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데반과 사울(행7:46-8:3)
갈등
1. 사도행전 이야기(내러티브) 12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스데반 이야기입니다. 스데반은 사도들에 이어서 선출된 초대 예루살렘 교회 일군들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교회가 자라가면서, 사도들만의 힘으로는 교회를 섬길 수 없었고 일곱 명의 일군들을 보충했어요. 일곱 명의 일군들이 처음에는 구제의 일을 담당하다가 자연스럽게 복음 전도도 하였습니다. 복음 전도에는 직분이 상관이 없습니다. 스데반이 복음을 전할 때 은혜와 권능이 충만하여 큰 기사와 표적이 나타났어요.(7:8)
스데반이 행한 것이 아니고, 성령께서 그를 통해서 일하셨습니다. 그동안 사도들을 통해서 복음이 전파되고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보던 산헤드린 공회가 그들을 심문하고 위협했어요.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 하지만 사도들은, 우리가 너희보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담대하게 말했습니다. 무소불위의 권세를 가졌던 산헤드린 공회가 사도들을 죽이려고 했지만, 백성들 때문에 위협만 하고 석방했습니다.
2. 그런데 사도들만이 아니라 스데반이 복음을 전하는데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산헤드린 공회는 스데반을 반드시 죽이겠다고 했어요. 거짓 증인들에게 돈을 주고 스데반을 고발하게 했습니다. 스데반을 고발한 죄명은 이 거룩한 곳(예루살렘 성전)과 율법을 거슬러 말하였다.(6:13) 유대인들이 로마 통치하에서 사형권이 없었지만, 성전에 관련된 죄(종교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사형권을 받았습니다. 유대인 정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요. 스데반이 거짓 증인들의 말을 들을 때 황당했어요.
하지만 그는 당황하지 않았고, 도리어 그 얼굴이 천사의 얼굴과 같았습니다. 거짓 증인들의 고발을 접수한 대제사장이 이것이 사실이냐고 스데반에게 심문했습니다. 스데반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성경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우리의 조상 아브라함이... 시작해서 요셉과 모세 이야기, 이어서 다윗과 솔로몬의 성전 건축 이야기까지요. 스데반은 자기가 고발당한 것에 대해서 변명을 하거나 자기를 변호하는 말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이렇게 몇몇 조상들의 이야기를 길게 이야기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갈등 심화
3. 스데반은 자신이 이런 말을 하면, 유대 종교인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알았습니다. 스데반은 이것을 알고도 유대 종교인들과의 갈등을 피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는 그들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스데반이 자기 조상들 이야기를 할 때 오늘 이것을 읽는 사람들은 길고 지루하게 느낍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그렇지 않았어요. 스데반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그들은 잘 알았습니다. 스데반은 당시 종교인들의 문제를 꾸미지 않고 그대로 말했습니다.
51-53절,“목이 곧고 마음과 귀에 할례를 받지 못한 사람들아 너희고 너희 조상과 같이 항상 성령을 거스르는도다, 너희 조상들이 선지자들 중의 누구를 박해하지 아니하였느냐 의인이 오시리라 예고한 자들을 그들이 죽였고 이제 그 의인을 잡아 준 자요 살인한 자가 되나니, 너희는 천사가 전한 율법을 받고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하니라.”스데반은 유대 종교인들이 목이 곧고 마음과 귀에 할례를 받지 못한 자들이라고 불렀어요. 할례는 유대인들을 이방인들과 구별하는 표시였습니다. 스데반은 유대인들의 할례 문제를 언급하며 그들의 잘못이 무엇인지 지적했어요.
4. 할례는 몸만 아니라 마음과 귀에 받아야 하는데, 그들이 그렇지 못했다고 설교했습니다. 스데반이 아브라함과 요셉과 모세 등 조상들 이야기를 할 때는 우리 조상이라고 불렀는데, 당시 유대인들을 책망할 때에는 너희 조상들과 같이 항상 성령을 거스른다고 선언했어요. 성령을 거스르는 것은 하나님께 반역한 것을 의미합니다.(불순종) 너희 조상들이 선지자들을 박해하지 않은 적이 있었느냐? 오늘날 너희도 의인을 잡아 살인한 자들이다.(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다) 너희는 율법을 받았지만, 끝내 지키지 않았다(불순종한 자들이다)고 선포했습니다.
