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갈치
누가 뭐라 해도
최고 멋쟁이는 바로 나, 갈치야.
나를 봐.
온몸이 넥타이잖아.
감나무 아래에서
아!
아!
아, 라니까!
한 입만
중력은 정말 게을러.
갯벌
지구별과 달님이
서로 내 팔뚝 굵다고
자랑을 할 때마다
하루에 두 번
바다가 잇몸을 보이며
씨익, 웃는다.
청국장
노란 메주콩이
이불을 덮어쓰고
대바구니 속에서 잠들었어요.
콤콤 양말 냄새
모기향처럼 솔솔 피우며
잠들었어요.
꿈결에 나비 꿈을 꾸는지
비단실 풀어내
날개 옷감을 짜요.
외할머니는
추워서 싫어한다고
들썩거리지 말라지만
날개옷이 완성되면
노랑나비 떼 일제히
날아갈 것 같아서
한눈파는 사이
다 날아갈 것 같아서
외할머니 몰래
은근살짝 열어 보고
들여다봐요.
안녕, 피노키오
거짓말하면 정말 코가 길어지니?
언제 길어져?
거짓말하자마자 길어져?
얼마큼 길어져?
지굴한 학습지처럼 계속 길어져?
우리 반 이현주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것도 거짓말이니?
-2022 상반기, 아르코장착기금 발표지원작-
첫댓글
잘 봤습니다.
무척 좋겠네요.
지원금 받을 만한 작품인 것 같아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