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어집주(論語集注) - 3 - 팔일(八佾) -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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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子曰 人而不仁 如禮何 人而不仁 如樂何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이면서 어질지 않다면 예의를 어디에 쓸 것이며, 사람이면서 어질지 않다면 음악은 어디에 쓸 것인가?”라고 하셨다.
游氏曰: “人而不仁, 則人心亡矣, 其如禮樂何哉? 言雖欲用之, 而禮樂不爲之用也.” 유씨가 말하길, “사람이면서 어질지 않다면 사람의 마음이 없는 것이니, 그가 예악을 어쩌겠는가? 비록 그것을 사용하고자 하여도, 예약이 그를 위하여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朱子曰 人旣不仁 自是與那禮樂不相管攝 禮樂亦不爲吾用矣 心旣不仁 便是都不省了 自與禮樂不相干 禮樂須中和溫厚底人 便行得 不仁之人 渾是一團私意 便不奈禮樂何 주자가 말하길, “사람이 이미 어질지 않다면, 당연히 저 예악과는 서로 상관이 없는 것이고, 예악 역시 나를 위하여 쓰이지 않는 것이다. 마음이 이미 어질지 않다면, 곧바로 모든 것을 살피지 않는 것이니, 저절로 예악과 더불어 상관이 없는 것이다. 예악은 반드시 中和하고 溫厚한 사람이 곧 행할 수 있는 것이다. 어질지 않은 사람은 전체가 다 사사로운 뜻이기 때문에, 곧 예악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勉齋黃氏曰 仁者心之德 心之全德 卽仁也 游氏云 人心亡矣 於仁之義 最親切 면재황씨가 말하길, “仁이라는 것은 마음의 덕이니, 마음의 온전한 덕이 곧 仁이다. 유씨는 (不仁을) 사람의 마음이 없는 것이라고 말하였는데, 仁의 의미에 대하여 제일 가깝고 적절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慶源輔氏曰 不仁則心無其德 雖謂之心亡 可也 경원보씨가 말하길, “어질지 않다면 마음에 그 덕이 없는 것이니, 비록 이를 일컬어 마음이 없다고 말해도 괜찮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新安陳氏曰 孟子云 仁人心也 放其心而不知求 游氏說當本孟子之意觀之 신안진씨가 말하길, “맹자가 이르길, 仁은 사람의 마음인데, 제 마음을 잃어버리고도 구할 줄 모른다고 하였는데, 유씨의 말은 마땅히 맹자의 뜻을 본받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
2 | ○ 程子曰: “仁者, 天下之正理, 失正理則無序而不和.” 정자가 말하길, “仁이라는 것은 천하의 바른 이치이니, 바른 이치를 잃었다면, 차례가 없으면서 조화롭지도 못하다.”라고 하였다.
