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 프로필 이미지
젊은공인중개사의모임
 
 
 
 
 
 

카페 통계

 
방문
20241024
18
20241025
35
20241026
30
20241027
14
20241028
16
가입
20241024
1
20241025
0
20241026
0
20241027
0
20241028
0
게시글
20241024
0
20241025
1
20241026
1
20241027
0
20241028
1
댓글
20241024
0
20241025
0
20241026
0
20241027
0
20241028
0
 
카페 게시글
좋은 글 스크랩 제13계 타초경사
잠실/맥(조문희) 추천 0 조회 25 15.02.28 13:0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병법삼십육계] 13계 타초경사(打草驚蛇)... 

 

 

疑以叩實 察而后動 復者 陰之모也

의심으로 참과 거짓을 살피고 사실을 알아본 뒤 움직여라. 그것을 거듭하는 것이 음모의 매개이다.

 

타초경사(打草驚蛇)라 하면 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한다는 뜻으로 괜한 언동으로 화를 자초한다는 뜻으로 흔히 쓰인다. 그러나 병법에서는 거꾸로 뱀을 놀라게 하기 위해 풀을 치는 것으로 그 뜻이 바뀐다.

 

원래 병법이 그렇다. 등잔밑이 어둡다? 그러면 등잔밑에 숨긴다.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 그러면 그 발 없는 말에 의도한 바를 실어 천 리를 보낸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면 먼저 그 한 걸음을 멈춰 싹을 자른다. 이른바 정기론이라는 것이다. 정으로서 기를 삼고, 기로서 정을 삼고, 정으로 기를 가리고, 기로 정을 받치고,

 

타초경사도 마찬가지다. 뱀이 놀라 고개를 치켜든다면야 전혀 대비하지 못하고 있으면 뱀에 물려 다칠 뿐이다. 그러나 미리 대비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대비하고 있는 이가 땅꾼이라면? 대비하고 있다면 놀랄 일도 없고 만일 땅꾼이라면 오히려 뱀을 놀라게 해 고개를 치켜들게 만들어야 잡기 쉽다. 타초경사란 바로 그런 의미이다.

 

출전은 당나라 때 단성식이라는 사람이 쓴 <유양잡저>라는 책이다. 남당 때 왕노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이 왕노가 꽤나 탐관오리였던 모양으로 당도현의 현령으로 있으면서 정사보다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재산을 늘릴 것인가만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당도현의 주민들이 왕노의 부하 가운데 하나가 뇌물을 받았다며 관청에 고발을 했다. 그런데 가만 고발한 내용을 보고 있자니 그 내용이 하나같이 왕노와 관계된 것들이었다. 한 마디로 탐관오리 왕노가 재산을 모으는데 그 부하가 손발 노릇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주민들이 왕노에게 고발을 한 것이었다. 왕노는 그것을 가만 보더니 고소장에 이렇게 썼다.

 

"너희들은 풀(부하)를 건드렸지만 놀란 뱀은 바로 나다."

 

말인 즉 주민들이 고발한 것은 그 부하지만 부하의 뒤에 숨어 일을 꾸미던 것이 왕노 자신이었기에 마치 자기 일인양 놀라고 말았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유래한 것이 타초경사라는 말이다. 풀을 건드렸으니 뱀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전국시대 중산국의 왕에게는 음희와 강희라는 두 명의 귀비가 있었다. 이들은 모두 아름다움을 뽐내며 왕의 총애를 다투고 있었는데, 중산국의 신하인 사마희는 그러한 다툼을 보고 바로 그곳에 자신의 입신출세가 있음을 깨달았다. 잘만 하면 한 몫 단단히 챙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탄탄대로일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그는 먼저 음희를 찾아가 자신의 계책을 말했다.

 

"왕후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칫 실패하면 자신은 물론 일족에게까지 화가 미칩니다. 그러나 제게는 귀비를 왕후로 만들 훌륭한 계책이 있습니다."

 

당연히 그것은 음희 역시 바라마지않던 것이었다.

 

"만일 그렇게만 된다면 결코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음희의 승락을 받아낸 사마희는 그 길로 중산국의 왕에게 표를 올려 이웃한 강대국 조나라로 가서 그 허실을 알아옴으로써 장차 중산국을 부강하게 할 계책을 세우겠노라 제안을 했다. 전국시대, 그 약육강식의 혼란기에 조나라와 같은 강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는 것만도 큰 부담이라 조나라를 누를 수 있다는 말에 왕은 그 자리에서 사마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마희의 계산은 전혀 다른 데에 있었다.

