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월에 중순이 지나고 있습니다.
새해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빚진자들의집은 3층사무실을 철수하고 2층사무실로 합류했습니다.
그동안 잠시 빌려쓰고 있던 사무실이었습니다.
이사하고, 아이들은 학교방학으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이곳에서 지내다보니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지난해말, 몰래산타이야기로 130명의 빈곤가정의 어린이, 장애어린이들에게
갖고 싶은 소원선물을 나누고 그 뒷이야기를 자료집으로 만들다보니..
또 이렇게 시간이 지났습니다.
오늘은.. 괜시리 지난 일들이 생각납니다.
제가 빚진자들의집에서 일을 한지도 벌써 15년이 넘었습니다.
30대에 시작하여 벌써 40대의 후반을 향해 달리고 있으니말입니다.
수없이 거쳐간 아이들이 하나 하나 생각도 납니다.
얼굴도 기억이 납니다. 너무나 많은 아이들이었습니다.
초등학교때 와서 어느새 대학을 다니고, 군대를 가고, 직장생활을 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노라면
시간의 흐름이 정말 느껴집니다.
얼마있으면 결혼한다는 아이들도 생겨날듯합니다.
사는게 힘겨워 가끔 이 일을 왜 했을까.. 하고 후회했던 일도 생각이 납니다.
문제가 있던 아이들을 밤새 찾아다니다 밤길 어느 골목에서 마주친 아이를 붙잡고
함께 울었던 기억도 납니다.
이곳에서 잘 지내는 아이들을 부모의 몫도 못하면서 시설로 보내겠다고 협박아닌 협박을 하여 끝내 시설로 보내지는 아이들을 붙잡고 울었던 기억도 납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함께 하는 실무자선생님들께 월급이라고도 할 수 없는 적은 액수를 그나마 제때 주지 못해 안타까움에 소리죽여 울었던 기억도 납니다.
...
그래도 또 아침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수십명의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오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후회했던 마음을 다시 추수리곤 했습니다.
쌀이 없어 연락을 드리면 누군지 밝히지도 않고 쌀을 보내주시고, 적은 액수라며
흔쾌히 보내주시는 오래된 후원자님들의 문자나, 메일을 받아들면..
가슴이 벅차오며 다시 힘을 냈던.. 일들도 생각이 납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습니다.
...
2007년, 새해가 되었는데.. 또 다른 일들이 저희들을 기다리네요.
이곳에서 오래도록 살았는데...
새로운 곳에 거처를 마련해야 할 듯합니다.
대식구가 살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는 않겠지요.
함께 기도해주실꺼죠?
너무 고생하지 않고 좋은 곳으로 이사를 할 수 있도록...
걱정도 되지만, 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희망을 꿈꾸면 되겠지요.
언제나 저희와 같이 같은 곳을 바라봐주시는 많은분들이 계셔서 마음 든든합니다.
그 든든함이 늘 힘이 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늦은 새해 인사 용서하세요.
새해에도 소망하시는 모든 일이 주 안에서 이루어지시길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