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신지요? 구몬학습 부개지국 교사 이은옥입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 보낸 저의 복직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공문에 대한 본사측의
답변과 지난 수요일에 있었던 인천 북부지방 노동사무소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몇자 적어보려 합니다.
서울본부로 보낸 답변에는 구몬학습이 여성의 권익과 모성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못 알고 있음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출산한지 백일밖에 안된 교사가 갑작스럽게 인수받은 지역을 반으로
조정해 달라는 정당한 요구를 묵살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하실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또한, 답변서에는 이은옥 교사가 수업을 거부하고 가방을 놓고 나갔으므로 먼저
계약을 위반한것이며 그렇기때문에 부당해고가 아님을 이야기 하셨는데, 먼저
계약을 위반한 것은 지역을 분배할때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배정하고, 그지역을 책임지든 퇴사하든 양자택일 하라고 명령한 관리자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시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지금도 송해덕 사업국장은 충분히 상호협의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당시의
정확한 상황을 증언해줄 사람들이 있으니, 필요하면 요구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노동부에서 사측대표로 나온 분은 단도직입적으로 말씀을 하시더군요.
'회사는 구몬교사들의 회원관리와 그에 의해 생겨나는 회비로 유지된다.
그렇기때문에 수업을 거부한 교사에게는 어떠한 이유로도 복직을 허용할수 없다'
정말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회사가 교사들의 피와 땀으로 유지되는 것을 그토록
잘 아시는 상황이라면, 왜 일개 힘없는 교사의 생존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을
하시는 건지요? 저는 돈이 필요해 백일을 조금 넘은 아기를 두고 일을 시작했던
것이고, 지역은 저의 밥줄이므로, 또한 제가 몇년이고 책임지고 키워내야 하는
소중한 회원들이 있으므로, 신중하게 배분했어야 했던것 아닙니까? 회사가 나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면, 나또한 관리자들의 무책임하고 일방적인 일처리로 인한
피해자라는 사실을 사려깊게 이해하셔야 할 것입니다.
또한, 저와 유사한 이유로 인해 수업을 거부했지만, 해당 지국장의 배려로 다시
타지국에서 일하고 있는 교사의 예가 있음을 알지 못하십니까? 일관성이 없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시나요? 납득할수 있게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건이 발생했을때, 백일을 갓 넘긴 아기가 이제 6월이면 첫돌을 맞게 됩니다.
가만히 누워만 있던 아기가 어느날 뒤집기를 하고, 배밀이를 하고, 이가 나더니,
지금은 한두발짝씩 걸음을 걷습니다. 뱃속에서 구몬을 공부했던 아기가 세상에
나와서는 회사앞에서 싸우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자라고 있습니다.
저는 아기의 순수하고 맑은 얼굴을 보며 오늘도 말합니다. 엄마는 나쁜 지역을
받았다고 무책임하게 가방던진 교사도 아니요, 자기의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파렴치한도 아닌, 빼앗긴 일터를 되찾으려 싸우는 당당한 일꾼일
뿐이다. 자주성을 말살하는 이 세상에서 좀더 자주적으로 살고 싶어하는 조금더
자주적인 인간일 뿐이며, 인간의 존엄과 최소한의 권리는 마땅히 보장받고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조금 용감한 인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