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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 스크랩 찰자세 시즌2 제34호 ★ 캄보디아를 떠나며
2찰리 추천 0 조회 396 08.10.26 12:52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2008년 7월 2일

시엠립을 떠나기로 한 날이다.

원래는 시엠립에 조금 더 여유 있게 머물면서 머물었던 선교관에 있는 친구들과 시간도 더 보내고

아쉽게 본 앙코르 유적에도 한 번 더 둘러볼까 했는데

먼저 떠나기로 했던 스티브와 테레사가 태국까지 같이 가자며 언제 떠날 것이냐고 해서

앙코르 유적 보고 난 바로 다음날 시엠립을 떠나자고 하는 것을

아직 아쉬운 것이 더 남은 나는 하루만 더 시간을 달라고 하고 그 다음날 떠나자고 한 것이 오늘이다.



 

 

그렇게 해서 어제 오전에는 선교관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에게 지금 하는 여행에 대해서 얘기도 나누고

같이 성경공부를 하며 조금 친해질 시간이 있었다.

학교는 다니고 싶은데 집에서 통학하기 너무 먼 곳에 사는 친구들이 와서 머물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날 오후에는 그 전날 시내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 분들과 시간을 보냈다.

스티브 테레사와 인도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와 야시장에 가려고

바와 음식점들이 몰려있는 펍스트리트를 빠져나가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다가오며 한국말로 말을 걸어오는 것 아닌가.



 

 

누군가 했는데 전에 호치민에서도 잠시 만났던 반가운 커플 자전거 여행자 섭이&수지(osavasa.com)님이었다.

여행 중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조금 길게 머물고 있는 동안 한국에서 손님이 오셨다고 한다.^^



 

 

그래서 다음날 따로 보기로 하고 만나 같이 마사지 받고 저녁도 같이 했다.

한인이 운영하는 마사지 집에 갔었는데 마사지 입구에 자그마한 욕조에 고기들이 살고 있다.

어항 치고는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욕조에 앉아서 발을 넣으라는 것 아닌가!

닥터피쉬라고 하는 물고기 녀석들이 발에 있는 각질을 뜯어 먹어서 무좀이나 습진을 치료해준다고 한다.

발에 무좀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 발을 넣으면 고기들이 냄새에 중독되어 모두 죽을까봐 넣지도 못하고 있는데

발을 이미 담군 섭이&수지 커플이 간지럽다고 낄낄 웃으며 아스러지니깐 그 느낌이 도대체 어떤지 궁금하다.

그래서 나도 발을 씻고 한 번 담가봤다.

발을 넣자마자 고기 한두 마리가 발에 붙어 살을 조금씩 뜯어먹더니 한 부대가 달려 붙는다.

나의 발 맛을 보고 배 들고 수면위로 떠오를 것 같던 고기들이 죽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아무튼 간지럼 많이 타는 나는 너무 가려워서 10초 이상을 못 넘겼다.^^;



 

 

짧지만 쉴 틈도 없이 알차고 즐거웠던 시엠립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스티브와 테레사를 그들이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오전 7시에 만나 시엠립을 떠난다.

스티브나 나는 오전 일찍 만나는 것을 꺼려하는데

테레사가 6시에 만나자는 것을 겨우 늦춰서 만나기로 한 시간이 7시다.

테레사의 체력은 대단하다를 넘어 무서울 정도이다.^^;;



 

 

우리의 계획은 길이 안 좋기로 악명 높은 시엠립에서 태국 국경까지의 비포장도로를 피해

톤레삽 호수를 배타고 가로 질러 호수 반대쪽에 있는 바탐방을 거쳐 태국 국경으로 가는 것이다.



시엠립에서 남쪽으로 20km 조금 안 되게 내려오니깐 아스팔트 도로가 내리막으로 끝나고 비포장도로로 바뀐다.

우기 때는 이곳 까지 물이 차는가 보다.



 

 

2km 정도 더 가니깐 호수의 시작되는 지점이 나오고 배에 물건 싣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렇다면 호수 입구에 떠 있는 이 파출소는 물의 높낮이에 따라 항상 위치기 이동한다는 말이다.

