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상 칼럼]
'프레지던트'는
어쩌다 일본어 '大統領'이 됐나
美 건국때 권위주의 배격
의장,사회자 뜻 프레지던트
흑선에 놀란 일본
위대한 '사무라이 두목'
美에 극존칭 大統領 조어
대통령, 용어에 짓눌려
민주리더 아닌 군주선출해
5년마다 처형과 추방
대통령 대신 국가의장 어떤가
영국이나 일본처럼 왕과 정치 지도자가
분리된 입헌군주국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에서 왕조의 말로는 비참했다.
프랑스 루이 16세와 부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단두대에 처형됐다.
러시아혁명 이후 우랄산맥 근처로
쫓겨났던 니콜라이 2세는 볼셰비키에
의해 지하실에서 일가가 몰살당했다.
중국 마지막 황제 선통제(푸이)는
자금성에서 추방당하고 비참한
말년을 보냈다.
국민이 왕조를 무너트린 국가들은
왕에 대한 환상이나 미련이 없다.
왕조의 마지막을 목격했고 이런
기억이 또렷하게 새겨졌기 때문이다.
반면 조선 왕조는 식민 지배로 어느
순간 눈앞에서 증발했다.
그래서 고종과 명성황후는 타도의
대상이 아닌 비운의 기억으로 남게
됐다.
36년의 식민지배가 끝나고 조선 민중은
왕 대신 대통령이라는 낯선 명칭의
지도자를 선출하게 됐다.
그 뒤 80년 가까이 민주 공화정의
리더를 직접 선출했지만
‘위대한 우두머리’
라는 뜻의 대통령이라는 말이 주는
무게에 짓눌렸다.
우린 공화정의 리더를 뽑고 있나,
현대의 군주를 추대하고 있나.
대통령, 대통령으로 계속 떠받들어지면
그 지도자는 자신도 모르게
‘선출된 군주’로 오염된다.
여기서 한국 대통령제의 비극이 시작된다.
한자 문화권 국가 중 대통령(大統領)
용어를 쓰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중국은 총통이나 링다오(領導)라고
부른다.
영어의 프레지던트(president)가 곧
대통령 아니냐고 하겠지만
그게 아니다.
프레지던트는 원래 사회자, 의장이라는
뜻이다.
미국은 권위적 의미를 배제하기 위해
건국 당시부터 프레지던트라고 불렀다.
미국에선 국가 지도자도, 기업 회장도,
학생회장과 스포츠클럽 회장도
프레지던트다.
1858년 미일수호통상조약에서 일본은
미국의 프레지던트를 대통령으로
표기했다.
일본 정부의 공식 문서에 '대통령'이란
용어 처음 등장한 것이 이 때였다.
1853년 흑선을 몰고 에도만에 도착한
페리 제독은 필모어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왔다.
일본은 이 친서의 ‘프레지던트’를
어떻게 해석할지 고민했다.
처음에는 군주, 왕이라 하려다
‘사무라이의 우두머리’ 뜻으로도
사용됐던 통령(統領·또는 頭領)에
대(大)를 붙여 ‘대통령(다이토우료)’
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위대한(大)이라는 극존칭 의미도 담았다.
철학, 과학, 사회 같은 영어가 한자어로
전환되는 과정이었는데, 대통령은
과장되고 왜곡된 조어였다.
1858년 미·일 수호통상조약 때 공문서로는
처음으로 ‘아메리카합중국 대통령’이
사용했다.
반면 1882년 우리와 미국의
수호통상조약에는 대통령이 아닌 프레지던트
발음을 한자로 그대로 옮겨
‘백리새천덕(伯理璽天德)’을 사용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몰랐던 일본이
급조한 말 대통령은 임시정부에 이어
우리 헌법에 그대로 차용됐다.
민주국가 미국의 ‘프레지던트’가
태평양을 건너며 왕조 냄새 풍기는
‘대통령’이 된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말은 일본이 만들었지만
‘대통령’으로 불리는 리더가 군림하고
통치하는 나라는 한국이다.
아이러니다.
미국, 프랑스, 멕시코, 칠레, 러시아는
발음은 조금씩 달라도 그냥
프레지던트다.
대통령제 유효기간이 다했다는
목소리가 넘친다.
행정 권력과 입법 권력이 불화를
일으켰을 때 발휘됐던 정치와 타협의
지혜도 이젠 소진됐다.
양극단 지지층만 노리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민주주의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민주 지도자를 선출해 놓고는 왕의
권위를 부여하고, 5년 뒤에는
처형·추방이라는 형벌을 내린다.
