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제주 건축 여행기
손수연
이번 가을학기 빛 여행은 제주도로 3박 4일 건축 여행을 갔다. 제주도를 다녀온 이야기를 다 쓰기에는 너무 많아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들을 위주로 적어보았다.
비행기
제주도로 여행을 가다 보니 비행기를 타고 가게 되었다. 공항은 청주공항과 김포공항으로 나누어져서 각자 집에서 더 가깝거나 편한 곳으로 갔다. 비행기를 타는 것이 무척 오랜만이라 비행기를 탄다는 점 하나로도 무척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막상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부모님들께서 도와주시고 오빠들이 도와줘서 편하게 잘 갔다.
삼성혈
삼성혈은 제주도에서 제일 처음으로 간 여행지이고, 수호가 조사를 한 곳이다. 삼성혈은 삼성혈에 있는 세 개의 구멍에서 제주도의 시조인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가 솟아 나왔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제주도에는 고씨, 양씨, 부씨가 많다고 하는데 진짜 그런지 궁금했다. 또 삼성혈 해설사분께서 설명해주시는 걸 듣기도 했다. 이곳은 시간이 없어서 오래 보지 못했다. 더 구경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조금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
4.3 기념관
제주도 4.3사건에 대해 나는 그냥 ‘제주도에는 4.3사건이 있었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4.3 기념관에 가게 되면서 너무 무섭고 끔찍한 사건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이 사건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괜히 죄송했고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덕정
관덕정에는 꽤 어두워졌을 때쯤 도착했다. 관덕정 옆에서는 이태원 추모 공연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함께 추모하는 마음으로 공연을 보다 관덕정 안쪽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우리나라 전통 놀이 체험 같은 것이 있었다. 그중 나는 널뛰기가 제일 재미있었다. 거기에 있던 큰 달 모양 앞에서 사진도 찍었다.
본태 박물관
본태 박물관은 안도 타다오 선생님께서 건축하신 건물이다. 안도 타다오 선생님은 건축계의 노출콘크리트 유행을 불러온 분이다. 건축물이 자연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박물관 안에는 총 다섯 개의 전시실로 나누어져 있다. 제1전시실에는 한국에 전통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여러 한국의 옛 물건들이 너무 예뻤다. 제2전시실은 여러 현대 미술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제3전시실에는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작들인 호박, 무한 거울방이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호박은 점이 많아서 조금 징그러웠다. 무한 거울방은 사방이 거울로 둘러싸여 있고 바닥은 사람이 서 있을 수 있는 조금의 공간 말고는 물로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천장에 예쁜 구슬들이 달려있었다. 거울과 물이 있어 사방을 비추다 보니 공간이 매우 넓게 느껴졌고 구슬들이 색이 바뀌며 반짝이는 모습도 매우 아름다웠다. 제4전시실은 우리나라의 전통 장례문화와 꼭두가 전시되어 있었다. 여기서 꼭두는 죽은 자의 영혼이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는 과정에서 죽은 자와 동행하며 그를 편안하게 해주고 즐거움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존재라고 한다. 또한 가족을 잃은 슬픔에 빠진 자의 꿈속에 나타나 그를 위로하고 지켜준다고 한다. 서양의 천사와 비슷한 개념이다. 이곳은 해설자분이 설명해주셨는데 조금 충격이었다. 장례식 때는 원래 흰옷이나 밝은 옷을 입고 가야 한다고 한다. 왜냐면 저승사자가 검은 옷을 입기 때문에 돌아가신 분에 영혼이 저승사자를 찾지 못하고 귀신이 되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건 많은 것 중 하나일 뿐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매우 많았다. 우리 전통의 장례문화는 거의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해설자분에 설명을 듣는데 통전 공부 같다는 느낌도 많이 받았다. 그분도 알과 얼의 이야기를 하셨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제5전시실에는 다양한 병풍들이 있었다. 본태 박물관에서는 오디오로 가이드를 들었다. (4전시실과 5전시실 빼고) 그런데 나는 핸드폰이 없어서 가이드를 들을 수 없었는데 설민이언니가 이어폰 한쪽을 나누어 주어서 덕분에 들을 수 있었다.