스데반의 설교를 들은 유대인들은 54절,“그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그를 향하여 이를 갈거늘.”사람이 마음에 찔리면 회개하고 돌이켜야 하는데 그들은 그렇지 못했어요. 도리어 스데반을 향하여 이를 갈았습니다. 감정이 고조되었습니다. 이때 스데반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55-56절,“스데반이 성령이 충만하여 하늘을 우러러 주목하여 하나님의 영광과 및 예수께서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고, 말하되 보라 하늘이 열리고 인자가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노라 한 대.”유대인들의 감정이 고조되고 분위기가 험악한 가운데 스데반에게 하늘이 열렸어요.
5. 스데반은 이 사실을 유대인들 앞에 그대로 선언했습니다. 스데반의 이 말을 들은 유대인들이 더는 참지 못하고, 큰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고 그에게 달려들었어요. 스데반을 성 밖으로 내치고 돌로 쳤습니다. 이때 혜성같이 한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58절,“성 밖으로 내치고 돌로 칠새 증인들이 옷을 벗어 사울이라 하는 청년의 발 앞에 두니라.”유대인들이 거짓 증인을 세워서 스데반을 고발했지만, 그들이 스데반을 죽이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나요? 또 사울이라는 청년이 여기서 등장하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실마리
6. 스데반은 이스라엘의 조상 아브라함 이야기부터 시작했어요. 아브라함에 이어서 요셉과 모세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형성사 이야기입니다. 아브라함은 그들의 원 조상, 요셉은 이스라엘이 씨족에서 민족 규모로 성장하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모세는 출애굽 지도자요 율법과 성막-성전 시대를 열었어요. 이스라엘이 출애굽을 할 때 민족 규모로 장성하였습니다. 애굽의 노예 신분이었던 그들이 홍해를 건너면서 자유 시민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와 역사로 애굽을 떠나 가나안 땅으로 이주하며 하나님의 나라 백성들이 되었습니다.
스데반의 설교가 여기까지 이를 때에는 유대인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이스라엘의 광야 이야기부터 솔로몬의 성전 건축 이야기까지였어요.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우상숭배를 하고 하나님을 거역했습니다. 스데반은 우리 조상들이 모세에게 복종하지 않으려고 거절하며 그 마음이 도리어 애굽으로 향하였던 이야기를 꺼냈어요.(39절) 이스라엘이 이렇게 하나님을 거역한 것은 광야 시대만 아니라 왕정 시대까지 이어졌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가장 미워하시는 일-우상숭배를 거듭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오래 참으셨지만, 그들을 향해 끝내 진노하셨습니다.
7. 스데반은 하나님의 진노로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 생활을 한 이야기를 했어요.(43절)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광야에서는 증거의 장막-성막-이동식 성전을 만들어 예배하게 하셨습니다. 다윗 때까지 성막 제사가 이어졌습니다. 다윗이 성막이 초라하게 있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께 성전을 지어도 되겠습니까? 선지자 나단을 통해서 물었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의 마음을 아셨지만 허락하지 않으셨어요. 다윗이 오랜 세월 전쟁하며 피를 많이 흘렸기 때문이었습니다.(대상28:2-3) 그의 아들 솔로몬이 성전을 지었습니다. 솔로몬은 성전 봉헌식에서 하나님은 이 작은 성전에 거하실 수 없다고 했어요.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하나님을 용납하지 못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스데반은 이 말씀을 알았고, 사66:1-2을 인용하며 성전의 한계성-부정적인 면을 설교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스데반의 설교를 들으면 매우 자연스럽지만, 당시 예루살렘에서 듣던 유대인들은 그렇지 않았어요. 그렇지 않아도 성전 모독죄로 스데반을 고발하였는데, 스데반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이 되었습니다. 스데반은 순교를 각오하고 설교를 하였습니다. 스데반은 유대인들이 세월이 오래 지났어도 변함이 없다고 책망했습니다. 하나님을 거역하고 선지자들을 죽이며 율법을 지키지 않았던 너희 조상들과 같이(우리 조상이 아니라), 너희도 똑같다고 선언했습니다.
