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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개화(樹上開花)
나무 위에 꽃을 피운다는 뜻으로, 본래 꽃을 피울 수 없는 나무에 조화(造花)를 진짜 꽃처럼 장식하여 상대방을 속인다는 말이다. 삼십육계 가운데 29번째 계책이다.
樹:나무 수(木/12)
上:윗 상(一/2)
開:열 개(門/4)
花:꽃 화(艹/4)
삼십육계(三十六計) 가운데 29번째 계책이다.
나무 위에 꽃이 피게 한다. 뭔가 간략하지만, 원뜻은 ‘꽃이 없는 나무 위에 꽃이 핀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의미이다. 쉽게 말해서 ‘없으면서도 있는 척’하는 것이다.
수상개화(樹上開花)는 철수개화(铁树开花)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이다. 본래의 의미는 꽃이 피지 못할 환경에서 꽃이 핀다는 말로서 실현되기 어려운 현실이 실현됨을 뜻한다.
중국의 대표적 병법(兵法)의 하나인 삼십육계(三十六計)에서는 병전계(倂戰計; 동맹 등을 맺어 함께 싸울 때의 계략)에 속하는 29번째 계책으로 약한 세력이 성세(成勢)를 이루어 적을 굴복시키는 계략을 일컬었다.
쇠 나무에 꽃이 피었으니 불가능한 것이 이루어진다는 것으로 약한 세력이 막강한 적을 굴복시킬 수 있음을 가리킨다
그 내용은 ‘형세에 따라 위세를 떨치면, 작은 세력이라도 큰 세력처럼 꾸밀 수 있다. 기러기가 높은 하늘을 날 때 무리를 지어 날개를 활짝 펴고 대형을 이루어 나는 것처럼 하는 것이다.’
借局布勢, 力小勢大.
鴻漸于陸, 其羽可用爲儀也.
곧, 아군의 힘이 약할 때, 다른 세력이나 어떤 요인을 빌려 아군을 강하게 보이게 함으로써 적으로 하여금 두려워하게 만들어 굴복시키는 것이다.
보통 병법(兵法)들이 있으면서도 없는척을 강조한 것과는 대조된다. 손자병법 등의 병법서에서는 일관적으로 우리측이 유리해도 열세하게 보이게 하는 것을 강조한다. 이는 상대방의 방심을 이끌어 내서 승리를 취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없으면서도 있는 척이라는 것은 우세한 상대방의 경계를 이끌어 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판단을 주저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병전계(倂戰計)가 아닌 패전계(敗戰計)에 들어가야 하지 않는가 싶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제41회, 제42회의 이야기이다.
이때 유비(劉備)는 형주(荊州)에 있다가 조조(曹操)의 군세에 쫓겨 동오(東吳)로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많은 백성들이 뒤를 따른데다가, 병사도 적어 그야말로 바람 앞의 촛불 신세였다. 또한 조조군의 추격속에 유비의 식솔들과 장수들도 뿔뿔이 흩어져 있는 상태였다.
장비(張飛)는 유비군의 후위를 맡아 장판교(長坂橋)에 버티고 섰다. 그의 휘하에 있는 병사는 기병(騎兵) 20여명뿐이었다.
장비는 다리 일대에 숲이 우거져 있는 것을 보고 한 가지 계책을 생각해 냈다. 병사들에게 나뭇가지를 잘라 말꼬리에 매달고 숲속을 달리게 하면서 흙먼지를 일으키게 했다.
그로 인해 복병(伏兵)이 있는 것처럼 보이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장팔사모를 비껴 든 채 다리 위에 멈춰서서 서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문빙(文聘)이 이끄는 조조군이 장판교(長坂橋) 어귀에 다다랐다. 장비가 호랑이 수염을 곧추세우고 고리 눈을 부릅뜬채 장팔사모를 뻗쳐들고 다리 위에 말(馬)을 세우고 노려보고 있었다.
또한 다리 건너편 숲속에서 흙먼지가 뿌옇게 피어오르는 것으로 보아 복병(伏兵)이 있지 않을까 의심되었다. 이에 문빙(文聘)은 감히 접근하지 못하였다.
잠시후 조인(曹仁), 이전(李典), 하후돈(夏候惇), 하후연(夏候淵), 악진(樂進), 장료(張遼), 장합(張郃), 허저(許褚) 등의 장수들이 모두 도착했다.
이들은 모두 장비가 다리 위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제갈량(諸葛亮)의 계책이 아닌가 싶어 감히 접근하지 못하였다. 이에 조조가 보고를 받고는 앞으로 달려 나왔다.
이를 보고 장비가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내가 바로 연인(燕人) 장익덕(張翼德)이다. 어느 누가 나와 한 판 겨뤄 보겠느냐!”
목소리가 마치 천둥을 치는 듯했다. 그 소리를 듣는 조조의 군사들은 모두 겁에 질렸다.