朱子曰 程子說 固好 但少疎不見得仁 仁者本心之全德 人若本然之良心存而不失 則所作爲自有序而和 若此心一放 只是人欲私心做得出來 安得有序 安得有和 仁只是正當道理 將正理頓在人心裏面 方說得箇仁字全 주자가 말하길, “정자의 말씀은 본래 좋은 것이다. 다만 조금만 소홀히 하면 仁을 알아볼 수가 없다. 仁이라는 것은 본심의 온전한 덕인데, 사람이 만약 본연의 양심을 보존하여 잃지 않는다면, 행하는 것들에 저절로 순서와 조화가 있을 것이다. 만약 이 마음을 일단 잃어버린다면, 단지 人欲과 私心으로 행해져 나올 것이니, 어찌 순서가 있을 수 있고, 어찌 조화가 있을 수 있겠는가? 仁은 그저 정당한 도리이니, 올바른 이치를 사람의 마음속에 안돈한다면, 비로소 仁이란 글자를 온전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問禮者天理之節文 樂者天理之和樂 仁者人心之天理 人心若存得這天理 便與禮樂湊合得著 若無這天理 便與禮樂湊合不著 曰固是 若人而不仁 空有那周旋百拜鏗鏘鼓舞 許多勞攘 當不得那禮樂 누군가 묻기를, “禮라는 것은 天理의 節文이고, 樂이라는 것은 天理의 조화와 즐거움이며, 仁이라는 것은 人心의 天理입니다. 사람의 마음에 만약 이 天理가 보존될 수 있다면, 곧 예악과 더불어 끌어모아서 하나로 붙일 수 있지만, 만약 이 天理가 없다면, 곧 예악과 더불어 끌어모아 하나로 붙일 수 없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말하길, “본래 그러한 것이다. 만약 사람이 어질지 못하면서도, 헛되이 저 응접하기에 수백 번 절을 하고 온갖 악기를 울리며 춤을 추는 것이 있다 할지라도, 무수한 무언가 하려고 애쓰는 것이 저 예악에 해당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問仁者心之德也 不仁之人 心德旣亡 方寸之中 絶無天理 平日運量酬酌盡是 非辟淫邪之氣 無復本心之正 如此等人 雖周旋於玉帛交錯之間 鐘鼓鏗鏘之際 其於禮樂判爲二物 若天理不亡 則見得禮樂本意 皆是天理中發出來 自然有序而和 曰是 누군가 묻기를, “仁이란 것은 마음의 덕인데, 어질지 못한 사람은 마음의 덕이 이미 없으니, 방촌 가운데에 절대로 天理가 없는 것입니다. 평일에 운용하는 것이 술 대작하는 것이 전부여서, 방탕하고 간사한 기운을 물리치지 않으면, 더이상 본심의 올바름이 없을 것이니, 이와 같은 사람들은 비록 옥과 비단을 주고받는 사이에 응접하고, 종과 북소리가 요란한 즈음에 응접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예악과는 별개의 사물로 결판날 것입니다. 만약 天理가 사라지지 않았다면, 예악의 本意가 모두 天理 안에서 발현되어 나오므로, 자연히 차례가 있으면서 조화로울 것임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말하길, “그렇다.”라고 하였다.
慶源輔氏曰 仁義禮智 皆正理也 此獨以仁言者 蓋謂專言之而包四者之仁也 경원보씨가 말하길, “仁義禮智는 모두 올바른 이치이지만, 여기에서 유독 仁만 가지고 말한 것은, 대체로 하나만 말해도 네 가지를 포함하는 것이 仁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인 것 같다.”라고 하였다.
陳氏曰 禮樂無所不在 如兩人同行 纔長先少後 便和順無爭 所以有爭 只緣少長之序亂了 又安得有和順底意 於此見 禮先而樂後 無序則不必和 진씨가 말하길, “예악은 없는 곳이 없으니, 예컨대 두 사람이 동행하는 경우, 조금이라도 연장자가 앞서고 젊은 사람이 뒤에 가면, 곧바로 화순하며 다툼이 없을 것이다. 다툼이 있는 까닭은 오직 젊은이와 어른의 순서가 어지러워졌기 때문이니, 또 어찌 화순하다는 뜻이 있을 수 있겠는가? 여기에서 예가 우선이며 악이 그 다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순서가 없다면 반드시 조화로움을 장담할 수는 없다.”라고 하였다. |
3 | 李氏曰: “禮樂, 待人而後行, 苟非其人, 則雖玉帛交錯, 鐘鼓鏗鏘, 亦將如之何哉? 然記者序此於八佾ㆍ雍徹之後, 疑其爲僭禮樂者發也.” 이씨가 말했다. “예악은 사람을 기다린 후에 행해지는 것이니, 만약 그 사람이 아니라면, 비록 옥과 비단을 교환하고 종과 북을 울리더라도, 또한 장차 그것을 어찌한단 말인가? 그러나 기록한 사람이 이것을 팔일과 옹철의 뒤에 편차한 것은, 예악을 참월한 그 사람 때문에 발언한 것으로 의심된다.”
