깼다. 바쁠 것도 없는데 오밤중 세 시에 그냥 깼다. 다시 눈 붙이려니 웬 놈의 잡념들은 그리도 많은지, 한순간의 생각은 일 분을 넘기지 못하고 또 다른 생각이 비집고 들어오면 좀 전의 그 생각이 무엇이었는지 더듬어 보지만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누워서 기와집 짓는 게 공상이라면 이건 그냥 망상이거나 궁상인가 보다. 이불 박차고 앉았으나 창밖은 아직 깜깜하고, 깊은 어둠 속에 시선을 두고 쌓인 생각 풀어 볼 요량으로 메모장을 펼쳤지만 자리 고쳐 잡는 그 짧은 순간에 알코올보다 빠르게 날아가 버린 쓸데없는 조각들. 산과 하늘이 구분되고 윤곽이 드러난다. 깨었으되 깨지 못한 잃어버린 시간 끝에 드디어 아침. 막 떠오른 햇살에 한 뼘쯤 내려 단 태극기가 너울너울 춤춘다.
첫댓글 제목 사진 보고 아파트 짓고 허무시는 줄 알았습니다 ㅠㅠ
하룻밤에도 서너 채 지었다 부순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