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산의 추억 하나...
10월의 첫날부터 비가 내리더니 개천절의 하늘은 맑다.
설악을 가려 했지만
비도 내리고 또한 3일의 연휴에
복잡하고 사람이 많을것 같아
오후 느즈막히 응봉산에 올랐다...
참 오랫만에 와보는 응봉산
그리 긴 세월은 아니지만 도시는 또 저렇게
서울의 지도를 변화시켜 놓았다...
그 중심에 롯데타워가 있고
서울숲 옆에 건물 두동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
봄이면 온산을 노란 개나리가 뒤덮는 응봉산,
팔각정에 앉아 바라보는 한강물에 너의 그림자 여울진다.
우리는 잠시 이세상에 소풍 나왔다 가는 거라구
귀천 시인은 노래 하더만
넌 어디로 소풍 간거니...?
오늘 같은 날 너와 마주 앉으면
막걸리 맛 직일텐데....
오늘 같이 가슴이 슬픈날
네가 만들어준 그리움 가득 안고
이 곳에 올라 우리 함께 했던 그날처럼
너의 안부를 스치는 바람결에 살며시 물어보며
어설푼 미소 지어 본다...
저기 중랑천 길을 따라 가면
우리가 자주 가던 목로주점
아직도
남아 있으려나...
어울리지 않게 뉴에이지 음악이 주로 흐르던 곳
우리는 괄라가 되어 가면서도
야니는 뉴에이지계의 베토벤이 맞다며
야니의 찬사를 다시 틀어 달라고 떼쓰던 곳...
오늘은 너 없는 응봉산에 올라 야니의 연주로
Yanni(야니) - Tribute (찬사)를 들으며
야경을 기다린다...
서울 숲의 신선한 공기를 한껏
들여마시고 해지는 시간에 맞춰 응봉산에 올랐다
사진을 조금이라도 찍오본 사람이라면
무슨 교과서에 나오는 장소인냥
한번쯤은 다녀
가는곳....
거리의 모습은 소박 하지만 응봉산
위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모습은 화려했다
사방으로 펼쳐진 도시의 밤을 감상하는
일은 시간의 흐름마저 잊게 한다.
어느날 오후 구름 많은 맑은
날씨라면 그날은 응봉산 가는 날로 정하자!
황금빛 바람이 살랑이며 몸과 마음에
위안을 내려줄 것이다
정자에 올라 사방을 둘러본다.
동부간선도로와 강변북로, 올림픽대로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멀리 북한산, 용마산, 남산도 시야에 든다.
한강 너머 잠실종합운동장과 롯데월드, 청담대교, 성수대교, 무역센터 등이
한눈에 잡히는 강남지역은 야경이 압권이다.
서울 한복판에 이렇게 손쉽게 올라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랄까....
부산의 대표적인 야경 광안대교 전경을
담으려면 약사암 절벽을 유격훈련 하듯 기어 올라야 하는데 말이다.
아무튼 이곳 야경은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빛깔을 감상할 수 있지만
이곳에서 보는 야경은 유독
노랗다.
마치 금가루를 뿌려 놓은
듯하다.
매직아워 시간이 지나가며 점점 어둠이 밀려오고 있다.
강변북로에서 성수대교 북단으로 이어지는 가위 모양의 원형도로가 더욱 밝게 불을 밝혔다.
서울숲에서 흘러 나오는 강렬한 녹색빛
그리고 가로등 불빛과
자동차에서 흘러 나오는 금빛 물결
붉은 궤적과 어우러져 심오한 색상으로 뒤섞여 있다.
과연 서울 국민 야경 포인트란 애칭에
걸맞게
지상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없던
화려함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다.
어둠이 내리면 회색빛 도시 서울은 마술을 부린 듯 전혀 다른 모습이 된다.
답답했던 건물군은 눈부신 빛의 축제를 펼치고
한강을 가로지른 철구조물들은 색동옷으로 갈아 입는다.
대한민국의 건설 수준에 치욕과 오점으로 기록되게 해준
성수대교가 붕괴의 아품을 잊은채 새롭게 태어나
화려하게 빛난다...
파란 네온으로 화려하게 불을 밝힌 동호대교는
성동구 옥수동과 강남구 압구정동을 잇는
한강의 15번째 다리이다.
이렇듯 응봉산은 수시로 변해가는 한강과 도시의 야경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상할 수 있다.
응봉산공원은 서울 도심에 위치해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이 쉬우며
정상의 팔각정에 오르면 막힘없이 펼쳐진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서울숲이 보이고
한강을 가로지르는 교각과 한강을 따라 흐르는 자동차 행렬을 볼수 있다.
시간의 흐름마져 잊게 하는 응봉산 야경.
꼭 야경 촬영에 목적을 두지 않더라도
가까운 이와 함께 올라 금붙이 뿌린 듯 반짝이는 도시를 바라 본다면 어떨까...
첫댓글 전 이방에 처음으로 들어 와` 봅니다
도시의 풍경이 취하고, 남긴 글귀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아름다운 사진과 좋은 글, 가슴에 담으며, 잠시 머물다 갑니다 ^^
그렇군요...
제가 사진을 사랑함은 알게 모르게 바쁘게 지나가는 계절의 흐름을
알수 있어 좋고 그날 그 순간을 기록하며
솔직담백한 느낌과 마음을 적을 수 있어 좋기 때문이지요...
서울의 저무는 시간을 차례로 보는 것 같습니다.
서울도 갈데가 많아 찾아 다니면 명소가 많네요.
잘 봤습니다.
그렇습니다...
서울의 밤은 늘 화려하고 아름다운데
날씨라는 불청객이 방해를 하지요.
십여년전 중국의 연변사진작가협회장이던 유대학씨가 와서 사사사 회원들과 함께 출사 갔던곳이
응봉산 야경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옛생각에 잠겨봅니다
사진이라는 것에 문외한이라는 수준을 벗어난 행자이긴 하지만
옛추억을 끄집어 내어 주는 매개체가 사진이라는 사실로 인하여
즐기는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