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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안녕! 레이디소울 원문보기 글쓴이: 깨깨
드디어 8편으로 찾아왔네요~
7편과의 간격이 그리 길지 않은데도 오랜만인 것 같구 막 반갑고..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은 나만의 짝사랑이겠죠...? ㅋㅋㅋㅋ
아무도 안 기다렸을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기분탓으로 돌리고
8편을 시작해봅니다.
표지부터 구경해보시죠~
표지부터가 아주 시뻘겋고 무서운 분위기가 풍기네요..
조류 독감의 부제는 '전염병의 사회적 생산'
원제는 'The monster at our door' 인데요.
약간은 툭 던져진 느낌의 한국어 제목보다는 원제가 내용을 더 잘 표현하는 것 같네요.
저자는 마이크 데이비스로 스스로를 '국제 사회주의자'나 '마르크스주의-환경주의자'라고 밝힌다고 합니다. ㅎㅎ
다양한 저작활동을 하시는 분이라고 하네요.
목차를 보실까요~
머리말
1 진화의 고속 차선
2 빈곤의 발병력
3 그릇된 교훈
4 홍콩의 새들
5 혼란스런 이야기
6 대유행병의 충격
7 파멸의 삼각지대
8 전염병과 이윤
9 심연의 끝
10 미국 땅도 위험하다
11 구조적 모순
12 타이타닉 호 패러다임
13 닭의 해
결론
총 221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짧막하네요~
불과 몇 해 전만해도 우리나라에 '신종 플루'라는 녀석이 유행하여
대란을 일으킨 일이 있지요.
세계적으로 보면 우리 인류는 급성 호흡기 증후군(사스)라든지 1차, 2차 세계대전의 피해자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냈다고 하는 스페인독감을 겪어낸 역사가 있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서양 문화권의 '좀비' 영화를 보면 항상 페스트(흑사병)이 떠오르거든요.
쉬운 전염성과 치사율, 그리고 페스트 특유의 고름같은 증상들도 좀비와 닮아있고,
생존자가 드물고 도시 전체를 황량함에 빠트린 모습이라든지 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좀비 = 페스트 이런 공식을 이끌어내게 됩니다.
실제로 유럽 인구의 1/3 정도를 죽게 만들었다고 하는 페스트같은 거대 전염병 창궐이
유럽 문화권 내에서는 또렷하게 공포증을 남긴 것이 아닐까 싶어요.
이러한 맥락에서 관심을 갖게 된 분야이기에 고른 책이 <조류 독감>이었습니다.
굶주린 바이러스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는 수십억의 인체를 녀석들에게 광대한 삶의 터전으로 제공하고 있다. 사실 최근까지만 해도 그 수는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책에서 지적한 것 처럼 거대 전염병의 공포는 인구가 밀집된 도시화가 시작되면서부터 생겨난 것이죠.
우리나라에서 거대 전염병의 역사가 드문 것은 이러한 연유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듯 합니다.
하지만 거대 전염병이 한 번 창궐하게 되면 그것은 곧 인류 단위의 대참사를 불러일으키게 되는데요.
그 중에서도 조류 독감에 집중하는 이유는,
바이러스의 파괴력에 있습니다.
치료제를 만드는 것도 굉장히 어렵고 백신도 바이러스의 변형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기 때문에
한 번 인간에게 치명적 독감이 만들어 진다면 손쓸 수 없이 당할 수 밖에 없다고 해요.
그렇다면 조류가 걸린다는 조류 독감이 왜 중요한가!
새들 사이에 존재하는 종의 장벽은 생각보다 훨씬 더 쉽게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숙주 내부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들의 이질성이 증가함에 따라 인플루엔자의 유전자 풀이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면서 확장되고 있다. 물새류로 한정되어 진화적으로 정체되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이 말을 쉽게 풀어보자면, 새들 끼리만 옮기는 줄 알았던 플루가 다른 종 어쩌면 인간에게 옮길 수 있어 위험하다는 것이지요.
다른 동물도 아닌 조류! 새!!!!
이놈들이 막 날아다녀요.. 여기 저기.. 철새들은 대륙을 횡단하기도 하구요.
