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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보다 아름다운 우리들의 그날 이야기 (둘)
소복을 한 젊은 여자가
달빛과 달빛 사일 오가며
천상에서 바래인 옥양목 한 필을
산간에 펼쳐 널고 있다
겨드랑이 아래로 사태지는 그리움
저 서늘한 불빛으로 달래이며
천년을사루어도 다 못할 정을
하얀 꽃으로 피우고 있다
달이 이울면 산이 쓸리고
반쯤 젖어 흔들리는 고운 목소리
알몸의 어둠을 하얗게 밝히고 있다.
홍해리 <메밀꽃>
온동네가 메밀꽃 천지입니다.
하늘하늘 춤을 추는 코스모스와 대조적입니다.
메밀꽃은 더욱 희디 흰 옥양목을 두른 듯, 소금 세례를 받은 듯
초가을 바람에 하얀 물결을 칩니다.
한켠에는 탐스런 배추가 자라고 있구요.
보라색 반지를 온몸에 치장한 두릅꽃도 손짓을 합니다.
조 이삭도 여물어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정녕 가을은 와 있네요.
뽑혀 나뒹구는 무를 봅니다.
애써 가꾼 농부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포토 존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바아~ 짝 얼굴을 당겨 보았지요.
울님들 얼굴 가득 꽃이 피었습니다.
이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식당으로 갑니다.
그러나 우리의 발걸음은 배고픈 발걸음은 아니었답니다.
눈으로 이미 포식을 한걸요.
예정 시간인 2시가 조금 못되어 예약한 맛집으로 들어갑니다.
식사 전 메밀전과 전병 그리고 메밀묵이 나왔습니다.
이어 메밀막국수를 맜있게 들었지요.
이효석 선생의 생가는 이 식당 뒷켠에 있으나 사유지인 관계로
700m 아래에 복원한 생가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생가 마루에 앉아 도령님의 설명을 듣습니다.
다시 축제장을 향해 걸어갔지요.
가는 길 내내 메밀꽃은 이어집니다.
이미 우리는 하얀 물감이 흠뻑 들고 말았지요.
싱싱한 무를 들고 가는 아줌마들입니다.
공짜로 얻어간다고 말하는데 아무래도 믿기질 않네요.
통기타 가수의 선율은 발걸음을 멈추게 하구요.
가다 서다 그리고 앉아 쉬며
눈과 가슴으로 느끼고 되새김을 합니다.
빨리빨리라는 말은 잊은 지 오래라니까요.
디딜 방갓간에서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봅니다.
두 주인공이 누구인지 전혀 모르겠네요.ㅎㅎ
거리엔 식당을 비롯 먹을거리 볼거리가 즐비합니다.
손끔에 사주를 보는 사람, 케리캐쳐를 그리는 사람....
엿을 파는 아주머니도 보이구요.
맑은 물리 흐르는 개울을 건너 갑니다.
콘크리트 다리가 아닙니다.
삽다리라고 하던가요.
좁은 다리를 건너다 빠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동이 총각이 나타나 왼손을 내밀며 구해 주지 않을런지요.
다리를 건널 때 어떤 마음이 드셨나요?
이 편을 뒤로 하고 저 편을 찾아가는 마음이 묘하지 않던가요.
혹시 한 번 쯤 뒤를 돌아 보시지 않으셨나요?
돌탑에 돌멩이 하나 얹으며 무엇을 빌으셨는지요.
산 넘어 갈 때나 장승을 지날 때 우리의 엄마, 아버지가 그랬듯이
소원을 빌으셨겠지요.
다리 건너에는 인파가 굉장합니다.
마당극 메밀꽃 필 무렵이 공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아스라한 옛날의 전설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웃기다가 울리기도 하는 그런 오래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어찌보면 우리들의 오래된 미래가 아닌지요.
각처에서 몰려온 관광객으로 축제장은 인파로 넘쳐납니다.
전통놀이 마당에서 한 소녀가 물지게를 지고 있습니다.
60~70년대에 서울에서도 물지개를 지고 가는 사람들 모습이 있었지요.
빈 물통이지만 체험을 하는 얼굴이 기특해 보이는 군요.
검은 안경 너머로 무엇을 보며 알 듯 모를 듯 미소를 지으시는지.
팔짱을 낀 모습이 여유롭습니다.
도령님 팬이 여기저기에서 출현하는 군요.
