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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유쾌방 스크랩 홀로 남겨진 `장애인`
핑크공주나 추천 0 조회 11,978 06.04.30 12:07 댓글 14
게시글 본문내용

[일시 : 2006년 4월 27일 09:40] [위치 : 마산시 합성동 부근으로 추정]

 

오늘도 어김없이 122번 '저상버스'를 탔다. 하지만 어제 본 장애인의 모습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과감히 비판해 보기로 한다. 먼저 '저상버스'란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탄 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오를 수 있도록 차체 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계단 대신 경사판이 설치된 버스를 말한다.

 

따뜻한 햇살을 맞으면서 버스 안에서 바깥 경치를 감상하는 순간 장애인의 모습일 들어왔다. 그리고 122번 버스를 타려는 듯 했다. 버스기사는 최대한 인도 가까이에 버스를 정차시키려 노력했고 사람들도 내려서 도움을 주려 했다.

 

난 무심결에 핸드폰을 꺼내 그 장면을 담으려 했다. 보기 좋은 장면이 연출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저상버스 동영상]

 

문제는 '슬로프'. 작동인 되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버스기사가 작동법을 모르는 것인지 헤매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리고는 버스기사는 장애인에게 설명한다. 버스와 인도사이의 공간에 바퀴가 빠질 위험이 있어서 탈 수 없다고 말했다.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임에도 불구하고.

 

물론 주위 어른 2분도 함께 내려 도움을 주려 했으나 속수무책이었던 것 같다. 여기서 더 놀라운 사실은 장애인의 태도였다. 장애인은 너무나 미안해하는 것이었다. 나의 장애 때문에 버스가 지체되는 게 너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난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그 장애인은 항의를 하지 않는 것인가. 왜 자신의 권리를 찾지 않는 것인가. 문득 씁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운전기사는 바닥을 가리킨다.

어떤 의미의 작별 인사인가.

홀로 남겨진 장애인의 모습.

버스는 유유히 떠나간다.

 

버스기사는 슬로프 작동을 몰랐던 것인가. 아니면 슬로프가 고장이 난 것인가.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서 먼저 마산시 도로교통과로 전화를 했다. 또한 동영상을 메일로 전송했다.

 

 

[마산시 도로교통 관계자 E-Mail 전문]

 

[메일을 받고 나서]

문득 걱정도 들었다. 혹시 버스운전기사가 처벌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버스기사를 포함한 3명의 사람들은 장애인을 위해 버스에서 내렸다. 도움을 주기 위해서.

 

상황은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 문제의 초점은 슬로프 작동에 있다. 저상버스의 핵심인 슬로프가 왜 작동되지 않은 것인가. 여기에 초점이 맞추어 져야 한다.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가 장애인을 태우지 않는다면 일반버스와 다를 게 없지 않는가.

 

[마지막으로]

난 이런 대한민국을 꿈꾼다. 오늘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한다면 장애인이 떳떳하게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왜 그 상황에서 장애인이 미안해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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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6.04.30 12:10

    첫댓글 나도 이거봣는데...ㅜㅜ 진짜 장애인전용 버스가 왜 고장나고 그래서 정작 이용해야하는 장애인은 못타는건지...

  • 06.04.30 12:12

    너무 불쌍해라..ㅠㅠ장애인 분이 왜 사과를 하시는지..저 버스 기사가 어색한 건데..

  • 06.04.30 12:19

    동영상 메일로 보내시고...대단하시다...정말 안타깝네..흐미

  • 06.04.30 12:19

    ㅜㅜ.....................

  • 06.04.30 15:23

    이곳만 이렇진 않을 텐데........

  • 06.04.30 19:13

    어? 우리학교가는 버스다 ! ; 122번 ;; 되게 편안해서 좋긴하지만.안타까워요.

  • 06.04.30 20:38

    워메 이거 뭔일이래 나쁘구만

  • 06.05.01 00:27

    이런게 어딨냐거....

  • 06.05.01 01:07

    이런; 저 마산시 양덕동 사는데 합성동 바로옆임 세상에 이럴수가--;

  • 06.05.01 11:16

    .......근데 당신은 왜 가만히 보고만 있었던걸까..난 이글을 보는 내내 그게 의문이다.

  • 06.05.02 00:22

    보고만있던게아니고 너무 많은 사람이 도와준다고 내려버리면 오히려 번잡해질 수가있잖아요.. 그래서 마음따뜻했던 그 장면을 찍기로 하신거고.. 찍다가 이런 상황이 발생하신것같은데 ``;

  • 정말 안타깝네요.. 학교 가는길에 저 버스 몇번 타봤는데 차도 좋은 뜻으로 잘 만든거 같았는데, 한번도 장애인분들이 이용하는걸 못봐서 아직 홍보가 부족했나 하는 생각만 몇번 했었는데.. 확실히 슬로프의 작동에 문제가 있었던 거죠? 버스기사분 잘못이 아니고?? 괜히 버스기사분만 처분 받을까 걱정되네요;;

  • 제가 몇번 타봤지만 버스가 좋은건지 운전실력이 뛰어나신건지 보통 버스들이랑 승차감도 틀리구요.. 과속도 안하시고 정말 안전운전 하셔서 좋았어요.. 122번 버스 아저씨들은 손님들 탈때 인사도 잘해주시던데.. 왠지 안타깝네요..그리고 저 버스가 장애인분들에게 정말 도움 되었으면 하네요.

  • 06.05.05 15:59

    버스기사분 처벌받으시면 너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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