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게 신(神)이 되었다.
글쓴이:막장므이ㅁ
00
-프롤로그-
세상에 살다보면 지겨울때가 있다.
항상 똑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지겨운 일상에
바뀌지 않는 주변의 지겨운 풍경들에
매일매일 마주치는 평범하고 지겨운 인연들에
특출난거라고는 하나 없는 지겨운 세상에
그리고, 평범한 나 자신에 대해....
"니 얼굴 보는것도 지겨워 죽겠다"
"지랄하네, 누군 니 대가리 보고 싶어서 사는줄 아냐?"
학원에 같다 돌아오는 길이었다. 주황색 가로등 불빛이 흰눈에 반사
되어 빛을 뿌리는 차가운 겨울이었다.
원래 세상이 좀 지겨운 면이 있지만은 요즘에는 더욱 심했다.
한달전부터 인가. 보이는것, 들리는것, 느끼는것, 모든것들이 식상해지고
사는것 자체가 지겨워졌다. 가을을 타서 그런가 하고 생각했지만
이건 너무 정도가 지나쳤다.
이제껏 18년 인생동안,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우중충한 감정이다.
"요즘 왜 그러냐? 성격이 아주 병신이 됐어. 여자 소개시켜줄까?
또 지겹다고 하지말고..주진하. 병신. 그럼 잘가"
어느덧 갈림길이다. 진하는 고개를 들어 혀를 차며 멀어지는
효진이의 뒷모습을 물끄럼이 쳐다보았다.
학원이 끝나는 시간은 두시. 집에 돌아오면 두시반이다.
진하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집안은 깜깜했다. 고요한 적막이
집전체를 감싸고 있다.엄마와 아빠가 자고 있을 안방을 한번
본뒤, 진하는 조용히 방안으로 들어섰다.
스위치를 눌러 방불을 키고 진하는 옷도 벗지 않고 서는 침대
위로 풀썩 몸을 내던졌다. 온몸이 나른나른하다.
흐물거리는 시야 위로 천장이 보였다. 검은색 붕대를 양 팔에
두르고 노란색 망토를 두르고 있는 사내가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기다란 빨간색 매부리코는 새 부리 처럼 날카로웠고
양 옆으로 길쭉히 튀어나온 송곳니는 형광등 옆에서 날카로이
빛이 났다.
노란색 망토는 천천히 아래로 내려왔다. 진하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사고가 정지한채 진하의 눈동자는 초점하나 없이
망토만을 바라보았다.
망토는 소리없이 아래로 내려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진하는
눈을 껌뻑했다.
"내가 미쳤나?"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처리능력이 딸리는 진하의 머리에서
과부하 현상이 일어났다. 욱신거리는 머리를 배게에 묻으며
진하는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적막감이 맴도는 방안에 그 노란망토 매부리코 사내는 진하
의 책상의자에 다소곳이 앉아있다. 눈이 마주치자 사내가
진하게 미소지었다.
진하는 서둘로 고개를 원위치 시켰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대로 있다. 사내는 다시한번 눈이 마주치자 미소를 지었다.
"아 씨발."
진하는 다시한번 고개를 원위치 시킨뒤 곰곰히 생각했다. 저게 무엇일까.
완전히 정신병원에서 뛰쳐나온 놈 아냐?. 혹시 몰래카메라 찍나?
그러고보니 평소에 부모님이랑 몰래카메라를 자주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진하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매일매일 지겹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니까
이런 재미있는 쇼를 준비한 모양이다. 괜히 우쭐감이 들었다.
"꺄아아악"
"..."
"무서워."
"..."
그 사내는 반응이 없었다. 마치 그대로 의자와 합체라도 한듯 미동하나 없이
그저 기계적인 미소를 지은채 가만히 의자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진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엄마 아빠 이제 나오세요"
"..."
"아 내가 애도 아니고. 이딴거 넘어가겠어?"
돌아오는것 침묵뿐. 진하는 괴기한 사내를 멀찍히 피하며 방 밖으로 나갔다.
여전히 집은 깜깜했다. 방에서만 흘러나오는 불빛이 캄캄한 검은색을
조금 밝혀주고 있다.
왠지 오싹감이 들면서 진하는 발걸음을 안방으로 돌렸다. 아무도 없었다.
화장실, 베란다. 부엌. 다른방, 거실. 등등..
아무도 없다.
진하는 다시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 괴기한 사내는 아직까지 의자에 앉아있었다.
