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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육소봉이 말했다.
"그는 동자공(董子功)을 연습했는데, 세상에서 정말 꾸준한 마음으로 동자
공을 연습한 사람은 열 명도 안 된다고 하더군." 화만루가 웃으며 말했다.
"그런 무술을 닦으려면 희생도 클텐데. 천성적으로 여자를 싫어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꾸준한 마음을 유지하기가 꽤 힘들 거야." 육소봉도 웃으며 말
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무술은 머리를 가른다 해도 절대로
닦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네." 화만루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네의 다른 것을 가르면, 연습이 잘될 것이야."
육소봉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자네도 군자는 아니었군."
화만루가 말을 했다.
"자네 같은 사람과 같이 다니게 되면, 군자라도 나쁘게 변해 버릴 것이
야." 그들은 크게 웃으며 다른 사람이 발견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 것같았
다. 조만간에 발견될 것인데, 남몰래 숨어서 못된 짓을 꾸미는 것처럼 품격
을 잃을 필요가 없지 않는가? 육소봉이 말했다.
"옛부터 전해 오는 말로는, 꾸준한 마음을 가지고 동자공을 연습한 사람
의 무공은 반드시 최고 수준이라고 하던데." 화만루가 말했다.
"그것은 전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이야. 자네가 동자공을 연습하게 되면
다른 무공도 두 배는 높아질 걸세." "그러나 옛부터 무공이 정말로 최고봉에
오른 고수들은 오히려 동자공을 연습하지 않으려 한다네. 무슨 이유로 그러
는지 자네는 알고 있나?" "몰라....."
"동자공을 연습하는 사람은 반드시 홀아비가 되는데, 홀아비의 마음 속에
는 많은 버릇들이 있게 된다네. 마음의 병이 있는 사람은 무공이 최고 수준
에 오를 수 없게 되지." 화만루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자네는 절대로 동자공을 연습할 수 없겠군." 육소봉이 말했다.
"절대로 안 하지. 나의 어떤 물건을 자른다 해도 나는 연습하지 않아." 화
만루가 말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자네가 동자공을 연습하든 안 하든, 무공이 최고 수
준에 오르기는 힘들걸세." 육소봉이 물었다.
"무슨 말인가?"
화만루가 대답했다.
"자네는 무술을 연마하는 데 방해가 되는 일이라면 목숨을 걸고 좋아하기
때문이지. 예를 들어....." 육소봉이 말했다.
"예를 들어, 도박, 술 마시는 것,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 화만루가 말
했다.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자네는 여자를 너무 좋아한다는 거야." 육소봉이
크게 웃었다.
그러는 사이에 그들은 숲을 지나 작은 집에 도착한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길을 다른 사람들이 걸었다면, 전전긍긍하며 마음을 졸였겠지만 그들
은 오히려 유쾌하게 걸어왔다.
이런 길을 여러분은 어떻게 걸어갈 것인가? 인생의 길도 이런 것이다.
주홍색 문은 닫혀 있었고 문 위에는 '미시오!'라고 크게 쓰여 있었다. 육
소봉은 곧 밀었다. 한 번 밀자 문은 스르르 열렸다.
어떤 문이라도 밀면 열리겠지만, 밀 수 있느냐 하는 것과 들어갈 수 있느
냐를 보는 것이다.
문을 열자 넓고 구부러진 복도가 있었고, 조금 걸어가자 꺾어지는 모퉁이
에 또 '도시오'하는 큰 글자가 있었다.
육소봉은 돌아서 걸어갔다. 여러 개의 모퉁이를 돌아서 가자 석대(石臺)에
도착했다. 그들 앞에는 '멈추시오'하는 글귀가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
육소봉이 멈추자 화만루도 당연히 따라서 멈추었다.
화만루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자네는 왜 갑자기 멈추었나?"
육소봉이 말했다.
"여기에 멈추라는 글자가 있기 때문이네."
"자네더러 멈추라고 해서, 자네는 멈춘 건가?"
"내가 멈추지 않으면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여기에는 108개의 장치가 매
복되어 있는데, 자네는 여기가 어디인지 아는가?" 화만루가 대답했다.
"모른다네. 한 곳도 모른다네."
육소봉이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모르겠지."
화만루가 말했다.
"어차피 매복된 것은 만날텐데, 왜 멈추지 않겠는가?" 육소봉이 말했다.
