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콤한 나의 도시] 15
S#1. 오프닝 점집 & 찻집 & 점집 앞 / 오후.
<점집안>
점집여자 (정리한 사주 보다가 갸웃) 근데, 이 남자랑 결,혼을 하신다구? / 이런 사람은 지붕아래 살 팔자가 아닌데... /
<찻집>. 영수 앞에 앉은 사내의 모습. /
<점집 앞> 택일 날짜가 적혀있는 쪽지를 내려다 보는 은수의 얼굴. /
S#2. 찻집 / 오후
굳은 얼굴의 영수.
사내 내가 너에게 무엇을 빼앗으려 온 거냐고 물었다.
영수 ...
사내 태경아, (뜸) 이제 나를 돌려다오.
숨이 멎을 듯한 얼굴로, 사내를 보는 영수의 얼굴 그 위로,
사내 돌려줘.. 나를.
S#3. 은수의 원룸 / 같은 날 저녁.
은수, 택일한 종이를 보고 있다.
보다가 종이를 가만히 위로 들어, 형광등 불빛에 비쳐본다.
그리고 다시 내려 잠시 들여다보며, 갸웃하더니..
드디어 상관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은수 돌팔이.
은수, 전화를 건다. 받지 않는지.. 받기를 기다리다가, 그냥 내려놓는다.
별다른 생각 없이, 그냥 안 받는구나, 하듯 가볍게.
S#4. 영수의 아파트 / 같은 저녁.
영수의 전화기 액정에 ‘부재중 전화 1통’이 뜬다.
그 곁에 영수, 가만히 앉아있다.
(전화 온 것을 아예 의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S#5. 밥집 / 다음 날 점심시간.
밥을 먹는 은수와 영수.
은수, 영수에게 택일 쪽지를 보여준다.
받아서 날짜를 보는 영수의 얼굴. 티나지 않게 복잡하다...
은수 너무 빠르죠. 근데, 그날이 좋대요, 빨리 하는 게.
영수 네에..
은수 (생각하니 우스워서) 좀 웃겼는데.. 그 아줌마. (영수가 보면) 그거 봐준 아줌마요. (하다가) 그런 거 믿어요?
영수 네? (하고 다시) 아. 그냥요, 별루.
은수 저두요. (따라한다) 그냥요, 별루. (영수를 보다가 혼잣말처럼)수염두 없네.
영수 (보면)
은수 (생각하니 재밌다) 영수씨 보러 호랑이 상이래요, 떡대두 크구, 털두 많구.. (웃겨서 풋! 하고 영수를 보는데)
영수 (전혀 웃고 있지 않다)
은수 어? (조심스럽게) 안 웃겨요? (다시 웃음나며) 난 너무 웃겼는데...
영수 (겨우 미소.. ‘ 아줌마가’) 그랬어요?
은수 에이, 돌팔이예요, 돌팔이. 그래두, (택일 쪽지를 두고. 말하려니 웃기다) 이날 해요?
영수 (보다가 그냥 끄덕끄덕) ...네.
은수 미국.. 부모님두.. 괜찮으신 거구요?
영수 (보다가, 겨우.. 끄덕끄덕)
은수 그럼, 우리 인제 디게 바쁘겠다. 히이~.
영수 (은수를 본다...)
S#6. 뮤지컬 아카데미 / 같은 날 점심시간
오전 수업 끝난 상황.
수아 (유희와 연습실 나서며) 뭐 먹지? (연습실 돌아보며) 짠돌이, 수업료 아까워서 어떻게 결석을 다 해? (유희에게) 언닌테두 연락 없었죠, 지욱오빠.
유희, 그렇다는 얼굴.
유희와 수아, 밖으로.
S#7. 재인 공방 / 같은 오후
재인과 유준, 초밥을 먹고 있다. 거의 다 먹은 상태.
은수, 들어서면,
유준 하이~ 은수.
은수 유준이네~? (하곤 재밌다는 듯 재인을 본다) 밥을 인제 먹어?
유준 다 먹었어.
재인 (하는데 은수에게 대뜸) 내가 불른 거 아냐, 그냥 온 거야, 유준이가. (유준에게) 구치이?
유준 고럼.
재인 히이~.
유준 (시계보고) 어쿠. (자리에서 일어나서 생각났는지, 은수에게 깁스했던 발 탁탁 구르고 깁스 풀렀다고) 해방!
은수 (다리보고) 오.. 축하해~.. 언제 풀렀어?
유준 그저께. 결혼 준빈 잘 돼가지?
은수 응 (웃으며 끄덕끄덕)
유준 간다?
은수 응.
재인 (다정 철철) 수업 잘해~
S#8. 영수의 아파트 / 같은 오후.
영수, 심각하게 있으면,
홍이사 걱정마라... 집이랑 명의이전 다 끝났다. 그 사람도 우짜지 몬한다.
영수 형.
홍이사 ....
영수 그 형, 나한테 뭔갈 뺏으러 온 사람이 아니야..
홍이사 .... (보다가) 그래도 해 둬야 되는 일이다..
