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정환 9단(왼쪽)이 신오배 세계바둑오픈 준우승자인 펑리야오 6단과의 첫 대결을
불계승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제12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16강
강동윤은
커제에게 패배… 한중전 3승1패
최고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박정환 9단과 김지석 9단이 8강에 올랐다. 올 들어 박정환은 단체전 포함 다섯 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김지석은 농심신라면배 우승을 결정짓는
등 두 차례 우승을 누렸다. 전기 준우승 박영훈 9단도 집념의 역전승으로 8강행 막차를 탔다.
23일 중국 장쑤성 타이저우에서 열린 제12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한국은 4명의 기사가 중국 기사와
대결을 벌여 박정환ㆍ김지석ㆍ박영훈이 이기고 강동윤이 졌다. 중국은 10명이 16강전에 나서 5명이 승리했다. 한국 3명, 중국 5명의 8강
구도는 전기에 비해 한국이 1명 늘었고 중국은 1명 줄었다.

박정환 9단은 펑리야오 6단과의 첫 대결에서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초반은 쌍방 상상 초월의 적극적인 발상으로 시선을 끌었다. 전에 볼 수 없었던 신수 퍼레이드였다.
지난해 12월 커제 9단과 풀세트 접전을 내주면서 신오배를 준우승했던 펑리야오는 끈끈했다. 하지만 중국랭킹 26위가
세계랭킹 1위와 끝까지 평행선을 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앙 백일단을 수중에 넣은 박정환 9단이 194수 만에 항서를 받아냈다. 9ㆍ10회
대회 8강에 이어 춘란배 세 번째 8강이다(전기는 16강).

▲ 김지석 9단(왼쪽)은 LG배 타이틀 홀더 셰얼하오 9단을 꺾었다. 전기에는 8강,
10회 때에는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김지석 9단은 지난 2월 LG배
우승자인 셰얼하오 9단에게 불계승했다. 궁지에 몰렸던 대마의 타개가 잘됐다. 셰얼하오에게서 착각이 나오면서 요석 중의 요석을 잡고 승기를
잡았다. 그 후에는 사활 승부. 그 돌을 살리면서 우세를 다졌고 마지막에는 큰 수를 내면서 후반의 난조를 털어냈다.
박영훈 9단의 끝내기는 눈부셨다. 전기 8강에서 이기는 등 상대전적 2승으로 앞서
있던 롄샤오 9단에게 짜릿하게 반집을 남겼다. 종반에 들어갈 때만 해도 불리한 형세에 놓였으나 끝내기를 잘했다. '끝내기의 달인'다웠다.

▲ 후반의 추격전이 볼 만했던 박영훈 9단(오른쪽)은 롄샤오 9단에게 반집승하며
상대전적 3전 3승을 기록했다.
강동윤 9단은 지난해 LG배 32강전에서
아픈 역전패를 당했던 커제 9단을 10개월 만에 다시 만났으나 설욕에 실패했다. 실리 부족에 놓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대국 개시 5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역전 무드를 탔지만 돌연 실족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김지석vs커제, 8강에서 격돌
-8강전은 하반기에 속행
예정
다시 추첨으로 정한 8강전 대진은 표와 같다.
박정환-셰커, 김지석-커제, 박영훈-구쯔하오, 천야오예-당이페이가 4강 티켓을 다툰다. 한중전 세 판과 중중전 한 판이다.

상대전적은 박정환이 3승1패, 김지석이 4승2패, 박영훈이 1승2패를
기록 중이다. 8강전은 올해 하반기에 속행될 예정이며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제한시간은 3시간, 초읽기는 1분 5회. 덤은 중국룰에 따라
7집반을 적용한다.
각국(지역)을 대표하는 24명이 겨루는 제12회 춘란배의
우승상금은 15만달러(약 1억6000만원). 이 밖에 준우승 5만달러, 3위 3만달러, 4위 1만5000달러, 8강전 패자 7000달러,
16강전 패자 4000달러, 24강전 패자 2000달러이다. 그동안 한국 5회, 중국 5회, 일본 5회 우승했다.

▲ 강동윤 9단(왼쪽)은 신오배 타이틀 홀더 커제 9단을 맞아 역전 기회를 잡는
듯싶었으나 실수가 나오면서 돌을 거뒀다.


▲ 16강전 대회장 모습. 이번 대회부터 점심시간을 없앴다. 24강전에서 패한 이세돌
9단과 신진서 8단은 어제 귀국했다.

▲ 8강 얼굴들. 왼쪽부터 박정환 9단, 박영훈 9단, 김지석 9단, 커제 9단,
구쯔하오 9단, 셰커 5단, 천야오예 9단, 당이페이 9단. 셰커 외의 7명은 현역 세계 챔프이거나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