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공주의료원 신경외과 과장입니다.
우리병원은 지금 외래진료는 안하고 응급실진료만 임상과장들이 돌아가며 당직을 서고 있습니다.
오늘 새벽 파견 나온 인턴 선생들이 폐업 투쟁에 동참하고 있으므로 저를 비롯한 임상과장들이 교대로 응급실 당직을 서고 있었습니다. 새벽 5시경 당직실에서 콜을 받고 일어났습니다. 밖이 시끌시끌하더군요. 응급실에 나가보니 술을 먹은 3명이 서로 옥신 각신하고 있더군요. 그중 한명이 Rt. forearm area laceration 으로 상처가 깊고 bleeding이 많아 관사에계신 정형외과 과장님을 call 하였습니다.과장님이 나오셨고 radial a. ligation 을 실시하였습니다. 시술 도중 그자는 계속 쌍소리를 하면서 진료를 힘들게 하였으며 결국 ligament injury 와 neural injury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오전중에 슬이 깨면 오라고 지시하였습니다.이 와중에 과장님은 무례한 그놈들에게 철저히 차분하게 대응하셨으며 그후
station 에서 오더를 내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글쎄 이놈이 갑자기 과장님의 왼쪽눈에 주먹을 휘두른 것입니다. (과장님은 당시 안경을 쓰신 상태였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도 아니었습니다.
그 놈을 자극할만할 행동을 누구도 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경찰을 불렀고 그때부터 그놈은 괴로워하시는 과장님을 붙잡고 "미안하다는 둥", "내팔도 지금 너 눈처럼 아프다는 둥 "하면서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경찰이 와서도 그런 작태를 제어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항의하자 그가 공주의 유명 조직폭력배 장이며 괜히 건드리면 일이 더 커진 다는 말만 하고 있더군요.
정말 황당하더군요. 한 30여분 후 그 놈은 사라졌고 그놈의 거취를 안다고 경찰은 결국 그놈을 구속하지 않더군요. 눈치를 봐선 아마도 서로 연계가 되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후 원장님이 나오셨고 우리는 이 사실을 끝까지 공론화할것을 경찰에게 토로하였습니다.
과장님께서는 충남대 병원으로 후송되엇습니다.
우리의 처지가 이렇습니다. 술주정뱅이 깡패들에게도 이런 식으로 휘둘리고 있습니다. 이런 유사한 일들이 물론 과거에도 많았고 앞으로도 있겠죠.
의사를 보호해줘야할 경찰들의 이런 태도도 계속 될것입니다.
저 역시 이런 일을 직접 옆에서 목격하다보니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오늘처럼 의사로서 자괴감을 느낀적이 없습니다. 새벽잠 못자고 일어나 힘들게 치료한 환자에게 구타당하는 현실이라니.. 글을 쓰고 나니 오히려 차분해졌습니다. 우리의 자존 우리의 권리는 도대제 언제나 찾게 될까요?
과장님눈이 크게 다치지 않으셨기를 빕니다. 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추후 다시 올리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