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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베리 핀의 모험(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을 쓴 소설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1910)은 “신은 모리셔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모리셔스를 따라 천국을 만들었다”고 했다. 인도양의 섬나라 모리셔스(Mauritius)를 소개할 때마다 인용하는 유명한 문장이다. 상상력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소설가에게도 모리셔스는 천국처럼 완벽한 곳으로 보였다. 햇빛에 부서지는 파도와 바다에는 낭만이 넘쳐흐르고, 눈길 닿는 곳마다 아름다운 환상의 섬은 휴양지의 정석을 보여준다.
인도양의 휴양지이자 허니문 여행지로 각광받는 모리셔스에서는
어디서도 보지못한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1 센트럴 마켓에서 쇼핑을 하고, 워터프런트를 산책하는 일은 마헤부르 지역에서 완벽한 하루를 보내는 방법이다.
2 라바닐 국립공원에서 볼 수 있는 알다브라 자이언트 거북(Aldabra giant tortoise).
허니문 그 이상의 환상, 마헤부르
모리셔스는 국내에 허니문 여행지로 잘 알려져 있다. 비행기 직항이없어 싱가포르, 홍콩, 두바이 등을 경유하는데, 15시간이 넘는 비행시간 때문에 쉽게 찾게되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특별한 여행지를 꿈꿔왔다면 모리셔스는 아무리 멀어도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제주도보다 약간 큰 면적에 섬 북쪽 끝에서 남쪽 끝까지 2시간 정도면 둘러볼 수 있으니 한 지역에 머무르기보다는 여유를 갖고 섬 전체를 둘러보는 일정을 추천한다.
공항과 인접한 동부 마헤부르(Mahebourg) 지역은 어디서도 본적 없는 근사한 바다가 펼쳐진다. 비교적 한적해 허니문 여행객을 위한 고급리조트가 몰려있다. 해안을 산책하려고 마헤부르 워터프런트(Mahebourg Waterfront)를 찾았다. 바닷가 전망대에서 노예제도 기념비까지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한없이 투명한 바 다를 옆구리에 끼고 걷는 길,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바쁜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도, 머릿속을 가득채운 여러 고민도 바람과 함께 날아가버리는 순간이다.
프랑스와 영국 식민지를 거쳐 1968년 독립한 모리셔스에는 인도계, 아프리카계, 중국계, 프랑스계를 비롯한 다양한 민족이 살고있다. 동식물 역시 섬나라 특유의 자연환경 덕분인지 독특하다. 이미 멸종된지 340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모리셔스를 상징하고, 섬의 각종 기념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도도새는 키는 1m가 넘고, 몸무게는 20kg에 육박하는 거대 새다. 섬 안에 천적이 없어 날개가 점점 퇴화해 날지 못하는 새가됐고, 개체수가 점점줄어 지금은 남아 있지않다. 더 이상 볼 수 없는 도도새처럼 희귀한 자이언트거북은 라바닐 국립공원에 있다. 세계 최장수 육지 동물 중 하나로 100~150세까지 거뜬히 산다. 머리는 작지만 딱딱하고 엄청난 크기의 등껍질은 마치 공룡을 연상시킨다. 내가 생각했던 거북과는 차원이 다르게 거대해 무섭게 느껴질 정도다. 이 외에 라바닐 국립공원에는 여우원숭이, 나일악어 등 생소한 동물이 살고 있다.
전설이 된 동물, 도도새(Dodo Bird)의 그림과 조형/ 1634년에 묘사된 도도.
