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이야기는 네이트 판 닉네임 김군 님이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
4년 전의 일입니다.
당시 갓 입사하여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하숙집을 구해 살고 있었습니다.
신촌역과 이대역 사이에 있는 모텔촌 뒤에 위치한 낡은 2층 주택인데,
대문을 열고 들어서서 큰 나무가 있는 마당을 지나
현관문으로 들어가 나무계단을 이용해 2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주인집에서 2층 베란다(?) 쪽에 판넬과 샷시로 만든 쪽방이 있었는데,
2층에서 다시 신을 신고 베란다 쪽으로 나와서
왼쪽으로 돌아서면 입구가 있는 구조였습니다.
원래 혼자 살려고 구했는데,
마침 친구 한 명이 지금 사는 집이 불편하다며 같이 살자고 하여,
함께 지내고 있었습니다.
1인실로 구했던 방이라 좁아서 발을 입구 쪽으로 두고
제가 항상 오른쪽에서 자고 친구가 왼쪽에서 잠을 잤습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 날,
다른 친구 한 명이 서울에 놀러와서 함께 자게 되었는데,
어쩌다보니 제가 제일 왼쪽에서, 놀러온 친구가 중간,
같이 살고 있는 친구가 제가 자던 오른쪽에서
나란히 일렬로 누워서 자고 있었습니다.
잠을 자다 문득 정신이 들었는데
제 머리 뒤쪽 방 밖으로,
마당에 있는 큰 나무 앞에 긴 머리를 사방으로 너울거리는,
흰 원피스를 입고 있는 투명한 파란빛을 내는 어떤 여자가
2층 높이에 떠서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가
제가 자기를 눈치 챘다는 걸 알았습니다.
절 쳐다보며 씨익 웃더니,
순식간에 뒤쪽 방문을 열고 들어와서
제 위쪽 공중에서 제가 누운 자세 그대로 바꾸고는
그대로 서서히 제 몸 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무서운 마음에 움직이려고 했으나
꼼짝도 못한 상태로
파랗고 투명한 그 여자가 서서히 제 몸 속으로 겹쳐지며
들어오는 걸 느끼고 있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쯤 들어오니 그 들어온 부분만 서서히 차가워지고
몸은 움직일 수 없고 이대로 내 몸에 다 들어오면 어떡하나하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이 방엔 들어오는 방문이 발쪽에 위치한 방문밖에 없다!’
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 순간 되감기라도 하듯 그 여자가 제 몸에서 휙 밀려나고
방 밖으로 밀려나서 처음 공중에 떠 있던 그 장소로 되돌아갔습니다.
제 머리 뒤쪽에 있던 방문도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눈이 찢어질듯 매섭게 치켜뜨고는....
“문이 없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
그 때 벌떡 일어났는데,
온몸이 차가운 와중에 사시나무 떨리듯이 떨리고
땀은 뻘뻘 흘리면서 정말 어린아이처럼 펑펑 울었습니다.
놀란 친구들이 일어나서 안아주고 달래주고
원래 제가 눕던 자리에 눕혀준 다음에서야 지쳐서 잠들었습니다.
그 이후엔 그 방에서 잘 때는 절대로 왼쪽에서 자지 않았고,
그 여자를 본적도 없습니다.
친구한테 이 경험을 얘기했더니
세 명이 나란히 누워서 자면
한 명이 그런 경험을 하게 된다는 옛말이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