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0일 숲에서 놀자 첫번째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우연히 '학교 가기 1년 전 아이와 무엇을 할까' 강의에 참석하여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 막연하게나마 '아이들은 많이 놀아야 할텐데....그것도 자연물이 넘치는 숲에서'라는 생각만 많이 하였는데,
실제로 이렇게 실행에 옮기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정말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신청을 하였습니다.
숲에서 놀자 프로그램의 장소는 창동의 초안산.
서울의 아파트 단지안에 숨쉴수 있는 숲이 있었다는 걸 모르고 있었는데, 가까이 이런 곳이 있었네요.
몇명의 아이들과 부모님들과 모여 숲체험 선생님을 따라 산을 올랐습니다.
산이지만 어린 아이들도 부담없이 오를 수 있는 뒷동산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사실 숲체험을 하는 어린이집을 다녀본 제 아이이지만 쉬는 날 엄마와 함께 손잡고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조금은 특별했던지 아이의 표정도 더욱 밝고 설레어 보였네요.
선생님을 따라 선생님만이 아시는 비밀공간에가서 눈을 감고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해보았습니다.
시끌벅쩍하고 화창한 토요일오전에 숲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자연이 주는 소리에 집중해보니 마음이 참 차분해지고 고요해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아마 아이들도 그랬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연물을 이용해 이름도 지어보구요. 아이와 부모님 서로 같이 이름을 지어줍니다.
서로 지어준 이름이라 더욱 특별하지요.
그날은 체험이 끝나고도 하루종일 서로의 이름을 '나뭇잎' '나비'이렇게 불렀답니다.
그리고 어른들은 다 아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이야기를 한장씩 그림을 보며 나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말해주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다 아는 이야기인데 처음 보는 그림인척 그림속의 나무가 되어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보았어요.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재미나게 해주기가 쉽지 않네요.
평소 인터넷.스마트폰에 길들여진 우리가 얼마나 생각들을 하지않고 사는지 절실히 느껴지네요.
선생님께서 준비해오신 건강즙도 마시고 실제 어떤 식물로 만든것인지 찾아보기도 하는 시간도 가져봤네요.
생전 처음 맛본 자연의 씁쓸한 맛을 느끼는 아이의 얼굴표정이 재미있네요.
낯설음많고 쑥스러운 우리아이도 점점 이곳이 친숙해지는지 선생님께 질문도 하는 모습이 참 흐뭇하네요.
이외에도 칡줄기를 이용한 화관만들기등 다양한 체험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해오신 선생님 정말 고생많으셨고, 아이들의 다양하고 쉴새없는 질문에도 너무 정답게 답해주시고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시는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숲의 새소리처럼 청명하고 다정한 목소리를 가지신 숲체험 선생님.우리 아이가 또 만나고 싶어하네요.
다음 숲체험활동에서는 무엇을 볼수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아니 아이와 함께했던 그 시간이 기다려지는 지도 모르겠네요.
그 사이 숲은 또 조금씩 변해가고 있겠지요. 우리 아이들처럼요.
꼭 무엇을 하지 않아도 배우지 않아도 잠시나마 숲에서 보냈던 그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초록의 느낌과 자연의 소리 그리고 숲의 냄새가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첫댓글 정윤씨, 따뜻한 글 고마워요. 다음 모임 때도 재미나게 놀아요~^^
더좋은글을 올렸어야하는데 다시읽어보니 너무 쑥스럽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