영수 형.. (그게 아니라, 다른 할 말이 있는 얼굴)...
S#9. 재인 공방 / 같은 오후.
밝은 얼굴로 재인을 보는 은수로 이어진다.
재인 (뭔가 속으로 좋아서 나오는 웃음) 쿄쿄쿄쿄...
은수 (보다가 전염돼서 뭐가 또오, 하듯 피식 웃으면)
재인 비밀인뎃! 유준이랑 내 궁합이~ 너네 보다, 좋다? (좋아서 새나오는 웃음) 흣!
은수 (피식 웃음난다) 하! 돌팔이래메!
재인 (안타깝다는 듯, 웃음 뚝 그치며) 우씨! 그르니까, 좋다만거지! (그래도 웃음) 흣! 비밀이다~? 쉿!
은수 챠. 모가아(비미일)~?
재인 (뭐긴뭐냐는 듯 얼른 듣는 사람도 없는데 목소리 낮춰) 궁합본 거어.
은수 아이구우, 너만 입 다물면 아~무도 모른다.
재인 긍가? 히이~.
은수 아이구... (하고 웃는 얼굴에서)
S#10. 영수의 아파트 / 같은 오후.
영수를 보는 홍이사....
영수 내가 두려운 건, 그런 게 아니야....
홍이사 ............. 은수씨이...(?)
영수 무서워. (뜸) ........ 그 사람, 다칠까봐....
홍이사 ......
영수 ..... (보다가 창밖으로 고개를 돌린다..)
(경과) / 같은 날 밤.
시계 초침소리..
혼자 남은 영수, 생각에 잠겨 있다.
미간에 주름이 서고.... 점점 생각이 어딘가로 빠져드는 느낌..
얼굴에 고통이 드리우며,
S#11. 지리산 계곡 플래시 백 / 오후.
물가, 사내 곁에 앉은 어린 영수, 꺽꺽 울고 있다.
오래 참았던 울음을 한꺼번에 터뜨리고 있는 듯.
울음의 정점에서 꺽꺽 울면서 간헐적으로 나오는 말,
영수 (사이사이 울음) 내가.. 내가.. 친구를 죽였어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요.... (울음)
사내는 말이 없고, 영수는 계속 꺽꺽.. 울며..
영수 나는.. 죽었으면 좋겠어요... 죽었으면(좋겠어요..) 그러니까 (꺽꺽) 나를.. 죽여주세요..
사내 .....
영수 제발.. 형.. 나는 죽었으면 좋겠어요.... (운다)
S#12. 영수 아파트 / 밤.
영수, 완전히 그때로 가있다...
입은 무방비하게 벌어져있고, 온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울고 있다...
마치 그때처럼.
S#13. 은수 원룸 / 다음 날 오전. (*비 안와야 하는 날)
은수는 전화 통화 중. 듣고 있다.
웨딩E 9월 6일날 비어있는 홀들 리스트업해서 메일 드렸어요, 신랑님이랑 상의하셔서, 결정을 빨리 하셔야 돼요, 신부님두 아시다시피, 토욜이라 식장 빠지는 게 아침 저녁으루 다르니까~.
은수 네, 얼릉 얘기해 볼게요.
웨딩E 여행지는. 결정하셨어요?
은수 아, 맞어. 네~. 상의해 볼게요.
웨딩E 네~. 신부님, 결정하시는 대로 바루 연락주세요?
은수 네에~. (전화 끊고 흉내) 신부니임~. (느끼하다는 시늉)
S#14. 영수 아파트 / 같은 오전.(*비 안와야 하는 날)
긴팔 셔츠를 입는 영수.
목까지 단추를 채우고, 소매 단추도 채운다.
S#15. 백화점 / 같은 오전.(*비 안와야 하는 날)
은수, 유희와 함께 가전매장을 구경하고 있다.
유희 (벽걸이형 티비를 보고) 와.. 몇평이나 되야, 이런 걸 걸어놓구사냐... 집은. 구했어?
은수 어? 어.. 아마 그 사람 집? 응. 그 사람 집.
유희 몇 평인데?
은수 (생각한다) 한... 삼십평은 넘는 거 같구.. 사십평은 안 되는 거 같애..
유희 오... 자기 집이야?
은수 긍가? 몰라..?
유희 에~에? 니가 몰름 그걸 누가 아냐? 맹꽁이.
은수 히~. 물어봐야 겠다! //
<가구매장>
베이지와 연한 그린색 소파를 두고 갸웃, 꼼꼼히 비교중.
은수 어렵네에.. 어려워어..
유희 (문자가 온다) 벽이 무슨 색인데. (하다가 문자 땜에) 잠깐만.
유희 핸드폰 꺼내고, 은수는 소파에 앉는다.
유희, 액정 열면,
지욱E 남녀사님, 나, 아파요.
유희, 액정보고 ‘많이 아픈가?’ 하는 표정으로 핸드폰 덮고 다시 은수 곁으로..