건기인 지금은 시엠립에서 2km 더 멀리 떨어져있고 우기인 연말 연초엔 시엠립으로 2km 더 가까이.



그거는 그거고 우리는 바탐방으로 가는 배를 찾아 열심히 돌아다녀보지만 보이질 않는다.

사람들의 말로는 바탐방으로 떠나는 배가 하루에 딱 하나 있는데 아침 7시에 이미 떠났다고 한다.

언제 떠나는 지도 모른 채 가는 배가 있다는 것만 알고 무조건 찾아온 우리의 잘못이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아무 배나 잡고 호수 건너편 쪽으로만 간다면 좀 얻어 탈 수 있냐고 물어보지만

건너편으로 가는 배가 한 대도 없고 모두 근처의 수상 마을로만 이동한다고 한다.

더 찾아본 결과 아이에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냥 관광용 배에게 물어봤더니 바탐방까지 반나절이나 걸리는데

1명이건 10명이건 200$는 내야 기름 값과 마진이 떨어져서 우리가 감당하기 좀 어려운 금액이란 것이 문제다.



 

 

베트남 수상시장 느낌 나는 아줌마께 냉커피 한 잔씩 사마시며 결론을 내봤다.

내일 오전까지 기다리느냐 아니면 셋이 200$ 내고 호수 건너편으로 건너가느냐.

둘 다 별로 와 닿지 않아서 아쉽지만 다시 시엠립으로 돌아가서 그냥 그 비포장도로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심해 봤자 얼마나 심하겠어.



 

 

그런데 정말 상상 이상으로 심하다.

시엠림 떠나서 초반엔 그래도 도로가 조금 좁고 먼지가 많이 날리기야 하지만

한쪽은 아스팔트가 깔려서 그래도 달릴 만하구나 하고 안심했다.



 

 

그런데 머지않아 한쪽에 있던 아스팔트마저 사라지고 본격적인 비포장이 시작된다.

그냥 비포장이면 모를까 손실 된 아스팔트를 까놓고 얼마나 오래 방치해 뒀는지

도로가 평평하지 못하고 중간 중간에 움푹 파인 웅덩이가 단단해져서 잘못 디뎠다간 바퀴에 충격이 엄청 크다.

도저히 일자로 달릴 수 없는 길 위에서 무거운 자전거로 가속과 제동을 계속 반복하니깐 힘이 몇 배로 드는지 모르겠다.



 

 

속도를 냈다가는 자전거에 큰 무리가 올 것 같고 그렇다고 끝도 없는 이 길을 걸어 갈 수도 없고.

오늘 하루 자전거 타고 끝낼게 아니기 때문에 자전거에게 최대한 무리 가지 않게 천천히 가기로 했다.

스티브나 테레사는 짐의 무게가 얼마 되지 않아 나보다는 빨리 달려도 자전거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다.

그래서 나 때문에 괜히 지연 되는 것 같아서 둘이 먼저 가라고 했다.

먼저 가라고 한다고 쉽게 먼저 갈 친구들은 아니고 내 짐을 나눠서 들자면서 가방 하나씩 달라고 한다.



 

 

내 속도에 맞춰 가다 보면 다음 숙소가 있는 마을(시소폰)까지 오늘 안에 도착하기 힘들 것 같으니깐

날 저물기 전에 둘이 먼저 가서 숙소를 찾고 숙소를 잡으면 전화해서 이름과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

내게 더 편하고 우리 모두에게 좋은 것이라고 하면서

난 정말 괜찮으니깐 도착하자마자 푹 쉴 수 있게 숙소나 잘 잡아 달라고 해서 겨우 둘을 먼저 보냈다.



앞으로 오늘의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는 50km.

시속 6~8km/h 사이로 거의 걷다시피 달린다.

잠깐만, 계산해 보니깐 이대로 계속 달리다가는 7시간도 넘게 걸리네?

말이 일곱 시간이지 정말 자정이 다 돼서 도착할 것 같다는 두려움에 내 느낌의 제한 속도를 어기고

5시간 이내에 도착해야겠다며 속도를 조금 더 내본다.



