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kyilbo.com/371906
현지 엔진업체와 협력…호위함 엔진 국산화·공급망 구축 추진
'비전 2030' 맞춰 함정사업 확대…중동 방산시장 선점 본격화
HD현대중공업이 사우디아라비아 해군 함정사업 현지화에 본격 나서며 중동 방산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조선과 엔진 분야에서 쌓아온 협력 기반을 바탕으로 함정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사우디의 국방산업 육성 정책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주베일 인근 라스 알 헤어에 위치한 엔진공장 '마킨'과 '사우디 해군 함정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HD현대중공업 함정영업부문장 우권식 전무와 마킨의 파와즈 알투베이티(Fawaz AlThubaiti) 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했다.
마킨은 사우디 킹살만 조선산업단지에서 HD한국조선해양과 사우디아람코개발회사 등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엔진 제조 합작회사다. HD현대가 사우디 현지에서 구축해 온 핵심 생산거점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사우디 해군이 추진 중인 신형 호위함 사업의 엔진 현지화 전략을 공동으로 수립하고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
HD현대중공업은 신형 호위함과 함정용 엔진의 기술 개발 및 현지 생산 기반 마련을 담당하고, 마킨은 현지 공급망 확보와 생산시설 운영, 인력 양성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함정 건조는 물론 핵심 기자재까지 현지 조달 비중을 높여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 현지화 정책에 적극 부응한다는 전략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가 장기 발전 전략인 '비전 2030'을 통해 조선·방산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며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내 생산 기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해군력 증강과 함께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 핵심 부품 생산까지 현지화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글로벌 방산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시장으로 꼽힌다.
HD현대는 이러한 정책에 맞춰 조선·해양 분야 협력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IMI 조선소와 마킨 엔진공장 설립에 참여하며 사우디 조선산업 기반 구축에 힘을 보탰고, 이번 협약을 계기로 협력 범위를 함정사업으로까지 넓히게 됐다.
최근에는 방산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월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에서 사우디 투자부와 LIG D&A, 한국항공우주산업, STX엔진 등 국내 12개 기업과 함께 사우디 현지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동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국내 방산기업과의 동반 진출 기반도 마련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HD현대 정기선 회장이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투자부 장관과 만나 현지 합작 조선소와 엔진공장의 성공적인 운영, 조선기자재 공급망 구축 방안 등을 논의하는 등 양국 간 협력 확대를 위한 행보를 이어왔다.
HD현대중공업은 조선과 엔진, 함정을 아우르는 종합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사우디 해군 현대화 사업 참여 가능성을 높이고, 중동 방산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함정·중형선사업대표)은 "이번 협약은 사우디에서 구축해 온 조선·엔진 분야 협력 기반을 함정사업으로 확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사우디와 함정 분야에서도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장기적인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