유희가 문자를 확인하는 동안, 소파에 앉은 채 뭔가를 생각하던 은수,
은수 (유희 다가오자) 유희야.
유희 (곁에 앉으며) 어.
은수 고민이 있어.
유희 (보면)
은수 (심란하게) 있지이... 엄마랑 아빠, 어쩌면 진짜루 이혼 할지도 모는데..... 말..해야겠지이?
유희 (보다가) 그 사람두 대충 알구 가는 거 아냐?
은수 응. 그 사람은 이해 할 거야.... 근데에, 그 사람 부모님은.. 부모님 입장은 또 다르잖아......
유희 (그러네) 흠...
은수 물어봐야, 겠지이..?
유희 (보다가 끄덕)
은수 (심란한 얼굴.. 한참.. 그러다) 에잇! 물어보자! 솔직하게!
유희 (미소)
S#16. 거리 / 같은 오후.(*비 안와야 하는 날)
길을 걷는 영수. 가라앉은 얼굴.
꽃집을 지나친다. 그러다 돌아가서 꽃들을 본다...
가만히... (내가 이 여자에게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구나, 그런 느낌)/
S#17. 찻집 / 같은 늦은 오후.(*비 안와야 하는 날)
은수, 먼저 와 앉아있으며, 풍성한 꽃다발을 든 영수가 다가온다.
은수, 입이 벌어진다... 와....
영수, 은수에게 꽃다발을 주면,
(*장미는 말고, 아이리스나, 소국이나 뭐 그런 걸로)
은수 와.. 저 주시는 거예요?
영수 (미소.. 조금 슬프다..) 네에.
은수 (꽃다발 안고) 와..... (영수 보고 미소)
S#18. 어느 다세대 주택 입구 / 같은 날 늦은 오후.(*비 안와야 하는 날)
유희, 죽집 쇼핑백을 들고 기웃기웃. 어느 집 출입구로 들어간다.
S#19. 지욱의 옥탑방 / 같은 늦은 오후. (*비 안와야 하는 날)
지욱 (죽 먹으며) 감동이다. 내 아픈 거 어떻게 알았어요?
유희 (기가차다.) 문자 보구 알았다.
지욱 (냉큼) 그치.
유희 ....
지욱 (먹다가 유희 보고) 무섭지 않아요?
유희 모가?
지욱 방안에 남자랑 단 둘이 있잖아.
유희 (기가 차다) 하. 하하. 그래 너두 참 남자다.
지욱 (진심이다) 남자지. 기양 남자도 아이고, 남녀사님, 좋아하는 남자지.
유희 (이건 또 뭐야, 하고 본다)
지욱 내 남녀사님 좋아해요.
유희 (아주 짧게 당황. 티나지 않게 금방 전환) 놀구있네. 눈 있대며~, 일쩜이! 일쩜이!
지욱 그땐 아이었지. 지금은 기고.
유희 (보면)
지욱 (죽 먹으며) 진짜예요. 남녀사님이 좋아요.
유희 (당혹감 감추느라 지욱 머리 세게 꽉! 쥐어박고) 꼬딱지만한 게! (가방 들고 일어선다)
지욱 (아파서) 악! (하다 유희보고) 어디가는데.
유희 (그냥 현관쪽으로)
지욱 어디 가는데. 먹는 건 보구 가야지.
유희 도망간다. 너어~무 무서워서.
지욱 어~어? (하듯 보는데 그냥 나가버리는 유희)
S#20. 지욱 집 앞 / 같은 해질녘.(*비 안와야 하는 날)
집 밖에 나온 유희, ‘뭐야..’ 그런 얼굴인데,
지욱off 진짜예요!
유희 돌아보면, 옥탑 난간에 나와 선 지욱
지욱 (외친다) 나, 진짜 남여사님 좋아해요!
유희, 그냥 돌아서 걸어간다.
(*지욱의 고백에 설레는 거 아님. 자극이 왔는데, 당장 어떻게 반응해야할지를 모르는 거다.)
걸어가는 유희를 보는 지욱.
S#21. 찻집 / 같은 저녁. (*비 안와야 하는 날)
은수 (수첩을 펴 놓고) 예식장 정하는 게 제일 급하대니깐, 같이 가봐요. 직접 보구 정해야 될 거 같애.
영수 (물끄러미 보고 있다)
은수 (영수 보고 다시 수첩보고) 그리구, 신혼여행지두 지금쯤 정해야 싸대구.. 그리구...(하다가 물끄러미 보고 있는 영수를 보고 피식 웃더니, ‘듣고 있어요?’ 하듯 손을 얼굴 앞으로 한번 어른!)
영수 (영수, 듣고 있다고 미소) 네에.
은수 (피식.) 아구. 골르는 거 너무 어려워. 누가 다 정해줬음 좋겠어요. (영수를 한번 보고 밝게) 아까 가구들 봤는데, 소파색깔 하나 결정하는 것두 너무 어렵드라구요. 베이지랑... 연한 그린이랑... 어느 게 더 날까요?
영수 (글쎄요.. 하듯 본다..)
