) 일대에는 독특한 유적이 남아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섬주민들을 징용해 굴착한 땅굴 16개와 벙커 등이 바로 그것. 이들 땅굴은 일본군이 서해 항로의 군사요충지 거점방어와 예비 보급창고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깊이 10여m에 유(U)자형으로 서로 연결된 이 땅굴은 견고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조성이 완료된 것과, 굴착하다만 땅굴 등 다양한 형태다.
자은면에 따르면 1944년 일본군이 인근 섬 주민과 자은도 주민들을 강제징집 형태로 모집해 만든 것으로, 당시 주민들은 24시간 3인 1조 2교대로 강냉이 죽만 먹고 하루에 2m씩 굴착했다고 한다.
둔장 해변의 ‘독살’
원시 어업의 모습 그대로 간직한 곳
자은도 북쪽의 둔장 마을에 자연을 이용한 원시적인 고기잡이 도구인 독살이 있다. 국내 여러 섬에 독살이 있긴 하지만 이곳처럼 규모가 크고 뚜렷한 곳은 드물다. 독살(돌살, 돌발)은 함정어구로 돌로 담을 쌓아 썰물 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를 건지는 원시적인 어업형태로, 석방렴(石防簾)이라고도 한다.
독살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서남해안에서는 드물지 않은 어구였지만, 현대적인 어업에 밀려 거의 다 없어진 상태다. 예전에는 자은도에도 여러 개 있었다지만 지금은 둔장 마을 할미섬 독살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세 개의 긴 돌담으로 이루어진 이곳 독살은 약 3만 평 크기로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독살 고기잡이는 음력 2월 하순부터 시작되어 가을까지 계속되는데, 숭어, 껄떡(농어새끼), 돔, 전어, 바닷게 등이 잡힌다. 지금도 주민이 독살을 이용해 고기잡이를 하고 있지만 어획량은 예전만 못하다고.
자은도의 해수욕장들
편의시설 갖춘 곳은 분계와 백길 정도
자은도는 신안군내에서는 제법 큰 섬에 속한다. 특히 이 섬 북서남면으로는 백사장이 여러 곳 형성돼 있어 여름 휴양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해수욕장으로 운영이 가능한 백사장은 모두 9곳으로, 백산리에만 분계, 신성, 양산, 내치 4곳의 백사장이 있고, 유각리의 백길 해수욕장, 면전리의 면전 백사장, 고장리의 외기, 사월포 백사장, 송산리의 둔장 해수욕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백사장은 총연장 12.2km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로, 그 해안을 따라 소나무 군락과 해당화가 자생하며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또 백사장과 맞닿은 해안 곳곳에 기암괴석이 자리 잡아 해수욕을 겸한 갯바위 낚시에도 안성맞춤이다.
자은도에는 백사장이 많지만 실제로 해수욕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너무 백사장이 많다보니 오히려 관리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주민 차원의 개발도 한계가 있다보니 유명 관광지급의 편의시설을 기대하고 찾았다가 실망할 수도 있다. 자은도 내에서 해수욕장으로 관리되고 있는 곳은 백길과 분계 두 곳 정도다.
섬 남쪽 끝을 차지하고 있는 백길 해수욕장은 광활하게 펼쳐지는 하얀 모래사장이 인상적이다. 맞닿아 있는 면전과 합하면 해안선 길이가 3km에 달할 정도로 규모도 크다. 수심도 낮아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모래사장이 펼쳐진다. 주차장, 화장실, 샤워장 등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불편함 없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백길 해수욕장은 해안을 따라 형성된 송림에서 야영도 가능하다. 바닥이 비교적 평탄하고 군데군데 잔디밭도 형성되어 있다. 소나무숲이 그리 울창한 편은 아니지만 한여름 따가운 햇볕을 어느 정도는 막아준다. 백사장 끄트머리의 갯바위에서 낚시도 가능하다. 여름 피서철에는 매점과 음식점도 문을 연다.
분계 해수욕장은 자은도 해변 가운데 송림이 가장 뛰어난 곳이다. 이곳 사람들은 이 소나무숲이 뭍에 있었으면 아마 보호지구로 지정됐을 것이라 자랑삼아 말한다. 해안 길이는 1km 정도로 비교적 작은 편에 속한다. 해변 언덕에 빼곡하게 들어찬 소나무 노거수들이 정말 일품이다.
