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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풀어낸 인간의 지성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 150』은 인류의 위대한 발명을 연대순으로 추적해 하나하나의 발명이 그 시대와 그 상황에서 갖는 의미를 살펴보는 책이다. 위대한 발명가들의 천재성에 박수를 보내며 그들에게 의혹을 제기하고 그들의 실수를 숨기지 않고 인간적의 모습을 생생하고 명쾌하게 보여주고자 한다. 광산과 금속, 화폐, 종이, 시계, 화약, 망원경, 재봉틀, 세탁기, 전화, 냉장고, 장기 이식, 피임약, 인터넷 등 세기의 발명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악착스러운 발명가와 사색가가 의문을 품고 실험에 실패하고도 좌절하는 법 없이 다시 시작하는 고집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런 발명가들의 면면과 인류에게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들이 연구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객관적으로 접근해 알아보고 인류의 위대한 발명을 연대순으로 추적해 각각의 발명이 그 시대와 그 상황에서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기회를 전해준다.
저자 : 미셸 리발
저자 미셸 리발은 프랑스의 저명한 과학 논픽션 작가로 과학과 기술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이다. 프랑스 명문 출판사 라루스의 위촉으로 인간의 삶과 문명을 혁명적으로 바꾼 최고의 발명들을 선정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이 책을 집필했다. 이외에 『위대한 과학 실험』, 『로버트 오펜하이머』 등 과학사와 관련한 여러 저서들이 있다. 그는 여전히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일반 독자들이 인간의 삶과 결코 무관하지 않은 과학 분야에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친근한 안내자의 역할을 하면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역자 : 강주헌
역자 강주헌은 한국외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프랑스 브장송 대학에서 수학했다. 불어 전공자로서 영어권 학자인 노엄 촘스키를 연구한 독특한 이력을 지녔으며, 지적인 자유와 거침없는 삶을 추구하는 열린 정신의 소유자이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는 한편 ‘펍헙 번역 그룹’을 설립하여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 『권력에 맞선 이성』, 『촘스키, 점령하라 시위를 말하다』,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등 노엄 촘스키의 저서들과 『사이언싱 오디세이Sciencing Odyssey』 시리즈, 『책 읽는 사람들』, 『밤의 도서관』, 『지중해의 기억』, 『유럽사 산책』, 『문명의 붕괴』, 『키스 해링 저널』, 『월든』 등 다수가 있다.
1. 기원전 300만 년부터 기원전 1만 년까지
원시적 발견의 단계
연장 :: 문명의 기원에서
불 :: 에너지의 정복
손잡이 :: 특별한 목적을 위한 연장과 무기
예술 :: 최초의 예술가와 호모 사피엔스
농업과 목축 :: 포식에서 생산으로
2. 기원전 열 번째 천년시대부터 기원후 8세기까지
고대 문명의 단계
도기 :: 불을 이용한 최초의 획기적인 기술, 최초의 ‘산업’ 생산
직물 :: 진정한 예술을 향한 첫걸음
광산과 금속 :: 산업의 여명에서
쟁기 :: 인간이 세상을 개간하기 시작하다
도시 :: 새로운 건축자재와 건축 기술을 찾아서
문자 :: 부호에서 음절로, 그림문자에서 알파벳으로
바퀴 :: 이동의 혁명을 일으킨 원동력
음악 :: 신을 달래기 위해… 그리고 풍습
수리 사업 :: 물을 지배하는 곳에 권력이!
