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남의 어깨
文 熙 鳳
한 이주 됐나 보다. 어깨가 몹시 결린다. 왼쪽 팔에 저림 현상도 찾아왔다. 그 현상을 접하니 굶주린 소망이, 검게 탄 실의가 눈앞에 다시 전개되는 것 같다. 이제사 세상 이치 알 만한 고운 이순인데, 향기다운 향기도 제대로 뿌려보지 못했는데 한 구석에 구멍이 뚫린 느낌이다. 이제사 꾸불꾸불한 절망을 다리미로 펼 준비를 하고 있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래서 안마사를 찾아 안마를 받아볼까도 생각했다.
그 전에도 안마사를 찾아가고 싶었지만 그곳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본업이 아닌 제이의 본업에 더 열심이라는 항간의 소문 때문에 망설였던 터다. 그래서 지금까지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오늘은 이런저런 생각 끝에 그보다 한 단계 낮다고 생각되는 ‘스포츠 마사지’ 업소를 찾아보기로 했다. 말 그대로 약 성분이 있는 액체를 바르면서 피부 마사지를 해주고 주물러 주는 곳인 줄 알았다.
대낮인데도 실내는 휘황찬란했다. 러브호텔 같았다. 자세한 얘기를 하니 우리는 그런 마사지 업소가 아니란다. 그러면서도 미안하다는 기색이 없다.
그러는 사이 앞쪽 문이 열리며 나이든 남자와 새파랗게 젊어 보이는 여자가 나오더니 무엇인가 잘못을 저지른 죄인인 듯 고개를 숙이고 황급히 줄행랑을 친다. 순진한 나도 뒤돌아 계단을 내려왔다. 내 얼굴도 붉어졌다.
그래서 집근처 가까운 곳의 경락하는 곳을 찾았다. 친절했다. 몇 번 받으면 뭉쳤던 근육이 풀려 결린 어깨가 가뿐해질 것이라 했다. 신용카드로 10회 요금을 지불하니 1회의 서비스까지 덤으로 얹어준다.
경락이 끝나면 성성한 백발이 눈이 부시게 빛을 발하는 아름다움으로 변하겠지. 내 삶도 고스톱처럼 쇼당 붙일 수 있다면 좋겠다. 고통의 순간을 스톱시킬 수 있다면 좋겠다. 나가리 시키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검버섯이 껌처럼 눌러 붙었지만 힘 빠진 건전지 신세가 되었지만 다시 일어서야 한다. 나에게는 아직도 나를 아기예수요, 석가세존이요, 성스러운 공자로 생각하는 가족들이 있다.
언제쯤 선천적 약골인 순진남의 어깨는 원상을 회복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