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옥선 이야기 2, 소운/박목철
충무에 관한 글을 한차례 쓴 적이 있다. 충무가 지금은 통영이라는 옛 지명으로 돌아가 지금은 통영이
충무의 공식 지명이다. 충무도 충무공이라는 명칭에서 유래했고 통영은 통제영이라는 명칭에서 따
왔으니 굳이 따지자면,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연관된 명칭으로 뿌리가 같다고 할 수 있으나 이곳 분들은
옛 지명 통영이 더 정겨웠던 듯 하다.
임진왜란을 극복한 저변에는 조선 수군의 막강한 전력이 그 바탕에 깔려있고 이를 대표하는 이가 이순신
장군, 그리고 거북선으로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에 근거 해 들여다다보면 거북선보다는 조선
수군의 판옥선이 그 주축을 담당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판옥선 자체도 갑자기 등장한 배라기보다는
왜구와의 수많은 전투를 통해 터득한 경험치의 집합체가 판옥선이라는 형태로 태어난 것이라 한다.
일본은 해전도 육전의 일환으로 생각해 배를 맞대고 육박전으로 승패를 가르는 전술을 사용했다
수많은 전투를 통해 싸움에 숙달된 일본 병사를 조선 병사는 당할 재주가 없었다. 한두 명 만 배에 올라도
조선 수군은 혼란에 빠지곤 해서 아예 일본군이 배에 오르지 못하게 뱃전이 높은 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만든 것이 판옥선이다. 노꾼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덮개를 씌워 안전하게 배를 운항할 수
있도록 만든 판옥선의 시초는 고려 말의 검선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기도 하다.
우리는 예전에 잘못된 교육을 받았다. 일본의 배는 바닥이 물살을 가르기 좋게 된 첨저선인 데 비해 우리의
배는 바닥이 평편한 평저선이라 항해에 불리하다는 등 자기 비하적 잘못된 교육을 받았다.
우리는 무역하지 않는 국가이니 대양에 나갈 필요가 없어 연안을 따라다니면 충분했고,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해 평저선이 아니면 썰물 때 배가 뒤집히거나 좌초될 위험이 큰 탓에 평저선을 만든 것이지 기술이 없어
원시적 형태의 배를 만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해방 당시의 마포 나루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바닥이 납작한 돛을 단 작은 목선이 대부분으로, 한쪽에
노 8개 씩 노만 16개인 거대한 다층 구조의 배는 눈을 씻고 봐도 없었다. (노 하나에 만 노꾼이 4명)
국력이 쇠퇴해 선원 만 수십 명이 필요한 거대한 목선을 운영할 경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문을 닫아걸고
허망한 이론에 심취해 나라가 쪼그라든 결과에는 유교를 통치 이념으로 삼아 변화를 적대시한 통치계층의
책임이 크다고 아니 할 수 없다.
거북선의 복원된 모습을 처음 대하고 감탄하기도 했다. 우리도 아주 예전에는 서양의 목선에 버금가는 거대한
규모의 배가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여수에서 거북선을 보고 느낀 감동을 자세히 소개 한 바가 있다.
역사적 공헌을 따지자면 당연히 판옥선도 어딘가에는 있을 것으로 믿었는데, 통영 여행길에서 판옥선을 재현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자세히 둘러보며 역사적 고증이나 사실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면
실물 판옥선의 규모를 어렴풋나마 실감하게 하는 좋은 시도라는데는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다.
전시된 판옥선이 뭔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은 한산대첩 공원의 조형물을 대하고 단숨에 가셨다.
소운이 본 국방 유적 중 최고의 걸작이라고 칭찬하고 싶은 것이 -통영 한산 대첩 광장- 의 조형물이다.
거북선의 내부를 표현한 것인지 판옥선의 상부 갑판을 재현한 것인지는 모호하지만, 생동감 넘치는 조형물을
통해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치열한 전투를 치르는 조선 수군의 모습이 감동스럽게 표현되어 있어 감동을 받았다.
서울 한강 변과 여수, 통영 그리고 진해에도 거북선 모형이 있다고 알고 있다.
거북선이 2층이냐 3층이냐 두고도 의견이 갈린다고 한다. 판옥선은 아래층에는 노꾼들이 상 갑판에는 전투원
들이 있었으리라 추정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통일된 고증을 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대로 된 배를 재현해 놓고 우리도 5백 년 이전에 이런 규모의 군선이 있었다고 자랑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통영에는 임진왜란의 중요한 전적지인 당포성 유적지가 있다는 사실을 이번 여행에서 처음 알았다.
올라가 돌아본 유적지는 지리적 요충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안내판이 허술해 어렵게 올랐지만, 주차장이나
성벽 복원이 대체로 잘 돼 있는 편이라 국방유적지로는 충분히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따로 소개하려 한다.
- 사실 전번 여행길에 찍은 판옥선 사진이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일부러 재차 통영을 찾아 사진 쵤영을 해야 했다.
첫댓글 통영 여행길에서 판옥선을 재현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자세히 둘러보며 역사적 고증이나 사실성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면
실물 판옥선의 규모를 어렴풋나마 실감하게 하는 좋은 시도라는데는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다.
감사합니다~!^^
오징어 값이 올라 충무 김밥의 석박지에
오징어 대신 어묵을 쓰는 게 아쉽더군요,
댓글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올려주신 精誠이 깃든 作品 拜覽하고 갑니다.
恒常 즐거운 生活 속에 健康하시기 바랍니다.
네 감사드립니다.
님 께서도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