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뜨거운 신앙 열정, 유럽의 한인 꾸르실료
공동체 열정과 헌신으로 얻은 ‘기적의 신앙 체험’
발행일2023-03-12 [제3334호, 3면]
유럽 한인 꾸르실료 지도 이길두 신부(둘째 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혼성 제3차 꾸르실료 참가자 및 봉사자들이 2월 17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럽의 한인 꾸르실료 역사는 1992년 독일에서 시작돼 지금까지 31년 동안 유럽 한인 신자들의 신앙 열정을 북돋우는 디아스포라의 역할을 해왔다. 모든 면에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유럽 한인 꾸르실료는 열정적인 신앙과 헌신적인 희생을 통해 기적과 같은 신앙 체험을 가능하게 했다.
그 첫 걸음은 김은애(울리케) 독일 현지 대표로부터 비롯됐다. 서울대교구에서 꾸르실료 교육을 받고 1992년 1월 바뇌성지에서 여성 1차 73명, 일주일 뒤에 남성 1차 67명이 꾸르실료를 시작했다. 서울에서 헌신적인 봉사자들이 왔지만 숙소나 교육 장소 등 환경은 열악했다.
초창기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유럽 한인 꾸르실료는 성장세를 이어가 2008년부터는 자체적으로 꾸르실료를 실시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23년 지금까지,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유럽 한인 꾸르실료는 유럽의 한인 디아스포라로 자리잡아왔다.
독일 쾰른 한인천주교회 주임을 맡고 있는 필자는 유럽의 한인 꾸르실료 지도신부로서 대구대교구에서 교육받은 꾸르실료의 정신을 유럽에서 실천하고 있다. 지난 30여 년을 돌아보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과 유럽의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 시차 적응, 봉사자 교육, 물품 조달, 숙소 문제를 비롯해 유럽 각 지역에서 오는 다양한 참가자들을 돌보는 문제 등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매년 어김없이 매 차수가 진행된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올해 2월 16~19일 유럽 한인 혼성 제3차 꾸르실료가 실시됐다. 3명의 사제를 포함해 유럽 각국에서 21명이 참가했다. 봉사자 15명은 6개월 전부터 많은 준비를 하고 자비를 들여 독일로 찾아왔다. 각자 자비 경비만 수백만 원이 드는 5번에 걸친 사흘간의 준비 모임을 진행했다. 30여 년을 고문으로 봉사한 나경자(클라라)씨와 한순자(베로니카)씨는 유럽 각국에서 자부담으로 와서 봉사하면서 ‘기쁘고 행복하다’면서 “땀과 눈물로 하느님께 나 자신을 봉헌 예물로 바치고 돌아간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울뜨레야도 해마다 쾰른교구 ‘구 추기경 관저(Kardinal Schulte Hause)’에서 열리는 등 외적 환경도 나아졌다. 유럽의 한인 꾸르실료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뚜기처럼 일어나는, 주님의 은총 없이는 설명될 수 없는 기적같은 체험이다.
이길두 신부(요셉·독일 쾰른 한인천주교회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