조조가 급히 좌우를 돌아보고 말했다. “전에 운장(雲長; 관우)에게 들으니, 익덕(翼德)은 백만대군에 둘러싸여 있는 상장(上將)의 목을 식은 죽 먹듯이 벨 수 있다고 하였다. 오늘 만났으니 가벼이 대적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장비가 또다시 외쳤다. “싸우자 하면, 싸우지도 않고, 물러가라 하면 물러가지도 않으니 도대체 어쩌자는 것이냐!”
장비의 고함 소리에 조조의 옆에 있던 하후걸(夏候傑)이 놀라 말에서 떨어졌다. 이와 함께 조조군의 모든 병사와 장수들이 일제히 달아났다.
사람은 썰물처럼 빠지고 말들은 산사태가 무너지는 듯 서로가 밟고 밟히었다. 장비의 위용과 숲속에 숨어있을지 모르는 복병 때문에 조조군은 물러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복병이 있는 것처럼 보여 조조로 하여금 판단을 유보하게 하고, 나아가 판단을 그르치게 한 것이 바로 장비의 수상개화(樹上開花)였던 것이다.
이후 장비는 장판교를 끊고 유비에게 달려가 자신이 한 일을 얘기했다. 유비가 말했다. “나의 아우가 용감하긴 했지만, 잘못 생각한 것이 애석하다.”
장비가 까닭을 묻자, 유비가 대답했다. “조조는 지략이 뛰어난 사람이다. 네가 다리를 끊지 않았다면 그는 매복이 있지 않을까 하여 감히 전진하지 못했겠지만 이제 다리를 끊었으니, 그들은 우리가 겁을 먹고 있고 군사도 없다고 생각하여 반드시 추격해 올 것이다.”
원래 이 전술은 나무에 본래 꽃이 없는데 채색한 꽃을 만들어 나무에 붙여 진짜 꽃과 유사하게 만들어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진짜 꽃과 구별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군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자신의 역량이 비교적 작을 때 우군의 세력을 업거나, 혹은 상대방이 속아 넘어갈 만한 것을 만들어 자신의 모습을 실제보다 크게 만들 때 사용하는 것이다.
식량이 없을 때 모래를 넣은 쌀가마니를 만들어 식량이 넉넉한 것처럼 꾸미거나, 병사들이 없을 때 아녀자들을 모아 군복을 입혀 병사들이 많은 것처럼 꾸미는 것 또한 이 전술을 이용한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도 이 전술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기업이 자금이든 기술이든 나의 모자란 것을 남에게 보이지 않게 하려고 다양한 방법으로 과시하는 것이나, 정치권의 실세와 사진을 찍어 사무실에 걸어놓고 자신의 힘을 알아달라고 하는 것 모두 이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전술로는 호가호위(狐假虎威)가 있다.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자신의 힘을 과시한다는 뜻의 이 전술은 숱하게 벌어지는 일상사이다.
사장보다는 비서가 더욱 힘을 쓴다든지, 말끝마다 실세를 들먹이는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이 전술을 습득한 사람들이다.
허장성세(虛張聲勢) 역시 유사한 전술이다. 괜히 소리를 질러 상대방에게 나의 세력을 크게 보이게 하는 전술이다.
여하간 이런 위장전술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가이다. 정말로 잘 만든 꽃은 상대방이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세상엔 도대체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허상인지 명확하지 않다. 너무나 진짜 같은 가짜가 있고, 진짜인데 가짜처럼 보이는 것이다.
명확한 판단과 냉철한 이성으로 상대방의 본질과 정체를 파악하는 것이 이 전술을 압도하는 방법이다.
손자병법에서는 이 전술의 다른 측면, 그러니까 내가 실력과 능력이 있어도 상대방에게는 전혀 능력이 없는 것처럼 꾸미는 것도 일종의 위장전술이라고 말한다.
능이시지불능(能而示之不能)이라. 나의 능력을 상대방이 알게 되면 경계를 강화하고 대비를 할 수 있다. 결정적인 공격에 아군의 많은 피해가 예상될 수 있기 때문에 나의 능력을 감추어 상대방의 경계심을 풀게 하라는 것이다.
꽃은 눈에 보이는 가상의 모습이다. 나무는 내면의 본질이다. 나무와 꽃이 언제나 인과관계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나무의 능력보다 꽃의 화려함 때문에 나무가 과대평가 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모두 눈을 가졌지만 본질과 현상을 모두 정확히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들의 불완전한 눈을 이용하여 나의 본질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생각이 수상개화(樹上開花)라는 전술을 만들었다.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은 리더가 가져야 할 중요한 능력이다. 모든 주관적인 판단을 제거하고 마음을 비워 보아야 사물의 본질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이다.
삼국지에서 조조는 백만대군이 강남(江南)을 치러 간다는 소문을 유포함으로써 손권(孫權)으로 하여금 아예 싸울 생각을 못하게 하여 항복을 받으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계획이 제갈량(諸葛亮)에게 간파 당함으로써 오히려 조조는 대패하여 도주하고 말았다. 제갈량이 조조의 병력이 많아야 30만을 넘지 못한다는 것을 계산해 냈던 것이다.