감기걸린 애들이 잘 싸돌아다니니 전염성과 파급력이 막강해지게 되는 것이에요.
그리고 조류!! 그들은 우리의 신성한 치느님.. 닭에게도 쉽게 플루를 전염시킵니다.
홍콩 연구팀은 현재의 인플루엔자가 마치 포스트모던 소설처럼 단일한 이야기 구조를 갖지 않고 오히려 전혀 다른 줄거리들이 중첩되어 잔혹한 결론이 도출되는 체계임을 발견한 것이다.
한 때, 조류 독감은 철새-> 닭과 같은 가축화 된 가금류 -> 인간 이러한 순서로 전파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연구를 해 보니, 저런 일정한 순서를 가지고 있기 보다는
바이러스가 중구난방으로 서로 전염시키는 구조를 가지고 있게 된 것이죠.
전염과 전파의 경로가 여러 가지 이니까.. 예방이나 진압에도 많은 어려움이 들 수밖에 없겠죠?
몇 해 전, 신종플루 대란이 일어났을 때, H1N1 뭐 요런 비스무레한 단어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에요.
이 용어는 바이러스의 종류를 지칭하는 구분법이에요.
HA가 주택에 침입하는 강도라면, NA는 탈옥의 명수이다. 이들의 상보적 역할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바이러스학자들은 인플루엔자 A의 아형을 녀석들의 특정 HA와 NA에 기초해서 분류한다. 그리하여 1980년 HxNy라는 공식이 채택되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외피에, 인체 내부의 면역 체계를 여는 열쇠 역할을 하는 애들의 종류를 Hx라고 명명하고,
열린 문으로 들어가 자신의 유전 정보를 삽입하도록 도움을 주는 애들의 종류를 Nx로 명명한다고 합니다.
위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인플루엔자는 바이러스의 변형 속도가 빠르고 쉽게 전염된다는 점에서 그 파괴력이 높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인플루엔자는 완전히 다르다. 녀석은 빠르고 기만적이다. 전염과 발병이 일치하지도 않는다. 감염자는 바이러스를 대량으로 살포하고 다니며,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이틀 전에 전염성이 아주 높다. 게다가 인플루엔자 유행에는 무증상 감염이 잦다.
이렇게 위험성이 높고 한 번 발생하면 대량 사상자를 낼 수 밖에 없는 플루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지
위험성을 알게 된 만큼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어지네요.
만약 우리가 계속 지금처럼 행동한다면, 다음번 대유행병이 시작되었을 때는 항바이러스제는 말할 것도 없고 이용 가능한 백신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네..
예상대로 우리는 무방비와 거의 마찬가지의 상태라고 합니다.
우리가 인플루엔자의 칼날을 피하는 방법은 19세기나 지금이나 달라진 점이 별로 없어요.
감염자를 격리하고, 감기 예방을 위한 청결을 강화하는 것이요.
백신이나 항생제를 만들어야 할 제약회사들은 어떨까요?
'네이처'의 마르틴 레프가 지적한 것처럼, 정말이지 "시장의 관점에서 볼 때 항생제는 최악의 약품이다. 질병을 치료하니 말이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며 소름끼치는 기분이 들었어요.
냉혹하지만 너무나도 맞는 이야기에요.
제약회사들도 결국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이기에,
그들에게 백신이나 항생제 연구는 돈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쓸데없는 짓에 불과하죠.
제약회사들이 인플루엔자 백신을 특히 싫어하는 이유는 그것이 생산하기 까다롭고 독감철이 지나면 쓸모없게 되는 데다, 수요가 큰 폭으로 등락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류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제약회사들이 연구를 꺼릴때, 떠오르는 부분이 있습니다.
공공의 다수에게 필요하지만 너무 큰 돈이 들고, 이윤을 발생시키지 않는 일을 떠맡아 줄 사람.
바로 정부지요.
보건복지부와 펜타곤은 천연두와 탄저병 같은 가상의 생물학적 위협에 맞서 국민의 안전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145억 달러를 지출했다. 가장 위험하고 가장 가능성이 높은 '생물 테러리스트'인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해서는 구두쇠 같은 전략으로 일관하면서 말이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정부들은 쓸데없는 일로 돈 낭비하는 것을 잘하기로 유명한가 봅니다.