 

 

그리고는 결국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던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앞바퀴 좌측에 달린 패니어(자전거가방)가 무게와 흔들림을 견디지 못하고 짐받이에서 떨어져 나왔다.

다행히 엎어지거나 패니어가 떨어지면서 바퀴를 건드려서 휠이 휘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 망가진 패니어를 어쩐담?

바퀴 한쪽에만 짐이 달리면 균형도 안 맞거니와 패니어 하나를 손에 들고 이 거리를 달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고 큰일이다.

스티브와 테레사는 이미 멀리 가서 쫓아가서 도움 청하기엔 너무 늦었다.

아까 짐 들어준다고 할 때 우기지 말고 그냥 말 들을걸.. -.-;;



 

 

이제 어쩌나 하고 망가진 원인을 찾아보니깐 가방과 홀더를 잡아주는 부분의 나사가 부서져 나간 것이었다.

그렇다면 나사만 갈아 끼우면 되겠다.

딱 맞는 사이즈는 아니지만 때마침 예비 나사 여유분이 두 개 있어서 임시로 꼽고 계속 달렸다.



얼마 가지 않아서 요번엔 앞바퀴 우측에 있는 패니어가 좌측과 같은 이유로 부러졌다.

한번 겪어 봤다고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스페어 나사로 대체하고 또 달린다.







내가 지금까지 봐온 캄보디아로는 이런 중요 도로를 마음만 먹으면 포장 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되는데

왜 완공하지 않고 몇 년간 계속 미루고만 있는지 그 진짜 이유를 한번 들어보고 싶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들은 얘기 중에 그런 이유도 있겠구나 싶었던 얘기는

캄보디아에게 앙코르 유적은 많은 관광객을 자석처럼 끌어들이고 있는 황금알 낳는 거위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든 관광객들은 찾아 올 텐데 그 오는 방법 중에 육로를 차단시키면

어쩔 수 없이 항공으로 많이 오게 되고 그것이 더욱 큰 이익이 남기 때문이란 말이다.

안 그러면 지금 상태로 시엠립 공항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다고 들었다.

뭐 기든 말든 지금은 비포장이니 그냥 받아들이고 달리자.



 

 

중간 중간에 한글로 표기된 휴게소들이 몇몇 보인다.

지치고 힘든 와중에 반가워서 들어가 보면 모두 문을 닫았다.

아마 도로가 곧 완공 될 것이라 보고 투자했다가 그렇게 안 돼서 이렇게 되지 않을까.



 

 

10시가 되어서 드디어 나도 시소폰에 도착했다.

배고플 텐데 기다려준 친구들과 같이 저녁 먹으러 나간다.



 

 

우연히 속도계를 보니 오늘 도착한 이 숙소가 드디어 세계일주 누적거리 1만km 되는 곳이다.^^

저녁 먹으면서 다사다난했던 하루를 되새김질 하며 무사히 해냈다고 서로를 자축한다.

밥을 먹고 나니 잠이 밀려오는데 산책하고 숙소에 돌아가자는 의견을 낸 테레사.

그녀는 원더우먼인가?

둘이 오붓한 시간 보내라며 나는 숙소로 돌아간다.ㅋ



 

 

바른생활 숙녀 테레사와 함께 하기에 다음날 아침도 해 뜨자마자 기상이다.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고기도 안 먹으면서 오래가는,

그래서 에너자이저라는 별명을 붙여 줬다.



 

 

 

시소폰에서 태국과의 국경도시인 포이펫까지는 어제에 비하면 짧은 거리이지만

혹시나 포장이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출발했지만 오늘도 마찬가지다.

간밤에 살짝 내린 비덕에 설상가상.



 

 

아침에 조이고 닦고 기름칠한 자전거들이 머드배스를 하고 다시 어제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50km 정도 달리다 보니 점심시간에 맞춰 국경도시인 포이펫(Poipet)에 도착했다.

점심을 먹으며 보유하고 있는 현지 화폐 다 써버리고

태국 가면 못 마실 줄도 모르는 시원한 냉커피 한잔 들이킨다.