병법에서 싸우지 않고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을 최상으로 친다.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방법 중 하나가 상대방을 위협함으로써 스스로 굴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조조의 실패에서 보듯이 협상에 있어서도 이 위협 전술은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만 한다. 그 이유를 들어보자.
첫째, 상대방에게 위협한 내용대로 실행할 힘이 없거나 의사가 없다는 것을 간파 당하면 신뢰성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일단 신뢰성을 상실하면 협상의 주도권은 상대방에게 넘어가 버린다.
둘째, 상대방이 위협에 대해 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협상이 결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수상개화(樹上開花)의 전술은 협상 타결의 시간에 쫓길 때나 차라리 협상을 중도에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될 때 최후통첩의 수단으로서 선별적으로 쓰일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는 수년전 갑작스러운 북한의 NPT(핵무기 비확산 협정) 탈퇴 발표로 야기되었던 한반도의 위기상황을 기억한다. 연이어 남북회담에서 북한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 등으로 한반도에는 전운이 감도는 것 같았다.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북한 방문으로 사태는 안정 국면으로 돌아섰지만, 북한 당국의 벼랑끝 전략의 일면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핵무기 보유 여부는 차지하고 북한은 이와 같은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경수로 원자로의 건설 지원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다 .
서양에도 수상개화(樹上開花)와 유사한 비이성적 행동 이용 전술이 있다. 극단적 행동이나 언어 구사를 통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양보하게 만드는 것이다.
협상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흥분하지 말고 냉정을 유지하라는 것이다.그러나 때로는 속으로는 냉정을 유지하면서 겉으로는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여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드는 전술도 필요하다 .
수상개화(樹上開花)를 두고 전설이 있다. 당(唐)나라의 여황제인 무측천(武則天)이 딸 태평공주(太平公主)를 시집을 보내게 되었는데 때는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라 꽃이 지고 나뭇잎이 시든 계절이었다.
이처럼 소슬(蕭瑟)한 계절에 딸을 시집을 보내노라니 쓸쓸함이 한결 더한지라 무측천(武則天)은 도사의 말을 따라 누런 종이에다 성지(聖旨)를 써서 꽃을 장관(掌管)하는 화신(花神)에게 보냈다.
“내일 아침 상원(上苑; 황궁의 화원)에 노닐거니 봄소식을 알릴지니라. 밤새에 꽃이 피어나게 하되 새벽바람 불기까지 기다리지 말지니라.” 그리고는 그 부적과 같은 성지(聖旨)를 불로 태워 하늘에 날렸다.
그런데 지상의 임금은 바로 하늘이 선택한 자라 화신(花神)도 임금님의 뜻은 거역을 하지 못하고 밤새에 백화선자(百花仙子)들을 불러다 꽃을 피우도록 했다. 이튿날, 상원(上苑)에 가보니 아닌게 아니라 꽃이 만발했던 것이다.
이는 한낮 전설에 지나지 않지만 이 수상개화(樹上開花)가 어떤 목적을 위해 책략적으로 쓰였을 적에는 특이한 효력을 발생하기도 한다. 수상개화(樹上開花)란 자기의 힘이 약할 적에 다른 상대의 힘을 빌리어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 다른 상대란 사람일 수도 있고 자연 사물일 수도 있다. 위의 이야기에서 무측천(武則天)이 화신(花神)의 힘을 이용하는 등 빌리어 오는 힘을 말하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에 적지 않은 한국 사람들은 중국에 드나들면서 빈손으로 다니지 않고 보따리 장사를 했다. 한창 외국제 상품을 선호하던 시대라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상품을 좋아했던 것이다.
그런데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보따리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또 한국물품이 잘 팔리고 장사가 잘 되자 중국 내에 기업을 세워 현지 생산을 하는 물품도 늘어나게 되었다. 바로 이때 문제가 생긴 것이다.
한국상품이 많아짐에 따라 한국상품의 판매시스템도 늘어나야 할텐데 그렇지 못했다.
따라서 한국의 보따리 장사들은 물건을 넘기지 못해 애를 먹는가 하면 팔아 주겠다는 데 넘어가 물건을 날리는 사람도 많았고 한국 소기업들에서는 상품들이 재고품으로 남아 골머리를 앓았다.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업 기회를 파악한 한 한국인이 중국 내에 무역회사를 하나 차렸다. 중국 조선족을 앞세우고 물건을 넘기지 못해 속을 썩이는 한국 보따리 장사들의 물건들과 한국 투자기업들의 재고품을 싸게 받아 도매를 하는 내수 무역회사를 차렸던 것이다.