송림 내에서 야영도 가능하며 피서철에는 분계리 마을의 대부분 민가에서 민박이 가능하다. 화장실, 취수대, 샤워장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아직 주차장 시설이 미비한 편이고, 마을을 통해 진입해야하는 점 등이 불편하다. 면소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오고가는 데 불편함은 있지만, 조용한 피서를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곳이다.
산행길잡이
구영리 기점 원점회귀 코스가 적당해
초보자는 비윗길 구간 안전에 유의해야
두봉산 산행은 도명사, 유천리, 대율리, 구영리에서 시작할 수 있다. 면소재인 구영리에서 시작하는 코스는 산자락 아래 자리를 튼 자은초등학교가 기점이 된다. 이곳에서 북쪽의 무선기지국으로 곧바로 오르는 길이 나 있다. 무선기지국 봉우리에서 성제봉까지는 능선으로 연결되는데, 그 능선 중간으로 오르는 코스가 자은초교 뒤편에서 나 있다.
성제봉에서 두봉산 정상까지는 전형적인 능선길로 조망이 좋은 곳이 많다. 중간에 대율리나 구영리로 내려서는 갈래길이 나 있다. 이 샛길을 이용해 접근할 경우 산행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대율리쪽은 교통이 불편해 이용객이 많지 않다.
정상에서 하산길로 이용하는 코스는 두 가닥이다. 하나가 남동쪽으로 이어진 유천리 코스고, 나머지는 남서쪽 지능선을 타는 도명사 코스다. 어떤 코스나 대체로 가파른 편이나 조망은 좋다. 면소재지에서 산행을 시작했을 경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려면 도명사로 하산하는 것이 유리하다. 도명사는 원래 산중턱에 있던 절인데, 신도들이 현재 자리에 요사채를 짓고 옮겼다고 한다. 사찰 뒤로 펼쳐지는 두봉산의 산세가 일품이다.
정상에서 유천리로 내려서는 코스는 곧바로 유천 마을로 이어지는데, 중간에 천혜방 바위굴을 경유하게 된다. 하산시 약 40분, 오르는 데는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어떤 코스를 택하든 두봉산 산행시간은 3시간이면 충분하다.
교통
목포~암태도 연안여객선터미널(061-244-8588)에서 대흥페리 제1, 제5호가 1일 5회(06:50, 07:20, 10:30, 13:00, 15:00) 운항. 암태도 발 목포행 출항시각은 08:40, 09:45, 11:50, 15:15, 16:20. 목포에서 암태까지 경유지 없이 곧바로 갈 경우 1시간 30분 소요. 중간에 팔금도 고산 등을 경유하면 2시간이 넘게 걸린다. 요금 일반 5,100원. 차량 도선료 27,000원(승용차).
목포~안좌도 비금도 들어가는 배가 안좌, 팔금을 거쳐 간다. 목포항에서 안좌, 팔금을 거쳐 비금으로 가는 대흥훼리 제9, 제3호는 1일 4회(07:20, 10:30, 13:00, 15:00) 운항한다. 안좌 발 목포행 선편은 08:30, 11:00, 12:40, 16:40, 18:30. 자동차를 가지고 들어가면 네 섬이 연도되어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암태도의 남강 선착장에는 배 시각에 맞춰 자은도 구영리행 군내버스와 택시들이 대기하고 있다. 암태도와 자은도는 은암대교로 연결되어 있다. 버스는 유천리 도명사 방면으로 가지 않고 구영리로 곧바로 가므로 택시를 이용하거나 구영리에서 도보로 고개 하나를 넘어 1.3km 떨어진 도명사로 접근한다. 자은 개인택시 061-271-5555.
구영리~남강 선착장 버스편이 1일 4회(07:40, 09:40, 13:40, 15:10) 운행. 자은운수 061-271-8014, 8005.
숙박
구영리 면소재지에 황금장여관(061-271-8100)이 있고, 고장리 사월포 마을에 사월포관광농원(061-271-3214)이 있다. 여름 휴가철에는 분계 해수욕장과 백길 해수욕장의 대부분의 민가에서 민박을 친다. 분계민박(061-246-3805), 춘월민박(061-275-7703) 등.
먹을거리
자은면사무소 앞의 중앙통에 위치한 새중앙식당(061-271-8761)은 연포탕과 정식이 전문이다. 한 상 가득 차려 나오는 전라도 특유의 정식은 한 끼 식사로 과분할 정도다. 값은 1인당 5,000원. 이 집의 별미는 연포탕과 무침, 비빔밥 등이 있다.
