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축제장에서 사과축제장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도보로 10분 정도 걸리려나?
들머리에 한우축제장이 있는 관계로 한우축제부터 보고 사과축제장으로 간다.

사과축제장으로 가는 길에 눈에 익은 음식 고추무름이 보여서 들어와 보았다.
고추를 반으로 갈라 쌀가루를 묻혀 쪄서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맵삭하면서 맛있다.
바삭하게 말려서 겨울에 기름에 튀겨 먹어도 별미이고, 도시락 반찬으로도 좋고.

그 옆에는 호박 썰어서 말려 놓았다. 이게 바짝 마르면 호박오가리가 되는 것이지.
겨울에 채소가 귀할 때 된장에 넣어 먹어도 되고, 우엉찜에 넣어 먹으면 또 맛있다.

길을 가도 한 길로 꼬박꼬박 가고, 일을 해도 한 가지 일만 열심히 하라고 했는데,
어느 집 담장에 분홍꽃이 어찌나 예쁘고 탐스럽게 피었던지 또 들어와 보았다.

참 예쁘다 분홍꽃. 꽃을 두고 돌아서기가 힘들다.
이러니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고 하면 꽃으로 태어나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지.

아무도 못 말린다. 무엇이든 색다르다 싶으면 꼭 보고 가야 된다.
식당 앞에 주조장같이 생긴 저 주물은 뭐하는 것이며 학생들은 또 왜 몰렸는가?
식당 앞에 주조장같이 생긴 가마솥도 아니고 술병도 아닌 저 주물은 순동으로 제작된
증류기로, 스코틀랜드에서 약 100여년 동안 약 3억병의 스카치위스키를 증류한 배테랑
증류기란다. 라벤더, 장미 향수 등을 증류하는데 이 증류기가 사용된다고 한다.

(문경사과축제 2012)
바로 앞에 축제장이 펼쳐져 있는 모양이다. 사과축제를 알리는 대문이 보인다.

길을 따라 죽 올라가면서 주흘관 앞에까지 사과 판매 부스다.
손님들이 모두 먼데서 오는가 보다. 아직까지는 그리 붐비지 않는다.

(옛길박물관)

(놋그릇을 한 지게 지고)

(문경사과축제장)

문경사과는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주흘산 아래 일교차가 심한 곳에서 자란 것이라,
당도가 높고 살이 단단하여 맛도 있고 비타민C 함유량도 많아 명성을 떨치는 사과이다.

(명품사과)
명품이라 그런지 인물도 잘나고, 무게도 있어 보이고, 맛도 뛰어날 것 같다.

(기형이다)
에구, 제때 예방주사를 맞지 않았나, 바로 크지 못하고 꼭지 쪽에 훅이 하나 붙었다.
진작 약을 치고 손을 봤어야 하는데 이젠 늦었지, 다 키운 사과를 아까워서 어쩌나.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요건 글자가 새겨진 사과다.
사과에 빨간 물이 들기 전에 미리 스티커에 문구를 적어서 붙여 놓으면,
사과에 물이 들면서 스티커 부분만 물이 들지 않고 새겨둔 글자가 나온단다.

손이 좀 많이 가고 번거로워서 그렇지, 저렇게 글자를 새겨 놓으니 좋기는 좋네.
보면 바로 "경상북도 문경에서 사과축제를 하는 구나" 하고 알 수 있으니 말이야.

어떤 물건이 택도 없이 비싸고 값을 튕길 때면 "금띠 둘렀나" 라는 말을 흔히 쓰는데,
이 사과는 진짜 '명품'하고 금띠를 둘렀다. 보통 사과 몇 배로 맛이 있어 보인다.

농산물전에 가보면 전부 친환경 농산물이라고 붙여 놓았던데, 이 사과도 친환경사과란다.
모두 다 그런 것이 아니고 특히, 문경사과처럼 유명한 사과는 더욱 더 그렇지 않겠지만,
농산물을 속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친환경'이니 '유기농'이니 '무농약'이니 '저농약'
이니 하고 떠드는 말을 나는 잘 믿지 않는다.
말이 쉬워 유기농이고 무농약이고 저농약이지, 유기농, 무농약, 저농약 농사는 무척 어렵다.
식물도 사람처럼 때맞춰 예방주사도 놓아야 되고, 영양제도 먹여야 되고, 약도 써야 된다.
그리고 농작물에 따라서 반드시 농약을 쳐야 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1. 저농약농산물: 농약 사용량을 절반이상 줄여서 재배한 농산물
2. 무농약농산물: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
3. 전환기유기농농산물: 무농약에서 유기농으로 전환하려는 시기에 재배한 농산물
4. 유기농농산물: 화학비료나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유기질만 사용하여 재배한 농산물
5. 친환경농산물: 위의 4가지 모두를 친환경농산물이라고 한다.