흑흑...
신종플루 대란 때 익숙해진 이름이 또 하나 있을 거에요.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지요.
그때에도 타미플루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정부의 뉴스가 또렷하게 기억나네요.
이러한 현상은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 인가 봅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겠죠?
돈되지 않는다고 제약회사들이 생산을 꺼리니까요.
조류 인플루엔자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유일한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분배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그것이다. 미국인들은 '소피의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타미플루를 누구에게 먼저 주어야 하는가? 일선의 의료 종사자들인가 아니면 가장 취약한 환자들인가? 노년층인가 아니면 아기들인가? 젊은 엄마들인가 아니면 경찰관들인가? 아니면 제국의 군대가 가장 먼저 보호받아야 할까?
이러한 문제 역시 우리가 아직 직접적으로 경험 해 본적 없지만,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부분을 남기는 관점인 것 같아요.
의약품에 대한 접근 가능성은 부유한 나라들이 빈민을 어떻게 대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이다.
-리처드 호턴
냉혹하고 현실적인 지적이지요?
치명적인 거대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 정부의 태도가 어떨지는..
최근 세월호 사건을 보며 국민들을 많은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다고 봅니다....
이런 것이 비단 한국 내부만의 걱정거리는 아니지요.
아프리카의 에이즈 홀로코스트에 대한 세계의 무관심은, 조류 인플루엔자의 위협이 닥쳤을 때에도 세계가 지금과 똑같은 무대응으로 일관하리라는 것을 예상하게 한다.
아프리카는 의료혜택이 적을 뿐더러, 이미 에이즈로 인해 면역성이 취약한 사람들이 많지요.
아프리카 대륙에 치명적 인플루엔자가 퍼진다면 아마 홀로코스트를 능가하는 대량 살상의 결과를 부를 수 밖에 없을 것이에요..ㅠ
지구촌 공동체로서 우리는 여전히 준비가 안 되어 있다. 우리 가운데 하나라도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아무도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이다.
지구촌.
세계적 전염병이라는 상황에서는 어느 때 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단어가 되겠네요.
이 책에서는 결국 가난하고 취약한 계층을 포용하며,
정부 단위의 적극적 대처를 요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그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책의 마지막 글귀가 인상 깊게 남습니다.
H5N1은 지구라는 행성의 상태에 대해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무슨 말을 하려고 하든지, 아직은 우리 모두 무방비인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지구온난화 만큼이나 현실적으로 닥쳐온 문제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하며
그에 대한 구체적 해법이 마련되야 한다는 것도요.
인플루엔자의 현주소에 대한 정말 차갑고도 따끔한 현실을 잘 나타낸 책이었어요.
분량도 짧고 전문적인 내용도 적어 비교적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독감> 지나 콜라타
<흑사병시대의 재구성> 존 켈리
다음 편은 <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 제임스 E. 매클랠란3세 & 해럴드 도른 (모티브) 로 찾아오겠습니다~
첫댓글 호오.. 먼가 읽고 댓글을 남기고싶은데 ..
일부러 찾아 읽기 어려운 책인데 고마워 여시양 먼가 배경지식이 쌓인기분이야...♥
진짜 인류가 몇명 관료들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사실에 무기력해진다
재밌다.. 약간 딴소리가 될 수 있겠지만, 게임중에 바이러스 주식회사가 떠오르네. 어느정도 감염이 진행되면 전 지구촌 단위로 백신을 만들지만 사실 그쯤 되면 게임은 그냥 끝난 상태임. 기본적으로 유의하고 바탕을 만들어 놓는 게 제일 좋겠지..
글 멋지다 고마워여시! (조심히 즐겨찾기를 누른다)
짱이야 흥미롭다
오ㅠ 과학쪽은 잘 안읽었는데 덕분에 알아가네ㅠ 정리도 잘해주고 고마워ㅠ
[앗! 이렇게 재미있는 과학이!]
흥미롭다... 읽어볼거야!
나중에 한 번 읽어보고싶다
고마워 여시야 잘읽었어!! 매 시리즈?마다 잘읽구있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