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카페에 들렸다가 그냥가기 뭤하여 내 블러그에서 하나 옮겨
적습니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춘천엘 들렀다가 소양호 건너 청평사를 찾았다.

청평사 가는 길은 마치 이 세상과 부처님 세상을 건너가는 길목 같았다.
장마 철을 잊어버린체 쨍쨍 내리쬐는 6월말의 햇살을 그대로 받으며,
소양댐의 짧지 않은 높은 길을 길게 돌아 돌아 올라야 하고,


그 다음에는 배편으로 소양호를 물보라를 날리며 시원하게 건너고,
다시 6월 햇살아래 무방비로 내 팽개처진체 호숫가 비포장 길을
피부가 까맣게 타들어 감을 느끼며,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닦으며
걸어 드디어 청평사 입구의 숲길에 도착 했다.
여기서 부터는 부처님 세상이다.
우선 따가운 햇살이 숲에 가리고
녹음의 싱그럼움과 향긋한 내음이 코 끝을 스친다.
발아래는 군데 군데 부드러운 흙의 촉감이 전해오고,
우측으로는 온통 전체가 암반인 계곡에
옥수가 투명하게 흘러 내린다.
새소리도 들리고 간혹 산바람도 불어 온다.
내가 이렇게 산을 찾는,
특히 산사를 찾는 이유는
이 여유와 이 정갈한 마음이다.
숲을 천천히 걷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여유로워지며
두뇌는 맑아진다.
한참을 걸어 청평사 경내로 들어서니 생각처럼 천년전의 오래된 건축물은
아니지만 께끗하게 정돈되고 흘러 내리는 산세와 마주한 산세를 거슬리지 않게
편안히 배치 된 조용한 사찰이 나타 난다.

버스를 타고 소양호을 건너 뙤약 볕을 걷고 또 숲길을 걸어 도착할 수 있는
숨어 있는 고즈녁한 사찰!
깨끗이 비질된 사찰 마당에 서서 사찰과 그를 둘러싼 산세와 앞산을 겸허히
바라보니 그 번뇌 많던 나는 사라지고 없다.
내가 없는 그곳, 밝은 태양과 졸리는 듯한 고요와 거슬리지 않은 산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만이 있는 밝고 맑은 세상, 이곳이 부처님 세상이 아닐까?

* 춘천 소양호 건너 청평사 가는길-----
상봉역에서 전철을 타고
창밖을 스치는 수려한 경관을 즐기며
1시간여을 달리면
남춘천역이나 춘천역에 내리게 되고,
바로 역앞에 소양댐 가는 시내버스가 있다.
버스로 한 20여분 달리면
소양댐 주차장에 도착하게 되고
댐 경관을 둘러보며 조금 걸으면
청평사행 선착장에 도착한다.
배편은 평일 30분 간격(편도요금3000원)이며,
이를 타고 한 10여분 물보라를 일으키며
시원스레 소양댐을 유람하고 나면
청평사 입구 선착장에 다다른다.
장마 전 갈수기에는 담수량이 적어
뙤약볕을 조금 걸어야 되고 장마 후에는 바로 청평사 입구 숲길에 하선하게 된다고 한다.
하선 후 20-30여분을 걸으면 청평사에 다다르게 된다.


그런데 춘천행 전철은 조금 신경을 써서 용산이나 왕십리역에서 출발하는
'ITX청춘열차'를 타면 준 고속이며, 일부는 2층열차이고 좋은 써비스와 시설로
여행객으로서의 묘미를 더욱 느낄 수 있게 된다. (용산에서 70여분 소요)
이제 춘천은 서울과 마찬가지이며 그러나 짧은 시간에 긴 여행을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