그런데 도매를 하고 대량의 물건을 넘겨주자면 매장을 하는 사람들이 알게 해야 했다. 원래 작은 회사라 또 투자도 제한된 상황이니 큰 광고를 때릴 수도 없고, 사장은 우선 대학생들을 모집하여 여러 시장들과 매장들을 찾아다니면서 물건을 넘기게 하였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자니 속도가 너무도 더디었다.
그러던 중 하루는 밖에 나아갔다가 들어오던 사장은 한 직원이 방송을 들으면서 전화를 하는 것을 보았다. 출근시간에 방송을 듣고 또 회사 전화까지 사사로운 일에 쓰는지라 겁이 더럭 난 직원은 전화를 끊으려고 했지만 사장은 그냥 하라고 손짓을 했다.
직원이 전화를 끝내자 직원은 어쩔 바를 몰라했다. 사장은 무슨 전화를 했는데 방송에까지 너의 목소리가 나오느냐 했다. 직원은 요청 음악 생방송 프로라고 했다.
원래 중국의 도시 방송국들마다에는 다 요청음악 생방송 프로가 있었던 것이다. 방송국에서 노래를 십여 수 준비해 두고 청중들이 전화로 어느 노래를 방송해 달라고 요청을 하게 된다.
그러면 아나운서는 무슨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며 무슨 사업을 하느냐, 누구에게 노래를 보내려고 하느냐, 하는 것을 묻는데 요청하는 사람이 거기에 다 대답을 하고 또 운수 좋아 당첨이 되면 자그마한 선물까지 얻어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만큼 이런 전화는 전화요금이 다른 전화보다 퍽 비쌌다. 그 직원은 바로 그런 전화를 했던 것이다. 직원의 말을 들은 사장은 기발한 생각이 번개같이 머리를 스치며 지나갔다. 그는 그 직원보고 다시 전화를 하라고 했다.
아닌게 아니라 아나운서는 직원의 모든 사항을 상세히 물었다. 직원은 자기는 어느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아나운서는 또 무슨 상품을 파느냐 까지 묻는 것이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사장은 이튿날 직원들 보고 이런 전화를 많이 하라고 했다. 그리고 되도록 집 식구들과 친구들도 다 이런 전화를 하되 반드시 자기 회사를 잘 소개하고 무슨 상품을 팔고 어느 곳에 있고 하는 등등 회사에 관한 사항들을 상세하게 소개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에 관한 전화요금은 회사에서 곱으로 보상해 준다고 했다.
이튿날부터 요청음악 프로에서는 하루에 수십번씩 이 무역회사의 이름과 회사에서 하는 일에 관한 질문들이 오고 갔다.
회사에 있는 누구에게 노래를 부탁해 줍니다. 어느 회사에서 무슨 일을 맡아하고 있는 누구에게 노래를 보냅니다. 어느 회사에서 좋은 실적을 올린 아무개를 축하해 노래를 부탁합니다. 두루 이런 내용의 방송들이었다.
시간이 좀 지나서 전화의 내용을 사장은 다시 조절하도록 했다. 물건을 사거나 판 사람들이 전화를 하도록 했던 것이다. 어느 회사의 무슨 식품을 샀는데 참 맛이 좋습니다. 고맙다는 인사로 노래를 보냅니다. 어느 회사의 무슨 복장을 샀는데 너무 좋아 노래를 보내드립니다. 이런 내용들이었다.
차츰 회사의 직원들이 시장에 나가 명함을 내놓으면 판매업자들은 인정하기 시작했다. 아, 어느 방송에 나오던 회사구먼, 물건이 좋다던데, 이렇게 회사는 차츰 자기의 호황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회사가 좀 크게 되자 사장은 또 요청음악 생방송에 자기 회사의 물건들을 기념품으로 내놓았다. 날마다 어느 곳에 있는 어느 회사에 가서 무슨 기념품을 가져가시오. 등등
이러한 내용들이 하루에도 수십번 방송이 되었다. 회사는 차츰 커져 한국상품 도매로는 이름있는 회사로 자라나게 되었다.
수상개화(樹上開花)를 두고 ‘자기의 군사를 우군의 곁에 잘 배치해 두었다가 적을 공격한다’라고 해석을 하고 있다. 상업적으로 쓰였을 적에는 자기에게 도움이 될만한 세력을 이용하여 자기의 힘을 키워 이윤이라는 이 적을 잡아오는 것을 말한다.
수상개화(樹上開花)의 계(計)는 현대 기업 경영자들에게 아주 중요한 책략을 제공해 주고 있는데, 이는 바로 세를 조성하는 것이다. 전쟁에 유능한 장수는 세를 중요시 한다(善戰者, 求之於勢).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 쟁탈전에서는, 기업의 신용과 명예, 제품의 명성과 명예가 아주 중요한 작용을 한다.
그래서 기업의 경영자는 각종 매체를 이용해서 기업의 이름을 높이고, 제품에 대해서는 적시에 적절하게, 광범하게 그리고 생동감 있는 선전을 통하여 기업의 지명도를 확대하고 자사 제품의 대 소비자 친밀도를 제고함으로써, 시장을 확대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여야 한다.