 

중산국의 왕이 안겨준 막대한 재물을 가지고 사신으로서 조나라를 방문한 사마희는 일정을 마치고 돌아갈 때가 되자 조나라 왕에게 이와 같이 말했다.

 

"내가 듣기로 조나라에는 미인이 많다고 하더니만 어디를 보더라도 중산국의 음희만한 미인은 없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자태는 차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천하의 왕후가 되더라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미인이지요."

 

조나라 왕은 남자다. 그리고 왕이다. 아름다운 여자가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일단 관심을 갖는 것이 남자이고, 그만한 능력이 된다면 어떻게 해 보고 싶어지는 것이 남자다. 조나라 왕쯤 되면 그러기에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 할 수 있으니 욕심이 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나라 왕은 넌즈시 사마희를 떠보았다.

 

"그래? 그런 미인이 있다는 말이지? 그럼 그 미인을 이리로 데리고 올 수 있겠나?"

 

사마희는 대번에 고개를 저어 거절했다.

 

"음희는 저희 왕께서 총애하는 귀비입니다. 만일 그와 같은 말이 왕의 귀에 들어간다면 저는 죽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바람을 넣어 놨으니 조나라 왕이 그대로 포기할 리는 없었다.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왕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음희를 자기 손에 넣을까 하는 생각만 있을 뿐이었다.

 

계획대로 되었다 여긴 사마희는 바로 중산국으로 돌아와 왕에게 고했다.

 

"조나라 왕은 참으로 막되어 먹은 놈입니다. 음탕하고 탐욕스러우니 인의가 무언지도 모르고 항상 싸우고 누군가를 죽일까 하는 것만 이야기합니다. 그놈이 지금 음희마마를 노리고 있습니다."

 

자기 여자를 노린다는데 기분 좋을 남자는 없다. 더구나 중산국의 왕도 왕이다. 자기 것을 양보하거나 빼앗기는데 익숙지 않다.

 

중산국 왕은 길길이 날뛰기 시작했다.

 

"그 빌어먹을 놈이 감히 나의 여자를 노려? 내 이놈을 가만두지 않겠다."

 

그러나 그것도 사마희가 노리던 바라 사마희는 조용히 중산국 왕을 달래기 시작했다.

 

"고정하십시오. 조나라는 우리보다 더 강합니다. 싸워서 이길 수 없으니 만일 조나라 왕이 음희마마를 달라고 한다면 내주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내주지 않는다면 조나라의 공격을 받아 망할 것이고 만일 음희마마를 내주게 된다면 사랑하는 귀비마저 빼앗겼다고 천하의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탐욕스럽기에 왕이지만 그래도 한 나라를 다스리기에 왕이다. 왕쯤 되는 이가 사마희의 말을 못 알아들을 리 없다. 중산국 왕은 감정을 추스르고 가만히 사마희의 의견을 물었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

 

기다리던 때가 왔다. 사마희는 자세를 가다듬고 중산국 왕의 물음에 대답했다.

 

"음희마마를 왕후로 삼는 것입니다. 여태껏 다른 나라의 왕후를 노린 예가 없었고, 만일 그렇게 된다면 천하의 비웃음과 비난을 사게 될 것이니 조나라왕도 포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지극히 타당한 계책이었다. 그러한 상황을 사마희가 유도했다는 사실만 뺀다면 말이다.

 

중산국왕은 기꺼이 사마희의 의견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좋아! 내 음희를 정식으로 왕후로 삼도록 하지."

 

그리고 그 이후로의 일은 사마희가 계획한 대로 풀렸다. 음희가 왕후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조나라 왕은 자신의 야심을 포기했고, 사마희의 계책으로 왕후가 된 음희는 그 은혜를 잊지 않았으니. 조나라 왕으로 하여금 음희를 넘보도록 함으로써 그 사실을 왕에게 알려 대책을 강구하게 한, 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하는 계책이라 하겠다.

 

 

중국 남북조시대 북위 말 523년의 일이다. 당시 북위는 북방에 여섯 개의 진을 설치하고 병사들을 이주시켜 주둔케 함으로써 다른 북방의 이민족이 남하하는 것을 막고 있었는데, 효문제 이래의 한화정책으로 그들에 대한 처우가 갈수록 나빠지면서 아예 착취와 박해로까지 이어지자 누적된 불만이 반란으로 표출되고 있었다. 이른바 육진의 난이 그것이었다.