은수, 그런 영수를 보다가, 실은 이런 얘길 하려던 게 아니니까,
수첩사이에 볼펜 내려놓고... 잠시 있다가, 고개 들고,
은수 영수씨..
영수 (보면)
은수 사실은요.. 아까부터 하고 싶은 말이 있었어요..
영수 .... (보면)
은수 소파 같은 게 아니구요.....
영수 .... (보면)
은수 (아주 조심스럽게).. 부모님이요... 어쩜 정말.. 이혼하실지도 몰라요....
영수 .... (본다.. 마음이 복잡하다.. 이런 문제는 영수에겐 아무것도 아니니까.. 자기 문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저렇게 조심스레 말하는 은수를 보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오는 조금은 슬퍼보이는 미소.. 부드럽게).. 그런데요..?
은수 영수씨, 부모님.. 어떻게 생각하실지...
영수 (아주 부드럽게 보다가 조금 놀리듯이) 그래서 걱정했어요?
은수 ... (왠지 부끄럽다)네에...
영수 바보. (뜸) 걱정말아요.. 은수씨... 그런 건 아무 것두 아니예요...
은수 (확연한 안도.. 너무 편하게 받아주니까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은 안도감. 눈물이 나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고개를 숙인 채) ..미안해요.
영수 (너무 가슴이 아프다)... 그런 건... 은수씨, 미안한 게 아니예요....
은수 (잠시 후 고개 들고 부끄러우니까 배시시) 히이~... (다시 고개 숙이며) 그럼 인제, 베이지랑 그린 걱정만 함 되겠다... (잠시 숙이고 있다. 괜히 꽃들 보는 척)
영수, 그런 은수를 본다. 이 여자를 어떻게 한단 말인가.
애처롭고 안쓰러워서.. 마음이 아프다.. 가만히 은수 얼굴에 손을 가져다댄다.. 가만히...
은수 (그렇게 가만히 있으면서) 고마워요. 영수씨. (뜸. 그러다 얼굴 곁에 와있는 영수의 소매를 보고) 어. (그러고 보니 긴팔을 너무 답답하게 입고 있다) 더운데.
영수 (본다)
은수 더워요.
은수, 영수의 소매 단추를 풀어서 얌전히 소매를 접어 올려주고, ‘반대 쪽도 주세요’, 하듯 본다. 영수, 반대 팔을 주면, 반대편도 접어서 올려주고, 자기를 물끄러미 보고 있는 영수를 가만히 보다가, 손가락으로 목 쪽을 가리키더니, 조심스럽게 테이블 위로 팔을 뻗어, 목단추 하나를 풀러 준다. 또 하나 더 풀어주고는 됐다는 듯이.
은수 됐다아.
영수 (은수가 하는 양을 지켜보며.. 내내 마음이 아프고 뜨거워서) 은수씨.
은수 네?
영수 (겨우겨우) 나두요... 할 말이 있어요...
은수 (얼른 하라고 똘망똘망 눈을 빛내며) 네!
영수 (은수의 맑은 눈을 본다... 입이 안 떨어진다...)
은수 (말이 없으니까) 네?
영수 (본다... 괴롭다.. 말을 할 수가 없다.. 결국) 그린이요.
은수 (보다가 웃겨서) 에?
영수 소파, 녹색으로 하자구요..
은수 (피식 웃으며 괜히 살짝 노려본다.. 웃음기) 그 얘기 아니면서..
영수, 작은 미소.
그리고, 보이지 않게 숨을 한번 들이마셨다 내쉰다.
S#22. 은수 원룸 앞 골목/ 같은 밤. (*비 안와야 하는 날)
(은수 한 손에 꽃다발을 들고)
손을 잡고 걸어오는 은수와 영수.
영수는 골똘하게 생각에 잠겨있다.
집 앞에 다 왔다.
은수 (혼잣말처럼) 다 왔다.
영수 (그 말에 딴생각에서 돌아와, 은수 건물을 올려다본다.)
은수 갈게요.. (뜸. 밝게) 잘자요!
영수 (끄덕끄덕) 네. 잘자요... (당부하듯) 잘 자요, 은수씨.. (하다가 음성 잦아들며) 은수씨..
은수, 영수의 부름에 보려는데, 그대로 은수를 안는 영수.
가만히 은수를 꼭 끌어안는다. 아무 말도 못하고... 꼬옥.
은수 (조금 이상하니까, 안긴 채 있다가) 왜요오.. 영수씨이.. 무슨 일.(하다 영수가 그냥 더 꼭 끌어안으니까 그만둔다..)
그렇게 안고 있는 두 사람. (F.O.)
S#23. 은수 원룸 / 다음날 오전.
유리 화병에 꽂혀있는 꽃. 싱그럽게 활짝 핀 꽃.
은수, 전화기 열며 테이블 곁 지나가다, 꽃향기 한 번 맡고, 밝은 얼굴로 통화버튼 누르고 기다린다.
안내E 이 번호는 고객님의 사정으로 당분간 착신이 금지되어있습니다...
