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여자.
제 5 장 - 새벽의 외침.
강석준 이사 부임 축하 파티는 어느새 3차까지 이어졌어. 2차가 끝날 때쯤 누군가가 이러는 거야.
“이사님~~ 3차는 이사님이 쏘세요~~ 네?”
그러자 여기저기서
“강석준! 강석준! 강석준!” 하며 부츠기더라? 속으로 난 생각했어.
저 짠돌이가 과연 3차를 쏠까? 쏜다면 과연 어디일까? 분명 포장마차이겠지. 거기서도 카드 결제한다고
할지도 몰라.
하지만 내 생각은 어이없게 빗나갔어. 이 남자 이러는거야.
“‘날마다 호텔’에 근사한 무도회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돈털어 마마’라든가? 맞지? 김비서?”
그러자 깍두기가
“예! 이사님. ‘돈털어 마마’ 참 물 맑고 개운한 곳이지라. 그쪽으로 모시겄습니다. 여성분들은 이사님
차로 슬쩍 옮겨부시죠”
어머 왠 일?
그렇게 우리는 강이사의 차에 올랐어. 그런데, 우와~~~ 진짜 남자 앞에서는 선배도 없나 보드라.
이것들 그냥 강이사한테 어찌나 들이대든지!
“이사님. 어쩜 차도 이렇게 멋지세요? 꼭 리무진 같아요. 호호호”
이건 미스 김.
“그 남자를 알려면 차 안을 보라고 했는데 차가 이렇게 말끔한걸 보면 이사님은 분명 젠틀하실것
같아요. 호호호”
이건 미스 박.
“우쒸~! 시끄러~~!! 주접 떨고 자빠졌어~!! 미시터 강은 내꼬야 이것들아~~ 확! 조사버린다! 에이 쒸
아줌마~~~ 여기 ‘참한 이슬’ 갖다 달란지가 언젠데 아직도 안와?”
이건 2차에서 이미 맛이 간 양순희. 이 몸으로 어떻게 3차를 가겠다는건지.. 쯧쯧쯧..
드디어, ‘돈털어 마마’에 도착했어. 캬~~!! 물 좋네!! 우리끼리만 왔으면 지대로 부킹 들어올텐데!
그 때였어. 웨이터가 오는거야.
“안녕하십니까? 21세기 최고의 꽃미남 최고의 멋쟁이 웨이터 ‘안미남’입니다. 언니들 이쪽으로
오시죠!”
정말 그 웨이터 이름 그대로 안 미남이었어. 이목구비가 어찌나 자유롭게 생겼던지. 우리는 키득키득
웃으며 웨이터가 안내한 룸으로 들어갔어. 물론, 강석준 이사도 함께.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 갔고
DJ가 막 새로운 음악을 플레잉 할때였어. 그때까지 코 골며 자던 양순희가 벌떡 일어나더니 이사님을
막 스테이지로 데리고 나가는거 있지? 참 희한한 애야. 양순희. 언제 곯아 떨어졌냐는 둥 생전 춤 못춰서
안달인 애마냥 궁뎅이를 부벼대는데 강이사 쑥쓰러워 하며 어색하게 웃고 있드라. 좀 귀엽드라구.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어. 강이사가 갑자기 필을 받았는지 몸을 흔들어 대는데 어머 정말 못봐주겠드라.
왜 있잖니 쌍팔 년도 이후에 사려졌었던 디스코 춤. 손가락으로 천정을 사정없이 뚫을려고 하는 그 춤
말야. 그걸 추는거야. 강이사는 춤의 목적이 오로지 천정을 뚫는데에 있다는 듯 줄곧 위로 삽질을 해댔
고 무도회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썰렁해졌어. 양순희도 미스김도 미스박도 저 핸썸한 강이사의 기이한
댄스에 모두들 부끄러웠나봐. 다들 슬금슬금 자리로 돌아오드라. 마침내 ‘안미남’ 웨이터가 강이사를
끌고 나오려할 때였어.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몰라. 난 벌떡 일어나 강석준 그 남자한테 달려
갔어. 그리고 그 남자랑 똑같이 천정 뚫기 댄스를 췄지. 근데, 뚫다 보니 제법 리듬을 탔고 꽤 쓸만한
춤이던걸? 첨엔 우릴 혐오스럽게 쳐다보던 무도회장 남녀들도 나중엔 우리의 박자에 맞춰 모두가 천정
을 뚫기 시작했지. 정말 신나는 순간이었어.
그리고 어느새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된거야. 방향이 같은 사람끼리 어울려 사라지고 우리 셋만
남게됬어. 나, 양순희, 강석준 그리고 깍두기. 어머 깍두기를 안쳤구나. 깍두기 미안~
난 속으로 생각했지. 과연 강이사가 누굴 바래다줄까. 불여시 양순희 일까? 아님 그래두 천정 뚫기 댄스
에서 구원해준 나를 택할까? 지가 의리가 있다면 당근 나를 택하겠지 싶어 느긋하게 도도하게 지둘렀지.
마침내 그 남자가 나를 부르는거야.
“소라씨. 아깐 고마웠습니다. 하마터면 저 무도회장에서 매장 당할 뻔 했었는데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가 미쿡에서 워낙 학업에만 열중하다 보니 시대에 어울리지않는 댄스를 실행했던것 같습
니다. 자 이거..”
난 강이사가 내민 것을 받아들고 손을 펴보았어. 근데 버스 카드인거야.
이런 된장 고추장 쌈장!!!
“잔액이 2천 680원 정도 남아있을겁니다. 뭐 그거면 소라씨 집까지 갈 수 있겠죠. 그렇지 김비서?”
“예 이사님. 거기서도 얼마 쫌 남을겁니다잉”
난 정말 기 막히고 코 막히고 구멍구멍 다 막힐 것 같았어.
그래, 양순희 태우고 잘 가라 이시키야~~!!
정말 너무 자존심 상하고 쪽팔려서 뒤도 안돌아보고 버스에 올랐어. 저만큼 가다 돌아보니 강이사가
양순희를 태우는게 보이드라. 버스 안은 또 어땠는데? 남들 다 일 하러 나가는 첫 차에 나는 집으로 돌아
가는 길이잖아. 난 빈자리에 앉아 창문을 열었어. 새벽 공기가 제법 상쾌하드라.
그래! 왕소라. 니가 언제 남자 아쉽게 살았니?
길바닥에 널린게 남자고 방바닥에 널린게 만화책이야!
그렇게 속으로 외치는데 멀리 우리 집 모텔 간판이 보이는거야. 밤새 카운터 보느라 고생하셨을 엄마
생각하니 눈물이 나네.
엄마.. 내가 미안해.. 힘들었지? 이젠 내가 지킬게. 뭐긴 뭐야 카운터지..
*안녕하세요. 소라언니입니다. 여관여자 왕소라의 일기는 쭈~욱 갑니다. 참! 댓글 필수! 아시죠? ^^
첫댓글 석준이가 소라한테 넘 무관심인거 아니에여?? 소라 불쌍해요~!! 소라에게 힘을 싫어주세욤...ㅎㅎ 재밌게 잘읽고 갑니다..
원츄님 또 오셨네요~~ 감사드려요. 소라 주위에 남자가 많답니다. 비단 석준만 아닌 듯.. ㅋㅋ. 6편도 읽어주실꺼요?
6편 기대되요 ㅋㅋ 소라님소설 앞으로도 열심히 읽을께요 ^^ㅋㅋㅋ 응원할께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