李氏名郁 字光祖 昭武人 이씨는 이름이 욱이고, 자는 광조이며, 소무 사람이다. 朱子曰 游氏言心 程子言理 李氏言人 此苟非其人 道不虛行之意 蓋心具是理 所以存是心 則在人也 주자가 말하길, “유씨는 마음을 말했고, 정자는 이치를 말했으며, 이씨는 사람을 말했다. 이것은 ‘만약 그 사람이 아니라면, 도가 그냥 시행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체로 마음이 이 이치를 갖추고 있지만, 이 마음을 보존하는 것은 사람에게 달려있다는 말이다.”라고 하였다.
慶源輔氏曰 此章禮樂正指玉帛鐘鼓言 故以李說終之 경원보씨가 말하길, “이 장에서 예악은 바로 玉帛과 鐘鼓를 가리켜서 말하였기 때문에, 이씨의 학설로써 끝맺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雙峯饒氏曰 游氏說得仁字親切 而禮樂二字欠分明 程子說得禮樂二字有意義 而仁字不親切 必合二說而一之然後 仁與禮樂之義 方備 程子無序不和 是說無禮樂之本 李氏鍾鼓玉帛 是說徒有禮樂之文 亦必合二說而一之然後 如禮樂何之義 方盡 集註用意精深 要人仔細看 쌍봉요씨가 말하길, “유씨는 仁자를 가깝고 적절하게 말하였지만, 禮樂 이 2자를 말하는 것에는 분명함이 부족하였다. 정자는 禮樂 두 글자를 말함에 있어서 의의가 있었지만, 仁에 대해서는 가깝고 적절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반드시 두 학설을 합하여 하나로 한 연후에, 仁과 禮樂의 의미가 비로소 온전하게 갖추어지는 것이다. 정자의 ‘순서가 없고 조화롭지 못하다’는 것은 예악의 근본이 없음을 말한 것이고, 이씨의 鐘鼓와 玉帛은 헛되이 禮樂의 문채만 있음을 말한 것이다. 그러니 역시 반드시 두 학설을 합하여 하나로 한 연후에서야, ‘禮樂을 어찌한단 말인가?’라는 말의 의미가 다 밝혀질 것이다. 집주가 뜻을 씀이 정밀하고 깊으니, 사람들이 자세히 살펴보기 바란다.”라고 하였다.
程子序字和字是就理上說 若就心上說 則當言敬與和 不仁之人 其心不敬不和 無以爲行禮作樂之本 雖有禮之儀文 而儀文不足觀 雖有樂之音節 而音節不足聽 정자의 序자와 和자는 이치 위로 나아가 말한 것인데, 만약 마음 위로 나아가 말한다면, 마땅히 敬과 和를 말해야 할 것이다. 어질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 마음은 공경스럽지 않고 조화롭지 않을 것이니, 禮를 행하고 樂을 행할 근본이 될 수가 없다. 비록 禮의 儀文(의례와 문식)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 儀文은 볼만한 것이 못 되고, 비록 樂의 音節(소리와 리듬)이 있다 할지라도, 그 音節은 들을만한 것이 못 된다.
勿軒熊氏曰 游氏兼禮樂之體用言 程子專指禮樂之體 李氏專指禮樂之用 물헌웅씨가 말하길, “유씨는 禮樂의 體와 用을 겸하여 말한 것이고, 정자는 禮樂의 體만을 오로지 가리킨 것이며, 이씨는 禮樂의 用만을 오로지 가리킨 것이다.”라고 하였다.
新安陳氏曰 僭禮樂者 則人之不仁者也 本文無此意 但以次於前二章之後 故云然 신안진씨가 말하길, “예악을 참월하는 자는 곧 사람 중에 어질지 못한 자이다. 본문에는 이러한 뜻이 없지만, 앞의 2장 뒤에 편차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