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 대학 도서관. 장서수가 어마어마한 도서관입니다. 독일 대학도서관의 특징이긴 합니다만 당연히 지역 사회의 일반인도 출입할 수 있습니다.
대학광장의 노천카페. 이곳 사람들.... 학생이고 뭐고 맨날 술입니다. 맞은편 본관 정문 위엔 DEM LEBENDIGEN GEIST(살아있는 정신에게)라는 문구로 히틀러 시대의 분서갱유를 참회하고 있습니다. 뒤쪽의 임시천막 근처 땅바닥엔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을 기념하는 쇠판도 있습니다.
대학광장과 중앙로(하우프트스트라쎄)와 학생식당 멘자로 어어지는 사거리. 이곳 주민의 1/5이 대학생 내지는 관련 종사자들이니 가히 대학 도시죠. 고풍스럽지만 거리에 활력이 넘치는 것도 젊은이가 많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독일 남자들의 눈빛이 선량하다는 인상을 받은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던 듯 합니다. 재털이가 보이듯이 한 대 구브며 맥주와 인생과 철학을 논할 수 있는 훈훈한 미풍양속이 아직 독일엔 남아 있습니다.
오른쪽 뒤에 얼굴이 가려져 있지만 웃음을 못 참는 저 친구는 근검 절약이 몸에 벤 게르만조차도 학을 뗀다는 구두쇠 중의 구두쇠 슈트트가르트 사람입니다.
충격적으로 오늘은 바로 그 슈트트가르트 사람 마르틴이 쏜 날입니다. 어찌 아니 즐겁겠습니까. 비록 4잔입니다만....
메인로드라고 할 수 있는 하우프트 스트라쎄. 개인적으로 왼쪽 두 번째 집의 뢰벤브로이 맥주를 추천합니다. 덩치가 엄청 큰 여종업원을 09년 겨울과 10년 여름에도 보았는데 작년엔 없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보니 이 근처에 09년도엔 '황태자의 사랑'이라는 한국 음식점이 있었습니다. 별로다 싶었는데 이듬해 가니 없어졌습니다. 시청 옆의 한국식당(이름이 영빈관? 국빈관? 태극관? 가물가물)은 아직 있는 것 같습니다. 저렴하게 도미토리 민박도 가능한 집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학 광장엔 스쿨밴드의 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독일 대학은 문턱이 낮아 거의 누구나 진학할 수 있고 또 전학도 가능하지만 졸업이 굉장히 힘들므로... 이런 유쾌한 별종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정겨운 식사 모임. 다음엔 서울에 있는 가족들을 이 식당으로 안내하고 싶습니다.
단골집입니다. 맥주 한잔 시켜놓고 멍때리기 좋은 장소입니다. 사람에게는 멍때리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게 저의 지론입니다.
구 캠퍼스의 미대 맞은 편에 있는 학생식당(멘자)
멘자는 뷔페식으로 모든 음식은 무게 단위로 계산되니 무거운 것은... 피하시길. 학생카드나 충전식 카드가 없는 일반인은 음식값이 2-3유로 더 비쌉니다. 멘자에서는 생맥주로 낮술을 할 수 있습니다.
카를 교를 건너면 '철학자의 길'(Philosophenweg)로 갈 수 있습니다. 이곳은 오르막길의 초입인데 .... 이 길은 괴테와 야스퍼스, 헤겔, 슈만이 들라닥거렸던 유서깊은 길입니다. 몇년 전 겨울에도 기어코 이곳에 온 적 있지만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고독이고 사색이고 뭐고 얼어 디질 뻔 했습니다.
중간 지점의 공원. 아주 평화롭습니다.
저는 페터에서 수제맥주 한 병과 샌드위치를 사들고 와서 호젓하게 한 잔 하는 중입니다. 아 참. 독일은 길거리나 버스 정류소에서 병맥주를 나발 불거나 기차에 올라 타도 합법입니다.
철학자의 길에서 바라 본 구시가지. 배산임수의 명당입죠.
참고로 하이델베르크의 베르크(-berg)는 언덕(낮은 산)을, 아우쿠스부르크와 같은 부르크(-burg)는 성(城)을 의미한다는 흉흉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테나의 여신. 저 가로등은 정확히 밤 8시에 껴지는 군요. 유럽의 여름은 밤 9시가 되어야 비로소 어둑어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