진하는 침대에 마주 앉아, 괴기스러운 사내와 눈을 마췄다.
그리고 아무런 예고 없이 그가 불쑥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니다"
무뚝뚝하지만 온기가 들어있는 목소리였다. 진하는 얼떨결에 그 손을 마주잡았다.
"바..반갑스읍니다"
사내는 손을 아래위로 흔들었다. 그리고는 진하의 손을 놓아주었다. 진하는
손목을 문지르며 물었다.
"근데..누구신지..?"
"아아..저는 하운드 로커, 하로프바츠렐 이라고 합니다"
"아아."
진하가 대충 알아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하운드 로커 하로프바루렐씨. 저희 집에는 왜?"
"아 저기..제 이름은 그냥 하로프바츠렐 이고..하운드 로커는 직업이름
입니다"
"아아"
진하는 애써 웃으며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쑥스러워 지면서 괜히 얼굴까지
벌게 졌다. 며칠동안 귀찮아서 머리를 감지 않아서 비듬이 떨어지는
머리를 북북 긁적이면서 진하가 다시한번 물었다.
"하로프바프렐씨"
"하로프바츠렐입니다"
"이름이 많이 어려우시네요"
"죄송합니다"
"....."
방안에 침묵이 맴돌았다.
끝나지 않을것 같았던 어색한 침묵은 다시 입을 연 사내에 의해서
다행히 깨어졌다.
"그럼 제가 찾아온 이유는 말입니다. 요즘..혹시 많이 무료하지 않습니까?"
"예? 무료하다니요? 그..그러고보니까 요즘 무료로 사은품을 주는데가
많이 있기는 하네요"
"..."
"저기..그게..그뜻이 아니고. 심심하지 않으시냐고.."
"아아아!. 그뜻이었군요!"
진하의 머리가 새로운 단어를 재빨리 추가했다. 무료:심심함.
"그러고보니 한달 전부터 인가. 막 지겹기는 한데요?"
"차원의 뒤틀림으로 인해 시공간 역학법에 왜곡이 생겨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모든 차원은 각자의 공간만을 고수하려하는 성질이 있다는 자차원중심법칙
이 완전히 무시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에 그렇다는 말입니다"
"예에"
진하는 안 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내는 살짝 의구심을 가진 얼굴로
진하를 주시했다.
"알아들으실수 있으십니까?"
"하하하! 아니요"
진하는 당연하다는듯 당당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사내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디서 부터 못 알아들으시겠습니까?"
"다요"
"...."
"차원 이란게 있습니다. 1차원, 2차원,3 차원.. 지구인들은 이런식으로 차원을
불리해 놓았더군요. 저희 세계에서는 차원을 다른 식으로 해석합니다.
차원이란 각 세계를 뜻하는 말입니다. 코로스타임버밍이후..아니 여기서는
빅뱅이겠군요. 하여튼 그 빅뱅이후, 여러 우주가 동시에 태어나게 됩니다.
이 지구가 속한 우주도 그 여러 우주중 하나이지요. 여러분 세계에서는
그걸 애기우주라고 부르더군요.
그 애기 우주 하나하나가 바로 차원입니다. 그러니까, 이 지구가 속한 우주도 차원
중 하나라고 볼수 있지요. 그리고 차원은 자기가 품고 있는 우주를 보호하고 질서와
형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는데, 그게 바로 자차원중심법칙입니다.
헌데 사실, 이 각 차원들은 가느다란 실로 각각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걸 우리는 차원네트워크라고 부르지요. 그 차원네트워크를 통해
저희는 다른 차원으로 단숨에 이동할수 있습니다.
하여튼 이 차원네트워크는 링크되어있는 차원끼리 연결시켜주지만 동시에
단절 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차원충돌을 방지하는것이 바로 이
네트워크 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이 차원네트워크가
사라졌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진하는 눈을 멀뚱멀뚱 떳다 감았다.
"인터넷 연결이.. 안되는.."
"그게 아닙니다!. 차원네트워크가 끊어지면 각 차원이 충돌하려합니다. 그리고
이 차원은 한 차원과 벌써 충돌을 일으켰습니다. 이곳과 전혀 다른 세상이지요.
하여튼 그런 차원 하나에 연결되어있던 네트워크가 끊어지면서 결국 이 차원과
그 차원간의 충돌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혹시, 은하끼리 충돌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시는지 아십니까?"
"글쎄요...부서지지 않을까요?"
"은하끼리 충돌하면, 부서지는게 아니라. 큰게 작은걸 흡수합니다. 똑같습니다.
