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벌레가 들어가면 플래시를 비춰야 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모든 벌레가 빛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바퀴벌레는 플래시를 비췄다가 더 안으로 파고들 수 있다.
귀에 벌레가 들어가면 참기름, 올리브유 등 기름을 몇 방을 넣으라고 권고한다. 왜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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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들어가는 이물질은 무생물과 생물로 나뉜다.
무생물은 구슬, BB탄 등 아이들이 사용하는 장난감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피해자도 아이들인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귀 이물질로 고통스러워한다면 무리하게 제거하려 하다가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이비인후과에 방문하는 게 좋다.
생물은 벌레일 가능성이 높다.
파리, 개미 등 작은 벌레부터 나방, 바퀴벌레, 거미처럼 큰 벌레들도 있다.
지난 2019년에는 귀에 지네가 들어가 응급실에서 치료받은 사례가 보도되기도 했다.
벌레는 대부분 사람이 잘 때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귀에 벌레가 들어가면 통증이 심하다.
사람 귀는 해부학적으로 외이, 중이, 내이로 이뤄져 있다.
벌레는 주로 외이까지 들어온다.
외이가 S자에다가 점점 좁아지는 구조인 탓에 한번 들어온 벌레는 돌아서기 어렵다.
벌레가 외이도 끝의 고막을 직접 자극하기 때문에
통증은 물론 계속되는 잡음 탓에 패닉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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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조치법으로 먼저 벌레가 들어간 귀가 바닥 쪽을 향하게 누워본다.
그런 다음 반대쪽 귀를 손바닥으로 탁탁 쳐본다.
진동에 민감한 벌레가 위협을 피하고자 밖으로 빠져 나올 수 있다.
핀셋이나 면봉으로 귀를 후비는 건 피한다.
벌레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괜히 외이도에 상처만 더할 수 있다.
벌레가 나오지 않으면 불빛을 비춰야 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빛을 좋아하지 않은 벌레도 있기 때문.
주광성이 있는 나방이나 파리는 밖으로 나올 수 있지만
없는 바퀴벌레, 지네 등은 빛을 비추면 더 안쪽으로 파고들어 통증을 키울 수 있다.
빛 대신 참기름, 올리브유 등 식용유가 방법이 될 수 있다.
벌레를 익사시킬 수 있어서다.
이비인후과에 방문해도 마찬가지인데
벌레가 살아있다면 일단 귀지를 녹이는 용액 등으로 익사시킨 뒤에 제거한다.
당장 이비인후과를 방문하기 어려울 때 식용유를 넣는 건
최선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베이비오일이나 알코올도 괜찮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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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주의해야 할 사람들도 있다.
고막에 구멍이 뚫리는 고막천공이나 만성 및 삼출성 중이염을 앓는 환자들이다.
이런 환자들에겐 식용유가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귀에서 진물도 나오고 양쪽 청력이 다르다면 해당 질환들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에
함부로 식용유를 넣지 않는다.
집에서 벌레를 제거했더라도 병원엔 방문해보는 게 좋다.
고막이 손상됐을 수 있어서다.
고막은 코를 풀다가도 손상되는 약한 조직인데
실제 벌레 등 귀 이물 혼입은 고막 손상의 주요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