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의 죽음을 맞이하는 존엄한 방법들에 관하여
죽음의 순간까지 '나'로 살아갈 수 있는 존엄한 죽음이란 무엇인가.
처절한 고통 속에서 평온한 죽음을 바라는 사람들과 죽음의 민낯을 마주하는 의사들이 말하는 존엄한 죽음의 조건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가 정의한 자신으로 사는 삶에 관한 이야기
오늘날에는 병을 앓는 노년을 압축하는 일조차 허상처럼 보인다.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노화가 유발하는 장애를 안고 사는 기간도 덩달아 늘어났다. 노화는 빨라지기보다 느려졌다. 명백한 반대 증거에도 불구하고 노년을 축소하겠다는 의기양양한 약속은 대중의 상상 속에 계속 남아 있다.
의사조력사가 합법인 주와 나라에서도 아주 적은 사람만이 의사조력사를 희망하고 자격을 갖출 것이다. 다른 곳에서는 이성적 자살이라고 부르는 것을 선택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보다 많은 다른 사람이 죽음을 앞당기길 원하거나 이를 애원할 것이다.
'존엄성'은 무슨 뜻일까. 이 작업이 중심에는 '존엄성'과 '그 의미를 정의하려는 간절한 시도들이 있었다. 물론 '존엄성'은 어느 하나의 의미로 수렴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에 담긴 그들의 이야기에서, 입을 모아 존엄성을 이야기하는 맥락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진실함에서 존엄성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일관성, 평정성, 정연한 서사에서 존엄성을 발견한다. 내가 만난 사람들에게는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 자신으로, 자기가 정의한 자신으로 사는 것이 중요했다. 인생의 며칠, 몇 주, 몇 년을 희생하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