프랑스의 술 브랜디는 프랑스 국내와 유럽 시장에서는 끊임없이 잘 팔리는데 반해, 미국시장에서는 대량 판매가 쉽지 않았다. 미국시장을 파고 들기 위해, 브랜디 회사는 많은 돈을 들여 미국인의 음주 습관을 전문적으로 조사도 하고, 각종 판촉 수단을 동원해 보았지만, 그 방법이 단조로웠던 탓에 효과가 미미했다.
이 때, 커린스라고 하는 판촉 전문가가 브랜디 본사 사장에게 한 가지 판촉 방법을 제출했다.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의 67세 생일을 맞아 대통령에게 브랜디 술을 선물하고, 이 기회를 이용해 미국에서의 브랜디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시장을 뚫고 들어 간다.
브랜디 회사의 사장은 이 제안을 받아 들였다. 회사는 먼저 미국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 쓰기를 “존경하는 국무장관 귀하, 프랑스 국민은 미국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내기 위해,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67세 생신을 맞아 67년간 숙성한 브랜디 두 통을 선물로 드리고자 합니다. 대통령 각하께서 저희들의 성의를 받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 후, 그들은 이 사실을 미국과 프랑스 양국의 신문에 연일 보도하였다. 마치 평지에 일성(一聲) 뇌성(雷聲)이 울리듯이, 브랜디 회사가 미국 대통령에게 브랜디를 선물한다는 뉴스는 미국 방방곡곡의 화제가 되었다.
술을 증정하는 그 날, 백악관 앞의 잔디는 사람들로 들 끓었다. 네 명의 잘 생긴 프랑스 청년들이 과거 프랑스 궁정의 시위대 복장을 하고서, 선물을 들고서 천천히 들어 오자 모인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갈 듯 했다.
대통령의 생일이 마치 프랑스 브랜디 주 환영 의식처럼 된 것 같았다. 이 일 이후, 브랜디 주를 다투어 사는 열풍이 미국 각지에서 일어 나게 되었다. 한 때, 브랜디 주는 미국의 국가 연회와 가정 식탁에 가장 빈번히 오르는 술이 되었다.
수상개화(樹上開花)의 계(計)를 처세에 사용하는 것은 흔히 하는 말 대로, “호랑이 가죽으로 큰 깃발을 만들다 즉, 겉 모양으로 사람을 놀라게 하다(拉大旗做虎皮)”라는것이다.
형세가 자기에게 불리하거나 자기가 약소한 정황일때, 이용할 수 있는 다른 역량들을 빌려서 자기의 영향력을 키우도록 하는데 본 계(計)의 묘미가 있다.
죤 에이런은 미국 국회의원인데 유모 어감이 풍부한 것으로 이름이 났었다. 그가 의원으로 당선될 때에도 몇 마디의 유모어 때문에 최후의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당시, 에이런의 경쟁 상대는 유명한 토커였다. 토커는 남북전쟁 당시 북군(北軍)의 장군이었으며 이미 몇 차례 의원을 역임한 사람이었다.
선거 유세 중, 토커는 자신의 우세를 여지없이 다 활용하였다. 그는 “여러분께서는 아마도 17 년 전의 어느 밤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저는 부하를 이끌고 적과 한 판의 사투혈전(死鬪血戰)을 벌였습니다. 여러분께서 그 지극히 힘들었고 어려웠던 전투를 잊지 않으신다면, 그리고 온갖 괴로움을 무릅쓰고 조국에 평화를 가져온 사람을 잊지 않으셨다면, 저에게 한 표를 던져 주십시오.”
사람들은 확실하게 토커의 연설에 마음이 움직였고, “우리는 토커를 원한다”고 소리 질렀다.
토커가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 에이런이 등단해서 연설하였다. “신사 숙녀 여러분, 토커 장군은 분명 그 전투에서 공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승리는 병사들의 피가 응고되어 이루어 진 것입니다. 당시 저는 토커 장군 휘하의 졸병으로써, 목숨을 걸고 적진에 뛰어 들었습니다. 그가 막사에서 편안히 잠자고 있을 때, 저는 무기를 들고 그를 보호하였습니다. 여러분, 토커 장군에게 공감하시는 분은 그에게 표를 주십시오. 만약 제게 공감하시는 분은 제에게 한 표를 주십시오. 반드시 여러분의 신임을 저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에이런의 이 연설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 토커에게 기울었던 민심을 되돌려 놓았다. 결과는 에이런의 승리로 그는 의원에 당선되었다.
에이런의 책략이 바로 수상개화(樹上開花)로써, 여기서 나무(樹)는 바로 토커였다. 그는 토커의 공로에 더 하여서, 그가 토커보다 더 힘이 들었고 공로가 더 컸다는 것을 설득하는데 성공하였던 것이다. 이것이 에이런이 승리한 중요 원인이었다.