도령이란 닉이 아무래도 작업용 같기도 하고....
메밀로 벼개 속을 했다는 군요.
카버는 손으로 작업을 했나 봅니다. 농협주부대학에서 이웃돕기로 판매하고 있답니다.
감자와 옥수수 전시장입니다.
유색 감자라는 게 자주감자 같지는 않네요.
할아버지가 손수 만드신 지푸라기 공예품입니다.
품바 공연이 한창이네요.
엿만 파는 게 아니라 테잎도 팔고 있더라구요.
길가에 유명 시인들의 시화전이 열립니다.
지금 광화문 글자판에 올라온 안도현님의 시도 눈에 드입니다.
이효석님의 공원도 둘러보았습니다.
공원 한 켠에서 어린 남매가 목마를 타며 제게 미소를 보냅니다.
손을 흔들어 주었지요. 옆의 아빠와도 눈 인사를 나눴지요.
하루를 전세내신 도령님과 헤어질 시간이 점점 가까워집니다.
미녀 4인방과 아쉬움을 달래며 포즈를 잡고 있습니다.
도령님 덕에 눈이 호강을 하였답니다. 어디 눈만 그랬던가요.
코스모스는 점점 자태를 뽑내고 가을은 성큼 걸음으로 다가 옴을 느낍니다.
여름을 지나 가을의 강으로 흘러 가고
우리는 봉평의 아름다움을 뒤로 하고 서울을 향합니다.
귀경버스에서 우리만 통하는 말(語) 하나를 얻었답니다.
메밀꽃 풀 무럽에 다시 만나자고요.
<메밀꽃 풀 무럽> 우리는 모두 꽃이었지요.
겨울이 와도 시들지 않을 순백의 하얀 꽃으로요.
함께해 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아름다운 길을 열어주신 도령님께도 고마운 마음을 드립니다.
다소 불편하거나 미숙한 진행이 있었음에도
사랑으로 감싸주심을 잊지 않겠습니다.
- 이같또 로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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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 있으면 댓글이나 쪽지 등으로 연락주세요.
바로 내리겠습니다.
첫댓글 사진 마다 혼을 불어 넣으신 로따님의 글이 한편의 시요, 이어 놓으면 영화가 됩니다.
그 날의 추억 모든이의 가슴에 고운색갈로 물들여 지리라. 3천7백억겁의 인연으로~~~
41명분의 행복을 고루 드려야 하는데 제가 절반은 가지고 온것 같아 죄송합니다. ^**^
그 행복 잘 키워서 다음에 곱으로 돌려 드리리다.
도령님 열혈 팬 크럽이 생길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배가 아파 옵니다. ㅎㅎㅎ
봉평 여정에서 또 한번 도령님의 저력을 발견했답니다. 내년에도 부탁드려도 될까요.
내년까지 어찌 기다리라 하십니까? ㅎㅎㅎ 이 해가 가기전에 좋은길 찾아 오시면 기꺼이 다듬어 드리지요 ^**^
아효... 고운 발걸음 하셨네요. 좋은 길 열어주시고, 이끌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시간만 허락했다면 꼬옥 가고 싶었던 곳이네요.
사진으로나마 그 길을 더듬어봅니다. ^^
아침 출발하며 지기님이 주신 문자를 모두에게 전했답니다.
수첩도 거의 매진 상태였구요. 함께하지 못한 분들의 성원이 있어 행복한 나들이였음을 고백합니다. 감솨^^^
카메라가 제 것보다 더 성능이 좋은가요? 아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군요.
추억을 담은 詩로 쓴 그림 책 한 권 읽어 본 느낌, 정말 아름답네요...^^
저 카메라는 보시다싶이 아시다싶이 똑딱이어요. ㅠㅠㅠ
그저 좋게만 봐주시는 그윽한 눈길에 감사할 따름이지요. 참, 카메라 무지 무겁던데 어깨 빠지진 않았는지요?
기대만큼 멋진 스토리 텔링입니다.
로따님, 사진 감사합니다. 덕분에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처음엔 긴가민가했습니다. 이 두루돌님이 그 두루돌님임을. 사과해도 되지요?
따님과의 오랜만의 외출, 화려한 외출이 되셨나 모르겠네요.
아이고 사과라니요. 그 두루돌을 알아봐주신 게 영광이지요.^&^
저도 제법 걷는다고 걷는 사람인데, 딸과 함께인 화려한 외출 끝이 몸살이었답니다.