인간이 멸종시킨 신비의 새 '도도', 미국 생명과학기업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 프로젝트
|복원 성공하면 "멸종·멸종위기 조류 보존에 신기원"
"Dodaars"가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1602년 빌럼 반 웨스트 자넨 선장의 일지에서 사용되었다. 1634년 토마스 허버트가 그의 기행문에서 "Dodo"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고, 어원이 포르투갈이라고 주장했다. 엠마누엘 알트헴이라는 한 사람은 1628년 그의 편지에서 "Dodo"를 사용했고, 역시 포르투갈이 어원이라고 썼었다. "Dodar"이란 단어는 "Dodo"와 같이 같은 시기에 써졌으나 18세기 이후 더 이상 쓰이지 않는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포르투갈 사람이 도도를 언급한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자료들은 도도가 "바보"나 "멍청이"를 뜻하는 포르투갈어에서 유래되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도도가 도도의 울음소리에서 온 의성어라는 주장도 있다. [위키백과]
도도새(Dodo Bird) 인형 캐릭터
자유여행이지만 일정 중간중간 투어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를 신청했다. 사슴섬을 뜻하는 세프섬(Île aux Cerfs)은 마헤부르 지역에서 꼭 들러야하는 관광지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모리셔스에서도 바다 빛깔이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으로 스노클링, 패러세일링 등 각종 해양 스포츠를 즐기고 선상에서 바비큐 파티도 할 수 있다. 단단히 마음먹고 패러세일링에 도전했다. 보트가 출발하자 두 발이 육지, 바다와 점점 멀어진다. 허공에 둥둥 떠서 바라본 세상은 푸르고 푸르다. 잔잔한 바다와 하늘이 구분없이 눈앞에 존재한다. 장비를 착용하고 있지만 하늘을 나는 해방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벅차다.
1 남반구에서 가장 오래된 팜플레무스 식물원에있는
빅토리아 아마조니카(Victoria amazonica, 학명: Victoria amazonica Sowerby).
연못을 가득 메운 거대한 크기의 연잎이 독특하다.
2 모리셔스의 랜드마크 캡 말뢰뢰 성모마리아 성당(Notre Dame Auxiliatrice de Cap Malheureux)의 빨간 지붕과 푸른 바다가 그림처럼 아름답다.
1 1년 내내 적당한 바람이 불어 서핑과 윈드서핑에 제격인 르모른 비치.
2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탄생한 모리셔스 전통 크레올 음식. 해산물과 각종 향신료를 더한 풍부한 맛이다.
3 르모른 비치의 대표 명소이자 수천만 년의 화산활동으로 생긴 수중 폭포
볼거리와 즐거움이 넘치는 그랑베이 섬의 북쪽 그랑베이(Grand Bay) 지역은 여행자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쇼핑, 휴양, 관광의 삼박자를 갖춰 가족이나 신혼여행객 모두를 만족시킨다. 그랑베이로 넘어온 첫날, 모리셔스의 랜드마크 캡 말뢰뢰 성모마리아 성당(Notre Dame Auxiliatrice de Cap Malheureux)을 방문했다. 해변에 자리한 성당의 빨간 지붕이 멀리서도 눈에띈다. 성당 너머로 바다가 펼쳐져 그림같은 풍경을 자랑하기에 가족사진이나 결혼사진을 찍는 사람으로 붐빈다. 기념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줄이 너무 길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낮에는 파란하늘, 해질녘에는 보랏빛 하늘, 그리고 밤이 되면 별이 쏟아지는 명소라니 그랑베이를 떠나기전 늦은 밤 다시오기 로 다짐했다.
남반구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원이 모리셔스에 있다. 모리셔스 초대 총리 이름에서 따와 정식 명칭은 시우사구 르 람굴람 보태니컬 가든이지만, 지역 이름인 팜플레무스 식물원(Pamplemousses District)이라고도 한다. 옛날 프랑스 총독의 개인 정원이었던곳을 식물원으로 가꿔 모리셔스 토종식물 가운데 특이한 종을 모아놓았다. 지금은 희귀종 500여 종이 남아있다고. 반나절을 걸어도 다 못볼 정도로 규모가 거대하다기에 편한 신발과 모자를 챙겼다. 여러 개의 연못, 이름도 모양도 생소한 나무와 풀, 꽃이 지천에 널렸다. 이곳에서 꼭 봐야 하는 것은 왕련이라고도 하는 빅토리아 아마조니카(Victoria amazonica, 학명: Victoria amazonica Sowerby). 연꽃류 중 하나로 연잎의 지름이 최대 2m까지 자란다. 연못을 가득 메운 거대한 잎은 만화영화에 나올 것처럼 비현실적이다.