의아해지는 은수의 얼굴. 잘못 걸었나 싶어, 핸드폰 떼고, 번호를 본다.
김영수, 라고 쓰여져 있는 액정... 다시 전화를 거는 은수.
안내E 이 번호는....
바로 귀에서 전화기 떼고, 본격적으로 의아해지는 은수의 얼굴에서, (F.O.)
S#24. 찻집 / 다른 날 오후.
홍이사와 앉아있는 은수. 불안과 의혹이 가득한 얼굴.
홍이사 (몹시 곤란하다) 사장님, 출장갔습니더.
은수 (홍이사를 본다) .....
홍이사 곧 연락 올깁니더. 걱정말구 기다리(시소.)
은수 (똑바로 보고) 어디루요? 언제 오는데요? 무슨 일루 간 건데요? (바로 붙여)홍이사님. (홍이사 보면 호소. 목소리 떨린다)저는 사실을 알고 싶은 거예요..
홍이사 사실입니더, 기다려주십사는 말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네예.
은수 아니잖아요, 그럴 수가 없잖아요. 벌써 사흘이예요. 만나기루 했었다구요, 예식장두 보기루 했구, 가구두 보기루 했구.... 그런 사람이 어떻게. 말두 없이. (하다가)말해주세요. 그 사람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홍이사 (곤란...)
은수 그 사람.. (짐작하는 바를 말한다. 울 것 같다. 목소리 떨린다.) 다쳤어요? 그런 거예요? (말하고 나자 급속히 가중되는 불안감)
홍이사 (화들짝) 아입니더, 아입니더.
은수 (떨리는 얼굴로 홍이사를 본다)
홍이사 절대로 그런 거는 아입니더. (곤란하고 답답한 얼굴)
은수 (홍이사를 가만히 보다가 드디어 알았다.) 이사님두, 모르시는 거죠.. 그 사람. 어딨는지.
홍이사 ...... (보기만)
은수 신고해요. (전화기 꺼내며)신고부터 해야겠어요.
홍이사 (화들짝 강하게 제지하며 바로) 아입니더, 안됩니더!
은수 (강하게 의혹에 찬 얼굴로 보면)
홍이사 은수씨.. 제발...(뜸) 제발, 지를 믿고 조금만 기다려주이소.
은수 (아무 것도 이해할 수가 없다는 얼굴로 홍이사를 본다)
S#25. 거리 / 같은 오후.
미동도 없이 멈춰 서 있는 은수.
주변으로 사람들 오간다.
지나가던 사람 살짝 치고 지나가도 얼어붙은 듯 그렇게 서 있다.
아무 것도 이해 할 수가 없다... 생각에 잠기는 은수의 얼굴 위로,
S#26. <인서트> 며칠 전 F.B. / 밤. (S#.22)
영수 (잦아드는 음성으로) 은수씨..
은수, 영수의 부름에 보려는데, 그대로 은수를 안는 영수.
가만히 은수를 꼭 끌어안는다. 아무 말도 못하고... 꼬옥.
은수 (조금 이상하니까, 안긴 채 있다가) 왜요오.. 영수씨이.. 무슨 일.(하다 영수가 그냥 더 꼭 끌어안으니까 그만둔다..)
S#27. 은수 원룸 / 같은 저녁.
(이제 시들어가는 꽃병이 놓인) 식탁 앞 의자에 앉은 은수. 세운 무릎 사이에 머리를 묻고 생각에 잠겨있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고개를 들면서 (그러니까 채 들기 전에), 테이블에 훑어 핸드폰을 쥐려다, 테이블에 놓인 꽃병을 친다.
살짝 건드렸을 뿐인 것 같은데,
파삭!! 산산이 깨져버린 꽃병. 쏟아진 물, 흩어진 시든 꽃잎들...
순간, 은수 눈에 이는 강한 불안, 돌연 전화를 건다.
은수 (다급하게) 경찰이죠?
S#28. 재인공방 / 같은 밤.
심각하게 모여 앉아 있는 은수와 유희와 재인
유희와 재인,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재인 (영수, 생년월일과 주조 적힌 쪽지 들고) 진짜루 출장간 거 아닐까?
유희 (작게 재인에게) 전화두 착신 금지래잖아~.
재인 맞다.
은수 (무표정하고 말간 얼굴) 그냥, 알아봐 줘...
재인 알았어. 근데, 진짜 너무 한다. 결혼이 코 앞인데, 가족 아니라구, 신고접수두 안 받아 준다는 게 말이 돼? 그러다 진짜 무슨 일이라두 있!(하다가 지가 놀라서 멈추고 말 삼킴)흡.
은수 재인아.
재인 알았어알았어. (얼른 전화 들고 가게 밖으로...)
유희 (걱정스럽게 보다가 은수 손위에 손 겹쳐 놓듯 잡아주면)
은수 (시체 같은 얼굴로..) 나, 괜찮아...
S#29. 공방 밖 / 같은 밤.
재인 네~, 형부! 저 재인인데요~...