▶️ 樹(나무 수)는 ❶형성문자로 树(수)의 본자(本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尌(주; 손으로 물건을 세운 모양; 수)와 살아서 서 있는 나무(木)의 뜻이 합(合)하여 나무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樹자는 ‘나무’나 ‘심다’, ‘세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樹자는 木(나무 목)자와 尌(세울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尌자는 그릇 위에 묘목을 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세우다’라는 뜻이 있다. 그래서 尌자는 樹자 이전에 쓰였던 글자였다. 갑골문에 나온 樹자를 보면 木(나무 목)자가 없는 尌자가 그려져 있었다. 尌자는 손으로 묘목을 심는 모습을 그린 것이었지만 소전에서는 여기에 木자가 더해지면서 이것이 나무와 관계된 글자임을 뜻하게 되었다. 그래서 樹(수)는 ①나무 ②심다 ③세우다 ④막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살아 있는 나무를 수목(樹木), 나무가 우거진 숲을 수림(樹林), 나무의 종류를 수종(樹種), 나무와 돌을 수석(樹石), 산수화나 수석화에 있어서의 나무를 그리는 법을 수법(樹法),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를 수상(樹霜), 나무의 잎을 수엽(樹葉), 나무의 가지를 수지(樹枝), 울창한 삼림의 광대함을 바다에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수해(樹海), 땅속에서 빨아 올리어 나무 속에서 양분이 되는 액을 수액(樹液), 나무를 심음을 식수(植樹), 과실나무로 열매를 얻기 위하여 가꾸는 나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을 과수(果樹), 베풀어 세움을 건수(建樹), 어린나무로 한두 해쯤 자란 나무를 치수(稚樹), 매우 큰 나무를 거수(巨樹), 큰 나무를 대수(大樹), 종자나 꺽꽂이감 따위를 얻기 위하여 기르는 나무를 모수(母樹), 줄지어 선 나무를 열수(列樹), 꽃이 피는 나무를 화수(花樹), 여러 가지가 섞인 수목을 잡수(雜樹), 나무 아래와 돌의 위라는 뜻으로 한데에서 잔다는 말로서 출가한 몸 또는 불교에서 수행함을 이르는 말을 수하석상(樹下石上), 수목이 하늘을 찌를 듯이 울창하다는 말을 수목참천(樹木參天),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풍수지탄(風樹之歎), 독이 있는 나무의 열매도 독이 있다는 뜻으로 고문이나 불법 도청 등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을 독수독과(毒樹毒果), 장군의 별칭으로 매사에 겸손하고 말 없이 수고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대수장군(大樹將軍), 한 나무에서 백 배를 수확한다는 뜻으로 인물을 양성하는 보람을 이르는 말을 일수백확(一樹百穫), 봄철의 수목과 저녁 무렵의 구름과 벗에 대한 모정이 일어남의 비유한 말을 춘수모운(春樹暮雲), 아무리 기다려도 소용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철수개화(鐵樹開花), 알맞은 땅에 알맞은 나무를 심는다는 말을 적지적수(適地適樹) 등에 쓰인다.
▶️ 上(윗 상)은 ❶지사문자로 丄(상)은 고자(古字)이다. 上(상)은 一(일)위에 짧은 一(일)을 쓰기도 하고, 또는 긴 一(일)위에 (ㆍ)을 쓰기도 하여 어떤 위치보다도 높은 곳을 나타낸다고 일컬어져 왔다. 그러나 본디는 무엇엔가 얹은 물건의 모양을 나타내며 下(하)에 대한 上(상), 위에 얹다, 위쪽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❷지사문자로 上자는 ‘위’나 ‘앞’, ‘이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上자는 하늘을 뜻하기 위해 만든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上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二(두 이)자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다만 아랫부분은 오목하게 윗부분은 짧게 그려져 있다. 이것은 하늘을 가리키는 것이다. 上자는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위’나 ‘윗’을 뜻하고 있다. 다만 소전에서는 二자와의 혼동을 피하고자 윗부분의 획을 세운 형태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上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上(상)은 (1)상감(上監) (2)위나 상부 (3)등급이나 차례 따위를 상(上), 중(中), 하(下) 또는 상, 하로 나눌 경우의 맨 첫째 , 중(中), 하(下) (4)무엇에서 무엇을 하는데 있어서 따위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위, 윗 ②앞 ③첫째 ④옛날 ⑤이전 ⑥임금 ⑦군주(君主) ⑧사성의 일종 ⑨높다 ⑩올리다 ⑪드리다 ⑫진헌하다(임금께 예물을 바치다) ⑬오르다 ⑭탈것을 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높을 항(亢), 높을 탁(卓), 높을 교(喬), 높을 준(埈), 높을 존(尊), 높을 아(峨), 높을 준(峻), 높을 숭(崇), 높을 외(嵬), 높을 요(嶢), 높을 륭(隆), 밝을 앙(昻), 귀할 귀(貴), 무거울 중(重), 높을 고(高),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래 하(下), 낮을 저(低), 낮을 비(卑)이다. 