녹음이 짙은 식물원을 누비다보니 다시 바다가 그리워진다. 그랑베이 비치는 항상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해변에 늘어선 야자수아래 그늘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 뜨거운 태양아래 해변을 뛰노는 모든 이의 입가에서 미소가 끊이질 않는다. 바라보기만 해도 평화롭다. 보다 한적한 곳을 찾는다면 트루 오 비슈 비치를 추천한다. 과거 작은 어촌 마을이었던 곳에 리조트 등 고급 숙소가 들어서면서 2011년 <월드 트래블 어워드(World Travel Awards)>에서 ‘세계 최고의 비치’ 대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수많은 해변가 중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터. 산호와 물고기가 보일 만큼 투명한 바다와 깨끗한 모래사장, 하늘을 향해 솟은 야자수가 천국 모리셔스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즐겁고 바빴던 하루의 마무리는 맛있는 음식이다. ‘크레올(Creole) 퀴진’을 대표하는 모리셔스 음식은 여러 문화가 어우러져 탄생했다. 해변가 어느 레스토랑에서든 싱싱한 해산물요리, 유럽과 인도식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살짝 구워 달콤한 새우, 인도식 커리에 문어를 넣은 문어커리, 참치나 도미 같은 물고기를 두툼하게 썰어 야채와 튀긴 후 커리 가루와 겨자 등에 버무려 먹는 피시 빈다이, 인도식 팬케이크 파라타까지 싹싹 비웠다. 몸도 마음도 풍족한 이 순간 ‘행복’, 그 이상의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1 섬 전체 면적의 2%를 차지하는 블랙 리버 협곡 국립공원에서는 트레킹을 하거나 폭포를 탐험할 수도 있다.
2 오묘한 빛깔의 흙으로 뒤덮인 세븐 컬러드 어스(7 colored Earth).
3 모리셔스에 사는 힌두교인이 가장 성스럽게 여기는 사원, 그랑 바생(Grand Bassin)
가장 순수한 자연, 르모른
섬의 남서부 르모른(Le Morne) 지역은 모리셔스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르모른비치. 관광 홍보용책자나 블로그에서 한 번쯤 봤던 모리셔스 대표사진 속 장소다. 옥빛, 에메랄드빛, 연하 늘빛…. 하나하나 이름을 붙여 부를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컬러가 뒤섞인 바다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르모른 비치는 1년 내내 적당한 바람이 불어 서핑, 윈드서핑 등을 하기에 제격이고, 바다를 바라보며 우뚝 솟은 르모른 브라방 트레킹도 해볼 만하다. 르모른 브라방 정상에서는 르모른비치의 대표명소인 수중폭포를 볼 수 있 다. 수천만 년의 화산활동으로 생긴 수중폭포는 모래와 퇴적물이 쌓여 수중에 절벽 같은 지형이 형성되었고, 멀리서 보면 바다가 갑자기 물속으로 꺼지는 것처럼 보인다. 섬 곳곳에는 이런 수중 폭포가 수십 개나 있다. 르모른 브라방 정상까지는 왕복 4시간 정도 걸리는데, 황홀 하다고 표현하는 후기를 보니 도전해 볼만하다고 느껴졌다. 평소 등산과 거리가 멀다면 헬리콥터 투어를 추천한다.
모리셔스의 또 다른 얼굴, 녹음이 짙은 숲으로 가보자. 블랙 리버 협곡 국립 공원(Black River Gorges National Park)은 모리셔스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으로, 섬 전체 면적의 2%를 차지한다. 무성한 열대우림에는 토종식물과 멸종위기에 처한 과일박쥐, 분홍비둘기 등 희귀조류가 살고있다. 공원 안에는 60km에 달하는 등산로가있어 트레킹도 가능하고, 차를타고 고지대의 전망대를 둘러보는 드라이브 코스도 멋지다. 협곡의 뷰 포인트에서는 맑 은 날이면 굽이굽이 산맥너머로 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오고, 알렉산드라 폭포 전망대 포인트는 피크닉 장소로 인기다.