S#30. 공방 안 / 같은 밤.
재인, 들어와서
재인 (쪽지 도로 주며) 이걸룬 안된대. 주민번홀 알아야 된대.
은수 (보면)
재인 형부가 강력계가 아니라(서)~, 것두 절대루 안 된다구 펄펄 뛰는 걸, 내 위자료 띠어먹은 놈이라 그래서 겨우겨우 허락 받은 거야... 주민번호 알아옴, 찾아봐 준다구...
S#31. 찻집 / 다른 날 오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은수.
창밖으로 헐레벌떡 들어서는 안이사가 보인다.
안이사 (들어서며) 어~ 오대리오대리! (앉자마자 카운터 향해) 물! 물! (손부채질) 아~ 더워더워더워! (하다가 쪽지내민다) 여기.
은수 (고맙다고 고개 인사하며) 네. (쪽지 받아 펴보면 영수의 주민번호)
안이사 내, 아주 겨~우, 겨우 알아낸 거야~. 중신한 아줌마가 부녀회장인데두, 입주자기록 보긴 하늘에 별따긴가봐~. (아줌마에게 따지듯) ‘그때, 당신이 주선한 커플인데, 어쩔꺼요! 어? 일을 벌렸음 책임을 져야지 어쩔꺼냐고!!!’ (하다가 은수 보고) 흐~ 그러니깐 찍소리 없이 해주더라고. 흣! (물 오면) 고마워요. (물 단번에 벌컥 마시고, 물잔 탁 내려놓고) 근데, 오대리~.
은수 (보면)
안이사 (못쓴다는 표정으로) 김사장, 뒷조사 해볼라구 그러나?
은수 네? (할 말이 없다.)
안이사 못써.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믿구 살어야지. (보면) 애인이구 부부구, 믿음만한 게 없어. 의심이란 게 끝이 없는 거라고. ‘저 사람이 날 배신할 리가 없다!! 만약에 혹시나 그렇다쳐도, 의심을 하느니, 차라리 나는 배신당하고 말겠다!!’ 이런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만이! 평생을 함께 할 수가 있는 것이다아~ 이말이지.. (하다 괜히 또)흐~.
은수 ....
안이사 아니 뭐.. 우리 은수씨야.. 그럴만한 사정이 있겠지.. 흐~.
은수 ....
안이사 (전환. 안절부절 기대감) 우거지는. 우리 우거지는 잘 되고 있는 거지?
은수 (보고 겨우겨우 웃으며) 네... (종이를 두고) 고맙습니다, 이사님.
S#32. 은수 원룸 & 재인 공방 (혹은 주차된 재인 차안)/ 같은 날 밤.
초조하게 기다리는 은수의 모습....
전화가 온다. 급히 받고,
은수 어. 재인아.
재인 (바로) 은수야.
은수 (급하고 불안하게) 알아봤어?
재인 응. (뜸) 근데, 뭐가 쫌 이상해.
은수 (불안) 뭐가?
재인 어.. (하다가)어, 일단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인천이래.
은수 (의아하다. 바로) 인천?!!
재인 어. 근데, 벌써 실종신고가 돼있다는데?
은수 (강하게) 뭐.누가?! 홍이사님이?!!
재인 그게 아니구우, 93년이래, 신고된 게..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실종상태래는데?
은수 ..... 머(“뭐?” 라고 하려고 했는데 말이 채 안 나온 것.. 그대로 혼란...)
그리고, 그대로 천천히 귀에서 전화기 뗀다...
그대로 얼어붙은 모습.... (충분히)
S#33. 인천전철역 앞 / 다른 날 오후. (*비 안와야 하는 날)
은수, 쨍한 햇살에 (혹은 흐린 하늘을 보며) 얼굴을 찌푸린다.
광장을 가로 질러, 택시 승강장 쪽으로 걸어가는데, 들리는 노래소리.
합창 ♪당신이 쌓은 벽과 내가 쌓은 벽 사이에 꽃 한송이 피어나고...
은수, 돌아보면, 모금함을 앞에 두고 서너명의 청년들이 모여 기타치며 시인과 촌장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 앞을 지나쳐 가는 은수.
S#34. 택시 안 / 같은 오후. (*비 안와야 하는 날)
멍하게 택시 안에 앉아있는 은수..
창밖으로 흘러가는 인천 변두리 풍경... /
S#35. 뮤지컬 아카데미 앞 / 같은 오후.(*비 안와야 하는 날)
차분한 얼굴로 앉아있는 유희. (보이진 않지만 곁엔 지욱) 잠시후,
유희 까만콩, 진짜루 내가 좋아?
지욱 (장난기 없이 끄덕끄덕)응.
유희 왜?
지욱 멋있잖아.
유희 (피식.. 그러다) 아구.. 앞으론 진짜 멋진 사람, 돼야겠네.. (하다가)지욱아.
지욱 (보면)
유희 나는 너랑 연애 안 한다.
지욱 (보며) 왜.