차원이 부딫히면, 큰 차원이 작은 차원을 흡수하려 하지요. 그리고 불행히,
당신이 살고 있는 이 차원은 그 차원보다 현저히 작습니다."
"차원끼리 흡수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기에..?"
"이 차원은 소멸합니다"
진하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 흡수된다메요?"
"흡수되지요,하지만 아까 말했다싶이, 각 차원은 자기만을 유지하려는 자차원중심법칙이
작용한단 말입니다.그 자차원중심법칙들이 충돌을 일으키면서 차원에 왜곡이 생기게
됩니다. 그 틈을 우리는 차원의 뒤틀림이라 말하지요. 쉽게 말하자면,..블랙홀같은
겁니다"
"블랙홀? 다 빨아들이는거요?"
"네. 작은 세상은 그 차원의 뒤틀림에 빨려들어가 산산히 분해되고 말지요. 물론
시공간에 변이가 생긴 큰 차원도 스스로 자멸하고 맙니다"
"그러니까..요약하면, 결국 이 세상은 망한다고요? 근데, 그게 제가 지겨운거랑
무슨 상관입니까?"
"그건 이곳에서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일단 저랑 같이 갈 곳이 있습니다"
사내는 멋들어지게 손을 들어 박수를 두번 쳤다. 순간 소용돌이 같은것이 방 한가운
데에서 소용돌이 치더니 이내 금색 테두리가 매달린 커다란 문을 형성했다.
"이곳에 들어가라고요?"
진하가 꺼림칙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무리 봐도 저 문은 지옥으로 가는문, 염라대왕
직통연결라인으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어두컴컴하게 소용돌이치는 검은색 공간은 진하에게 어서 오라는듯 두 팔을
벌리고 있었다.
"들어가셔야 합니다. 위험한 곳으로 가는것은 아닙니다. 저를 믿으십시요"
"아니, 만난지 한시간도 안된 사람을 믿으라고요?"
"믿어야 합니다. 댁의 부모님이 위험합니다"
진하의 정신이 번쩍 들었다.
"너! 우리 엄마아빠 어딨어!"
"이 안에 계십니다"
말을 마친 사내는 그대로 진하를 문 안으로 휙 밀어버렸다. 검은색 일렁거리는
소용돌이에 진하의 몸이 닿자마자 순식간에 진하는 어둠속으로 몸을 감췄다.
"두고보자아!"
마지막 말을 남기고 진하는 금세 사라졌다. 진하가 사라지자 사내는 방안을 휙
둘러보았다.
[비에노]
새벽 세시. 모두가 잠든 이 밤에, 아파트 17층에서 불이 확 일었다.
그 불은 무시무시하게 타올랐다. 출동을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도
불을 끄지 못했다.
하지만 불은, 집 한채 만을 태운뒤 정말 싹 사라졌다.
흔적도 없이, 아무 예고 없이 바람불듯 불은 꺼졌다.
그리고 늦은시각 일이 있다는 전화에 친정에 같다오던 한 부부가
불에 타는 아파트를 보고 비명을 질렀다.
=====================================================
에헴. 막장므이ㅁ 입니다.
혹시 기억하시려나요?^^ 이계공명전 썼었는데.
일이 있어서 암말도 없이 사라졌다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요번에도 이계공명전처럼 가벼운 판타지를 써보려고요.
앞으로 열심히 쓸테니까 많이 봐주세요!!
모든지 많으면 독이 된다지만..
댓글은 아무리 많아도 독이 돼지 않는거 아시죠?
첫댓글 다음편 기대합니다 헤헤
히히 캄사해요~ 앞으로 열심히 쓸꼐요! (--)(__)(--)꾸벅!^^
재밌어요 하하 다음편 기대할께요 ~ 근데요, 그 이름긴 남자가 남주한테 속인건가요? 부모님이 위험하다면서 밑에 부분 보니까 친정에 갔다왔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건가요?
예 속인거요. 이거 앞부분이 좀 부실하죠? 생각하지 않았떤 부분이라 그런것 같아요ㅜㅜ^^
하핫......속인거네요...속인거..... 신이 거짓말도 하넵???
신일거라고 저는 예상합니다.아니 확신이군요~
이 이름 긴 남자놈 신 아녜요^^. 정체는 다음화? 아님 담담화?
질읽었습니다~
네. 님아. 읽어주셔서 캄사해요! 이거 열심히 써야겠는뎅? (부담100%)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