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밝자 조급한 마음에 대부도 읍내로 무조건 나갔습니다. 어제 서너군데 전화도 해보고 통화도 해보았지만 여기가 너무 먼데다가 약간은 영혼이 결핍된, 영혼을 다해 대해준다해도 특별대책은 나오지않는 상황이라, 직접 다리품을 파는 것이 최선입니다. 다행히 지하수개발 전문일을 하시는 분의 사업소를 찾게되서 집까지 끌고 온 것은 성공!
인상좋고 최선을 다해 도와주시려고 하지만 다리가 불편하신 분이라 높은 언덕 아래 지하수 컨트롤박스함이 있는 구조에서 문제점 파악이 심히 어렵기만 합니다. 그 분의 지시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박스안 상황중계를 하자니 보통 고단한 게 아닙니다.
다행히 함께 일하시는 분이 뒤늦게 합류해서 본격적 원인파악에 들어갔지만 날씨는 뜨겁고, 배는 고프고, 할 일은 태산같고, 물이 없으니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고 그냥 마음풀어놓고 쉬기로 작정해 봅니다.
펌프모터에서 계속 누전이 된다하니 모터를 들어내고 바꾸기로 했지만 제품이 필요하니 공사일자는 다시 내일로 미뤄졌습니다. 일단 일의 가닥이 잡혔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전에 모터바꿨다고 비싼 금액 갈취하고, 얼마 전에 자기네 나름 공사판을 벌렸던 작자가 손댈 때마다 상황은 더 악화되었으니 그 사실을 듣고는 전의 공사업자와 전혀 상관짓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 업자의 부실을 익히 알고있는 듯 합니다.
영흥도에 이사온 후 하도 여러 차례 당한 일들이라 이제는 감정도 일지 않습니다. 제발 이번만은 물이 나오지않아 고생하는 일이, 몇 년간 없었으면 하는 바램 뿐! 이 참에 좀 쉬기도 하고, 따먹을 새 없이 무성해진 각종 채소들도 정리하고, 제주도 가져갈 짐도 정리하고 해야 되겠습니다. 시골생활이란 것이 몸으로 때울 수가 없으면 다 돈으로 때워야 하는지라 의외의 큰비용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햇빛은 제법 따가와도 실내는 서늘한지라 아침 저녁으로는 보일러온도를 올려야 합니다. 제주도처럼 대부분의 낮시간조차 고요한 침묵 뿐, 영화 '박하시탕'에 나오는 대사처럼 '나 돌아가고 싶어' 를 외치고 싶습니다. 태균이가 오늘 하루 샤워없이 잘 견뎌줄 수 있을까요?
첫댓글 엄청 고생하시네요.
비용도 많이 들고요.
물이 중단되면 정말 불편이 상상 못하지요.
아무쪼록 속히 해결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