유희 내가, 연애를 몇 번이나 했게? (생각한다) 한.. 스무 번? 한번은 사랑이구... 나머지는.. (피식)몸부림?
지욱 ..
유희 옛날 같음, 너랑두 연애를 했겠지. 근데 싫다, 이젠.
지욱 ... (보면)
유희 그러기엔, 너무 아깝잖아, (뜸) 니가.
지욱 사랑함 되잖아요, 몸부림 겉은 거 아이고.
유희 (보다가 고개 젓는다. 또렷하게) 나는 너, 사랑 안 해.
지욱 ..... (유희를 보다가 앞을 본다...)
유희 (뜸) 상처받을 거야?
지욱 (뜸) 걸 지금 우예 아노. 가 봐야 아는 기지. (뜸. 가만히 있다가) 역시 남녀사님은 멋지다.
지욱을 보는 유희.
유희를 보는 지욱, 피식 웃는다. 유희도 웃는다. 아이고.. 하듯.
S#36. 인천 변두리 식당 앞 / 같은 오후.(*비 안와야 하는 날)
택시에서 내려, 굳은 얼굴로 주변을 돌아보는 은수.
은수 눈에, 허름한 식당이 보인다. (*식당 종목 상관없음. 허름할 것.)
은수, 식당을 마주하고 서서 숨을 들이 마신다.
S#37. 식당 안 / 같은 오후.(*비 안와야 하는 날)
텅빈 식당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서는 은수.
은수 계세요? (답이 없자 다시) 계세요?
잠시후, 피로해 보이는 중년 여자 하나 나오며,
여자 어서 와요. 뭐 드릴까.
은수 저... 여기가 김영수씨 댁 맞습니까?
여자 (김영수란 말에 놀란 얼굴로 은수를 보는 여자)
(경과)
여자 (나오는 말. 약간의 전라도 사투리 억양. 필수는 아님.) 오메.. 참말로 우리 도련님을 봤단 말이지요.
은수 네..
여자 참말로 살아있(단), 서울에 있단 말이지요.
은수 ....
여자 (혼잣말 속이상해서) 있으면서.. 사람이 어째 그란대.. (하다가 은수에게) 우린 진짜로 인제 죽었나부다 했어요. 사람이 있으면서 어째, 즈그 엄니 임종도 모다고(못하고). 사람이 어째 그란대..
은수 (의혹) 어머님이, 여기에 계셨어요?
여자 (은수를 본다) 그라암~ (여기 아님 어디 계셨단 말이냐고). 여서 돌아가셨지, 발싸 3년 전에.
은수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저기, (가방 뒤지며) 저기, (가방에서 프레시 캣 책을 꺼내 김영수의 사진을 보여준다) 이분이, 김영수씨 맞으신 거죠?
여자 (영수의 사진보고, 이게 뭐냐는 얼굴로) 예?
은수 (여자를 본다) /
(경과)
여자, 사진을 가지고 나온다.
오래된 스틸 사진 한 장.
여자 이게 우리 도련님인디..
은수가 받은 사진 속의 남자, 김영수가 아니다.
안전모 사나이다
은수 (뚝 멈춰선 은수의 얼굴.)
<인서트> / 12부 찻집
은수 쪽을 보는 안전모 사나이.
의아한 은수.
사나이를 돌아보곤 주춤주춤 일어서던 굳은 영수의 얼굴.
모자를 벗으며 한걸음 다가서던 안전모 사나이.
멈춰선 얼굴의 은수, 의혹 가득한 얼굴로 아줌마를 본다.
아줌마 역시, ‘이게 무슨 일인가’ 하듯 은수를 본다.
S#38. 인천 변두리 거리 / 같은 오후.(*비 안와야 하는 날)
은수, 멍하게 휘적휘적 걷고 있다. 그 위로,
아줌마E 요맨헐 때부터 그르케 맘을 못잡고, 그라드니, 어느 날루 나가선 안 돌아오는디, 엄니, 맘고생이야 말두 모댔지, 말두 모댔어~.
휘적휘적 걷다가, 돌연 다리에 힘이 풀리듯 멈춰서는 은수.
은수 눈엔 아무런 방향이 없다.
왼쪽을, 다시 오른 쪽을 훽 돌아보는 은수.
그리고 다시 앞을 보고 정지.
S#39. 은수 원룸 / 같은 저녁.(*비 안와야 하는 날)
멍하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은수 눈에, 엄마의 구두가 보인다.
고개 들면, 냉장고에 음식들을 정리해 넣던 엄마, 은수를 돌아본다.
엄마 (반긴다) 왔네? 못 보고 가는 지 알았드니.
은수 (멍하고 작게) 엄마.... (다시 왈칵 울음터뜨리듯) 엄마아....
길을 잃고 헤매던 아이가 엄마를 찾았을 때처럼 왈칵 안기며 울음 터뜨린다... 안긴 채 “엄마..” “엄마..” 아이같이 운다..
엄마, 무슨 일인가 걱정되지만, 실컷 울 수 있도록 그냥 한참을 등만 쓸어주다가,
엄마 (질문이 아니라 다독이느라 하는 말들) 응...? 왜애... 우리 막내가 왜애....