포도주 :: 땅의 산물을 넘어선 신의 선물
화학물질 :: 연금술에서 현대 화학으로
물의 공급 :: 도시의 필수 조건
유리 :: 다양하게 이용된 혁명적 재료
역법 :: 시간을 나누고 인간과 신의 노동을 조절하다
돛 :: 바다를 정복하고 교역로를 개척하다
청동 :: 인간에게 새로운 세계를 안겨준 최초의 합금
약 :: 경험과 마법의 경계에서 치유법을 찾다
해시계 :: 인간이 창조한 최초의 위대한 과학 기기
터널 :: 공학자들에게 던져진 중대한 도전
철 :: 제철공업의 탄생
알파벳 :: 문자의 민주화를 앞당긴 발명
화폐 :: 국가가 경제를 지배하면서
도로 :: 정복과 무역을 위한 길
종이 :: 문자의 단짝
물레방아 :: 산업의 원동력이 된 수력
증류 :: 혼합물에서 순수한 물질을 뽑아내다
마구 :: 현대식 마구는 중국에서 시작됐다
천체 관측의 :: 아스트롤라베, 그리스가 천문학자들에게 남긴 유산
기수법 :: 산수를 위한 탁월한 도구
인쇄 :: 중국이 구텐베르크보다 700년 앞서 인쇄술을 발명했다
3. 8세기부터 1650년까지
전통 기술의 형성 단계
시계 :: 마침내 인위적 시간의 시대에 들어서다
화약 :: 전쟁의 기술이 바뀌다
나침반 :: 흙점판에서 방향 측정기로
대포 :: 기사의 시대가 끝나고 현대전이 시작되다
측지학 :: 지도를 그려 경계를 확정 짓다
간척지 :: 새로운 농지를 찾아서
외과학 :: 마침내 몸까지 수선하다
지도 제작법 :: 우주론에서 과학적 지리학으로
망원경 :: 새로운 눈으로 우주와 세상을 보다
현미경 :: 생각지도 않았던 세계, 무한히 작은 세계를 발견하다
계산기 :: 컴퓨터의 서곡, 자동 계산이 시작되다
기압계 :: 자연은 더 이상 진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온도계 :: 화씨와 섭씨, 온도계의 눈금
4. 1650년부터 1870년까지
고전적 기술의 형성 단계
증기기계 :: 현대의 산업혁명
파종기 :: 농사의 기계화
전기 발전기 :: 전기의 활용을 향한 첫걸음
타자기 :: 펜글씨에서 타자기로
육분의 :: 위도를 측정하는 도구
플라잉 셔틀 :: 시작은 한 번이면 족하다
피뢰침 :: 자연의 힘을 정복하다
공작기계 :: 대량생산의 길이 열리다
선원용 크로노미터 :: 항해에 사용된 초정밀 시계
기계식 방적기 :: 방적에도 도래한 산업혁명
프로펠러 :: 새로운 추진기
잠수함 :: 바다 밑을 항해하다
비행선 :: 마침내 이카루스의 꿈이 실현되다
증기선 :: 돛이 없는 선박의 시대가 시작되다
예방접종 :: 전염병에 거둔 위대한 승리
낙하산 :: 용기와 재능으로 허공에 도전하다
호환 가능한 부품들 :: 대량생산을 향해
전지 :: 전기를 마음대로 만들어내다
자카르직기 :: 기계가 인간을 대신할 때…
가스 조명 :: 도시의 밤을 밝히다
레일 :: 철도의 탄생
통조림 :: 먹을거리를 깡통에!
포장용 쇄석 :: 실용적으로 변해 더 빨라진 도로
전자석 :: 꼬치 회전기에서 싱크로트론까지
사진 :: 실제 모습을 ‘붙잡아라’
수차, 혹은 수력터빈 :: 물레방아의 재발견
재봉틀 :: 주부가 양재사가 되다
세탁기 :: 여성을 빨래에서 해방하다
수확기 :: 농업이 기계화되다
전신기 :: 마침내 전기가 커뮤니케이션에 활용되다
자전거 :: 인간이 이룬 또 하나의 아름다운 정복
고무 :: 고무바퀴에서 수술용 장갑까지
마취 :: 물리적인 고통을 정복하다
화학비료 :: 기계화 이후로 화학이 농업을 바꿔놓다
철근콘크리트 :: 새로운 건축술
성냥 :: 불을 쉽게 만들다
강철 :: 철을 밀어낸 강철
염료 :: 모든 색을 재현하다
승강기 :: 새로운 운송 기구… 수직으로!