암태도로 넘어가는 은암대교 바로 아래 자은도에서 유일한 횟집인 신진횟집(061-271-0008)이 있다. 고기를 담아두는 수조도 없는 횟집으로 철저히 자연산만 취급한다. 고기가 없으면 영업도 하지 않는다. 7월에는 병어, 8월에는 민어가 제철이다. 사전 전화 문의 필수. / 글 김기환 ghkim@chosun.com
/ 사진 이상선 차장 ss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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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나주군도 외곽을 지켜온...자은도 두봉산(363.8m)
아득한 옛날 태고 때 천지가 생성되던 그 때에 자은 땅이 모두 물속에 잠겨 있었다. 이 때 한 말(斗) 가량의 땅덩어리가 솟아 있었다. 세월이 흘러 점점 바닷물이 줄고 육지가 형성되어 높은 산을 이루고 두봉산이 되었다. 두봉산의 산정까지도 그 옛날의 자취를 보여주듯 조개껍질이 바위 등에 붙어 있다. 암태도에는 두봉산보다 조금 작아 한 되(升) 가량의 땅덩어리가 솟아 있었다 해서 승봉산(355.5m)이 되었다.
두봉산(363.8m)의 생성에 관한 설화로 자은도 주민이 아니더라도 이 지역 섬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알고 있다. 해안가에서 신성한 산으로 대접을 받으려면 높거나 독특한 모습을 보여 우선 뱃사람들의 눈에 잘 띄어야 할 것이다. 육로가 발달되지 않은 시절 조운(漕運) 루트의 확보 역시 중요했다.그 루트 확보를 위해 수군을 배치한 곳이 두봉산이 솟아 있는 자은도라면 더욱 수긍이 간다. 산정에 망대를 세워 오가는 배들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려 우왕3년(1377년)부터 조선 세종 23년(1441년)까지 이곳에 수군영을 설치했었다. 현 구영리가 당시 수군영이 있던 자리로, 기록에 보면 400명의 수군을 종사품 벼슬이 관장했다고 한다. 막사는 성제봉(225m.두봉산 북서쪽 능선 상) 아래에 있었고, 현재 자은초교가 있는 곳이 병사들의 훈련장이라는 설이 있으며, 자은중학교 아래를 지금도 사장터라 부르는데, 병사들이 활 쏘는 훈련장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성제봉에 있는 돈대 규모의 성터를 성화대터라고도 하는데, 자기 파편이 많이 흩어져 있다.
또 하나의 전설은 임진왜란 때 이여송 휘하에 두사춘이라는 병졸이 있었는데, 그가 탈영하여 자은에 은신하면서 이산에 올라 "큰 산이라고 해서 올라와 보니 발 아래 있구나" 하면서 자신이 큰 산에 올라온 것을 기념하여 그렇게 지었다는 것이다.
두봉산 남쪽 해발 126m 지점에는 바위 속에 2평 남짓한 방 모양의 바위굴이 있는데, 이를 천혜방(天惠房)이라 부른다. 이 역시 두사춘이 탈영해 숨어 있던 곳으로, 원정군이 회군하자 그도 떠나면서 무사히 은신하게 된 것을 감사히 여겨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자은도는 신안군내에서는 큰 섬에 속한다. 이 섬 북,서,남면으로는 규사질 백사장이 여러곳 형성돼 있어 해수욕장으로 개발된 곳만 여덟 곳에 이른다. 총연장 12.2km에 소나무군락에 해당화가 개화기에는 절경을 이루며 기암괴석이 해변을 장식하고 있어, 해수욕을 겸한 갯바위 낚시에도 제격인 곳이다.
백산리에만 분계, 신성, 양산, 내치 4곳의 해수욕장이 있고, 유각리의 백길 해수욕장, 면전리의 면전 해수욕장, 고장리의 외기, 사월포 해수욕장이 여름에 개장한다. 자은도는 신안군에서도 난바다쪽에 있는 섬이어서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해안절벽이 멋진 기경을 이루고 있다.
