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소개>
글: 박현숙
아이들이랑 수다 떠는 걸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어른이다. 동화 쓰는 걸 그 다음으로 좋아한다. 충청도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땐 그림을 잘 그려 화가가 되고 싶었고 공책에 만화를 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다. 글을 잘 쓴다는 말을 듣다가, 백일장에서 상을 받게 되면서 꿈이 작가로 바뀌었다. 200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동화작가가 되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받았고, 제 1회 살림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오천 원은 없다』『할머니를 팔았어요』『세계의 보건대통령 이종욱』『출똥 오장군』『고자질 대왕 오공수』『노래세 그림세 똥세』『크게 외쳐!』『도와 달라고 소리쳐!』『우리 아빠는 대머리예요』『우리 동네 나쁜 놈』『잘난 척하는 놈 전학 보내기』『그 집에서 생긴 일』등이 있다.
그림: 이용규
파란 하늘 푸른 공간에 구름 하나하나 그려가듯이 먹 먹은 붓으로 어린 시절 추억을 그려 간다. 손에 든 붓을 쥐고, 아직 완성되지 그림을 채워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청주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했고, 2005년 IBBY 한국위원장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한국출판미술대전부터 개인전까지 다양한 작품 전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벽화 속에 살아 있는 고구려 이야기』,『브람스 헝가리 춤곡』,『엄마가 쓴 동화』,『한국사 탐험대』,『내일을 지우는 마법의 달력』,『신라사 이야기』,『손에 잡히는 과학 교과서5: 지구』,『홍길동전』,『자신만만 세계의 신화』,『이문열의 초한지』등 많은 책에 그림을 그렸다.
<줄거리>
얼굴에 커다란 흉터가 있어 귀신 붙은 아이라며 보육원 아이들에게 늘 놀림을 받는다. 거기다 심한 말더듬이인데다 무당인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선우는 누구와도 마음을 나누지 못하고 혼자 주눅들어 지낸다. 어느 날 수영도 못하는 선우는 아이들 등쌀에 수영 대회에 나갔다가 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고 의식을 잃는다. 사경을 헤매던 선우는 그만 신라 시대로 시간 이동을 하게 되고, 비형이라는 동갑내기 친구를 만난다. 비형도 마을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받는 처지지만, 화랑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이며 고된 훈련을 시작한다. 선우도 비형과 함께 화랑이 되겠다고 훈련을 받지만, 나약하고 능숙하지 못한 모습에 계속해서 질타를 받는다. 반복되는 훈련과 비형의 격려로 선우도 어느덧 화랑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을 때, 백제와의 큰 싸움인 대야성 전투가 벌어진다. 용춘이 이끄는 화랑도는 전투에 출전하고, 자신 때문에 비형과 갈미가 백제의 포로가 되어 버리자 선우는 또 다시 좌절과 자기 혐오에 빠진다. 어떻게든 비형을 구하고 싶었던 선우는 때를 노려 백제군 막사에 들어가 비형을 구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적에게 기습을 당하는 용춘을 대신해 크게 다친다. 다친 선우를 보며 오열하는 비형에게 선우는 더 이상 울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깊은 잠에 빠져들고, 눈을 떠 보니 다시 보육원으로 돌아온 자신을 발견한다. 시간을 거슬러 언제나 비형과 함께 있듯 늠름한 자신의 모습을 갖겠다고 다짐한다.
<출판사 리뷰>
얼굴을 뒤덮은 커다란 흉터, 한참을 더듬어야 말을 시작하는 지독한 말더듬이, 게다가 무당이던 엄마가 버렸다는 소문까지 떠안고 살아야 하는 소년 ‘선우’. 매일 같은 아이들의 놀림과 따돌림에 선우는 보육원 보일러실 구석에서 아무도 얼굴을 보지 못하게 고개를 숙인 채 땅만 보며 하루하루를 지낸다. 기억을 잃고 외로움과 가슴속 상처를 헤집으며 힘들게 시간을 버티던 선우가 시간 여행과 모험을 통해 스스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다는 이야기다. 살림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던 박현숙 작가가 선우의 성장담을 판타지 역사 동화 형식으로 흥미롭게 풀었다.
시대와 역사를 넘나드는 자기 극복을 향한 판타지 역사 동화!
낯선 신라시대로 시간을 거슬러 온 선우를 돌봐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비형’. 하지만 비형 역시, 죽은 왕의 영혼으로 태어난 ‘귀신의 아들’이라며, 또한 선우처럼 ‘벌레가 파먹은 배추잎 같은 흉터가 얼굴 전체를 덮고’ 있는 모습 때문에 마을 사람들로부터 멸시를 받는 인물이다. 그러나 선우가 남몰래 구석에서 숨죽여 흐느끼며 지내는 것과 달리, 비형은 스스로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나서고, 화랑의 무리를 쫓아 산속으로 들어가 무술을 연마해 자신을 단련해 나간다. 선우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인물인데도, 선우에게 스스로의 처지를 뛰어넘어 닮아 가고 싶은 롤모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선우 혼자서는 딛고 일어서지 못할 멍에를 덜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 주는 비형은 닮은 듯 다른 선우 자신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자신의 한계나 공포감을 떨치지 못했던 선우가 자기를 돕다 포로로 잡힌 비형을 구하기 위해 적진에 뛰어드는 용기 있는 모습과, 창에 찔려 죽음을 앞둔 채 비형의 품에서 의연해지겠다고 토로하는 모습은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외로움과 멸시에 상처 입은 소년들이 자기 자신을 뛰어넘으려는 끝없는 분투!
자존감이 약하면 스스로를 보잘 것 없다고 여기고 다른 이의 시선에 늘 얽매여 지낸다. 객관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음에도 주눅 들고 의기소침해 하기도 한다. 속으로는 자신감이 없어도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듯 보이려 부단히 애쓰며 노력하는 사이 더 큰 마음의 짐을 지고 사는 이들도 많다. 비단 어린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 마음의 짐은 어른이 된 뒤에도 불현듯 어떤 형태로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 어릴 때부터 자기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이해와 긍정을, 사랑받는 존재라는 자존감을 갖춰야 한다. 또한 스스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담담하면서도 유연한 마음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런 방편의 하나로, 문학 작품 읽기를 추천하곤 한다. 작품 속 주인공과 인물들에 감정 이입하고 공감하면서 다른 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함으로 스스로에 대해서도 긍정할 기회를 얻는다는 것이다.
불우한 여러 환경 요인을 갖는 주인공 선우에게 감정을 이입해 억눌리고 갑갑한 처지에 공감하기도 하고, 신라의 화랑으로서 전투에 참가해 친구를 구하는 호연지기를 느낀다면, 문학적 체험을 통해 억눌린 감정을 정화시키는 긍정적 기능을 발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용기와 자존감을 찾아가는 선우의 이야기에 덧붙여진 이용규 작가의 호방하고 강렬한 색채의 그림은 극적인 효과를 높여 준다. 초등 고학년 어린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