빨간사과라더니 참 빨갛게 잘 익었다. 맛있겠다, 동글동글 생기기도 잘 생기고.
농장마다 사과마다 가격이 다 달라서 기억은 못하겠는데 시중보다 조금 싼 것 같다.
맛도, 축제에 참가한 농장의 사과는 다 맛을 보았는데 농장마다 사과 맛이 다 다르다.

우와, 맛있겠다. 사과가 어쩌면 이렇게 시원하게 생겼니? 서글서글하다.
알도 굵고, 빛깔도 좋고, 옆에 섰으니 상큼한 사과향이 술술 바람을 타고 올라온다.
그런데 사과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 양광이라 했던가? 시나노스위트라고 했던가?
홍옥은 확실하게 알겠는데 양광하고 시나노스위트는 크기가 비슷하여 자꾸 헷갈린다.
사지도 않으면서 바쁜 사람 불러서 "이 사과 이름이 뭐예요?" 하고 물어볼 수도 없고.

(꽃사과)

오는 손님마다 맛을 보여 주려고 하니 맛배기 사과도 엄청 나간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이 일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묻는 말에 대답해야지, 맛배기사과 잘라야지, 일일이 인사 해야지, 팔아야지,

이 집은 머리를 썼다.
미리 상품 선별을 하여 가격표를 딱 붙여 놓고 신용카드 단말기도 준비했다.
조금 쳐지는 것들만 속속 골라서 들고 나온 것 같은데 싸고 손이 쉬우니까 잘 팔린다.
나도 참 어지간한 사람이다. 한 집도 안 빠지고 사과 맛을 다 봤다.
그 중에 한 집, 선한 인상의 대학생아들과 어머니가 있던 어느 농원의 시나노스위트.
축제장 관람마치고 집으로 돌아 갈 때 한 박스 사가리라 마음속으로 점 찍어놓았다.


이렇게 하여 사과 맛은 다 봤고, 사과축제 주 무대가 있는 곳으로 올라간다.
가면서 가로수에 걸린 사과를 주제로 한 사과작품사진도 감상하고,

전국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 틈에 끼어 사과이야기도 듣고, 사는 이야기도 듣고,


펄럭이는 깃발을 보니 이상하게 안전보장이사회 이사장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그 참, 사과축제에 와서 갑자기 왜 그 생각이 나지? 사과그림이 안보리마크로 보인다.

(2012 문경사과축제)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문경 '문경사과축제' 대문 하나 멋지게 잘 만들었다.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사과'는 진짜 사과로 만든 대형사과미로(비밀의 정원)이다.

맛있는 사과가 문경새재 주흘관 앞에 비밀의 정원이란 제목으로 한 채 들어섰다.
아직은 조용하지만 조금 있으면 여기도 미어터질 것이다. 모두들 사진 찍는다고.
나도 사람 적을 때 찍어 놔야 되겠다 싶어서 되는 데로 꾹떡꾹떡 서너 장 찍었다.


(비밀의 정원에 사용된 진짜 사과)

(비밀의 정원)

(비밀의 정원)

(비밀의 정원)

(비밀의 정원)

(비밀의 정원)

(비밀의 정원)
비밀의 정원 미로 벽에는 문경사과와 사과이야기를 죽 적어서 붙여 놓았다.
찬찬히 읽어보면 도움이 되겠건만 사진 찍는 이들에게 걸거치기도 하고,
잔잔한 글을 읽고 있으려니 다음 장면이 궁금하여 글이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고,
그래서 그냥 내가 알고 있는 것만 알기로 하고 문경사과와 사과이야기는 무시하고,
저 위에 주흘관 앞의 장과 성곽위에 올라가서 축제장을 한 번 훑어보려고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