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은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천안함 침몰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는 어뢰 공격설에 제동을 걸면서 여러 곳에서 양심선언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효석 원장은 "지금 조사상황을 보면 관제조사의 성격이 굉장히 농후하다. 그래서 제가 사진을 준비했다. 이 사진이 인양된 천안함 절단면이다. 한쪽 면은 배 밑이 심하게 긁혀있다. 그런데 절단면을 반대로 놓고 보면 반대편은 배 밑이 멀쩡하다. 한쪽이 심하게 긁혀있는데 배가 어디에서 왜 긁혔는가. 이게 어뢰 맞은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효석 원장은 "제가 어뢰 맞은 사진을 구했다. 어떤 모양으로 절단면이 생기는지, 어떤 모양으로 파괴되는지, 이게 어뢰 맞은 사진이다. 작은 어뢰를 맞으면 배에 구멍이 나고 파였다. 배가 절단되지는 않는다. 심하게 어뢰를 맞아도 절단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 민주당 박지원 정책위의장과 김효석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천안함 함미 사진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효석 원장은 "방송에 나온 영상인데, 더블 제트에 맞았을 때의 절단면과 갑판의 모양을 보면, 절단면의 가운데 부분이 깨끗하다. 다 날아가기 때문이다. 갑판도 마찬가지로 다 날아가 버린다. 하지만 천안함의 절단면은 뾰족한 부분이 나와 있다. 피로나 좌초에 의한 절단면은 어떤 모양인지 사진을 또 여러장 구했다"고 설명했다.
김효석 원장은 "어떤 것에 의한 것이라고 얘기를 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얘기가 상당히 어려운 일이고, 지금 모든 언론이나 정부가 '어뢰에 의한 공격이다', '외부폭파에 의한 것이다'하니, 주눅이 들어서 못하겠다"면서도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본다. 여러 곳에서 양심선언이 있을 수 있으며, 이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효석 원장은 "어제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눈물을 보였다. 이것은 감성의 문제가 아니다. 진실에 관한 문제"라며 "적어도 대통령은 왜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를 못하나. 원인이 북한의 공격이었든, 자체사고였든 어디에 있든 간에 군 통수권자로서 국민에게 미안하다고 머리를 숙여야 하는 것 아닌가. 왜 그런 행동을 못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큰집이 나섰다고 겁내지 마라. 조인트 부서져도 다시 모여라. 승리의 MBC 국민의 방송이니까."
21일 오후 7시. MBC 본사 1층 '민주의 터'에 파업 주제가가 울려 퍼졌다. TV 모니터에 수십 개의 촛불이 켜졌다. MBC 노조 파업 17일째 촛불문화제. '진상규명 MBC 장악 음모, 퇴진 김재철'이라고 쓰인 현수막 앞에 200여 명의 조합원과 시민들이 빗길을 뚫고 와 모였다.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이날 촛불문화제는 초대 손님인 김정헌 문화예술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른바 '한지붕 두 위원장' 체제에서 할 말을 하는 위원장답게 그는 "유인촌의 조인트 맞고 쫓겨났지만 내가 당당한 진짜 위원장"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김정헌 위원장은 "이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조인트를 까고 있다"며 "공영방송 사장이 큰집에서 조인트를 까였다는 자체가 시대가 거꾸로 되도 한참 거꾸로 됐다는 거다"며 "나는 이 정권을 군사 독재정권으로 규정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MBC여 영원하라 PD수첩이여 영원하라"고 작별 인사를 전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쏟아졌다.
