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사건은 이상한 곳에서부터 풀리기 시작했다.
희수의 사건이 있고 일 년 반이 훨씬 넘어 이년이 가까워지며 사람들의 기억에서 희미해져 가던 어느 날
희수네 집에 희수 부모와 잘 아는 사람 중 신산리에서 술장사하는 아주머니가 찾아왔다.
그 아주머니는 희수네 동네에 살다가 남편이 죽고 생계가 어려워지자 신산리로 나가 군인들을 상대로 술장사하는 아주머니로 처음 술장사를 시작할 때 물심양면으로 희수네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 아주머니가 하는 이야기를 들은 희수 어머니는 몸이 떨리고 마음이 흔들려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 아주머니의 이야기 내용은 어제저녁에 자기 집에 술 먹으러 온 병사 두 명이 술 취해, 하는 소리를 전하는 것으로, 그중 한 명이 휴가 갔다 온 지 이 삼 일이 지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병사가 하는 말이 휴가를 가서 자기가 사회에 있을 때 같이 휩쓸러 다니며 이런저런 사고를 같이 치던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 중 한 명에게 재미있는 말을 들었다며
“이번에 휴가 가서 친구들과 어울리다 ‘내가 신산리에 있는 25사단에 근무한다.’라고 하니까 내 친구 중의 한 명이 ‘네가 정말 25사단이 있는 신산리에 근무하느냐?’고 묻기에 ‘그렇다!’라고 하니까 ‘거기서 무슨 소문 못 들었냐?’는 거야. 그래서 ‘못 들었다.’니까 ‘그럼! 됐다.’라고 하기에 처음엔 그냥 넘어가려고 하다가 그 친구가 신산리에는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는 말하자면 신산리와는 전연 관계가 없는 친구라 호기심이 생겨서 ‘나도 모르는 무슨 소문을 네가 들었기에 그러냐?’ 물었더니 처음에는 말을 안 하더라고 그래서 ‘네가 신산리를 어떻게 알며 무슨 소문이냐’고 내가 자꾸 물었더니 그 친구 말이 자기가 이곳에서 어떤 여자를 납치해서 겁탈한 적이 있는데 그 여자가 늘씬하고 무척 예뻤다고 자랑 하며 나에게 ‘혹시 그런 소문을 못 들었냐?’는 거야, 평소에도 뻥치기를 좋아하는 친구라 ‘너는 내가 신산리에 있다니까 없는 말을 만들어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핀잔을 주었더니 정말이라고 우기며 못 들었으면 말을 말라며 화를 내는 거야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끝났는데 너는 혹시 그런 소문 들은 적 있냐?”
하고 묻자
다른 한 명이
“아니 나는 그런 소문 못 들었는데.”
하고 대답하고
“그렇지, 그놈이 뻥친 거야. 그런 일이 있었으면 보안대 근무해서 신산리에서 일어난 일을 모두 궤고 있는 네가 그런 정보를 모를 리 없지.”
“그래 나는 보안대에 근무하며 영외 생활하니까 사회에서 일어난 특별한 일은 거의 다 아는데, 그런 소문은 못 들었어.”
“그래 알았어, 그놈이 뻥친 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런 거짓말을 할까?”
“아냐, 그놈은 본래 좀 헤프고 뻥도 잘 치고 나대기를 좋아하는 놈이야.
그래서 그럴듯한 거짓말을 잘하는 놈이야.”
“그래도 그렇지, 근데 그게 언제쯤이란 말은 안 했어?”
“일 년 반이 훨씬 넘어 이년이 거의 다 됐다고, 하더라.”
“그래! 그러면 너도나도 군대 들어오기 전인데 우리가 어떻게 알아.”
“하긴 그러네. 그러면 그게 정말일까?
“글쎄 우리야 알 수 있나? 모르지 고참들은 혹 알고 있을지.”
“그렇겠군. 고참들한테 한번 물어볼까?”
“있었으면 어떻고 없었으면 어때, 우리와 무슨 상관이야.”
“그렇긴 해, 아 참 너 이 말 누구에게도 하지 마라, 그놈이 나만 알고 누구에게도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걸 궁금해서 너한테 확인해 보려고 한 말이니까.”
“걱정 마! 임마, 내 입 무거운 건 너도 알잖아”
저희들 깐에는 조심스럽게 한다고 하였으나 술이 취해 그 소리가 컸던 것이고 그래서 술집 주인이 듣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저희끼리 하는 말이라 귀담아듣지 않았는데 이야기 내용이 희수의 사건과 비슷하여 혹시 하는 마음에 나중에는 근처에서 식탁을 닦고 청소하는 척하며 모든 이야기를 자세히 들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 보니 그들이 이야기하던 내용이 아무래도 희수 사건 얘기 같아 알려주러 왔단다.
이야기를 전해 준 지인은 술값을 받으며 명찰을 보고 알아 놓았다고 박00 일병과 강00 일병이라며 두 병사의 이름까지 외우고 있었다.