8. 스데반은 너희는 보통 선지자가 아니라 세상에서 유일하신 의인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마저 죽였다고 말했습니다. 스데반은 이처럼 무리하게 첫 설교부터 유대교인들과 갈등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나갔습니다. 유대인들이 스데반을 죽인 결정적인 일은 다음 순간이었습니다. 스데반이 성령이 충만하여 하늘이 열리는 경험을 했어요. 그는 마지막까지 증인의 사명을 다했습니다. 이미 성전 모독 이야기를 듣고 이를 갈고 있던 유대인들에게, 스데반이 하늘이 열리고 예수님이 하나님의 우편에 서신 것을 본다고 외치며 불이 붙은 그들의 마음에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그들이 미워한 것은 스데반이 아니고 예수님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이 모두 큰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고 스데반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이때 스데반 처형에 최종 인가와 책임을 진 사람이 등장했어요. 그가 사울이라는 청년이었습니다. 사울은 산헤드린 공회원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대제사장이 신임하는 당시 차세대 유대교 지도자였습니다. 그는 스데반을 처형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어요. 도리어 그가 죽임당함을 마땅히 여겼습니다.(8:1) 이 일을 계기로 유대 종교인들의 초대 교회 박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성도들이 유대와 사마리아 지역으로 흩어졌습니다. 그들이 흩어지며 주님이 마지막 남기신 말씀대로 예루살렘-온 유대-사마리아-땅끝까지 복음이 전파되기 시작했어요.
복음 제시
9. 스데반은 자신의 희생 가치를 알았습니다. 그것을 알았기에 기꺼이 주님과 같이 자기 십자가를 감당했어요. 스데반이 하지 못한 복음 전도는 그를 죽이는데 책임을 졌던 사울-바울이 감당했습니다. 또 그의 순교 소식을 들은 성도들이 대신했습니다. 스데반은 장렬하게 마지막 숨을 거두기 전 멋진 모습을 남겼습니다. 59-60절,“그들이 돌로 스데반을 치니 스데반이 부르짖어 이르되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하고, 무릎을 꿇고 크게 불러 이르되 주여 이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이 말을 하고 자니라.”
스데반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하셨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먼저, 자신의 영혼을 하나님께 부탁하는 기도를 했어요. 이어서 자기에게 돌을 던지는 유대인들을 용서하며 하나님께 그들을 긍휼히 여기실 것을 구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기도입니다. 용서와 긍휼의 마음입니다. 예수님처럼 주님의 참 제자들은 스데반과 같이 이 마음을 표현할 줄 알아요. 사울이 이 모습을 가까이서 보았습니다. 그의 모습과 말이 사울에게 큰 충격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훗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회개할 때 큰 몫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복음은 이렇게 영향을 미쳐서 사람들을 변화시킵니다.
기대
10. 하나님의 섭리는 참 놀랍습니다. 스데반의 장렬한 순교와 뭘 모르고 날뛰는 유대인들과 사울이 함께 있게 했어요. 진리를 발견한 자들과 그렇지 못한 자들이 확실하게 나눠진 현장의 모습입니다. 사도행전은 이때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사울을 시작으로 유대교인들 중에 복음을 듣고 회개하고 변화되어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난 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이 모든 일은 하나님께서 친히 계획하고 이루셨습니다. 이 놀라운 일이 오늘 우리 삶의 현장에서도 주기적으로 나타나요. 하나님의 구원 사건은 종말이 올 때까지 진행형입니다. 스데반의 용기 있는 설교와 순교가 있었으므로, 복음 전도는 더욱 놀랍게 이뤄졌듯이 오늘 우리도 우리의 십자가를 감당해야 합니다. 이 시간 다 같이 일어나 찬양하며 기도합니다. 오늘 나의 십자가가 무엇인지 알고 감당하게 하옵소서!(오늘 찬양: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