은수, 운다... 서럽게 서럽게.
(경과)
엄마와 밥을 먹는 은수.
은수, 말간 얼굴로 꼭꼭 씹어서 먹는다.
그러다, 엄마와 눈 마주치면, 은수, 겨우겨우 미소.
엄마 싸웠어?
은수 (보다가 끄덕끄덕) 응.
엄마 (미소) 이구우.... 잘했네? (다시) 괜찮아... 싸우기두 하구 그러는 거야.
은수 응.. 맞아요..
엄마 (걱정이 아니라 역시 마음을 풀어주느라고) 왜, (그 사람) 성깔있대?
은수 (겨우 웃음기 섞어 고개저으며) 아니이..
엄마 (마음 풀어주느라고) 엄마가 만나면 아주, 혼쭐을 내야겠다. 우리 딸을, 어~디라구(울려)! 그냥, 아주 혼쭐을 내줄 거야, 내가 아주. (하다가 은수 보고는 웃는다. 괜찮다고...)
은수, 엄마를 보고 웃어주고, 다시 밥을 먹는다.
엄마도 다시 밥을 좀 먹다가,
엄마 은수야. 엄마가, (바로 말하지 못하고 머뭇대다) 아구 입이 안 떨어지네.
은수 .... (보다가) 괜찮아.. 말해요.
엄마 (알겠다고 고개 작게 끄덕이다 은수를 보고) 아빠가, 엄마 말 들어주기루 했어...
은수 ....
엄마 너, 결혼하구, 결혼은 하구나서어~.
은수 응.
엄마 미안해.
은수 (보다가) 엄마. 나, 괜찮아. 정말 괜찮아요.
은수 정말이다...
S#40. 남산 타워 테라스 / 다른 날 오후. (*비 안와야 하는 날)
테라스(영수와 함께 서있던)에 서서 서울을 내려다보고 있는 은수의 모습. (충분히 보여주고) 그 위로,
은수 내가 살던 세상은 다 어디로 갔을까.... 모든 것이 옛날처럼 아득하다....(뜸) 어제도, 그제도.... 지금, 이 순간도, 모두 다 옛날 얘기처럼... 멀기만하다.......
S#41. 찻집 / 같은 날 저녁
홍이사와 마주 앉은 은수.
은수 말해주세요. 제가 알던 그 사람은 누구인 거죠?
홍이사 .... (본다)
은수 김영수라는 사람의 집에 갔었어요. (홍이사, 얼굴에 이는 긴장) 김영수라는 사람의 형수를 만났어요. 김영수라는 사람의 사진도 봤어요.(뜸) 말해주세요. 제가 알던 영수씨가 누구인 지.
홍이사 ...... (본다)
은수 ...... (본다)
홍이사 ...... (힘들다)
은수 (무너지듯.. 목소리 떨려온다) 왜 그러시는 거예요, 저한테에....(고개 숙인다)
홍이사 은수씨.
은수 (고개 숙인채.. 그러다 겨우 고개들면, 붉어진 은수의 눈.)
홍이사 은수씬, 갸를 보셨다 아입니꺼.. (뜸) 은수씨가 본 갸가 바로, 진짜 걉니더..
은수 .....
홍이사 지는 아무 거도 말할 수가 없습니더. 용서하이소.
은수 ...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운다....)
홍이사 (마음이 괴롭다) 은수씨... 갸는, 고통이 많은 사람입니더... (뜸) 제가 본 건, 고통뿐입니더. (뜸) 갸(의).., 웃음을 본 건 세상 은수씨 하납니더... (호소하듯) 은수씨..
S#42. 은수 원룸 / 시간의 흐름.
은수,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있다.
시간이 흘러간다. 낮이 밤이 되고 다시 아침이 된다.. //
<오전> 혼자서 밥을 먹는 모습. 꼭꼭 씹어 천천히 먹는다. 말간 얼굴.
<밤> 생각에 잠겨 창밖을 보는 모습. (밤)
S#43. 학교 운동장 / 아침.(*비 안와야 하는 날)
은수, 운동장을 달리고 있다.
달릴 수 있는 한 가장 빠르게.
S#44. 은수 원룸 앞 / 같은 오전.(*비 안와야 하는 날)
(운동장에서 돌아오는 길이다)
걸어오는 은수.
계단을 지나오다, 뭔가에 끌리듯 우편함을 본다.
우편함에 꽂힌 전단지 뒤로 비죽이 보이는 하얀색 편지봉투. (규격봉투)
보면, 아무 것도 적혀있지 않다. 소인도 없다.
은수, 직감적으로 영수의 소식임을 안다.
빠르게 열어보면, 나오는 것은 ***행 무궁화호 열차표 한장.
열차표를 보는 은수의 얼굴
S#45. 서울역 앞 / 다른 날 오전
서울역에 광장으로 걸어오는 은수.
걸어오다 멈춰서 서울역을 바라보는 은수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