동행 챙기는 일이 힘들었던가...싶네요.ㅎㅎㅎ
곱디고은 시한편에 길벗과 함께한 " 메밀꽃 풀무럽".. 소금밭을 그대로 화면에 옮기셨네요...옛스런 시골장테에 추억이 어린 자유로움이 각박한 시름을 잠시 묶어둔
시간이었습니다. 고운길 밟게 해주신 로따님! 다음길도 기대합니다
풀순님도 새하연 메밀꽃 물이 드셨겠지요. 초록색 바탕의 백옥같은 그 꽃들의 무리...
가을 풀물도 들으셨겠네요. 풀순님을 비롯 모두가 시인이고 시 자체였지요.
사진과더불어 아름다운 시는 다시한번 봉평 메밀밭을 걷는듯 싶네요 아름다운 마음과 일치된 걸음은 한편에 영화를 보는듯 했답니다 좋은사진과 좋은글 감사합니다
다음길에서 뵙겠어요
수니꺼님과 짧은 몇 마디 소통을 통해 수니꺼님을 기억 수첩에 적어 놓았지요.
우리가 걷는 길은 새로운 것을 알게도 하고 마음을 순하게도 하나봅니다.
로따님, 님 좀 짱인듯! ㅎㅎㅎ
메밀꽃 시도 좋고 안도현님의 적막이란 시도 뭉클하고.....
지성과 유머를 겸비하신 로따님, 덕분에 제 마음의 키가 자랐습니다.
좀 더 유능한 조력자가 되지 못해서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다님길님에게 공로상을 드려야 하지요. 저야 말로만 번드르하게 봉사했지만
마음 고생도 하시면서 묵묵하게 200% 이상의 진가를 보여주셨어요. 담에 우동 한 그릇 대접할게요.
차안에서의 멋진 진행 솜씨에 전직 MC 출신이 아닌가 의심스러웠는데
오면서 가면서 좋은 구경거리 마련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어른아이님~ 후미 맡아 고생 많으셨지요. 다음 길에선 앞자리로 이동하셔야지요.
늘 따스한 미소로 모두를 편안케 하심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이안 메밀꽃 ~
그 꽃밭속의 ~님들 모습 넘 샘나게 아름답군요.
로따님의 구성진 후기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야자수님 반갑네요. 그날 님께서도 그 짜락 어딘가에서 야생화를 즐감하셨겠네요.
카메라에 작품 많이 담아오셨겠지요? 공짜로 좀 보여주세요.
못 간 사람만 억울하다는 말이 있지요.
안 간 사람 입장에서 보면 약이 오르거든요. 로따님의 주옥같은 시와 어울리는 사진을 넋을 놓고 보았네요.
그저 감사하다는 말씀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못간 분은 억울?)하고 간 사람은 미안했던 날이었지요.
정모인줄도 모르게 일을 버려 지송했습니다. 적잖은 분들이 재밌게 걸으셨다는 소식에 위안을 합니다. 감사^^^
역시나 로따님과의 여행은 언제나 즐거움의 연속입니다..잠간 짬을 내어 들어와 보네요..조금 한가해지면 느긋하게 즐기고 가렵니다..
메밀꽃길에서도 은은한 자스민 향기가 나던걸요. ㅎㅎㅎ
즐거운 여정이셨다니 저도 기쁘네요. 다음 길에서도 꼭 뵈어여^^^
아침일찍떠나는~여행은 엄두를 못내기에 지난수욜~옆지기랑 같은길을 다녀왔읍니다~
로따님의 후기를 보면서~ 또다른 길을보는듯합니다~감동입니당~~
오목이님 잘 지내시지요? 그리고보니 여행도보에 있어 그런 문제가 있군요.
서방님과 서울의 고급 사우나에서 하루 밤 묵으시고 여행도보 하시면 어떨까요. 농담반 진담반입니다요.
넋을놓고 후기와 사진을 즐감했습니다. 동행한듯 글과 사진을 따라 갑니다.
함께 하지 못해 한이 될 정도입니다. 한마디 안할수 없네요. "완전 부러워요"ㅋㅋ
아름인님~~ 오랜만이네요. 그간 두루두루 잘 다니셨겠겠지요.
아름인님과 가을길에서 꼭 뵙게 되기를 학수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