 

 

출국 창구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홀가분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지겨운 비포장도로를 드디어 빠져나간다는 마음에 기쁨 반,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캄보디아이기에 다시는 요번에 봤던 정겨운 모습을

다시는 못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에 그리워지려고 하는 슬픔 반.



 

 

국경을 넘어 캄보디아에서의 일정들을 잠시 되새겨보니 참 다양한 일이 있었다.

입국하자마자 쥐 고기 대접받고 피부병가지고 들어와서 병원 찾아 대도시로 가는데

자전거가 끝도 없이 말썽 부리는데다가 인적 드문 시골길을 달리느라 물건 파는 곳이 없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해서 고생했던 기억.

다음에 입국해서는 해변에서 휴식도 취하고 프놈펜에서 킬링필드의 흔적을 보고 놀라고

시엠립 가는 길에 미국 자전거 여행자 친구들 만나서 같이 세계 문화유산 둘러보고

캄보디아를 빠져나오는 이 지금 순간 까지, 만감이 교차하면서 세상 앞에 조금 더 다가간 것 같아 뿌듯하다.

한쪽만 보고 그 나라는 그렇구나 라고 정리 할 뻔 하다가 입장 바뀌고 환경도 바뀐 다른 쪽도 보고 나니

역시 섣부른 판단은 안 좋다는 것과

불행히도 고대역사기록이 없어서 아쉽지만 인도차이나에서 가장 문화민족이라고 할 수 있는

크메르의 역사를 보면서 인간사는 언제 뒤바뀔지 모르니깐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 등을

직접 보고 피부로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여행 떠난 지 1년이 훌쩍 넘고 2년차에 접어든지 몇 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여기까지 밖에 못 와서 아쉽다는 안타까움 보단 앞으로 볼 것이 아직 많이 남아서 기쁘다.

어디 다음 한쪽 구석으로 가~볼까나!^^


 



 

* 캄보디아 결산

3월 초에 동부에서 8박9일 6월 중에 서부에서 22박23일 지냈음으로 총 30일간을

하루는 경찰서에서

이틀은 현지인 도움으로

이틀은 현지인 집 앞에 텐트치고

11일을 시하눅빌과 시엠립 선교사님 댁에서

6일은 프놈펜 친구네 집에서

8일을 숙박업소에서 혼자 또는 같이 셰어해서 잤다.



30일간 총 239$를 지출했음으로 하루 평균 8$로 지금까지 어느 나라보다 센 편이다.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비자 값 65$ (20$+20$+25$), 인터넷 20$, 핸드폰 충전 20$, 앙코르 유적 20$,

숙박 19$, 수리비 15$ 등이다.

먹고(80$) 잔 것(19$)만 하면 하루 평균 3.3$이라고 위로해본다.



캄보디아에서 달린 거리는 1317km (동부 352km + 서부 965km) 하루 평균 45km.


 

 

2008년 7월 2-3일

2일 이동거리 : 155km

3일 이동거리 : ing.. (국경까지 49km)

세계일주 총 거리 : 10049km

마음의 양식 : 갈라디아서 2-3장


http://7lee.com

찰리의 자전거 세계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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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10.26 16:59

    첫댓글 10,000km 축하드리며, 2만 3만 km 건강한 여행 되시길...

  • 08.10.26 18:50

    10,000Km 달성하심을 축하드립니다..즐겁고 안전한 여행이 계속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08.10.27 11:26

    10.000Km달성 축하드립니다 늘 건강한 여행되시길 바랍니다 주님께서 님의 여행길 지켜실겁니다 화이팅...

  • 08.10.27 13:19

    앞으로의 새로운 세상 이야기도 기대됩니다. 항상 흥미로운 여행기 감사합니다.

  • 08.10.27 18:29

    10,000Km 달성을 축하드립니다. 가시는 길 주님의 은총 함께 함께하시길 기원드립니다.

  • 08.10.28 14:55

    30일간 총 239$를 지출~~대단하시네요~~오늘도 즐겁게 읽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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