석유 시추 :: 검은 황금을 찾아서
장갑함 :: 바다에서도 현대전이 시작되다
내연기관 :: 자동차 시대의 새벽이 열리다
저온살균법 :: 식품위생의 서막이 열리다
플라스틱 :: 뭐든지 만들 수 있는 만능 재료
폭약 :: 위험해진 과학
소독과 무균 처리 :: 현대 의학의 발전을 위한 두 가지 조건
5. 1870년부터 1945년까지
테크놀로지의 단계
전화 ::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획기적으로 달라지다
냉장고 :: 음식을 냉동하다
축음기 :: 목소리를 기억하다
백열등 :: 빛이여, 있으라!
발전소 :: 모두에게 전기를!
만년필 :: 새로운 필기도구
자동차 :: 개인 교통수단의 혁명
유도전동기 :: 전기 만능 시대를 향해
영사기 :: 움직임을 붙잡아 재현하다
마천루 :: 현대 도시가 높이를 자랑하다
무선전신 :: 신세기를 맞은 텔레커뮤케이션
방사선 :: 인간의 몸속을 투명하게 들여다보다
녹음기 :: 말과 소리를 위한 자석
무선방송 :: 인간의 목소리가 전파에 실리다
진공청소기 :: 먼지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다!
바르비투르산제 :: 약물로 기분과 행동을 바꾸다
비행기 :: 이카루스의 꿈은 실현되고…
다이오드 :: 전자공학을 향한 첫걸음을 떼다
헬리콥터 :: 수직 비행이 실현되다
육종 :: 과학적인 농법의 탄생
석유시추선 :: 사용 가능한 에너지원을 찾아
핵의학 :: 새로운 방법으로 인체를 검진하다
일관작업 :: 적은 시간에 더 많이 생산하다
폭격기 :: 하늘에서 떨어진 죽음의 사신
독가스 :: 과학이 죽음을 부르는 데 악용되다
탱크 :: 기계화 전쟁의 시작
로켓 :: 우주를 향해!
텔레비전 :: 집에서 영상을 즐기다
전자현미경 :: 무한히 작은 세계를 향해 열린 창
나일론 :: 무엇이든 만드는 만능 섬유
컬러필름 :: 사진의 세계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다
레이더 :: 공중전을 혁명적으로 바꿔버린 발명품
제트 비행기 :: 마침내 현대 항공학이 탄생하다
DDT와 살충제 :: 해묵은 골칫거리와 싸울 새로운 무기
원자로 :: 마침내 핵 시대에 들어서다
컴퓨터 :: ‘생각하는 기계’의 시대가 열리다
탄도미사일 ::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에서 탄생한 가공할 무기
원자폭탄 :: 나는 모든 것을 앗아가는 죽음이다!
전자레인지 :: 첨단 군사기술이 부엌으로 옮겨 가다
6. 1945년부터 오늘까지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의 단계
트랜지스터 :: 커뮤니케이션 세계의 신기원
심해잠수정 :: 현대 해양학의 탄생
장기이식 :: 장기이식으로 해마다 세계에서 수백만 명이 목숨을 구하다
피임약 :: 여성도 자기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다
원자력잠수함 :: 전쟁 방법이 혁명적으로 달라지다
인공위성과 우주통신 :: 우주, 새로운 탐험 세계
레이저 :: 근원을 추적하면… 아인슈타인과 양자물리학
신소재 :: 섬유와 합성 재료의 시대가 도래하다
토카막 :: 에너지 위기를 타개할 궁극적인 해결책일까?
마이크로프로세서 :: 무한히 작은 것이 무한히 큰 가능성을 열어주다
전문가시스템 :: ‘생각하는’ 기계를 향해
유전공학 :: 과학이 윤리 문제를 제기하다
텔레마티크 :: 세계를 하나로 잇는 첫 가닥
디지털 디스크 :: 새로운 소리, 새로운 영상
GMO와 생명공학 :: 생명체가 첨단 테크놀로지의 도구가 되다
우주왕복선 :: 로켓기를 우주의 택시처럼!
