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3년전에 제가 쓴 글입니다.
계속 비가 와서 집안도 눅눅하고 빨래도 못하고 외출도 제대로 못하고....막 우울해집니다.
다른분들 요즘 어떻게 생활하시는지요?
요즘 비가 계속 와서 사는게 너무 힘들다고 생각을 하다가......수해를 입은 분들도 있는데 이 정도가지고 힘들다고 하면 안된다는 생각도 하고....그냥 자꾸 다운이 됩니다.
그래서 예전에 썻던 가벼운 내용의 글을 올려봅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이 글의 내용과 달라진 상황이 있네요.
이제는 엄마가 더 이상 저의 곁에 계시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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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팔순이 넘으셨다. 늦둥이막내인 나는 형제들중 엄마랑 가장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았다. 아직도 엄마는 나의 곁에 계신다.
이제 엄마가 연로하셔서 왕국회관엘 혼자 못가신다. 일요일 마다 나는 엄마를 회관에 모시고 갔다 모시고 온다.
솔직히 걸음도 빨리 제대로 못걷는 노인을 모시고 다니는 일 너무 힘들다...솔직히 울엄마니까 모시고 다니지 시어머니같으면 절대 못모시고 다닐것 같다.
서울 XX동 서부회중, 회중성원이 무척이나 많다.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많다.
파수대 발표때 항상 할아버지들의 ....헐헐헐 하는 발표소리가 들린다.
엄마가 집회를 보시는 동안 나는 유아들을 위해 따로 마련된 공간에 앉아있다.
세수도 안하고 부시시한 얼굴에 모자 하나 푹눌러쓴 모습이다.
노래를 부를때나 파수대집회때 가만히 앉아있는 내게 아기엄마들이나 사람들은 책을 보여준다고 또는 아이패드를 보여준다고 내옆으로 와서 앉는다. 솔직히 나는 부담스럽다. 그냥 나혼자 있게 내버려 뒀으면 좋겠는데.....증인들은 굳이 청하지 않은 친절을 베푼다.
나는 증인들의 원치않는 친절이 부담스러워 밖으로 떠돈다.
회관밖으로 나와 건물 계단에 앉았다. 아래층에 피시방이 있어서 담배냄새가 아주 쩐다.
다시 올라가서 회관입구에 앉았다. 회관입구에 남자화장실이 있다. 집회중에 형제들이 한두사람씩 화장실을 들락거린다.
웬 아저씨 형제가 화장실엘 들어갔다. 잠시후 고요한 정적을 깨는 물줄기 소리가 들린다. 볼일을 마치고 나온 아저씨 형제는 나를 한번 쳐다보더니 다시 회관으로 들어간다.
조금있다가 웬 청소년 아이가 또 화장실에 들어간다. 요란한 물줄기 소리가 들린다. 아까 그 아저씨 형제보다 소리가 더 큰거같다.
그 녀석도 볼일을 마치고 나오더니 나를 한번 쓱 쳐다보고는 회관으로 들어간다.
세번째 이번엔 웬 할아버지 형제가 또 들어가신다. 가래침 뱉는 소리.....아까와는 달리 또로륵 또르륵하는 물줄기 소리......
할아버지도 나오더니 나를 한번 쳐다보곤 다시 들어가신다.
거참 사람들 심리도 이상하다. 볼일을 마쳤으면 그냥 갈것이지 왜 꼭 한번씩 쳐다보고 가냐.....
문득 드는 생각....내가 왜 여기서 이 물줄기 소리를 듣고 있을까......
그냥 다시 안으로 들어온다. 스마트폰이나 쳐다보기로 했다.
영어단어 외우려고 단어장 가져갔는데 스피커소리가 시끄러워 집중이 어렵다.
무표정한 나의 모습....견딜수 없는 지루함이 몰려온다.
뭔가 재밌는 일이 없을까?
옳거니 담에 올땐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와야지...그래서 나를 쳐다보는 증인들의 표정을 한번 구경해 봐야지...ㅋㅋㅋㅋㅋ
다음에 회관에 갈때 드디어 찢어진 청바지를 입었다.