 

한야진도 그러한 봉기를 일으킨 여섯 진 가운데 하나였다. 몽골고원에 위치한 한야진은 파육한발릉이라는 장수의 지휘 아래 봉기를 일으키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누적된 불만 만큼이나 그 기세가 거세서 호호탕탕 거칠 것 없이 북위의 여러 성과 진을 무너뜨리며 남하하고 있었다.

 

병사들은 더 이상 북위의 조정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의 앞에 있을 적에 대해서도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다할 요새조차 없는 오원 따위 단숨에 함락 시키겠다고 그대로 내달리려 하고 있었다. 승리에 도취되어 자신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그러나 파육한발릉은 달랐다. 그는 북위의 장군출신이었고 한 무리를 이끄는 우두머리였다. 그가 아는 북위는 그렇게 허술하게 무너질 나라가 아니었다. 여전히 북위의 군은 강했고, 그 장수들은 유능했다. 오원에도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 알 수 없었다. 파육한발릉은 그래서 먼저 12명의 병사들을 선발하여 그들을 유목민으로 변장시켜 오원 부근에 복병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닌가 알아보라 명령을 내렸다.

 

파육한발릉의 명령을 받은 병사들은 일단 먼저 오원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오원의 여러 산봉우리 가운데 하나로 올라가 고기를 구워먹고 술을 마시며 서로 다투는 연기를 했다. 어디를 보더라도 유목민의 사냥꾼이 초원을 헤매다 들러 휴식을 취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병사들이 엉덩이를 붙이고 눌러 앉아 심지어 잠까지 자려 하자 숨어 있던 북위의 복병이 반응을 나타냈다.

 

아무래도 복병이 숨어 있는데 그 앞에서 저리 술을 마시고 노닥거리면 여러 가지로 문제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일단 술 냄새와 한가롭게 놀고 쉬고 있는 유목민의 모습은 병사들을 동요시켜 사기를 떨어뜨렸고, 저들로 인해 이리로 오던 반란군으로 하여금 경각심을 갖게 할 것이었다. 어느 쪽이든 복병을 숨겨두고 있는 입장에서는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북위의 지휘관은 이들을 병사들을 시켜 쫓아 보내기로 결심했다. 마침내 숨어 있던 뱀이 놀라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술에 취한 척 한참을 다투다 오원에서 물러난 병사들은 그 사실을 파육한발릉에게 전했다. 이미 그 존재가 드러난 복병은 더 이상 복병이 아니다. 파육한발릉은 오히려 그 복병을 이용하여 승리를 거둘 계책을 짜기 시작했다.

 

파육한발릉은 먼저 군을 정찰병이 보고한 복병이 숨어있는 근처까지 진출시켰다. 그리고 복병이 일어나 공격해 오자 재빨리 군을 이끌고 퇴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퇴각하는 방향에는 그가 미리 숨겨둔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복병의 기습에 패주하고 있다고 생각한 오원의 병사들이 마음 놓고 파육한발릉의 뒤를 쫓을 때 그곳에서 숨어 있던 복병이 일어나 공격을 시작했다. 갑작스런 복병의 공격에 오원의 병사들이 당황할 때 이번에는 파육한발릉이 말머리를 돌려 그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본거지인 오원을 제외한 세 방향에서의 포위공격이었다.

 

결국 싸움은 파육한발릉의 승리로 끝나고 말았다. 삼면에서의 포위공격에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오원군이 패주하면서 파육한발릉은 군을 이끌고 추격하여 마침내 오원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1942년 야마모토 이소로쿠는 "M-1계획"이라는 일련의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있었다. 그 주된 목적은 미드웨이의 점령, 그리고 그 부수적인 목적으로 미드웨이를 구원하러 오는 미()함대를 격멸하는 것이었다.

 

원래 구일본제국 대본영은 진주만을 기습하여 미국 태평양함대 - 특히 전함들에 괴멸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면 태평양에서의 미국의 행동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된다면 그 틈을 타 동남아시아의 자원지대를 차지하고 장차 인도와 호주까지 진출하게 되면 태평양에서의 거점을 잃은 미국은 협상테이블에 나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그러나 항공모함 호네트에서 발진한 둘리틀 폭격대의 B-25 미첼 폭격기에 의해 일본 본토가 폭격당하고, 산호해 해전에서 미해군 항공모함 함대의 건재함을 확인하게 되자 대본영은 추가적인 대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이 일본본토를 직접 공격하지 못하도록 방어선의 외연을 넓히고, 위협이 되는 미국 항공모함 함대를 유인하여 격멸하고. 특히 미국 항공모함의 추격과 격멸은 야마모토 이소로쿠가 진주만 기습 이후 줄기차게 주장해 오던 것이었다.

