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편식
책을 읽음에 다양한 분야를 읽어야 하는가?
에 대한 질문에 하는 NO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처세술과 경제 관련 서적을 난 멀리한다.
예전에 우연히 회사 인터넷 사이트에 책소개할 경우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몇몇 처세술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이후에는 처세술은 거의 읽은 적이 없다.
이유는 읽어봤자, 나는 책의 내용대로 실천을 하지 못할 확률 99.9%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분야에서는 재미와 지식의 습득을 고루 얻어보고자 다양하게 읽으려고 한다.
하지만, 지식의 습득보다는 재미가 앞선다.
소설을 자주 읽게 된다.
소설이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다.
나는 소설 예찬가이다.
그렇다고 또 소설을 즐겨읽냐고 하면 선뜻 YES라고도 하지는 못한다.
그저 가끔 읽기 때문에...
이번에 읽게된 소설 <빛의 제국>
지은이의 이름은 김영하.
베스트셀러코너에서 자주 본 이름이다.
그래서 집어 든 책이다.
인터넷 헌책방에서 눈팅하다가 지은이 이름을 보고 집어든 책이다.
김영하의 책으로는 <퀴즈쇼>,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는 어쩌구저쩌구(정확한 제목이 생각안남)> 등의
책 제목을 기억하고 있다.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전에 어디선가 김영하의 책 중에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도 읽을만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인터넷 헌책방에서 우연히 본 이 책 김영하의 <빛의 제국>.
이 책이 그 역사소설인 줄 알고 구입했다.
읽다보니, 그 책은 아니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 찬스를 써 봤더니,
그 역사소설의 제목은 <검은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빛의 제국>이 재미없다는 소리는 아니다.
우선 재미있게 읽었다.
김영하의 다른 소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 책이다.
무더운 여름 또는 장마로 눅눅한 여름,
한가로이 소파에 누워서 선풍기 바람에 샤워하면서 읽으면 괜찮은 책이라 생각된다.
1. 평범한 가정
이 책의 시작은 어느 평범한 가정이다.
영화수입회사의 사장인 주인공 김기영.
그의 아내는 수입차 딜러로 일하는 장마리.
그들에게 딸이 하나 있는데 15살로 중학생인 김현미.
여느 맞벌이 부부처럼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차례로 집을 나선다.
그리고 그날,
이 평범한 가정은 더 이상 평범하지 않은 가정을 예고하는 메일을 한통 받는다.
2. 귀환명령
회사에 도착한 김기영은 전화와 메일을 통해 귀환명령을 받는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내일 새벽에 귀환하라는 명령.
그렇다. 김기영은 북에서 넘어온 간첩이었다.
이 사실은 아내도 모르는 사실이다.
21년전이다.
김기영은 남파되어 남한에서 고아 신분으로 대학교에 입학한다.
그리고 학생운동을 참여하면서, 북에서 전달되는 명령을 수행하는 그런 간첩이었다.
그랬던 김기영은 130연락선 소속이었는데,
자신의 윗선 이상혁이 숙청되면서 이후 아무 명령도 받지 못했다.
그야말로 잊혀진 스파이였다.
다른 130연락선 동기들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대한민국 소시민이 되거나, 이민을 갔다.
그렇게 아무 소식없던 그곳에서 10년만에 귀환명령이 떨어졌다.
당황한 기영은 곰곰이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또렷한 이유를 모르겠다.
기영은 이 하루도 안남은 시간에 모든 것을 정리해야 한다.
그는 우선 자신이 5년전에 자신의 물건을 맡긴 대학교 후배 소지현을 찾아간다.
소지현은 자신의 딸 현미의 국어 선생님이기도 한다.
기영은 소지현에게 자신의 가방을 저녁때 받기로 하고,
다음 행선지로 130연락선 동기들을 연락해 보았다.
한정훈. 130연락선 동기였던 그 또한 이미 행방불명된지 며칠이 지났다.
이필. 그 또한 130연락선의 동기였는데, 그와 만났다.
이필은 아내와 이혼했으며,
뇌성마비의 아들과 단둘이 지내고 있다.
그는 아직 귀환명령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필은 자신은 뇌성마비 아들을 두고 갈 수 없다고 사정한다.
그리고 자신의 안만난 것으로 사정한다.
그 또한 스파이는 먼 옛날 젊은날의 기억의 한편이다.
그는 뇌성아비 아이를 둔 아버지에 불과하다.
이필과 헤어진 기영은 길을 나선다.
그런데, 그를 미행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3. 미행
국정원 소속 박철수가 그를 미행하고 있었다.
미행을 알아챈 소속이 박철수와 그의 무리들을 따돌리자,
박철수는 기영의 아내 마리의 뒤를 미행하였다.
기영이 아내 마리를 찾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
아,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마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불륜의 사랑놀음에 빠져있었다.
자신보다 스무살가량 어린 대학생 성욱과 사랑에 빠져있다.
그것도 모자라서 성욱의 변태적인 행위을 받아들여
성욱, 성욱의 친구와 함께 셋이서 모텔로 향했다.
박청수는 씁쓸함을 느끼며 마리의 미행을 중단하였다.
...
소지현으로 가방을 건네 받은 기영.
가방 속에는 총, 가짜 여권, 가짜 신분증, 미화달러가
세월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그대로 있었다.
기영은 외국으로 도망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비행기표를 예매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자신의 가짜 여권이 만기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포기한다.
그리고 자수를 결심한다.
자신은 가족을 두고 북으로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자수를 하면 3~4년 감옥생활을 하면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아내와 딸이 모두 자신을 이해해줄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자신의 실체를 밝히게 된다.
아파트 주변에서 귀가하는 아내를 만나 자신의 실체를 밝히고,
그동안 숨긴 사실에 용서를 구하고,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한다.
아내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달리,
자기에게 희생을 요구한다.
자수를 하면 자신과 딸이 간첩가족으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서,
자수보다는 북으로 귀환을 요구한다.
이로 인해 기영은 아내와 격렬한 말싸움을 하지만,
아내는 한치 양보도 없다.
심지어 기영을 사랑하지도 않고, 오늘 대학생과 모텔에 갔다는 이야기도 꺼낸다.
기영은 아내 설득하기를 포기한다.
4. 타협
아내와 헤어진 직후, 기영은 낯익은 남자가 그의 길을 가로 막는다.
자신의 회사에 일하는 직원 위성곤이다.
그는 국정원 직원으로 기영에게 접근했던 위장 직원이었던 것이다.
잠시 후에 박철수도 도착했다.
그들은 기영을 체포하는 대신, 새로운 제안을 하였다.
기영에게 다시 평범한 삶을 돌려주는 대신 간첩선의 정보를 요구하는 것이다.
기영은 잠시 망설인다.
기영은 이제 주체사상이 투철한 인민투사가 아닌,
그저 평범한 40대 남자였다.
기영은 현실과 타협한다.
그는 국정원의 제안에 조용히 동의한다.
....
분단의 아픔...
글쎄, 기영과 같이 잊혀진 스파이로 살아하는 이들이 아직 있을까?
혹시 내가 잘 알고 지내는 사람 중에도???
책제목 : 빛의 제국
지은이 : 김영하
펴낸곳 : 문학동네
페이지: 391 page
펴낸날 : 2006년 8월 8일
정가 : 9,800원
독서기간: 2009.07.11 - 2009.07.15
글쓴날 : 2009.07.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