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역 롯데마트 주차장 울타리에 심은 쥐똥나무.
하얗고 작은 꽃이 필 때면 온 사방이 은은한 향기로 가득합니다.
꽃이 지고 나면 초록열매가 맺히고 그 열매가 익어 까맣게 되면 온갖 새들의 양식이 됩니다.
지난 가을, 까맣게 익은 쥐똥나무 열매를 따서 화분에 심었더니 요렇게 싹이 났어요.
열매 심은 곳마다 싹이 났는데 물을 제때 못 주어 많이 죽었어요.
살아남은 녀석들을 산모퉁이에 데려와
정성껏 심어주었습니다.
언젠가 큰 나무 되어 작고 하얀 꽃 피겠지요. 꽃 진 자리에 열매 남아 새들의 먹이가 되겠지요.
쥐똥나무에 반해 작년에는 동시도 썼답니다. 졸작이지만, 이 시를 쥐똥나무에게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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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봤다, 쥐똥나무
네 이름을 들었을 때
속으로 생각했어.
'뭐야? 더러워. 냄새 나는 것 같아.'
봄이 익어가는 날,
네 얼굴을 보았을 때
나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했지.
' 이렇게 예쁘다고? 게다가 향기까지.'
꽃 지고 까만 열매 조롱조롱 달았을 때
고개를 끄덕였지.
'아, 쥐똥이 이렇게 생겼구나!'
겨우내
배고픈 새들이 그 열매 따먹을 때
난 그제서야 고개를 숙였어.
미안해, 쥐똥나무.
네 이름만 듣고 너를 판단한 거.
몰라봤다, 쥐똥나무.
작아도 큰 나무라는 것을.
첫댓글 씨앗에서 나온 쥐똥나무가 신통하네요.
쥐똥나무 향기가 엄청 좋아요.ㅋ
억울하다, 쥐똥나무. 누가 내 이름을 쥐똥이라 지었나.
모두들 오해부터 시작하잖아.
내가 좋아하는 어떤 화가가 쥐똥나무를 좋아해서 고개 갸웃했는데 이유를 알게 됐지요.