 

말하자면 야마모토 이소로쿠가 수립한 "M-1계획"이란 태평양에서의 미해군의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미드웨이를 점령함으로써 미국의 태평양에서의 행동을 제한하고 미국을 공격하는 거점으로 삼는 한편, 미드웨이를 구원하고자 달려온 미국의 항공모함 함대를 포착 섬멸함으로써 태평양상에서의 미군의 전력을 지워버린다고 하는 두 가지를 목표로 수립된 작전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일본의 의도는 벌써부터 미국에 의해 간파되고 있었다. 특히 1942 4월 미해군 암호해독반은 일본군의 무전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유독 AF라고 하는 단어가 자주 쓰이고 있음을 발견했다. 암호해독반의 반장 조셉 로슈포르 중령은 이전 일본군의 무전을 통해 알아낸 일본군 정찰기의 이동경로를 추적한 결과를 토대로 이 AF가 미드웨이일 것이라는 심증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심증만으로는 부족했다. 진주만에서의 기습으로 대부분의 전함을 잃은 미국으로서는 당장의 전력의 열세에서 제대로 역습을 가하기 위해서는 보다 확실한 정보가 필요했다. 과연 미드웨이일 것이냐? 아닐 것이냐?

 

죠셉 로슈포르 중령은 일본군의 무전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과 무전에 자주 등장하는 AF가 일본군의 작전목표일 것이라는 것과 아마도 AF가 미드웨이를 가리키는 것일 것이라는 보고내용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AF가 미드웨이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미드웨이의 담수시설이 고장났다는 거짓전문을 평문으로 보낼 것을 건의했다. 만일 AF가 미드웨이라면 반드시 일본군의 무전에 어떠한 반응이 있을 것이라면서. 니미츠 제독은 기꺼이 그에 동의했다.

 

아니나 다를까 "미드웨이에 담수시설이 고장났음"이라는 평문전문은 얼마 안 있어 "AF에 담수부족"이라는 일본군의 암호전문이 되어 암호해독반에게로 돌아왔다. AF는 확실히 미드웨이였던 것이다.

 

물론 일본군의 작전목표가 미드웨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사실 매우 아슬아슬했다. 만의 하나 미국 정찰기가 일본군 함대를 먼저 발견하지 못했다면, 나구모 주이치 제독의 우유부단함이 항공모함 갑판에서 통상폭탄과 어뢰를 바꿔달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면, 몇 가지 ‘~라면’만 더해졌더라도 오히려 미드웨이에서 전멸하는 것은 미국의 항공모함함대일 수도 있었다. 사실 당시 해군 전력에서 미해군 태평양 함대는 일본군의 상대가 되지 못했으니까.

 

그러나 미국 항공모함의 존재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일본군과는 달리 일본군 함대가 미드웨이 근방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정찰에 나선 미국의 전략적인 우위가 그러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음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미드웨이의 담수시설이 고장났다는 거짓정보를 통해 일본의 반응을 이끌어냄으로써 그로부터 목표한 사실을 알아냈으니, 숲을 건드려 뱀을 놀라게 하는 전략이라 할 것이다.

 

 

하긴 아마 타초경사의 예로서 가장 사람들에게 익숙한 것이 추리소설이나 만화에 나오는 어떠한 장면일 것이다.

 

사건이 벌어졌다. 그런데 범인은 오리무중이다. 탐정이 나선다. 이런저런 근거로 추리를 하며 사실을 밝혀간다. 그러면서 그 끝에 그런다.

 

"이미 범인은 밝혀졌다."

 

대개는 범인을 밝히지 않거나, 때로는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그러고 나면 반드시 반응이 있다. 다른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거나, 이미 있는 증거를 지우려 하거나,

 

범인이 밝혀졌다거나, 증거를 확보했다거나 범인이 놀랄만한 내용을 흘림으로써 범인으로 하여금 반응하게 하고 그 반응을 예측하여 잡아내는 것이야 말로 추리물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패턴 가운데 하나다.

 

그러고 보면 그런 추리소설도 있었다. 완전범죄를 저질렀다 자신하는 용의자를 앞에 두고 수사관은 그렇게 말한다.

 

"범죄는 없었다."