희수 어머니는 희수네와 먼 일가가 되며 25사단에 근무하는 조대령을 찾아가 그 말을 하며 범인을 잡아 달라고 부탁했고 조대령은 즉시 두 병사를 불러 사실을 확인하고 휴가를 가서 그런 말을 듣고 온 박00 일병을 넘겨받은 경찰은 박00 일병의 도움으로 그 병사의 친구인 범인 중 한 명을 검거하게 되고 그 범인의 자백으로 나머지 범인 네 명과 주모자인 현영을 체포하게 되었다.
조사 결과 현영이의 사주를 받은 다섯 명의 불량배가 사건을 저지른 것이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여자 한 사람을 상대하는데 다섯 명씩이나 사람을 산 것은 희수가 신산리에 올 때는 현수와 같이 내려오는 것을 알고 있던 현영이 현수의 태권도 실력을 알고 있어 한두 사람으로는 현수를 당할 수 없을 것 같아 다섯 명을 고용했던 것 이다.
당초에는 세 명은 현수를 두 명은 희수를 제압하라는 지시를 받고 희수의 행동을 주시하며 적당한 때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던 이들이 그날은 현수가 아닌 희수 동생이 희수를 마중 나오는 바람에 마취약까지 사용하여 쉽게 제압하고 모두 희수를 끌고 가 돌아가며 욕을 보인 것이다. 그래서 사건은 현영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커지고.
현영이 사주했다는 것을 전해 들은 희수 부모는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 말이 안 나왔다.
그렇게 허우대가 멀쩡하고 한때는 희수를 동생같이 좋아하고 또 희수를 사랑하여 결혼까지 생각했던 사람이 희수를 그 지경으로 만드는데 주동을 했다는 것이 너무나 놀라고 믿을 수가 없었다.
부들부들 떨며 “그럴 수가, 그럴 수가” 하며 의정부 경찰서로 달려가는 희수 부모, 현영을 보자 미움과 원한이 서린 희수 어머니는 달려들어 멱살을 잡고
“이 개돼지만도 못한 놈아 네가 그럴 수 있느냐?”
“그래서 사람은 겪어 보아야 안다고 했다.”
“희수를 그 지경으로 만들어 지금은 이 세상에 어디가 있는지도 모르고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게 했으니 너는 평생을 감옥에서 콩밥을 먹어야 한다.”
“희수를 찾아내라.”
하며 현영을 때리고 붙들고 흔들었다.
한번 희수를 찾아내라고 시작한 희수 어머니의 울부짖는 채근은 희수를 살려내라로 바뀌고 현영을 때리던 손으로 자기의 가슴을 치며 통곡하고, 안 사람이 하는 행동을 보고 안 사람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자기는 더 심하게 현영을 닦달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침통한 표정으로 그 관경을 바라보는 희수 아버지도 두 눈에서도 눈물이 흐른다.
의외의 소식에 놀라고 황망한 마음으로 무엇인가가 잘못됐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허둥지둥 경찰서로 달려온 현영의 부모는 희수 부모가 현영을 붙들고 난리를 치고 있어도 감히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가 희수 어머니가 희수를 찾아내라는 울부짖음을 듣고 의문이 생겼다. 분명 자기 집에 왔던 희수를 현영이 데려다준다고 데리고 갔었기 때문이다.
경찰들이 달래고 수습하여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희수 부모가 물러나자 그제야 현영이 부모가 현영을 볼 수 있게 됐다.
들어오는 부모를 보자 현영은 고개를 푹 숙인다.
한동안 희수 어머니의 닦달을 받은 현영의 헝클어진 모습은 말이 아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것이냐?”
하고 물은 것은 어머니고
“못난 놈, 계집 하나 때문에 일생을 망쳐.”
하고 책망의 말을 한 사람은 아버지었다.
현영은 아무 말도 못 한다.
그런 현영의 등짝을 때리며 어머니는
“어쩌자고 그런 짓을 했어? 어쩌자고 그런 짓을 했어?”
하고 넋두리를 한다.
그렇게 맞으면서도 아무 말을 못 하는 현영이다.
현영을 뚫어져라. 하고 바라보던 아버지가
“너 희수를 어떻게 했어?”
하고 물으신다.
현영은 대답이 없다.
현영이 대답을 못 하고 있는 것을 본 아버지는 더럭 현영이 희수를 살해한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서린다.
그래서 “희수를 어떻게 했냐고 묻잖아?” 역정을 내며 물었다.
이렇게 묻는 아버지의 소리를 옆에서 들은 수사관이 현영의 부모를 제지하여 내보내고 현영을 다시 취조실로 데리고 들어간다.
다시 취조실로 들어간 현영은 수사관의 물음에 순순히 대답하여 희수가 전남 나주시 정신병원에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경찰은 즉각 이 사실을 희수 부모에게 알리고 희수 부모는 희수를 찾아 헤매다 마침 근래에 서울 머물고 있는 영섭이에게 알려 희수 부모와 영섭은 경찰관 한 사람과 같이 전남 나주시 정신병원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병원에 있어야 할 희수는 보이지 않았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
감사히 잘보고 갑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왕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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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님!
감사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