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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종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자료사진)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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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공천에서 탈락한 유종일 경제민주화특위위원장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은 "민주당에 사기 당했다"며 한명숙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유종일 위원장은 20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나눈 전화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는 전북에 출마한 저를 수도권으로 끌어오더니, 뺑뺑이 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며 "민주당이 벌인 초대형 사기극의 희생양이 됐다"고 격정을 토로했다. 그는 40분 동안의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말을 잇지 못하는 등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당 지도부는 당초 전북 전주 덕진 선거구에 출마한 그를 지난 5일 수도권 전략공천 후보자로 선정했지만, 결국 그를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수도권 뺑뺑이 후, 결국 공천 탈락... 명분·기준 없는 공천"
유종일 위원장은 "처음에 당 지도부로부터 서울 중구 또는 동대문갑에 전략공천을 하겠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다른 후보가 공천됐다"며 "이에 대해 당 지도부로부터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고, '기다려 달라'는 얘기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4일 당 지도부는 '서울 광진갑의 전혜숙 의원 공천을 박탈하고 저를 그곳에 전략 공천할 테니 받아들이겠느냐'는 제안을 해왔다"며 "하지만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받아야할 전혜숙 의원이 당 지도부의 편향적인 실사를 받고 사법판단이 나오기 전에 공천을 박탈당한다는 사실에, 그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유 위원장은 "이후 당 지도부에 서울 강남권과 같은 사지로 나를 보내는 것은 경제민주화라는 대의를 헌신짝처럼 차는 것이라는 의사를 전달했고, 그에 대한 확답도 받았다"며 "하지만 당 지도부는 결국 송파을 출마를 권유했다, 이에 '모욕하지 말라'고 답하며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9일 오후 복수의 당 지도부 관계자들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임종석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성동을 공천을 주거나 비례대표 후보로 추진한다고 제게 말했다"며 "하지만 이날 밤 당 지도부는 '둘 다 어렵겠다'는 최종통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당 지도부와 가까운 사람이면 공천 기준에 어긋나도 봐주고, 지도부가 미워하는 사람이면 기준에 합당해도 불이익을 주는 그런 행태가 무수하게 자행됐다"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당 지도부는 원칙과 기준이 없는 공천을 해서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압승할 수 있는 선거 구도를 1당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를 선거전으로 만들었다"며 "국민은 지지 철회를 통해 지도부에 대한 민심을 보여주고 있지만, 당 지도부에 국민의 목소리는 안중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으로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역할을 통해 한국사회에 기여하고 싶었지만, 그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며 "일련의 과정을 짚어볼 때, 민주통합당 내에 제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는 힘이 존재한다, 이를 극복할 힘이 없다"고 전했다.
"경제민주화 이슈는 우선순위에서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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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통합당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장인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맨 오른쪽)와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인 홍종학 가천대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지난 1월 10일 국회에서 김진표 원내대표가 주재한 민주통합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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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의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유종일 교수의 공천 탈락을 두고, 민주통합당의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유종일 위원장은 "현 당 지도부에서 경제민주화 이슈는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털어놓았다.
유 위원장은 "'재벌 의존·독식 경제는 더 이상 안 되겠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고, 선거전략차원에서도 재벌세 도입과 같은 경제민주화 공약을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당으로부터 '쓸데없는 얘기를 한다'면서 얘기치 않은 공격을 받았고, 민주통합당 안에서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는 게 쉬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월 29일 '유쾌한 정책반란' 시리즈 1탄을 발표할 때, 당초 한명숙 대표가 참석하기로 돼있었지만, 세종시에 간다며 참석하지 않았다"며 "현 당 지도부에게 경제민주화 이슈는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전했다.
유 위원장은 "현 당 지도부의 명분 없는 공천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탓에 경제민주화와의 MB 심판 이슈가 실종돼 안타깝다"며 "하루 빨리 민주통합당이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줄 정책을 제대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계획과 관련 "저의 공천 탈락을 두고, 민주통합당의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한 진성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국민을 위해서 가장 현명한 선택이 무엇인지 많은 분들로부터 조언을 받고 고민을 해서,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