 

완전범죄를 자신하는 범죄자 앞에 그것이 범죄가 아니라 단언하는 것이다. 범죄도 없었고 범죄자도 없었고 따라서 완전범죄도 없었다. 그러나 그 범인은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자신이 죄를 저질렀음을 실토한다.

 

아마 함정수사도 그러한 한 예일 테지만 그것은 일단 별개로 하겠다.

 

 

대화의 기술에서도 타초경사는 흔히 쓰인다. 상대가 무언가를 감추고 싶어 한다. 바로 직설적으로 물어보면 다짐한 것이 있기에 솔직한 대답을 듣기 쉽지 않다. 그럴 때는 주변을 치는 것이다. 관련된 무언가. 혹시나 싶은 무언가. 스무고개를 하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반응이 있으면 바로 그것이 숨기고자 하는 바인 것이고.

 

계약을 하든 협상을 하든 그러한 약점을 찌르게 된다면 얼마든지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2차 북핵위기라는 것도 결국 그렇게 야기된 것 아니던가. 미국 대표의 압박과 유도에 그만 북한 대표가 핵무기 개발사실을 시인함으로써 북한의 핵무기개발은 기정사실이 되었고 이후 핵문제에 있어 주도권은 미국이 쥐게 되었다. 물론 멍청하게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이라크까지 침공함으로써 더 이상 북한을 압박할 수단을 갖지 못하면서 주도권은 바로 역전되어 버렸지만.

 

이를테면 격장지계라는 것인데, 격장지계 역시 타초경사의 한 예라 할 수 있다. 상대를 화나게 하면 화난 만큼 주의를 잃게 되고 주의를 잃게 되면 그 빈틈을 노릴 여지가 커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화가 나서 자칫 자신을 과시하거나 하게 되면 그로써 상대의 허실도 알 수 있게 된다. 화나게 하고 당황하게 하고 슬프게 하고 기쁘게 하고 다급하게 하고 즐겁게 하고, 일단 미끼를 던져 상대의 반응을 유도함으로써 상대를 읽고 상대에 보다 유리하게 대처하는 것이 타초경사의 요체인 것이다.

 

뱀은 항상 수풀에 숨어 있다. 뱀을 잡자면 뱀으로 하여금 수풀에서 나오도록 해야 한다. 나오지 않으려면 최소한 작은 움직임이라도 보이도록 해야 한다. 일단 뱀이 어디 있는가만 알 수 있다면 그 다음에는 맨손으로도 잡을 수 있다. 물론 잡으려는 뱀이 크고 독이 있어 위험하거든 바로 도망쳐야 한다. 도망치는 것도 결국 그 뱀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알아야 한다는 점에서 뱀을 놀라게 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도망도 칠 수 없으니.

 

하긴 군대에서도 배우지 않던가. 적이 있는가 없는가 알 수 없으면 일단 총을 쏘고 본다. 이른바 요란사격이라는 것인데, 표적을 특정하지 않고 일정 범위에 총알을 난사함으로써 그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만일 적이 있다면 반격을 해 올 것이고, 재수가 좋아 적이 눈먼 총알에 맞게 되면 그것으로 끝일 것이고, 아무것도 없다면 그냥 총알만 낭비하면 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에 대해 제한적인 공격을 가함으로써 상대의 반격을 유도하여 그로부터 상대의 규모와 의도, 목적, 배치, 화력 등을 알아내는 위력정찰도 결국 원리는 같다 할 수 있다. 첫째 목적은 적을 놀라게 하는 것, 둘째 목적은 놀란 적으로 하여금 그 허실을 토해내게 하는 것, 마지막으로 운이 좋다면 그대로 상대를 눌러 제압해 버려도 좋다. 이미 하나의 체계화된 현대전술로서 타초경사는 정립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타초경사를 알아 그리 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동서고금을 통하는 정보전의 기본이니까.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상대로 하여금 움직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움직이도록 해야 상대를 알 수 있다. 상대를 알아야 상대를 어떻게 제압할 것인가가 나온다. 언제 어디에서 얼마만한 크기와 힘으로 덤빌 것인가를 안다면 싸우든 도망치든 이쪽 마음대로다. 이길 만하면 싸우는 것이고 질 만하면 도망치거나 항복하는 것이고 이겨도 져도 결국 내가 주도하여 내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한다. 바로 그것이 타초경사, 병법삼십육계의 열세번째 놀라 고개를 치켜든 뱀을 잡는 땅꾼의 계략이다.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