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대 1'.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에서 분양한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옛 반포주공2단지) 1순위 청약 결과다. 일반분양 분인 411가구 모집에 102가구나 미달됐다. 래미안 아파트가 분양시장 침체에도 서울 강북권 등에서 높은 경쟁률로 인기를 끌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청약 성적이다.
물론 최근의 극심한 시장 침체 상황을 고려하면 그나마 선전했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하지만 2001년 이후 서울에서 공급된 래미안 아파트가 1순위에서 미달된 경우가 많지 않았고, 그것도 강남권 재건축 대단지 아파트가 1순위에서 미달된 점을 감안하면 '래미안의 굴욕'이라는 말도 나올 법하다.
그런데 이번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의 저조한 청약에 속상해 하는 곳이 따로 있다. 바로 경쟁 단지인 GS건설의 반포 자이(옛 반포주공3단지)다. 이 아파트는 경부고속터미널과 메리어트 호텔을 사이에 두고 래미안 퍼스티지와 마주 보고 있다. 경쟁 단지의 청약 성적이 좋지 않으면 속으로 기뻐할 만도 한데, 반포 자이가 오히려 속을 태우는 사연은 뭘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반포 재건축 아파트시장의 최대 맞수로 꼽히는 래미안 퍼스티지 청약 저조의 '불똥'이 인근 반포 자이로 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래미안 퍼지티지도 저러는데…"올 6월 일반분양에 들어간 반포 자이는 청약 1순위에서 평균 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 성적 면에서는 자이가 래미안보다 앞선 것이다. 그런데 반포 자이는 청약에서는 비교적 선전했지만, 당첨자의 40% 정도가 계약을 포기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현재까지도 계약률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반포 자이의 일반분양 아파트 계약률은 80% 선에 머물고 있다. 최근 들어선 경기 위기 및 금리 상승 영향으로 강남권 집값이 추락하고, 급매물도 적지 않지만 매수세가 뚝 끊겼다. 강남지역 대단지라도 분양 계약이 호조세를 탈 상황은 아닌 것이다.
게다가 이번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청약 저조 여파로 계약률이 높아지기는 커녕 계약 해지 요구도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포 자이는 반포 래미안보다 분양가가 3.3㎡당 20만~80만원 비싸다. 초ㆍ중등학교 등 단지 인근의 교육시설도 래미안이 다소 앞선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그런데도 반포 래미안 일반분양분 411가구 중 4분 1에 달하는 102가구가 청약 2순위로 넘어갔다.
그래서 "래미안도 맥을 못추는 마당에 반포 자이를 계약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는 말도 나돌 만하다. 업계 관계자도 "시장 침체로 수요가 크게 줄어든 마당에 이번 반포 래미안 청약 성적 저조로 반포 자이의 계약률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권 최고의 명품아파트를 지향하는 반포 자이와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이들 두 단지가 주택시장의 지각 변동을 일으키기는 커녕 극도로 침체한 시장 앞에서 마치 '도토리 키재기'라도 하는 듯한 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다.
첫댓글 감사해요!
감사히 보고가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