두봉산 산행은 도명사, 유천리, 대율리, 구영리에서 시작할 수 있다. 도명사 코스는 산 남쪽 자락의 숨은 개활지에 자리잡은 도명사에서 시작한다. 원래 절은 산 중턱에 있었지만, 보살이 살다가 사망하자 신도들이 현재의 자리에 요사채를 짓고 옮겼다. 요사채 앞 공터에 오층석탑만 덩그마니 놓여 있다.
이 공터를 가로질러 계곡쪽으로 나서면 풀이 웃자란 속에 샘터가 나온다. 여기서, 또는 절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나선다. 계곡을 따라 오르면 절터에서 동쪽으로 건너다보이는 안부로 오른다. 하루에는 물이 고인 웅덩이를 만난다. 그만큼 물이 흔한 산이라고 할 수 있다. 섬 자체에도 땅만 파면 물이 솟는 곳이 많다(백산리 용소가 그중 가장 크다).
안부로 올라서면 정상을 향해 남릉을 오른다.능선 초입에는 길이 없는 듯 하지만 능선을 놓치지 않고 숲을 잠시 뚫고 오르면 길흔적이 나타난다. 그다지 가파르지 않은 숲 능선을 약 5분 정도 오르면 곧 바위벽이 나타난다. 가파르지만 요철이 심해 조금만 조심하면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암릉을 이룬 이 능선만 고집해 오르면서 조망을 즐긴다. 상단에서 숲을 이루다가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조망이 터지고 유천리에서 오르는 길과 만난다(안부에서 40분 소요). 정상부는 동서로 뻗어나간 능선을 제외하곤 남북으로 벼랑을 이루고 있어서 좋은 전망을 재공한다. 평탄한 바윗길이지만 그래서 조심스럽다.
정상에선 서쪽으로 뻗어내린 암릉을 탄다. 두봉산 산행의 백미가 바로 이 구간이다. 정상을 내려서면 다시 암봉을 이룬 서봉에 올라선다. 능선과 암봉 정상의 표고차는 불과 몇 m에 불과하다. 이어 조금 가파른 사면을 내려서면 다시 전망이 좋은 곳으로 나서게 된다. 이후 구영리에서 대율리로 넘어서는 고개까지는 널널한 능선길이다. 고개 직전에 무덤 1기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정상에서 30분 소요).
고개에서 구영리로 내려서려면 왼쪽 방향을 택한다. 이 길은 곧장 계곡을 타고 내려서는 것이 아니라 사면을 비스듬히 질러 나 있다. 지능선을 하나 넘어서서 작은 게곡을 타고 내려서면 양계장이 나오고 곧 구영저수지 둑에 닿는다(고개에서 20분 소요). 둑에서 마을 길을 따라 구영리 버스정류장으로 나서면 된다.
유천리에서는 유천 마을을 관통해 듀봉산 동릉을 겨냥해 오른다. 도중에 천혜방 바위굴을 경유해 정상까지 오르는데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서릉 상의 고개에서 대율리로 내려설 수도 있다. 그러나 차편이 마땅치 않으므로 자은면소재지인 구영리를 하산지점으로 잡는 것이 편하다. 어떤 코스를 택하든 산행시간은 3시간이면 충분하다.
*교통 및 숙박
목포~암태도=목포 연안여객선터미널(061-244-8588)에서 대흥페리 제1, 제5호가 1일 3회(07:40, 13:20, 15:00) 운항한다. 아태도 발 목포행 출항시각은 1일 4회(08:00, 11:20, 15:00, 16:20). 자동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도 있다. 배 시각에 맞춰 암태도 남강선착장에서 자은도 구영리행 군내버스가 대기하고 있고, 택시들도 대기하고 있다. 암태도와 자은도는 96년 5월에 준공된 은암대교(폭 2차선)로 연결되어 있다. 버스는 유천리 도명사 방면으로 가지 않고 구영리로 가므로, 택시를 이용하거나 구영리에서 도보로 고개 하나를 넘어 도명사로 진입한다.
구영리~남강선착장 버스편=1일 3회(09:00, 10:00, 15:00) 운행.
구영리 면소재지에 황금장여관(061-270-8100)이 있고, 고장리 사월포마을에 사월포관광농원(061-270-5606)이 있다. 산행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으므로 목포에서 첫 배로 들어가면 마지막 배편에 댈 수 있으므로 목포의 숙박시설을 이용해도 좋다.
참조:휴가철 테마산행 자은도 두봉산+분계해수욕장+추포도 바닷가 여행
참고: 월간<산> 9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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