"맞는 말이야. 그들이 나더러 멈추라고 하면 나는 곧 멈추고, 가라고 하면
가야지." 화만루가 한숨을 쉬고는 말을 했다.
"자네가 이렇게 말을 잘 듣는 사람인 줄은 몰랐네." 육소봉이 말했다.
"내가 이렇게 말을 잘 듣는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나와 싸우려 하겠는
가?" 화만루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자네는 무슨 일이든지 이상한 방법으로 하는 것 같아서, 나는 그것이 맞
는지 틀리는지도 모르겠어." 육소봉은 입을 열지 않았다. 갑자기 그들이 서
있는 석대가 점점 아래로 내려가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런 다음 그는 자신들이 육각형의 돌로 만든 방안에 도착한 것을 알게
되었다. 돌로 만든 탁자가 있고, 탁자 위에는 '마시시오'라는 글귀가 있었다.
탁자 가운데에는 두 잔의 술이 놓여 있었다.
육소봉은 웃으며 말했다.
"말을 잘 듣는 사람에게는 이렇게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것 같군." 화만
루가 말했다.
"어떤 좋은 점 말인가? 자네더러 술을 마시라고 하나?" 육소봉이 말했다.
"맞아. 이번에는 우리더러 술을 마시라고 하는데, 다음에는 우리에게 고기
를 먹으라고 할지 모르겠군." 화만루가 말했다.
"이것은 정말로 좋은 술이군. 곽대감은 과연 좋은 술만을 내놓는군." 육소
봉이 말했다.
"그러나 좋은 술을 코로 마시는 것은 소용이 없지. 자, 자네 한잔 마시고,
나도 한잔 마시고" 화만루가 말했다.
"이런 술은 아주 독해서, 한 잔을 다 마시면 나는 취해 버릴 것 같은데."
육소봉이 말했다.
"좋아, 자네는 마시지 말고 나만 마시지."
그는 술잔을 들어서는 입에 쏟아부었다. 한입에 반잔이나 마셨다. 육소봉
은 갑자기 화만루의 얼굴색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
"자네 몸이 안 좋은가?"
화만루는 입술까지 창백해져서는 말했다.
"이 방안에는 특이한 향기가 있는 것 같아, 자네는 모르겠나?" 육소봉이
말했다.
"나는 술향기만 맡아지는데."
화만루는 서 있기도 힘이 든 것 같았다. 홀연히 손을 내어 술잔을 잡고는
한입에 다 마셔버렸다. 회색으로 변했던 얼굴이 즉시 생기를 찾았다.
육소봉은 눈을 굴리며 웃었다.
"알고 보니 이 술은 병까지 고쳐주는 것이었군."
그도 자기의 반 정도 남은 술을 다 마셨다. 바닥에 '내던져라!'라는 글귀
가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잔을 던졌다. '탕' 하며 돌벽에 부딪혀서는 술잔이 깨져버렸다.
그런 다음 그는 돌벽이 이동하더니 문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문
뒤에는 수십 개의 돌계단이 있었는데, 아래로 이어져 있었다.
아래는 산허리였다. 육소봉은 아래까지 도착하지 않았는데, 보석이 번쩍이
는 것을 보게 되었다.
산허리는 비어 있었고, 사방 수십 척 높이로 한무더기의 붉은 술이 달린
창과, 목 베는 칼과, 또 보석들이 쌓여 있었다.
육소봉은 살아오면서 이렇게 많은 칼과 창과 보석은 처음 보았다.
그러나 그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이 보석과 무리들이 아니라, 네 명의
사람이었다. 네 명의 노인.
그들의 얼굴색은 몇 년 동안 햇볕을 못 본 것처럼 모두가 창백했으며, 몸
에는 비단으로 짜고 금으로 수놓은 곤룡포를 입고 있었다. 허리에는 옥대를
두르고 있는 것이 꼭 제왕으로 분장한 것 같았다.
아래에는 네 개의 조각이 잘된 의자가 있었다. 한 노인은 의자에 앉아 있
었는데 정신이 나간 것 같았고, 또 한 노인은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주판을
놓으며 입으로 중얼거리고 있는 것이 마치 이곳의 재산을 관리하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또 다른 노인은 거울을 마주보고는 자기 머리에 난 흰머리를
세고 있었다.
