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채영 3단(오른쪽)이 송혜령 2단을 일축하고 지난해부터 정규리그 15연승,
포스트시즌 포함 18연승을 질주했다.
2018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6R 2G
서울
부광약품, SG골프에 2-1 역전승
국내 바둑리그는 KB리그가
있고 여자리그가 있고 시니어리그가 있다. 또 아마추어 리그인 내셔널리그, 프로와 아마가 함께하는 프로암리그도 열린다.
이 모두는 선수 개개인의 결과를 종합해서 팀 승부를 내는 단체전이고, 또한 예외 없이
오더제이다. '감독들의 지략 대결'이라고도 하는 오더제는 나름의 재미와 볼거리를 준다. 상대전적, 상대 선수의 성향, 과거의 출전 자료 등을
검토하고 예상해서 최대한 유리한 대진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부분이다.
사실
고심을 하지만 운적인 요소도 크다. 상대 속을 내 손바닥 들여다보듯 살필 수 없는 이상 상대의 오더를 맞히는 것은 대개 우연의 산물이다.
▲ 우리나이 스물셋 최정 9단. "진중해진 느낌이 든다"는 중계석의 말에 "그런가요?
저도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진중한 모습이 생기는 것 같기도 하고, 좀 어른스러워 보이지
않나요?"
23일 밤 바둑TV 스튜디오 대국장에서 열린 2018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6라운드 2경기는 대부분의 예상대로 3주전 대결이 이뤄진 1국의 결과가 팀 승부에 크게 작용했다. 2국과 3국은 각팀의
주장(1주전)이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승리를 가져왔다.
"강팀을 만나서 질
확률이 더 높다고 봤는데 오더가 잘 나온 것 같다. 장혜령 선수도 잘해 주고, 운이 좋았다."
부광약품 권효진 감독의 승리 소감이다. 승자의 겸손이기도 했고, 팀의 에이스 김채영이 여자 최강 최정과의 맞대결을
피한 것을 이야기하는 듯도 했다. "김채영 선수가 그동안 약세(8연패)를 면치 못해 왔던 최정 선수를 피한 것은 부광약품으로서는 만족스러운
오더"라는 박정상 해설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모두가 공감하는 바였다.
▲ 각각 리그 참가 첫 해에 혹독한 연패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장혜령 초단(왼쪽)과
김신영 초단. 승부판임을 의식한 듯 차이(15.5집)가 크게 벌어졌지만 계가까지 갔다.
팀 승리까지 결정한 김채영은 정규리그 15연승을 달렸다. 지난시즌을 10연승으로 마감했고 올 시즌 5연승
중이다(지난해 챔피언결정전 3승을 더하면 18연승이다). 최정은 5승1패가 됐다. 1패는 1주전 오정아 3단에게 당한 것이다.
한국여자바둑에 절대강자 최정이 있다면 여자바둑리그에는 김채영이 있다. 다만 두 기사
간의 대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팬들로서는 볼거리를 빼앗긴 마음이 들 것도 같다. 여자리그 통산 최다승 1위가 최정(37승), 2위가
김채영(33승)이다. 김채영의 15연승은 대단하고, 최정과의 대결이 포함된다면 더 대단할 것이다.
▲ '여자리그의 김채영'. 권효진 감독은 "안정감 있고 침착하고 맏언니답게 팀원들에게
조언을 많이 해준다.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3위
SG골프를 잡은 4위 부광약품은 경기 결과로 순위를 맞바꿔 놓았다. 또 부광약품은 2연패에서 벗어났고 SG골프는 2연승에서 끊어졌다.
9개팀이 더블리그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려내는 정규시즌은 24일 인제
하늘내린과 포항 포스코켐텍이 6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개별 대진은 이유진-강다정(2:0), 박지은-박태희(4:3), 김미리-조혜연(2:1,
괄호 안은 상대전적).
▲ 마음고생을 겪었던 지난시즌과 180도 달라진 장혜령 초단. "처음에는 50% 승률이
목표였는데 지금은 조금 더 욕심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 큰 차이에도 돌을 거두지 못한 김신영 초단. 검토실 동료들을 안타깝게
했다.
▲ 강자들을 잇달아 상대하고 있는 권주리 초단. 세 판째 1주전을
만났다.
▲ 송혜령 2단의 의 트레이드 마크는 대국 중에 마시는 '바나나
우유'.
▲ "2연패해서 약간 의기소침했는데 지난 토요일에 날을 잡아서 훈련을 열심히 했다."
(권효진 감독ㆍ왼쪽)
"작년에는 계속 지다 보니까 제 바둑을 못 둔 것 같다. 이번에는 첫 판을 이겨서
마음 편하게 둘 수 있었다." (장혜령 초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