살해되거나 목숨을 끊거나 구속되거나
귀양지에서 소셜 미디어로 소일한다.
대통령 면허정지 사건이 과속운전,
졸음운전으로 끝인 줄 알았더니
음주운전이 추가됐다.
과속운전은 면허정지에서 그쳤고
졸음운전은 면허취소를 당했고,
음주운전은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원문에는
미국의 프레지던트를 한자식 발음으로
백리새천덕(伯理璽天德)으로 표기했다.
기존 질서 붕괴는 새 질서를 만들 기회다.
그러나 권력 8부 능선에 선 듯한 민주당에
씨알도 안 먹힐 소리다.
그렇게 권력을 잡더라도 5년 내내
‘범죄자 대통령’이라는 꼬리표로 나라가
두 쪽 나고, 5년 뒤 전임자들처럼
처형·추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개헌 같은 거창한 말도 필요 없다.
이젠 눈물과 피로 범벅이 된 대통령 대신
우리 지도자를 원래 의미의
‘프레지던트’와 민주정에 걸맞은
국가의장, 국무의장으로 부르면 어떨까.
일본이 166년 전 급조한 대통령이라는
말의 늪에 빠져 민주정과 봉건왕조
사이에서 우리만 허우적거리고 있다.
정우상 논설위원
[출처 : 조선일보]
[100자평]
마크 트웨인
근원을 따라올라가다 보면 안 그런 게 없다.
중국어에 일본어에. 요즘 아이들은 영어를 더
많이 쓴다.
아파트 이름조차 영어로 바꾸는 세상.
근데 지금은 이걸 논할 때가 아니다.
더 급한 불을 꺼야 한다.
대통령이든 의장이든 호칭의 정확성보다 무소불위
대통령제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소전
스피드한 요즘 시대에 3년 중임제도 가능하자나.
손글씨 쓰던 시절도 아니고. 호칭은 뭐로
해도 상관없지만.
unclekim
기자도 '대기자'라고 칭하는 사람도 있두만..
빌드업
5년 단임제니까 그나마 문제되는 인간들 최소
5년만 기다리면 물러나게하잖아.
빨리빨리 좋아하는 한국인에게 맞는 임기다.
4년 중임제는 한국인에게 안 맞아.
하나
자유대한민국에서는 세상이 뒤집어 저도 대통령은
대통령이다.
더불어 인민당은 대통령 보고 괴수, 내란의
우두머리라고 하지 안는가?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 하는지 모르겠다.
일본이 지었다고?
그럼 산 이름은? 북한산, 낭림산맥, 백두산맥,
태백산맥 한반도의 산이름은 거의다 일정시대에
지어진 이름이다.
이것은 어떻할래?
장상화
어떤 논리를 갖다 붙여도 내각제 주장하는
사람은 대한민국 붕괴를 바라는
반국가세력이다.
어흥v
미국식은 좋고 일본식은 그냥 싫지?
한겨레 가서 기고해라...
serfo
president는 먼저 (pre) 자리에 앉는(sid=sit)
사람 즉 회의를 주재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미국에서 처음 국가원수에 대한 칭호로
president가 제안 되자 너무 하찮다고
황당하다는 반응도 많았다고 한다.
한자로는 주석主席이란 번역이 원래 의미를
가장 잘 살렸다.
그러나 중국이나 북한이 주석이란 칭호를 쓴다고
민주주의를 하던가?
특정 용어보단 한 나라의 정치문화수준과
그 자리에 오른 사람의 인격이 더 중요하다.
주마등
대학총장도 프레지던트인데 그럼 총장이라고
부를까?
일본어원인 대통령에 거부감을 느끼면
중국어원인 총통도 거부감을 느낄거고
그렇다고 영어인 프레지던트로 부를수도 없고.
그러면 우리말인 우두머리라고 부를까?
아니면 나랏님이라고 부를까?
하다하다 이젠 명칭 같고도 시비를 거네.
그불터
다수당이 정국을 좌우하는 게 우리 정치 불안의
원인이다.
다른 말로 하면 다수당의 대통령이 제왕이지
그렇지않은 대통령은 나그네 신세다.
젬스본드
호남에 물어 보라. 그들이 결정하신다.
나도 한마디
어쨋든 좋은말이나 내부속에 독버섯으로
퍼져있는 친중과 주사파제거가 우선돼야 한다..
뭐라부르던 그들의 공작과 공격이 있는한
요원하다..
또 프레지던트가 쎄쎄하면 어쩔건가?
요그르트
사람이 문제지.. 이상하게 본질을 흐려놓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