무릎도 확 찢고 점잖치 못하게 딱 붙는 청바지를 입고 회관엘 당당히 들어섰다.
근데......벌레 씹은 표정들을 할거라고 상상했던 나의 예상과는 달리 증인들은 그닥 놀라는 기색이 아니었다.
그냥 덤덤한 표정으로 나의 청바지를 한번씩 바라보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어!!! 이상하다 이런 차림으로 회관엘 왔는데.....왜 한심하고 불경건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지 않을까.....
아마도 그들은 나를 회중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예비관심자로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이런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는 것을 그들은 꿈에도 모를테니 말이다.
와....예비관심자는 이런 옷을 입고 회관에 와도 되는구나....
그럼 다음번엔 야시시한 옷을 입고 유리벽 너머로 연설을 하고 있는 형제에게 윙크를 한번 날려볼까?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근데 왜 나는 이렇게 회관에 가서 사고칠 궁리만 하는 것일까?
회관에 가면 새로운 것이 하나도 없다. 몽땅 다 예전에 들어보던 이야기의 반복이고 사람들의 표정도 항상 똑같다.
훈련된 로보트들 처럼......
나 혼자만이라도 발칙한 상상을 한번 해볼까 ㅎㅎㅎㅎ
나는 로보트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이니까.....
첫댓글 윙크 날려보세요~~ 궁금합니다 ㅋㅋ
ㅠㅠ 3년 전 글이래요 ㅠㅠ
@호구 ㅎㅎ 그럼이미 날린 후일까요? 푸하하
@정우아빠 저도 비슷하게 적으려다가... 다시 읽으니 어머니 회상글인거 같아서 ㅠㅠ
@호구 그렇군요 ^^
@정우아빠 양복에 넥타이메고 틀에 박힌 훈계나 하고 낙원드립 사기나 치는 증인형제 보다가 집에 왔더니....파자마입고 삼국지 게임하고 있는 우리남편이 훨씬 더 매력있어보였습니다.
@초롱이 진리를 찾으셨네요 ..암요 그럼요 당연하죠^^
아이스크림 공짜로 드시면 기분이 나으실까요.
아래 글 대로 하시면
가상화폐 9000원 정도가 생기는데
CU에서 페이코인으로 결제시 아이스크림 50% 행사까지 하고 있어서 18000원어치 담아올 수 있어요.
기존 1+1, 2+1, 통신사 할인 등 중복 적용되구요.
내일까지입니다.
https://m.cafe.naver.com/bluegray28rsc/269974
초롱이님의 엉뚱발랄기 후속편들도 기다려지네요.^^
문득과거 기억이.. 청소년시절 회중에 지역에서 유명한 집안의 딸이 관심자로 첫 회중을 온날..노랑머리에 청미니스커트 짙은 화장~~그럼에도 다들 엄청 반기고..마치 한국에 마이클잭슨 방한한 분위기? ㅎ 미대 대학생이었는데..저의 호기심 발동 ㅎ 나중에 그 누나와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많았네요. 물론 그 누난 침례도 받았지요.
오래간만의 댓글 좋네요..역쉬 여벗 형님 ~~ 왜 누나가 거기서나와~~~~^^♡
@정우아빠 찢어진 청바지 이야기가 나오니 문득 그 생각이 나더라구~~ㅎ 정우아빠도 함께 내려왔으면 했는데 또 만날 시간이 있겠지. 보구잡고만^^
Aaa 뭐라 말 건네기가 . . .
님의 우선 효심에 감동 감사드립니다
지난 일을 떠올리면 안타깝고 힘들고 그리고 웃기도 합니다
특히 증인 체험은 독특하지요
영화에서 본 미국 동부의 근본 원리주의 교파의 신앙 생활은 원시 1세기 회중을 따라가지만 또한 모순도 있지요
증인체험은 그저 그 정도도 못되면서도 그냥 병영캠핑수준인데 혼자 진리라며 1세기 회중계승했다고 주장하면서 모두의 삶을 망가뜨리죠
성인은 그렇더라도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아이는 아이답게
청춘은청춘답게
살게하라
정말 댓글을 아니 쓸수가 없네요
효녀 ㅡ이제 어머님은 편히 주무실테니 열심히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