한 노인은 뒷짐을 지고는 팔자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육소봉을 보더니 즉
시 위로 올라가서는 얼굴을 굳히고 엄하게 말했다.
"너희들은 어떤 놈들이냐? 어떻게 감히 연락도 없이 짐의 침궁까지 들어
왔느냐? 이것은 능지처참할 죄라는 것을 알지 못했단 말이냐?" 그의 태도는
엄숙해서 진짜 제왕의 기품이 약간은 있는 것 같아, 웃을 수가 없었다.
육소봉은 영문을 몰라 물었다.
"여기가 황실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당신은 그럼 누구십니까?" 이 노인
이 말했다.
"짐은 금붕왕조의 제 13대 대금붕왕이다."
육소봉은 여기에 대금붕왕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해서 놀랐다.
여기에 있는 대금붕왕이 한 명뿐이 아니라는 것을 누가 알았겠는가? 이
노인이 말을 마치자 마자, 다른 노인들이 달려와서는 앞다투어 말을 했다.
"당신은 저 미친 사람의 허튼소리를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되네. 짐이 정말
로 대금붕왕이고 그는 내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이네." "그는 흉내를 내고 있
는 거야..... 그들 세 사람은 모두가 흉내를 내고 있는 거야." 노인들은 이구
동성으로 하는 말이 똑같았다. 모두가 얼굴이 벌개지도록 싸워서 조금 전의
그 임금의 기품은 하나도 볼 수가 없었다.
육소봉은 네 사람이 모두 미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적어도 모두 조금
씩은 미친 것 같았다.
이런 부류의 사람을 만났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곧 빨리 피해 버리는 것
이었다. 세상의 보석이 모두 여기에 있다고 하여도, 모두 그에게 준다고 하
여도, 그는 여기에 잠시도 더 있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가 다시 돌아가려고 했을 때 돌계단 위의 문이 닫혀
버리는 것이었다. 노인들은 그를 둘러싸고는 앞다투어 말을 하고 있었다.
"당신이 보기에 우리들 중 누가 진짜 대금붕왕 같소..... 양심적으로 말을
해보시오." 창백하고 쭈글쭈글한 그들의 얼굴에 광기 어린 표정이 나타났다.
육소봉이 어떤 사람을 진짜라고 말한다고 해도 다른 세 사람이 즉시 그에게
덤벼들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는 일생 중에서 이렇게 우습고, 이렇게 두려운 일을 당해 본 적이 없었
다. 그는 즉시 어떻게 해야 할지 묘책이 떠오르지가 않았다.
이때, 그는 홀연히 울리는 맑은 종소리를 세 번 들을 수가 있었고, 뒤쪽의
벽 위에 문이 나타났다.
천자의 예복을 입고 환관 분장을 한 수려한 네 명의 소년이 손에는 주홍
색 찬합을 하나씩 들고 줄줄이 걸어 들어왔다.
이 네 명의 노인은 재빨리 자기들의 의자에 돌아가서는 얼굴에 장중하고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네 명의 소년은 각각 그들 앞에 무릎을 꿇고는
두 손으로 찬합을 들고 말했다.
"폐하, 식사를 하시지요."
육소봉은 갑자기 어떻게 돌아가는 일인지 구분을 할 수가 없어 머리가 아
팠다.
이 네 명의 노인이 정말로 대금붕왕이란 말인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환관이 와서는 그들의 식사를 시중들 수 있겠는가? 여기가 곽휴의 별장인
것은 분명한데, 어떻게 저런 사람이 넷이나 모여 있는 것일까? 뒤쪽의 벽에
있는 문이 열렸고, 그는 조용히 화만루의 옷을 잡고 두 사람은 같이 몸을
가볍게 날려 지나갔다.
문 뒤에는 또 복도가 있었고, 복도의 끝에는 또 문이 있었다.
그들은 곽휴를 볼 수가 있었다.
곽휴는 희게 바랜 남색 무명으로 된 옷을 입고, 맨발에는 낡은 짚신을 신
고는 바닥에 앉아 있었다. 낡은 주전자로 작은 화로 위에서 술을 끓이고 있
었다.
좋은 향기의 술이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즐독하였습니다
즐독합니다,
감사 합니다
즐감
즐감하고 감니다
즐~~~~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