인도계가 68%를 차지하는 모리셔스에서는 크고 작은 힌두사원을 자주 볼 수 있는데, 그랑 바생(Grand Bassin)은 힌두교인이 가장 성스럽게 여기는 곳. 인도에서 이주해온 이들이 향수와 타향살이의 어려움을 달래는 장소다. 높이 33m의 거대한 시바동상을 비롯해 사원을 둘러싼 호수 위에도 신 동상이 자리한다. 2~3월에는 모리셔스 주요축제 중 하나인 마하 시바라트리(Maha Shivaratri)가 열린다. 축제날에는 힌두교인이 사는 집부터 그랑 바생까지 맨발로 걸으며 순례하는 행렬이 줄을 잇는다.
프랑스와 영국문화의 영향 때문인지 모리셔스는 홍차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부아 셰리 티 팩토리에서 차밭이 드넓게 펼쳐진 농장을 둘러보거나 시음 할 수도 있다. 잘 정돈된 초록빛 차밭과 연못이 내려다보이는 레스토랑에서 향긋한 차를마시고 있자니 해변에서 느낀것과 또 다른 평온함이 찾아온다. 클래식한 홍차부터 캐러멜, 열대 과일 등 다양한 종류를 맛보았는데 특유의 떫고 씁쓸한 맛이 없어 선물용으로 구매해도 좋겠다. 이 외에 원시림 한가운데 운석이 떨어진 듯 움푹 파인 절벽에서 떨어지는 높이 82m의 샤마렐 폭포, 오묘한 빛깔의 흙으로 뒤덮인언덕 세븐 컬러드 어스 등 모리셔스의 곳 곳을 누비며, 두 눈에 담아내기에 바쁜 나날이 이어진다.
모리셔스에서 보낸 시간이 더없이 소중하고 빛난 이유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풍경과 순간을 언제 다시 즐길 수 있을지 기약이 없기때문이다. 한없이 마음이 평온해지는 바다를 좇으며 꽉 채워둔 온전한 만족감은 다시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도, 그리고 이어질 다음 여행을 기다리기에도 충분할 것이다.
✵ 모리셔스(Mauritius)는 정식 명칭은 모리셔스 공화국(Republic of Mauritius)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동쪽으로 약 800㎞ 지점 인도양 남서부의 마스카린 제도 중앙에 있는 독립된 섬나라이다. 수도는 포트루이스(Port Louis)이며 화폐는 모리셔스 루피(MUR)이다.
면적은 2,040.0㎢, 인구는 1,277,153명(2023년 추계)이며, 세계 최대의 인구조밀지역에 속하며, 2020년 기준 평균 622명/㎢의 인구밀도를 기록했다. 농업에 기반을 둔 발전도상의 혼합경제체제이며 농업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여전히 설탕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초등학령 어린이의 거의 90%가 초등교육을 받고 있으며 중등교육 수준은 매우 높다. 국민총생산은 126억 달러이며,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17달러(2014년 현재)이다.
모리셔스, 플렌테이션 농장 사탕수수(Sugarcane)
모리셔스 스포츠, 경마(Horse racing)
17세기 초 프랑스인이 동부아프리카에서 노예를 데리고 와 모리셔스에서 사탕수수를 재배하였다. 1710년 프랑스령이 되었으나, 1814년부터는 영국령으로 귀속되었다. 1831년 영국의 노예제도 폐지로 인하여 부족한 노동력을 인도에서 도입함에 따라 다수의 인도인이 이주하여 오게 되었다. 1967년 8월 제정한 헌법에 따라 1968년 3월 12일 영연방의 일원으로 독립하고, 영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었다. 남북 동시 수교국이다.
룰란트 사베리(Roelant Savery, 1576-1639, 네델란드), '새가 있는 풍경'/ 도도새(Dodo Bird)의 그림
[참고문한 및 출처: 글과 사진: 《KB 국민은행 GOLD &WISE, 2023년 02월호(에디터 이지윤)》, 《Daum, Naver 지식백과》|이영일∙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