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2일(목)
장모집을 비워주어야 하는 날이다.
전주 중앙가구의 고급 자개농
그냥 폐기처분하자는 데 도저히 동의하지 못하겠다.
일단 서예작업실에 옮겨 놓을 생각이다.
팔고 싶은 마음이 없지만, 성화에 못이겨
당근마켓에 올려놓았다.
근 50년 전 중앙가구에서 샀을 때 가격의 3분의 1 값이다.
(다가동 구입 - 1.고사동 - 2.서서학동 - 3.진북동)
세 번의 이사를 거치면서 작은 흠집이 하나 둘 생겼지만
문을 여닫아 보니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일전에 자개농으로 작품을 하는 작가도 보았는데
최소한 앞문짝은 장인의 예술 작품으로 취급해야 한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작품수장고 겸 작업실 창고를 지으면 잘 배치하려 한다.
이제 나의 소장품으로 기념삼아 올린다.
아무튼 당근마켓에 올린
딤채 김치냉장고(구형)만 20만원에 팔렸다.
중앙가구점
2월 23일
자개농은 앞문짝 4개를 분리하여 세 번에 걸쳐 서실로 옮겨놓았다.
그런데 문갑과 화장대가 폐기되어 비를 맞고 있는 모습이 마음에 걸렸다.
문득 우리집 거실 TV장과 바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정이 가까운 한밤중, 아들과 구르마를 이용해 거실로 옮겨놓았다.(위 사진 참조)
안방에서 거실로 옮겨 앉으니 어두운 느낌이 들었지만
자개의 화려함을 어찌 MDF에 비기랴.
이로써 자개 작품을 만드느라 애썼던 장인들과
애지중지 소장해온 장모님께 죄책감을 덜하게 되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새삼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35년 동안 작품을 만들어 온 나로서는
남의 손에 의해 무참히 폐기되기보다는
눈 밝을 때 나 자신이 제대로 옥석을 가려
후세에 전할 작품만을 남겨놓는 현명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참에 작품을 선별하여 폐기할 생각이다.
무거운 짐을 줄이고 정수만 남겨놓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알고 있지만, 실천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