초전도체 :: 산업적으로 무척 중요한 과제이긴 하지만…
낙태약 :: 사후 피임약
가상현실 :: 2D와 3D 영상이 쌍방향으로!
인터넷 :: 21세기, 정보의 세계화
이동전화 :: ‘유목’ 커뮤니케이션 시대를 향해
디지털텔레비전 방송 :: 세상이 영상에 빠지다
동물 복제 :: 완벽한 복제를 향해
회춘약 :: 약으로 젊음을 되찾을 수 있다면…
세기의 발명, 인간의 일상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켜 문명을 업그레이드하다
개인의 삶부터 사회의 프레임까지 변혁하는 발명의 연대기
연장에 뒤늦게 달리게 된 ‘손잡이’가 어떻게 구석기 시대를 신석기 시대로 이끌어갔을까? 나뭇조각 3개로 조립됐을 뿐인 인류 최초의 ‘바퀴’가 어떻게 이동과 커뮤니케이션의 혁명을 일으키고 새로운 에너지의 생산에 기여하고 현대의 기계공학을 탄생시켰을까? 경험과 마법의 경계에서 시작됐던 원시적인 ‘약’과 치료 행위가 어떻게 생명공학과 유전공학으로 이어졌을까?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 150』은 기원전 300만 년경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생활에 어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을 가능케 하면서 일상의 패턴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켜 문명을 업그레이드한 발명들을 400여 점의 귀중한 사진, 그림과 함께 균형 잡힌 시각으로 소개한다. 이 책에 연대순으로 실린 발명들의 선정 기준은 ‘작은’ 발명이든 ‘큰’ 발명이든 ‘인간의 삶을 얼마나 혁명적으로 바꿨는가?’이다.
저자는 어떤 발명도 단 한 사람의 천재성에만 빚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먼저 각각의 발명은 당대의 기술력과 시대의 요청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발명을 할 이유 자체가 무색해지고 만다. 물론 천재적인 직관이 시대의 무지에 가로막혀 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그 직관이 사회적인 효용성을 획득하면 또 다른 발명가들이 위대한 발명으로 완성한다. 그래서 발명에는 한 가지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발명을 둘러싸고 그것을 간절하게 필요로 한 시대와 사람들, 그리고 그에 끈질기게 도전한 발명가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한다. 이 책이 역사상 중요한 발명들을 단편적으로 나열하기만 하는 대신, 연대기의 형식으로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살펴보는 이유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가장 기본적인 발명이 점점 개량되고 융합되고 발전하여 오늘날의 첨단과학기술을 토대로 한 발명으로 진보해 나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지금은 별로 대단찮아 보이는 작은 발명이 이후 무수한 발명들로 이어져 문명의 수레바퀴를 움직이는 과정은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작은’ 발명부터 ‘큰’ 발명까지, 발명의 성공부터 실패까지
인간의 욕망과 상상력, 그리고 발명가의 집념이 이끌어가는 역동적인 발명사!
발명의 역사는 인류의 문명사와 함께 시작하여 인간 지능의 발달사로 이어진다. 발명이란 삶의 조건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인간의 끊임없는 필요와 욕망과 상상력을 지능으로 완성시킨 결실이기 때문이다. 그 점을 간과하지 않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 150』은 선사시대 석기 도구부터 현대의 컴퓨터와 인터넷까지 역사적인 발명들을 한꺼번에 개관할 수 있는 백과사전으로도 유용하지만, 발명사를 통해 문명사와 지능의 발달사까지 조망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그 거대한 역사를 역동적으로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단연 사람들의 필요를 세심하게 살피고 욕망과 상상력을 눈앞에 현실화하기 위해 끈질긴 집념을 발휘한 발명가들일 것이다. 그중에는 위대한 발명의 선구자로 기억되는 사람들도 있고, 그들의 찬란한 업적에 가려진 채 역사의 그늘 속에 묻혀버린 사람들도 있다. 하나의 발명품이 탄생하기까지 많은 발명가들의 도전과 실패와 성공이 인상 깊게 그려진다.