용례로는 위로 올라감을 상승(上昇), 토의할 안건을 회의에 내어놓음을 상정(上程), 윗 등급이나 계급을 상급(上級), 높은 지위나 윗자리를 상위(上位), 위와 아래를 상하(上下), 정부에 세금을 냄 또는 진상품을 윗사람 에게 받침을 상납(上納), 배에서 내려 육지에 오름을 상륙(上陸), 물의 근원이 되는 곳의 부근을 상류(上流), 높은 하늘이나 어떤 지역에 수직되는 공중을 상공(上空), 윗자리의 관원을 상관(上官), 위쪽의 부분을 상부(上部), 자기보다 지위가 높은 손을 상객(上客), 퍽 오랜 옛날을 상고(上古), 아래쪽으로부터 위쪽으로 향함을 상향(上向), 가장 좋은 대책 또는 방책을 상책(上策), 보통 사람보다 아주 많은 나이 또는 그 사람을 (上壽), 가장 좋은 계교를 상계(上計), 지붕 위를 옥상(屋上), 맨 위나 정상을 최상(最上), 책상이나 식탁 등 탁자의 위를 탁상(卓上), 상품을 사들임을 매상(買上), 더할 수 없이 가장 높은 위를 지상(至上), 위치나 차례로 보아 어느 기준보다 위를 이상(以上), 끌어 올림이나 물건값을 올림을 인상(引上), 한 집안이나 한 민족의 옛 어른들을 조상(祖上), 위나 앞을 향해 발전함을 향상(向上), 산꼭대기나 그 이상 더 없는 것을 정상(頂上),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을 부상(浮上), 땅의 위나 이 세상을 지상(地上), 위에서는 비가 새고 아래에서는 습기가 차 오른다는 뜻으로 가난한 집을 비유하는 말을 상루하습(上漏下濕),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괸다는 뜻으로 몹시 꼬이는 일을 당하여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맞추어 나감을 상하탱석(上下撑石), 산 위에서 물고기를 찾는다는 뜻으로 당치 않은 데 가서 되지도 않는 것을 원한다는 상산구어(上山求魚), 윗사람의 명령에 아랫사람이 따름을 상명하복(上命下服), 위에 있는 하늘과 아래에 있는 땅으로 곧 천지를 상천하지(上天下地), 하늘 위와 하늘 아래라는 뜻으로 온 세상을 이르는 천상천하(天上天下) 등에 쓰인다.
▶️ 開(열 개, 평평할 견)는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开(평평할 견)는 간자(簡字), 幵(평평할 견)은 동자(同字)이다. 문 문(門; 두 짝의 문, 문중, 일가)部와 开(견)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开(견)은 두 개의 물건이 평평(平平)하게 줄 짓는 일을 말한다. 따라서 두 손으로 빗장을 들어 올려 양쪽 문짝을 여는 것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開자는 ‘열다’나 ‘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開자는 門(문 문)자와 幵(평평할 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幵자는 나뭇가지가 일렬로 늘어선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모양자 역할만을 하고 있다. 開자의 갑골문과 금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고문(古文)에 나온 開자를 보면 門자에 一(한 일)자와 廾(받들 공)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여기서 廾자는 양손을 그린 것이니 開자는 양손으로 빗장을 푸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開자는 이렇게 문을 여는 모습에서 ‘열다’나 ‘열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이외에도 ‘깨우치다’나 ‘시작하다’와 같은 의미가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開(개, 견)는 ①열다, 열리다 ②꽃이 피다 ③펴다, 늘어놓다 ④개척하다 ⑤시작하다 ⑥깨우치다, 타이르다 ⑦헤어지다, 떨어지다 ⑧사라지다, 소멸하다 ⑨놓아주다, 사면하다 ⑩끓다, 비등(沸騰)하다(액체가 끓어오르다) ⑪말하다, 개진(開陳)하다 ⑫출발하다 그리고 ⓐ평평하다(견) ⓑ오랑캐의 이름(견) ⓒ산(山)의 이름(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열 계(啓),열 벽(闢),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닫을 폐(閉)이다. 용례로는 신문이나 책 등을 처음으로 간행함을 개간(開刊), 어떤 모임을 주장하여 엶을 개최(開催), 책을 폄을 개권(開卷), 새로 나라를 세움을 개국(開國), 버려져 있던 거친 땅을 처음으로 일구어 논밭을 만드는 것을 개간(開墾), 어떠한 장소를 열어 공개함을 개장(開場), 새 영화를 처음으로 상영하는 것을 개봉(開封), 처음으로 시작함을 개시(開始), 방학을 마치고 다시 수업을 시작함을 개학(開學), 어떤 회의나 행사 등을 시작하는 것을 개막(開幕), 재판을 시작하기 위하여 법정을 엶을 개정(開廷), 어떤 내용을 알리거나 보이거나 하기 위하여 여러 사람에게 널리 터놓음을 공개(公開), 열리어 벌어짐이나 늘여서 폄을 전개(展開), 다시 엶이나 다시 시작함을 재개(再開), 일단 멈추었던 회의를 다시 엶을 속개(續開), 꽃 등이 아직 피지 아니함을 미개(未開), 얽히고 막힌 일을 잘 처리하여 나아갈 길을 엶을 타개(打開), 모여 있지 않고 여럿으로 흩어짐을 산개(散開), 책을 펴 글을 읽으면 새로운 지식을 얻음을 개권유득(開卷有得), 책을 펴서 읽으면 반드시 이로움이 있다는 개권유익(開卷有益), 문을 열고 도둑을 맞아들인다는 개문납적(開門納賊), 문을 열어 반가이 맞아들임을 개문영입(開門迎入), 일부러 문을 열어 놓고 도둑을 청한다는 개문읍도(開門揖盜), 하늘이 열리고 땅이 열린다는 개천벽지(開天闢地), 재원을 늘리고 지출을 줄인다는 개원절류(開源節流) 등에 쓰인다.