김정헌 위원장 "MBC여 영원하라"…권진원 "친정집 MBC, 힘내세요"
▲ 서울예술대학교수이자 가수인 권진원 씨가 MBC총파업 3회 촛불문화제에서 연대와 지지를 보내는 무대에 섰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왼쪽)이 문화제에 참여했다가 MBC 이근행 위원장과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오른쪽)의 배웅을 받으며 자리를 떠나고 있다.이치열 기자 truth710@
열기를 더욱 달군 것은 가수 권진원씨였다. 자신의 노래 'Happy Birthday To You'를 부른 뒤 권씨는 조합원들에게 "정말 안녕하신지요? 너무 힘드시죠? 괜찮습니까"라며 "좋은 결실 맺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힘내세요"라고 응원했다. 권씨는 또 "제가 MBC 강변 가요제 출신인지 아세요? 노래 인생의 출발을 MBC와 함께 했다. 친정집 같아요"라고 말해 MBC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내보이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자 조합원들 사이로 수백 여개의 떡이 전달됐다. 한국의 대표적인 양심수 중 한 분인 강용주씨가 노조 파업을 지지하며 보낸 것이다. 그는 노조에 "MBC 사랑합니다. (노조가 제작한)'무릎퍽 도사' 잘 봤습니다. '무릎팍 도사'가 방송될 그 날을 기다리겠습니다"라고 응원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촛불문화제는 공연과 함께 하종강 한울 노동문제연구소 소장의 연대사도 이어졌다. 하 소장은 '파업에 승리하는 비법'을 공개해 조합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 한울노동문제연구소 하종강 소장은 이날 밤 이번 MBC 총파업 중에 두번째 강연을 했다. 노사갈등의 현장에 30년 넘게 몸담았던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조합원들의 마음에 총파업투쟁승리의 신념을 확인시켜주는 듯 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양심수 강용주씨 떡 후원…하종강 소장 '총파업 승리 비법' 전수
하종강 소장은 "투쟁에 승리하는 조직과 패배하는 조직의 차이가 있다"며 "승리하는 조직은 생각은 달라도 행동은 같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만 투쟁하고 한 시간만 투쟁해도 된다. 그러나 같이 시작했으니까 같이 끝내세요. 반드시 같이 끝내세요"라며 거듭 강조했다.
하 소장은 첫 번째 원칙으로 "생각은 달라도 행동은 같이 한다", 두 번째 원칙으로 "책임을 나눌수록 힘이 강해진다. 몇 명의 투사만이 투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 소장의 강연이 끝나자, 조합원들은 "승리의 MBC 우리는 하나다" "국민과 함께 하는 우리는 승리한다"고 외치며 화답했다.
▲ 하종강 소장의 열강에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조합원들. 이치열 기자 truth710@
▲ 황희만 이사를 보도본부장으로 기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가 오히려 부사장으로 임명하는 꼼수를 둬 조합원들 사이에 '조삼모사'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김재철 사장의 행적을 기록한 동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화면은 김 사장이 '큰집 쪼인트'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을 고소하겠다고 공언했다가 실천하지 않은 것을 꼬집는 장면.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어진 공연에선 MBC 노조의 노래패 '노래사랑'이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노래 '사계'를 아카펠라로 불러 흥을 돋구었다. 한 조합원은 "언제까지 (파업)하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면서 "파업 1주일째엔 '금새 끝나겠죠'라고 말했지만, 3주째인 지금은 '끝까지 해보려구요'라고 말한다"고 밝혀 노조의 의지를 밝혔다.
"MBC, 제 목소리 지켜달라" 시민 응원…이근행 위원장 "조합원들 믿는다. 함께 가자"
UCC 동영상으로도 MBC 노조에 대한 시민들의 응원의 목소리가 전해지기도 했다. 한 시민은 "MBC 사랑해요 진짜로"라고 말했고, 또 다른 시민은 "지지하는 국민이 많다. 힘내시라. 부디 MBC만의 자기 목소리를 유지해달라"고 밝혔다. 영상이 끝나자 진행을 맡은 이성배 아나운서는 "MBC가 부디 제 목소리를 지켜달라는데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화답했다.
이날 문화제는 이근행 언론노조 MBC 본부장의 인사말로 마무리됐다. 파업 첫째 주엔 수면제를 먹고 잘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는 이 본부장은 이날엔 웃음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는 조합원들의 의지와 힘을 믿고 간다며 다음 주 수요일 촛불 문화제를 기약했다. 9시께 수백여 명 조합원들의 박수 소리가 '민주의 터'에 울려 퍼졌다.
"싸움이 10리, 100리 길이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지난 주까지는 내가 어떻게 조합원을 이끌고 갈지를 고민했다. 이번 주부터는 제 등을 밀어주는 조합원들이 있어 뜻대로 갈 것이라고 믿는다. 촛불을 세면서 가보려고 한다. 여러분 함께 가시겠습니까. 다음주 수요일 밤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