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어머님 전 상서(상.하)
출간일: 11월 30일 예정
주제: 치매를 2년간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 이야기
송현 시인은 어머니가 치매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신 뒤에 비로소
치매에 걸린 어머니라도 살아계시는 것이 행복한 것을 알았습니다.
송현 시인이 어머니 유골상자를 8년 동안 머리맡에 두고
참회의 눈물로 쓴 이 소설을 이땅의 불효자들에게 바칩니다.
송현 시인이 치매 어머니를 2년간 뒷바라지 하면서 흘린 눈물보다
유골 상자 옆에서 8년간 이 소설을 쓰면서 흘린 눈물이 더 많습니다.
--------------------
저자 소개
송현(시인. 경기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
동아대학교 국문과와 그 대학원에서 현대문학을 공부한 뒤, 서울 서라벌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를 하던 1975년 월간 [시문학]지에 서 정주 선생 추천으로 등단한 시인이다. 공병우 박사를 만나 한글 기계화 연구에 뛰어든 뒤 [공병우 타자기주식회사] 대표이사가 되었고, 잘못된 한글 표준글자판을 바로 고쳐야 한다고 공병우 박사와 같이 젊음을 다 바쳐 줄기차게 싸운 의로운 싸움꾼이다. 그래서 [한글 문화인물]로 선정되었다.
그가 쓴 동화 [도깨비학교 문고]는 300만권 이상 팔린 초대형 밀리언셀러이고,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장도 역임했고, KBS라디오에 [송현 인생 칼럼]을 진행하고, 케이블tv에서 [영재교실]이란 프로의 mc도 하고, 서울예술신학교 문창과 교수. 성신여대 평생교육원 교수, 사법개혁 국민연대 공동대표를 할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월간 "샘이깊은 물"에 공개구혼을 하여, 650명의 신청자 중에 한 사람과 재혼하는 과정을 KBS TV 인간극장에서 5부작으로 방영하였다. 송현결혼학교를 열고, 경기대학교 사회교육원 결혼메니저과정의 주임교수로 취임했다. 그의 저서는 60여권이나 될 정도로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온 정력가이다.
현재 다음카페에 송현 팬클럽(SS이론) 정회원 1만 4천명, 휴대전화 네이트 회원 6만여명, 책의 독자 3만 여명, 인터넷 국내 최대 성인사이트 YESBL의 송현클럽 회원 5천명, 한국SS이론연구소 회원 3천명으로 10만 여명의 광신도(?)들이 그에게 열광하고 있다..(www.songhyun.com)
--관련 자료
{시}
참회(1)
--치매 어머니를 두고 밖에서 문을 잠그면서
송현(시인)
아,
어머니
어머니가 안에 계시는데
밖에서 문을 잠그는
저는
이제
어머니 아들도 아니고
불효 자식은 커녕
인간 말종도 아니고
사람새끼도 아닙니다.
어차피
아들을 못 알아보시니
옆짚 아저씨나
길가는 사람으로 생각하셔요.
그래야
어머니 마음도 편하실 거 아니겠어요.
열여섯에
손이 귀한 집에 시집와서
십여년 아들을 못 낳아
은진 송가네 대가 끊어지는 줄 알고
온 동네 사람들 다 걱정할 때
그 구박,
그 눈총에
꽃이 피면 뭘하고
새가 울면 뭘했겠습니까.
칼을 물고
아니면
목을 매고
죽을 때 죽더라도
그 잘난 고추 달린
아들 하나 낳아주고
죽어야겠다던 그 모진 마음을 이제사 저도 알겠습니다.
보잘것 없는 고추 하나 달고 나온
저를 낳았을 때
온 동네가 다 기뻐했댔으니
잔치 중에 그런 잔치가 어디있겠으며
경사 중에 그런 경사가 어디 있었겠습니까.
그 귀한 아들이
벼락 무서운 줄도 모르고
하늘 무서운 줄도 모르고
백발이 성성한 것만도 불효막심한데
어머니를 안에 두고
밖에서 문을 잠그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어머니 아들도 아니고
불효 자식은 커녕
인간 말종도 아니고
사람새끼도 아닙니다.
저는
이제
아예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짐승이 되고 말았습니다.(2005. 4. 17)
------------------------------------
{시}
참회(2)
--치매 어머니를 두고 밖에서 문을 잠그고 집을 나서면서
송현(시인)
아,
어머니
이제
개도
소도
저를 비웃고
산천초목이
저를 비웃고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어도 두렵지 않습니다.
제가 가는 길은
길이 아닙니다.
하늘도
어제 그 하늘이 아니고
땅도
어제 그 땅이 아닙니다.
어차피
어머니 몸도 성치 않으시니
오늘부터 집에서
편안히 쉰다고 생각하셔요.
고향도 잊고
노인대학 동무들도 잊고
회갑이 넘은 큰딸
둘째딸 적정도 마시고
독일 사는 셋째달 걱정도 마시고
아무리 심심해도
창밖도 쳐다보지 마시고
시계는 절대로 보지 마셔요.
그래야
어머니 마음도 편하실 거 아니겠어요.
거실에 알맞은 소리로
종일 나오는 유선방송을 틀어놨으니
텔레비 앞에 놓아둔
박하사탕 드시면서
송해가 나오는 전국노래자랑 재방송도 보시고
웃으면 복이 와요 재방송도 보시면서
천하장사 이만기 나오는 씨름 재방송도
보시면서
제가 퇴근하고 돌아올 때까지
어머니 혼자 노셔야 해요.
딴 방송 보시려고 이것저것 만지다가
다시못 켜실까 봐서
테이프로 채널을 고정해놨어요.
전기세 아끼려고
절대로 텔레비 끄지말고
종일 켜 놓고 보셔요.
어머니
제게는
이길 밖에
길이 없으니
이런 방식에 익숙해져야
어머니도 편하고 저도 편할 거예요.
점심 때
배고프면
백발이 성성한 2대 독자 아들과 손녀딸이
개다리 상에 차려놓은
점심상을 챙겨 드셔요.
밥도 식고
국도 식었지만
어쩔 수가 없어요.
밥은 아랫목에 넣어둘까 하다가
혹시 어머니가 못찾으실까 봐 상위에 올려뒀어요.
첫댓글 선생님이 치매어머님 글 쓰신 것 보고, 저도 어미니께 전화했습니다.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서요. 그랬더니, 쌀하고 고추장 한단지 하고 고구마 준비해놓았으니 가지고 가라고 하더군요. 84세 어머니께서 말입니다... 어머니 생각하면 마음이 불편합니다.
꼭 한권 사서 읽으며 돌아가신 어머님 아버님 그리워 해 보렵니다. 두 권 사서 남에게 권하겠습니다.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이런 글이 있었군요. 정말 감동이네요. 울컥하는 무언가가 치밀어 오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