▶️ 花(꽃 화)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化(화)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초두머리(艹)部는 식물, 花(화)는 후세에 생긴 글자로 본래는 華(화)로 쓰였다. 음(音)이 같은 化(화)를 써서 쉬운 자형(字形)으로 한 것이다. ❷형성문자로 花자는 ‘꽃’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花자는 艹(풀 초)자와 化(될 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化자는 ‘변하다’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본래 소전에서는 땅속에 뿌리를 박고 꽃을 피운 모습을 그린 芲(꽃 화)자가 ‘꽃’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지금의 花자가 모든 ‘꽃’을 통칭하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花(화)는 성(姓)의 하나로 ①꽃 ②꽃 모양의 물건 ③꽃이 피는 초목 ④아름다운 것의 비유 ⑤기생(妓生) ⑥비녀(여자의 쪽 찐 머리가 풀어지지 않도록 꽂는 장신구) ⑦비용(費用) ⑧얽은 자국 ⑨꽃이 피다 ⑩꽃답다, 아름답다 ⑪흐려지다, 어두워지다 ⑫소비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꽃구경을 하는 사람을 화객(花客), 꽃을 꽂는 그릇을 화기(花器), 뜰 한쪽에 조금 높게 하여 꽃을 심기 위해 꾸며 놓은 터 꽃밭을 화단(花壇), 꽃 이름을 화명(花名), 꽃처럼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을 화용(花容), 환갑날에 베푸는 잔치를 화연(花宴), 화초를 심은 동산을 화원(花園), 꽃과 열매를 화과(花果), 꽃을 파는 곳을 화방(花房), 꽃병 또는 꽃을 꽂는 병을 화병(花甁), 꽃놀이 또는 꽃을 구경하며 즐기는 놀이를 화유(花遊), 비가 오듯이 흩어져 날리는 꽃잎을 화우(花雨), 온갖 꽃을 백화(百花), 많은 꽃들을 군화(群花), 꽃이 핌으로 사람의 지혜가 열리고 사상이나 풍속이 발달함을 개화(開花), 떨어진 꽃이나 꽃이 떨어짐을 낙화(落花), 한 나라의 상징으로 삼는 가장 사랑하고 가장 중하게 여기는 꽃을 국화(國花), 암술만이 있는 꽃을 자화(雌花), 소나무의 꽃 또는 그 꽃가루를 송화(松花), 시들어 말라 가는 꽃을 고화(枯花), 살아 있는 나무나 풀에서 꺾은 꽃을 생화(生花), 종이나 헝겊 따위로 만든 꽃을 조화(造花),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뜻으로 한 번 성한 것이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하여짐을 이르는 말을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무늬가 같지 않음 또는 문장이 남과 같지 않음을 화양부동(花樣不同), 꽃다운 얼굴과 달 같은 자태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의 고운 자태를 이르는 말을 화용월태(花容月態), 꽃이 핀 아침과 달 밝은 저녁이란 뜻으로 경치가 가장 좋은 때를 이르는 말을 화조월석(花朝月夕), 비단 위에 꽃을 더한다는 뜻으로 좋은 일에 또 좋은 일이 더하여짐을 이르는 말을 금상첨화(錦上添花), 말을 아는 꽃이라는 뜻으로 미녀를 일컫는 말 또는 기생을 달리 이르는 말을 해어화(解語花), 눈처럼 흰 살결과 꽃처럼 고운 얼굴이란 뜻으로 미인의 용모를 일컫는 말을 설부화용(雪膚花容), 마른 나무에서 꽃이 핀다는 뜻으로 곤궁한 처지의 사람이 행운을 만나 신기하게도 잘 됨을 말함을 고목생화(枯木生花), 달이 숨고 꽃이 부끄러워 한다는 뜻으로 절세의 미인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폐월수화(閉月羞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