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조선 비즈 2013-5-30
맥킨지 '미얀마 붐에 거품' 경고…"종교 갈등 심각"
유진우 기자
세계 1위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McKinsey)가 '아시아 마지막 기회의 땅' 미얀마로 밀려드는 투자자들에게 주의하라고 경종을 울렸다. 종교 갈등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고, 소수 민족 처우도 나아지지 않아 사회 통합에 어려움이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맥킨지는 또 미얀마가 농업과 광산업만으로 성장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맥킨지의 코아 행 수석 파트너는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얀마 정부가 개혁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도 곳곳에 위험 요인이 남아있다"며 "특히 이슬람교도와 불교도 사이 폭력 사태가 격해지는 것은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라고 분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얀마는 전통적인 불교 국가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미얀마 국민 가운데 약 4% 정도는 이슬람교를 믿는다. 대부분은 페르시아계 무슬림이다. 이들은 미얀마가 아랍과 중국을 잇는 교역 중심지로 떠오른 9세기쯤 미얀마 서부 해안에 자리를 잡았다.
미얀마 내 무슬림들은 지난 2011년 개혁ㆍ개방을 표방한 테인 세인 대통령 취임 이후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군부 정권이 물러나고 민간 정부가 수립되면서 불교를 믿는 주류 버마족을 중심으로 '민족주의'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AP에 따르면 불교도들은 지난 28일에도 미얀마 북동부 샨주(州) 라시오에서 이슬람사원과 무슬림 고아원에 불을 지르고, 도시 곳곳의 건물을 무차별적으로 부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는 아랍 상인들의 영향을 받아 이슬람교로 개종한 소수민족 '로힝야족' 200여명이 살해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취임 이후 2년이 넘도록 이 같은 종교 갈등과 종족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맥킨지는 "투자자들은 미얀마 정부가 종교 갈등을 해결할 의지나 능력이 있는 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얀마가 종교 분쟁으로 인한 긴장감을 해소하는 데 실패하면 향후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사회적 안정성을 확보하고서야 고속성장의 길에 들어섰다는 점도 강조했다.
맥킨지는 세인 행정부가 민족 분쟁을 잘 해결하고, 경제 개혁을 계속 추진하면 미얀마 경제 역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얀마의 국내총생산(GDP)은 2010년 450억달러(약 51조원)에서 오는 2030년이면 2000억달러(약 226조원)로 불어날 전망이다. 경제 규모가 20년 사이 네 배 넘게 커지는 것. 맥킨지는 이 과정에서 1000만개에 달하는 비(非)농업부문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얀마는 작년부터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 인도 등 열강의 새 각축장으로 떠올랐다. 2011년 들어선 민선정부가 과감한 개방을 택하면서 수입 자유화, 국채 발행 등 개혁 조치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첫 방문지로 미얀마를 택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미얀마에 3조원대 지원을 약속했다. 여기에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맥주 제조업체 '하이네켄' 등 세계적인 기업들도 미얀마 진출에 나서고 있다. WSJ는 미얀마를 '아시아에서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이라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