또한 프랭클린의 피뢰침 발명 과정에서 똑같은 실험으로 한 사람은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또 한 사람은 불운하게 죽고 만 이야기, 농부들을 지겨운 낫에서 벗어나게 해준 기계식 수확기를 둘러싼 특허권 싸움에 링컨이 개입하게 된 사연, 위험한 군사기술인 레이더용 자전관이 가정집 부엌에 들어가 안전한 ‘전자레인지’로 확산될 수 있었던 이유 등 발명을 둘러싼 뒷이야기도 소개하여 재미까지 더했다.
선사시대 석기 도구부터 현대의 컴퓨터와 인터넷까지
인류를 어제와 다른 세상으로 초대하는 세계의 발명, 그 빛과 그림자
그러나 발명의 결과가 언제나 찬란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이 책은 발명의 빛뿐만 아니라 그림자도 같이 보여준다. 자연을 통제하고 지배하여 인간의 생활 기반을 조금이라도 더 편리하고 안락한 수준으로 올려놓으려 했던 시도가 인간과 세상을 지옥으로 내몰기도 했다. 발명이 악용되거나 오용되면 언제나 인간을 해치는 전쟁 무기로 탈바꿈한다. 때로는 바로 어제까지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 축적한 기술력을 이용하여 아예 살상용 발명을 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처음에는 축제용 불꽃놀이를 위한 폭죽으로 쓰이기 시작했던 화약, 멘델의 법칙과 육종을 정치에 교묘하게 악용하여 사람들을 탄압한 구소련, ‘모든 것을 앗아가는 죽음’ 원자폭탄으로 돌변한 핵에너지 등 그러한 예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또한 좀더 쉽게, 빠르게, 많이 얻고자 발명한 기술에 오히려 인간이 스스로 속박되기도 한다. 발명은 분명 어제와 다른 세상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과학이다. 하지만 그 세상이 천국일지, 지옥일지 선택하는 것은 인간의 몫임을 엄중하게 경고한다.
인간이 처음에는 자연 화재나 화산의 폭발에서 불을 얻어 유지하는 데 만족했을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여하튼 증명되지 않는 주장이다. 물론 선사시대의 인간이 불을 인위적으로 만들기 전에는 자연에서 구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선사학자 앙드레 르루아 구랑은 “화재나 화산을 통해 불을 구했던 사례를 원시 부족에서 찾으려는 학자는 헛수고에 그치고 말 것이다. 지금도 그처럼 위험하게 불을 구하는 부족은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많은 고고학자들이 불을 지배하지 못한 단계에서 곧바로 불을 만들어내는 단계로 넘어갔으리라 생각한다.
-1. 기원전 300만 년부터 기원전 1만 년까지 원시적 발견의 단계/불- 14p
바퀴가 발명된 뒤 3000년 이상 지나서야 도로가 건설되기 시작했다. 이 엄청난 시간 간격에 놀랄 것은 없다. 도로는 경제적, 군사적인 이유에서 건설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복욕을 지닌 중앙집권적 국가가 탄생한 시기와 도로가 건설된 시기가 엇비슷한 이유가 설명된다. 처음 도로를 조직적으로 건설한 국가는 중국과 로마였다. 중국은 전국을 통합한 직후였고, 로마는 신생 공화국으로 영토를 확장할 때였다. 알렉산드로스 대왕도 시간이 허락했더라면 도로망의 확충에 나섰을 것이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알렉산드로스는 기원전 4세기에 동지중해부터 인더스 강 유역까지 통일했지만, 그곳에는 오래전부터 소아시아로 향하는 무역로가 이미 사방팔방으로 뻗어 있어 그저 개선하기만 하면 됐다.