방주교회
방주교회는 이타미 준 선생님께서 지으신 건물이다. 방주교회는 진짜 노아의 방주 같은 모습이었다 물의 둘러싸여 있고 건물 모양도 배 모양이어서 그런 거 같았다. 방주교회는 지붕도 예뻤다. 승희언니가 소개해줄 때 방주교회에 지붕은 아연이라는 금속으로 만들었다고 했는데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이 예뻤고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거렸다.
수풍석 박물관
이타미 준 선생님께서 지으신 건축물이다. 수박물관, 풍박물관, 석박물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세 곳에 모두 용 표시가 있는데 이타미 준 선생님의 성함인 유동룡에 룡이 용을 뜻해서 용 표시는 이타미 준 선생님의 싸인 같은 것이다. 이타미 준 선생님은 건축을 하실 때 건축 재료를 쓰실 때도 재료가 변하는 모습 같은 것들을 다 예상하고 지으신다는 것이 대단했고, 자연과 어우러져 있는 건축물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우도
우도는 내가 조사했던 곳이다. 그런 의미로 잠깐 우도를 소개 해보자면 우도는 섬의 모양이 소를 닮았다 하여 우도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또 제주도의 또 다른 모습이라고 불릴 만큼 제주도를 가장 많이 닮은 섬이다. 섬의 중앙에는 화산재로 이루어진 소머리오름 응회구가 있고, 마을이 형성된 북서 방향 쪽으로 넓은 용암대지가 발달해 있다.
우도로 가면서 우리는 배도 탔다. 배를 타는데 바다가 너무 예뻤고 갈매기가 많아서 나도 새우깡 갖고 올 걸 이란 생각도 들었다. 우도에 도착해서 내가 우도를 조사한 내용을 발표했다. 근데 발표하는 곳에서 노래도 틀어져 있고 도로 앞이라 차 소리도 들려서 발표하는데 목이 아프고 힘들었다. 나는 우도 조사를 하면서 홍조단괴 해변을 제일 기대했었는데 가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해변은 보통의 바다처럼 모래가 아니라 홍조단괴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신발에 모래가 들어오지도 않고 앉아도 바지가 젖지 않아 좋았다. 바다도 참 맑고 예뻤고, 예쁜 조개껍질도 많이 주웠다. 몇몇 사람들은 물에 들어가 놀기도 했는데 재미있어 보였다. 땅콩 아이스크림도 먹었는데 땅콩이 엄청 많이 올라가 있었다. 우도에서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거 같았고 더 오래 있지 못해 아쉬웠다.
민속자연사박물관
여기는 두 개의 전시실 빼고는 다 공사 중이었다. 한 곳은 제주 민속전시관이다. 제주도 민속 전시관은 제주인의 인생, 제주의 농업, 제주의 무속신앙등 다양한 제주의 풍습과 삶을 전시한 곳이다. 이 곳은 2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나는 1층밖에 보지 못했다. 또 다른 한 곳은 제주 바다전시관인데 이곳은 바다에 사는 다양한 생물의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하필이면 공사 중일 때 가서 두 곳밖에 못 보고 시간이 없어 오랫동안 보지도 못해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재밌었다.
건축 여행이어서 여행을 가기 전엔 건축 공부를 했었는데 거의 다 처음 듣고 처음 보는 내용들이라 그런지 좀 어려웠었다. 또, 건축 공부를 한다 했을 때 건축 공부면 건축하는 법을 배우는 건가 하고 생각했었는데 나라의 지도, 그 나라의 문화, 그 나라의 환경 등 여러 가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그리고 건축하면 아파트, 음식점 등의 건물을 상상했는데 안도 타다오 선생님의 본태박물관, 이타미 준 선생님의 수풍석박물관등 건축물도 하나의 예술작품이란걸 알게 되었다.
이번 여행은 비행기를 타고 가는 여행이라 기대를 많이 했던 여행이었다. 아쉽게 많이 즐기고 놀고 오지는 못했지만 대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는데 바로 제주도에 예쁜 풍경들과 멋진 건축물들을 핸드폰이 없어서 찍지 못했다는 거다. 다들 찍는데 나만 못 찍으니 아쉬움이 더 컸던 것 같다. 다음 여행 때는 나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안전하게, 즐겁게 여행을 할 수 있게 해주신 희동선생님, 봉희선생님 감사합니다. 또 비행기 타는 걸 도와준 건이 오빠와 한울이 오빠, 즐거운 여행이 되게 해준 언니, 오빠 친구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