-2. 기원전 열 번째 천년시대부터 기원후 8세기까지 고대 문명의 단계/도로- 72p
시계는 중력의 법칙을 제어한다는 점에서 혁명적인 발명품이었다. 시계의 발명으로 기계는 지적인 얼굴을 띠게 됐고, 자동화를 향해 한 걸음 더 전진할 수 있었다. 독일 작가 에른스트 윙어는 『모래시계』에서 “우리의 기계식 시계가 똑딱거리는 원리는 톱니바퀴 장치와 전동장치, 결국 바퀴와 시간의 관계다”라고 말했다. (…) 언뜻 생각하면 기계식 시계는 과거의 ‘지구 시계’, 즉 물시계와 모래시계를 개선한 형태에 불과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그 시계들도 물이 흘러가고 모래가 떨어지는 중력을 이용해서 시간을 측정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기계식 시계에서 추가 떨어지는 속도는 가속도를 만들어내고, 그로 인해 톱니바퀴는 점점 빨리 돌면서 바늘에 안정된 회전운동을 전달하지 못한다.
이런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 중세 사람들은 탈진기를 발명했다.
-3. 8세기부터 1650년까지 전통 기술의 형성 단계/시계- 90p
1782년 11월, 물리학 실험에 몰두하던 몽골피에 형제는 밀짚을 태워 얻은 뜨거운 증기를 종이봉투에 담았다. 그런데 그 봉투가 공중으로 붕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그들은 처음에 그 원인을 더운 증기라고 생각했지만, 실험을 거듭한 후에 궁극적으로는 열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요컨대 열이 봉투 안의 공기를 희박하게 만든 결과였다. 그들은 사람 1명이 탈 수 있을 만큼 큰 봉투를 만들어 실험해 보기로 했다. (…) 양, 수탉, 오리가 기구에 고정된 광주리에 실려 하늘을 처음으로 날았다. 11월 21일은 인간이 처음으로 하늘을 비행한 날이었다. (…) 그때부터 하늘길이 열렸다.
-4. 1650년부터 1870년까지 고전적 기술의 형성 단계/비행선- 145p
일관작업은 기술이 인간에게 가한 속박의 상징이다. 하지만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생산력 증대의 요인이라 생각할 때 일관작업은 대량생산 원칙의 정점이기도 하다. 대량생산의 기원은 호환할 수 있는 부품이 발명된 19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일관작업을 위한 최초의 조립라인은 1913년 5월 1일 디트로이트에 있는 포드 자동차 회사(Ford Motor Company)에 처음 설치됐다. 그때 헨리 포드가 1908년에 발명한 유명한 자동차 모델 T의 발전기들이 허리 높이쯤의 레일 위를 이동했고, 발전기들이 박자에 맞춰 다양한 조립 과정을 거쳤다. 조립 시간은 20분에서 13분으로 단축됐다. 그 후 포드는 레일을 컨베이어 벨트로 교체했다. 그러자 조립 시간이 5분을 넘지 않았다.
-5. 1870년부터 1945년까지 테크놀로지의 단계/일관작업- 258p
20세기 후반에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경구피임약이 발견되면서 풍습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1960년대에 닥친 유명한 ‘성 혁명’이다. 피임약은 미국 생물학자 그레고리 핀커스의 발명품이다. 20세기 초부터 배란억제를 연구하기 시작하여 그동안 노력해 온 결실이었다. 난소와 임신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고대부터 알고 있었다. 이집트와 리디아에서 여성의 임신을 막기 위해 난소를 제거하는 일이 있긴 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에 내분비학이 크게 발달하고서야 난소의 생리학이 진지하게 연구되기 시작했다. 1889년, 프랑스 의사 샤를-에두아르 브라운-세카르가 즙식 요법
첫댓글 미셸 리발 지음 / 역자 강주헌 옮김 / 역자평점 7.7 / 출판사 예담 | 2013.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